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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T법률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그룹 내부거래와 배임: 계열사 지원의 형사적 평가 · 제4권 · 제8장 · 초판

두 판결이 함께 요구하는 것

2015도12633과 2013도5214가 공통으로 요구하는 판단의 자료는 무엇인가?

분량
약 2,900단어 · 12분
자료
조문 0 · 판결 2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8.1두 판결이 함께 묻는 것
  3. 8.2지원 회사에 돌아오는 이익
  4. 8.3경영판단이 놓이는 정보
  5. 8.4손해가 확정되는 시점
  6. 8.5손해에 대한 인식의 범위
  7. 8.6두 판결이 함께 요구하는 자료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대법원 2015도12633과 2013도5214가 각각 강조하는 지점을 견주어, 지원의 정당성을 가르는 데 둘이 함께 요구하는 부분만 추려 정리한다. 지원 회사에 돌아오는 이익, 경영판단이 놓이는 정보, 손해가 확정되는 시점, 손해에 대한 인식의 범위를 차례로 다루고 함께 요구하는 자료를 모은다. 공정거래법상 판단과 도산 절차상 보증의 문제는 이 장에서 끌어오지 않는다.

8.1두 판결이 함께 묻는 것

2013도5214가 부실 계열회사의 지원에서 밝힌 평가의 경계를 넘어서자, 이제 두 판결을 나란히 놓고 무엇을 함께 요구하는지 살펴볼 차례이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과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은 각기 다른 사건에서 선고되었으나 계열회사 지원의 형사책임을 다루는 기준을 함께 세우고 있다. D1이 부도 위기에 빠진 D2의 기업어음을 사들인 사안에서, 두 판결이 남긴 판단 자료는 무엇인가.

먼저 두 판결은 임무위배 행위의 의미를 같은 표현으로 적었다. 2015도12633은 배임죄에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여기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임무위배는 형식적 규범의 위반만이 아니라 회사와 이사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행위에까지 미친다는 뜻이다. D1의 이사회가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는 미정이나, 임무위배의 판단은 그 절차의 형식만 보아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두 판결은 타인에 대한 자금지원이 회사에 배임이 되는 경우도 같은 문장으로 서술하였다. 2015도12633은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에서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회사의 이사는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2013도5214는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에서 자금대여와 지급보증을 함께 적으면서 "거나 지급보증을 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점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나 지급보증은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이러한 이치는 그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확인하였다. 자금지원의 상대방이 계열회사라는 사정만으로 배임의 평가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두 판결에 공통으로 새겨져 있다. D2가 D1의 계열회사라는 사실은 D1의 이사 책임을 가볍게 하지 못한다.

그러나 두 판결은 경영상의 판단에 따른 결정이 곧바로 고의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하였다. 2015도12633은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에서 "경영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더라도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라고 전제하고, 고의 판단의 기준으로 "문제 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2013도5214도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에서 같은 문장으로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는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지원의 경위와 동기, D1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과 이익의 개연성이 모두 판단 자료가 된다. D1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 아직 없다는 소수주의자의 말은 바로 이 자료의 결핍을 가리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에 관해 2015도12633은 그룹 차원의 공동이익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기업집단의 차원에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지원 계열회사의 재산상 손해의 위험을 수반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졌는지는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판단에 고려할 사정으로 "지원을 주고받는 계열회사들이 자본과 영업 등 실체적인 측면에서 결합되어 공동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관계에 있는지, 이러한 계열회사들 사이의 지원행위가 지원하는 계열회사를 포함하여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닌지,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당해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 구체적인 지원행위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행된 것인지, 지원을 하는 계열회사에 지원행위로 인한 부담이나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등까지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고 열거하였다. 이 사정들의 종합으로 "문제 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것이라고 인정된다면 이러한 행위는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고 결론을 맺었다. 두 판결이 함께 요구하는 것은 지원의 경위와 동기, D1의 경제적 상황, 손실과 이익의 개연성, 공동이익의 실체, 선정과 규모의 합리성, 회수조치와 보상의 기대 가능성에 관한 자료이다. 그룹 기획실이 전달한 'D2가 쓰러지면 그룹 전체의 신용이 흔들린다'는 보고만으로는 이 자료가 모두 갖추어졌다고 할 수 없고, 지배주주의 지시 내용과 시점이 미정인 이상 판단의 완성은 아직 남아 있다.

