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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내부거래와 배임: 계열사 지원의 형사적 평가 · 제4권 · 제12장 · 초판

확인할 기록과 판단의 시점

지원의 정당성을 가르려면 어떤 기록을, 어느 시점의 사정으로 보아야 하는가?

분량
약 2,2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1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2.1경영판단과 기록의 요청
  3. 12.2지원 대상 선정의 근거
  4. 12.3회수 가능성과 부담 능력
  5. 12.4이사회 심의와 이해관계
  6. 12.5지시의 흔적과 판단 시점
  7. 다룬 법령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지원의 정당성을 가르려면 어떤 기록을, 어느 시점의 사정으로 보아야 하는지를 묻는다. 경영판단과 기록의 요청에서 출발하여 지원 대상 선정의 근거, 회수 가능성과 부담 능력, 이사회 심의와 이해관계, 지시의 흔적과 판단 시점을 차례로 나누어 본다. 지원 당시의 사정과 사후 결과를 구분하는 기준을 세우되 확정 손해의 계산식은 만들지 않는다.

12.1경영판단과 기록의 요청

판시사항 제목이 남긴 물음은 기록으로 확인할 판단의 시점이라는 과제로 이어진다. 계열사 D1이 부도 위기에 빠진 D2의 기업어음 300억 원어치를 사들인 일이 배임으로 가려지려면 무엇을 먼저 살펴야 하는지를,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이 제시한 경영판단의 기준에서 읽어내기로 한다.

배임의 출발점은 임무 위배이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배임죄의 성립 요건을 두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회사의 자금을 계열사에 쓰는 일이 회사 사이의 신임을 저버렸는지는 이 사정의 틀 안에서 판단할 일이다.

자금을 빌려주는 형식을 띤 지원이 언제 배임이 되는지도 같은 판결이 분명히 한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회사의 이사 등이 타인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함에 있어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와 같은 자금대여는 타인에게 이익을 얻게 하고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되고, 회사의 이사는 단순히 그것이 경영상의 판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으며, 이러한 이치는 타인이 자금지원 회사의 계열회사라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D1이 취한 것이 어음 매입인지 여부를 떠나, 그 거래가 회사에 대한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이치는 같다.

경영자가 미리 손해를 알지 못했다면 형사책임이 다를 수 있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더라도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를 염두에 두고, 고의의 인정 기준을 분명히 하였다. 여기서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는 문제 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인지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D1에 관한 판단에서도 ‘D1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바로 이러한 제반 사정 속에서 확인할 문제이다.

계열사 사이의 지원은 여기에 더해 별도의 물음을 만든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기업집단을 구성하는 개별 계열회사는 별도의 독립된 법인격을 가지고 있는 주체로서 각자의 채권자나 주주 등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관여되어 있고, 사안에 따라서는 기업집단의 공동이익과 상반되는 계열회사의 고유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그러므로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기업집단의 차원에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지원 계열회사의 재산상 손해의 위험을 수반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졌는지는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그룹 기획실의 보고가 그룹 전체의 신용을 이유로 삼았더라도, 그것만으로 D1의 손해 부담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같은 판결은 계열사 지원이 합리적 경영판단의 범위 안에 있었는지를 판단할 때 함께 살필 사정들을 열거한다. "지원을 주고받는 계열회사들이 자본과 영업 등 실체적인 측면에서 결합되어 공동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관계에 있는지, 이러한 계열회사들 사이의 지원행위가 지원하는 계열회사를 포함하여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닌지,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당해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 구체적인 지원행위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행된 것인지, 지원을 하는 계열회사에 지원행위로 인한 부담이나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등까지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이 사정들에 관한 기록을 모으는 것이 이 장의 첫 작업이며, 사정들이 확인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항목은 미정으로 둔다.

12.2지원 대상 선정의 근거

경영판단의 기준이 확인할 기록의 범위를 정한다면, 다음으로 물어야 할 것은 D2가 왜 지원 대상으로 뽑혔는지 그 선정 근거가 회사 기록에 남아 있는지이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대법원이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를 판단할 때 무엇을 함께 보아야 하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판시사항에서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것인지를 판단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을 다룬다.

위 판결은 이 판단에 필요한 사정들을 여러 항목으로 나누어 열거하면서, 그 가운데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당해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를 별도로 적고 있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선정 대상이 합리적으로 정해졌는지와 지원 금액이 적절했는지가 같은 항목에서 함께 묻힌다. 이 사례에서 D2가 선정된 경위는 미정으로 남아 있고, 따라서 그 항목에 답할 자료도 정해진 바 없다.

선정이 특정 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는지도 같은 자리에서 묻는다. 위 판결은 "이러한 계열회사들 사이의 지원행위가 지원하는 계열회사를 포함하여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닌지"를 살펴보도록 요구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기획실이 각 계열사에 전달했다는 'D2가 쓰러지면 그룹 전체의 신용이 흔들린다'는 보고는 D2 선정이 그룹 공동의 이익을 겨냥했음을 뒷받침하려는 자료일 뿐, 그 자체로 선정의 객관성과 합리성이 확인된다는 뜻은 아니다.