8.2지원 회사에 돌아오는 이익

앞 절에서 두 판결이 함께 요구하는 판단 자료를 추렸으므로, 이제 2015도12633이 왜 지원 회사 자체에 돌아오는 이익을 경영판단의 중심에 놓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사례에서 D1이 지불한 300억 원이 무엇을 얻기 위한 대가였는지는 미정이고, 그 답을 찾아내는 길이 여기에 있다.

계열사 사이의 지원 행위가 배임이 되는지에서는 기업집단의 이익과 지원 회사의 이익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그 까닭을 이렇게 밝힌다. "한편 기업집단의 공동목표에 따른 공동이익의 추구가 사실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우라도 기업집단을 구성하는 개별 계열회사는 별도의 독립된 법인격을 가지고 있는 주체로서 각자의 채권자나 주주 등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관여되어 있고, 사안에 따라서는 기업집단의 공동이익과 상반되는 계열회사의 고유이익이 있을 수 있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회사의 법인격과 그에 엮인 이해관계인이 따로 존재하는 이상, 그룹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만으로 회사가 얻은 이익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D1의 소수주주가 D1의 이사회 자료에서 'D1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의 답을 찾지 못했다고 말한 것은 바로 이 구간을 겨냥한 문제 제기이다.

판결이 요구하는 판단 항목은 그 구간을 더 구체화한다. 같은 판결은 계열사 사이의 지원 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안에 드는지를 판단할 때, "지원을 주고받는 계열회사들이 자본과 영업 등 실체적인 측면에서 결합되어 공동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관계에 있는지, 이러한 계열회사들 사이의 지원행위가 지원하는 계열회사를 포함하여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닌지"(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를 함께 볼 것을 요구한다. 앞 조항은 두 회사가 실질적으로 결합되어 있었는지를 묻고, 뒷 조항은 지원의 이익이 지원 회사를 포함한 다수에게 돌아갔는지를 묻는다. 이 사례에서 두 항목에 대한 자료는 미정이고, '그룹 전체의 신용이 흔들린다'는 그룹 기획실의 보고만으로는 어느 쪽에도 답이 되지 않는다.

이익 항목은 부담 항목과 마주 놓여 있다. 같은 판결은 또 "지원을 하는 계열회사에 지원행위로 인한 부담이나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를 고려할 사정으로 꼽는다. 대가 없이 떠안은 위험은 이익 항목을 비운 채 부담만 키운다. 이 사례에서 D1이 지불한 300억 원에 상응하는 반대급부가 있었는지, 기대할 수 있었는지는 미정이다.

결국 경영판단의 심사는 지원 회사가 무엇을 얻었는지를 끝까지 묻는 과정이다. 같은 판결이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문제 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것이라고 인정된다면 이러한 행위는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고 판시한 점은, 이익 항목이 판단의 한 요소일 뿐이고 여러 사정의 종합 안에서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8.3경영판단이 놓이는 정보

지원하는 회사 자체에 이익이 되는지를 묻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판단이 놓인 정보의 토대가 어디까지 갖추어져야 하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2015도12633은 경영판단의 내용 못지않게 그 판단에 이르게 된 바탕을 함께 들여다보라고 요구한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자금 대여가 배임이 되는 경우를 가리면서,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라고 밝힌다. 이 판결에 따르면 회사가 어떤 대상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대상의 상환 능력과 회수 조치를 어떻게 보았는지가 행위의 성격을 가른다.

같은 판결은 경영판단이 배임의 고의와 괴리되는 지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더라도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이 문장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라는 말은 판단의 내용이 아니라 판단이 딛고 선 근거를 가리키며, 경영자가 거기에 도달하기까지 무엇을 파악했는지가 함께 읽힌다.

그 근거의 폭은 같은 판결이 나열한 판단 기준에서 구체화된다. "문제 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이에 따라 회사가 처한 경제적 상황과 손실·이익의 개연성이 판단 당시에 무엇으로 파악되었는지가, 곧 경영판단의 정보 토대로 함께 살펴지는 셈이다.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에 대해서는 판단에 담아야 할 사정이 더 넓어진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당해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할 사정으로 든다. 이 사정은 지원 대상이 왜 그 회사인지, 그리고 지원을 떠안는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였는지에 대한 파악이 요구된다는 뜻을 담는다.