게다가 위 판결은 "기업집단의 공동이익과 상반되는 계열회사의 고유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개별 법인에는 각자의 채권자와 주주가 관여하고, 그 이해관계는 그룹 전체의 이해와 어긋날 수 있다. D1의 소수주주가 'D1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고 말한 대목은 이 사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공동이익이라는 말만으로 D1이라는 회사가 얻는 것이 무엇인지를 대신 설명할 수 없다.

선정 근거를 확인하는 일은 결국 그룹 지시의 구체적 내용과 시점, 지원 대상으로 D2가 검토된 경위가 회사 기록에 어느 형태로 남아 있는지를 살펴보는 작업이다. 이 사례에서 지배주주가 내린 지시의 내용과 시점은 미정이고, D2 선정 경위도 미정이다. 미정의 사정을 임의의 선정 이유로 메우거나 그룹 전체의 이익을 확정된 사실로 놓는다면, 위 판결이 요구한 판단의 근거가 사라진다. 그러므로 선정의 근거는 확인 가능한 기록의 범위 안에서만 다루어져야 하고, 그 근거가 확인되지 않는 한 선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었다는 결론도 유보된다.

12.3회수 가능성과 부담 능력

지원 대상의 선정 근거를 확인하는 문제에 이어, 이번에는 그 지원이 D1의 능력 안에서 이루어졌는지와 회수의 전망이 함께 검토되었는지의 기록이 남아 있는지를 살핀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가 합리적인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 있었는지 판단할 때 고려할 사정을 열거하고 있다. 그 가운데 두 가지가 이 자리에서 걸린다. 하나는 지원 규모가 회사의 능력에 맞추어졌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부담에 상응하는 보상이 기대되는 상황이었는지이다.

먼저 부담 능력의 측면에서, 위 판결은 기업집단 내 지원행위의 한 요건으로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당해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밝힌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지원 규모를 정할 때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함께 따진 기록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D1이 발행 당시 자기의 자금 사정과 부담 능력을 어떻게 들여다보았는지는 아직 확정되어 있지 않다. 사정이 이런 상태에서 300억 원의 규모가 곧 D1의 능력을 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회사가 그 판단의 근거를 어떻게 모으고 어떻게 기록으로 남겼는지가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할 검토 대상임은 분명하다.

다음으로 회수 가능성의 측면에서, 위 판결은 다른 한 요건으로 "지원을 하는 계열회사에 지원행위로 인한 부담이나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를 꼽는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이 문장은 부담에 견줄 만한 반대급부의 전망이 있었는지를 따져보라는 기준을 세운다. D1이 사들인 어음이 회수될 여지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여지에 근거해 회수 조치가 뒤따랐는지는 확인할 기록의 문제로 남는다.

위 판결은 자금대여의 맥락에서 회수 조치를 다루는 한 기준도 함께 제시한다. 이사가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대여해 주었다면" 그 대여는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가 된다고 하였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충분한 담보'라든가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조치' 같은 표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회수 가능성을 그저 희망적으로 넘겨버린 것은 아닌지 따질 수 있는 자리가 그 문구 안에 마련되어 있다. D1이 받은 것이 담보였는지, 아니면 보증이나 다른 형태였는지, 회수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는 미정의 상태로 남는다.

한편 위 판결은 "타인이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하여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 이에 나아갔거나"라는 문장에서 회수 가능성의 결여를 손해 발생의 인식과 함께 다룬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회수될 가능성이 작다는 사정이 판단자의 인식 속에 있었는지의 문제를 함께 본다는 뜻이다. D2가 발행한 어음의 회수 가능성을 D1의 이사회가 어떻게 보았는지, 그리고 지배주주가 내린 지시가 그 인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미정이다. 지원 규모가 D1의 능력에 맞는지와 그 어음이 회수될 수 있는지는 각각의 기록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사정을 확정 손해나 그에 대한 인식으로 바로 바꾸어 계산하는 일은 이 자리에서 하지 않는다.

12.4이사회 심의와 이해관계

부담 능력과 회수 가능성을 살필 때 기록이 비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사정들은, 지원 안건이 이사회에서 어떻게 심의되었는가 하는 문제를 별도로 확인하지 않고는 판단으로 이어질 수 없다. 지배주주가 D2의 부도 위기를 막기 위해 D1의 자금을 쓰기로 한 결정이, D1이라는 독립된 법인의 의사기관을 거쳐 공정하게 심의되었는지를 살피는 일은 앞의 검토를 마무리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작업이다.