이 사례로 돌아가면, D1이 D2의 기업어음을 사들이기 전에 무엇을 알고 있었고 무엇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는지가 향후 쟁점이 된다. 다만 D2가 선정된 경위와 D1의 자금 사정·부담 능력, 어음의 회수 가능성, 지배주주가 내린 지시의 내용과 시점은 미정이다. 경영판단이 놓인 정보를 평가하려면 이러한 사실이 먼저 정리되어야 한다.

8.4손해가 확정되는 시점

경영판단을 뒷받침하는 정보와 판단의 토대를 함께 요구하는 기준이 선 다음에는, 회사에 생긴 손해를 언제 확정된 것으로 볼 것인지가 남는다. 이사가 부실 계열사에 자금을 내주거나 채무를 보증한 경우, 배임죄의 손해는 그 행위가 있는 순간 곧바로 확정되는지, 아니면 회수 조치가 빠진 결과로만 확정되는지가 문제된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은 이 지점을 다룬다. 같은 판결은 기보증채무를 변제하는 데 신규자금을 쓰게 한 경우를 따로 나누어 살핀다.

계열회사에 자금을 대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에 배임죄가 성립하는 조건을 먼저 밝혀 두어야 한다. 그 판결은 회사 이사 등이 타인의 채무를 회사 이름으로 지급보증하면서 채권회수조치를 빠뜨린 경우를 두고,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하거나 타인의 채무를 회사 이름으로 지급보증함에 있어 그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를 위하여 자금을 대여하거나 지급보증을 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점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나 지급보증은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이러한 이치는 그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 곧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가 없이 이루어진 지원은 그 자체로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이며, 거래 상대가 계열회사라는 사정은 그 평가를 바꾸지 않는다. D1이 D2의 기업어음 300억 원어치를 사들인 경우에도 은행의 회수조치를 밝히는 일은 이 판결의 첫째 관문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그 판결은 이미 선 보증채무를 메우는 데 쓰인 신규자금을 별도로 다룬다. "이미 타인의 채무에 대하여 보증을 하였는데, 피보증인이 변제자력이 없어 결국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하게 될 우려가 있고, 보증인이 피보증인에게 신규로 자금을 제공하거나 피보증인이 신규로 자금을 차용하는 데 담보를 제공하면서 그 신규자금이 이미 보증을 한 채무의 변제에 사용되도록 한 경우라면, 보증인으로서는 기보증채무와 별도로 새로 손해를 발생시킬 위험을 초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 회사가 이미 부담한 채무를 그대로 메우는 데 그친 자금 지원은, 그 채무와는 별개의 새로운 손해 위험을 만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D1의 어음 매입이 D2에 대한 기존 보증채무를 변제하는 데 쓰인 것이라면, 손해의 확정을 이 항목에서 새로 잴 일은 생기지 않는다.

그 판결은 또 경영상 판단과 손해 사이의 관계를 평가하는 요건을 함께 제시한다.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는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 손해를 언제 확정할 것인지는 이러한 제반 사정과 나란히 놓고 개별적으로 판단할 몫으로 남는다. D2의 선정 경위, D1의 부담 능력, 어음의 회수 가능성은 모두 미정으로 남아 있으므로 이 항목의 평가를 서두를 수 없다.

따라서 어음 매입이라는 사정만으로 확정된 손해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가 빠졌는지, 기보증채무와 별개의 새로운 손해 위험이 생겼는지, 경영상 판단에 따른 손익의 개연성이 어떻게 놓여 있었는지는 각각 따로 확인할 일이다.