이 자리에서 대상이 되는 조문은 상법 제398조이다. 해당 조항은 이해관계가 있는 자가 회사와 거래하려는 경우에 요구하는 절차를 정하는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하기 위하여는 미리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이사회의 승인은 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써 하여야 하고, 그 거래의 내용과 절차는 공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상법 제398조). 그와 동시에 어느 범위의 자를 이해관계가 있는 자로 볼지도 함께 정하는데, 이사 또는 주요주주, 그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그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그리고 이들 자가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진 회사와 그 자회사 등을 대상으로 삼는다(상법 제398조). 이 조항이 요구하는 것은 미리 밝히는 것, 승인을 받는 것, 그리고 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써 하는 것과 내용·절차의 공정성이다(상법 제398조). 이에 더해 제398조의 틀을 벗어난 별도의 의결 요건을 만들어 넣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면 합성 사례에서의 질문은 이렇게 놓인다. D2가 발행한 기업어음 300억 원어치를 D1이 사들이기로 한 안건이 D1의 이사회에 상정되었을 때, 그 거래에 관해 어떤 중요사실이 밝혀졌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안건에 이해관계가 있는 자가 있었다면 그가 어떻게 참여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아 있는지이다. D1의 소수주주는 D1의 이사회 자료에서 'D1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이는 중요사실의 밝힘과 직결되는 지적이다. 다만 지배주주가 개별 회사에 내린 지시의 구체적 내용과 시점, 지원 대상으로 D2가 선정된 경위는 미정으로 남아 있고, 이 사정들만으로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가 이루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한편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은 이사의 임무 위배 행위를 판단할 때 이사회 심의와 이해관계의 문제를 곧바로 형사책임의 판단과 연결하여 말하지 않는다. 그 판례는 배임죄의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에 관해 "사실적,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우라도 기업집단을 구성하는 개별 계열회사는 별도의 독립된 법인격을 가지고 있는 주체로서 각자의 채권자나 주주 등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관여되어 있고, 사안에 따라서는 기업집단의 공동이익과 상반되는 계열회사의 고유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그러므로 이사회가 그 심의를 거치면서 어느 회사의 이익을 기준으로 삼았는지, 또 그 거래로 인해 부담을 지는 쪽의 이해가 기록상 어떻게 다루어졌는지는 임무 위배와 고의를 판단할 때 함께 살펴야 할 사정이다.

이사회 심의의 공정성은 그 자체로 별도의 의결 요건을 새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제398조가 정한 절차가 실제 그 안건에서 어떻게 지켜졌는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D1의 이사회 자료에서 확인할 수 없는 것은 'D1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며, 그 답이 중요사실의 밝힘에 해당하는지는 기록의 내용에 따라 판단할 일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의 확인 대상은 이사회가 무엇을 알고, 그 안건에 이해관계가 있는 자가 어떻게 자리했는지의 기록이다.

12.5지시의 흔적과 판단 시점

앞 단위가 이사회 심의와 이해관계의 문제를 상법 제398조의 틀로 확인하는 데서 끝난 만큼, 이제 그 심의와 지시가 개별 회사의 기록에 어떤 내용과 시점으로 남아 있는지, 그리고 판단이 어느 시점의 사정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를 살핀다.

지배주주의 지시가 개별 회사의 경영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했는지는 기록이 말해 준다. 대법원은 동일한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 사이의 지원행위를 평가할 때 고려할 사항으로, "지원을 주고받는 계열회사들이 자본과 영업 등 실체적인 측면에서 결합되어 공동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관계에 있는지, 이러한 계열회사들 사이의 지원행위가 지원하는 계열회사를 포함하여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특정인 또는 특정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닌지,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당해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 구체적인 지원행위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행된 것인지, 지원을 하는 계열회사에 지원행위로 인한 부담이나 위험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객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등까지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이 항목 하나 하나가 기록에서 확인해야 할 지시의 흔적이다.

따라서 지시가 남긴 흔적은 'D2가 쓰러지면 그룹 전체의 신용이 흔들린다'는 보고의 문구에 그치지 않는다. 지원 대상으로 D2가 선정된 경위, D1의 자금 사정과 부담 능력, 어음의 회수 가능성, 지배주주가 개별 회사에 내린 지시의 구체적 내용과 시점은 모두 미정이다. 이 사정들이 기록으로 확인되지 않는 한, 위 판시가 요구하는 "지원 계열회사의 선정 및 지원 규모 등이 당해 계열회사의 의사나 지원 능력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것인지"에 관한 판단은 미완으로 남는다. 소수주주가 D1의 이사회 자료에서 'D1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고 말한 대목은, 바로 이 보상의 기대 가능성과 지시의 근거가 기록에 드러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판단의 시점도 같은 기록에서 확인한다. 경영상의 판단을 이유로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대법원은 "문제 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이 사정들은 모두 지원 당시에 놓여 있던 것들이다.

그러므로 기업어음 300억 원어치 인수라는 결과가 곧바로 지원 당시의 고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더라도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고 전제하면서도, 그 고의의 인정 여부는 지원 당시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것을 요구한다. 이 사례에서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가 이루어졌다는 뜻은 아니며, 지시의 흔적과 당시의 사정이 기록으로 확인되는 범위에서 판단은 진행된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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