8.5손해에 대한 인식의 범위

손해가 확정되는 시점을 둘러싼 논의에 이어, 이제는 그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어느 범위까지 미쳐야 고의로 인정되는지가 문제된다. 배임죄의 고의는 행위자가 회사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을 요구하므로, 그 인식의 대상이 무엇인지, 또 어느 정도의 구체성을 갖추어야 하는지가 다음 쟁점이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배임죄의 성립 요건을 두고,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안에서 회사에 손해가 간다는 인식이 어디까지 미쳐야 하는지를 가늠하려면, 손해의 발생을 안다는 인식과 고의의 성립을 같은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회사 자금의 대여에 관한 판단 기준에서 그 판결은,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배임행위가 된다고 하였다. 이 기준에서 인식의 대상은 손해의 발생 자체로 한정되지 않고, 차용인의 변제능력 상실과 대여의 결과라는 사정까지 포함한다. D2가 발행한 기업어음 300억 원어치를 사들인 D1의 경우에 이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는, D2의 변제능력에 관한 자료와 담보 제공 여부를 통해 판단할 문제가 된다.

그러나 경영상의 판단에 따른 행위에서 고의를 인정하려면 더 넓은 사정을 살펴야 한다. 같은 판결은, "문제 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인지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인식은 판단의 경위와 동기,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을 배경으로 성립하므로, 손해의 가능성만 보고 고의를 단정할 수 없다.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에서는 그 인식의 범위가 더욱 좁아진다. 그 판결은 기업집단 내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안에 있었는지를 판별하는 사정으로,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당해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 구체적인 지원행위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행된 것인지, 지원을 하는 계열회사에 지원행위로 인한 부담이나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를 들었다. D2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경위나 D1의 부담 능력이 미정인 이 사안에서는, 이 사정들을 통해 인식의 존부를 확정하기 어렵다.

같은 기준은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에서도 반복된다. 그 판결은 경영상의 판단에 따른 고의의 유부에 관해,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이 사안에서 지배주주가 개별 회사에 내린 지시의 구체적 내용과 시점이 미정이므로, 손해에 대한 인식이 성립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안에서 D1이 D2의 기업어음을 매입한 사실만으로 회사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의의 성립 여부는 인식의 대상이 된 사정을 뒷받침하는 자료에 의하여 판단할 문제이므로, 지금까지 밝혀진 사정만으로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가 이루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8.6두 판결이 함께 요구하는 자료

그러므로 고의의 대상과 범위를 가리는 일은 곧 어떤 자료를 모아 판단할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이어진다. 앞서 고의의 대상이 손해의 인식에 미쳐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이상, 이제는 그 인식을 뒷받침하거나 흔드는 자료가 무엇인지 두 판결의 문안에서 찾아야 한다.

먼저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고의를 인정할 기준을 세우며 판단 자료를 열거한다. 판례는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는 문제 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고 밝힌다. 이 판시는 손해 인식의 유무를 곧바로 단정하지 않고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사업의 내용, 기업의 경제적 상황, 손실과 이익의 개연성을 함께 놓고 읽도록 요구한다.

같은 판결은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라는 점에서 한층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한다. 판례는 "지원을 주고받는 계열회사들이 자본과 영업 등 실체적인 측면에서 결합되어 공동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관계에 있는지, 이러한 계열회사들 사이의 지원행위가 지원하는 계열회사를 포함하여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닌지,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당해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 구체적인 지원행위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행된 것인지, 지원을 하는 계열회사에 지원행위로 인한 부담이나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등까지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고 말한다. 여기서 지원 대상이 어떻게 선정되었고, 지원 규모가 어느 회사의 의사와 능력을 고려해 정해졌는지가 판단의 축이 된다는 뜻이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도 같은 축을 공유한다. 그 판결은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는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5214 판결)고 밝힌다. 두 판결은 이 대목에서 경위와 동기, 사업의 내용, 경제적 상황, 손실과 이익의 개연성을 나란히 요구하며, 앞서 확인한 손해 인식의 범위를 판단할 재료를 같은 목록으로 정리한다.

이 목록을 D사안에 놓고 보면 요구되는 자료가 드러난다. D2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경위, D1의 자금 사정과 부담 능력, 발행 기업어음의 회수 가능성, 지배주주가 개별 회사에 내린 지시의 내용과 시점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사안에서 지원 대상 선정 경위와 D1의 자금 사정, 어음의 회수 가능성, 지시의 내용과 시점은 모두 미정으로 남아 있다. 모집된 자료가 이들 항목을 채운다는 사실과 배임이 성립한다는 말은 서로 다르다. 두 판결이 요구하는 자료가 모이기 전에 성립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까닭이다.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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