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어떤 조건에서 긴급 법률 지원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절차 사실을 확인하는 항목을 세운다. 접촉처의 소속과 권한 확인, 조세조사와 형사절차의 이관, 공소제기 후 열람·등사, 이관 자료와 기록의 목록을 차례로 살핀다.
11.1접촉처의 소속과 권한 확인
기록으로 남길 항목을 정한 뒤에는, 이제 그 기록을 채울 접촉처가 누구인지 묻는 문제에 이른다. 전화로 출석을 요구한 상대가 과연 수사기관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는 일은, 권한의 유무에 따라 이후 절차의 성격이 달라지므로 다른 항목에 앞서 다루어야 한다.
소관 업무가 수사와 비슷하다는 사정만으로 상대를 수사기관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8824 판결은 전제를 분명히 한다. 그 판결은 수사기관의 의미에 관하여 "사법경찰관리 또는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하여는 헌법과 형사소송법 등 법령에 따라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광범위한 기본권 제한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소관 업무의 성질이 수사업무와 유사하거나 이에 준하는 경우에도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함부로 그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사법경찰관리 또는 특별사법경찰관리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 없다"(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8824 판결)고 판시하였다. 업무 내용이 수사처럼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수사기관의 권한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며, 확인의 출발점은 업무의 인상이 아니라 법령상의 근거이다.
그 판결이 다룬 사안에서 법령의 열거 구조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 대법원은 "구 형사소송법(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7조는 세무 분야에 관하여 특별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행할 자와 그 직무의 범위를 법률로써 정한다고 규정하였고, 이에 따라 구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2021. 3. 16. 법률 제179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사법경찰직무법’이라 한다)은 특별사법경찰관리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 ‘관세법에 따라 관세범의 조사 업무에 종사하는 세관공무원’만 명시하였을 뿐 ‘조세범칙조사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을 포함시키지 않았다(구 사법경찰직무법 제5조 제17호)(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8824 판결)고 밝혔다. 명문으로 열거된 범위 밖의 공무원은 권한이 부여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의미이다. 같은 논리로 이 사례에서 접촉처를 수사기관으로 특정하려면 그 기관과 소속 부서, 직무의 범위를 정한 법령상 근거가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
업무의 실질이 수사와 유사하다는 점이 반영되는지도 이 판결에서 가르고 있다. 대법원은 "조세범칙조사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에게 압수·수색 및 혐의자 또는 참고인에 대한 심문권한이 부여되어 있어 그 업무의 내용과 실질이 수사절차와 유사한 점이 있고, 이를 기초로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경우에는 형사절차로 이행되는 측면이 있다 하여도,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형사절차의 일환으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8824 판결)고 판시하였다. 심문 권한이나 고발을 통한 형사절차 이행의 측면이 있더라도 그 업무 자체가 형사절차로 편입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전화 통화에서 들은 설명 가운데 업무의 성격을 묘사하는 말이 있었더라도, 그것만으로 접촉처가 수사기관인지 가려지지는 않는다.
이 사례에서 발신 번호와 소속 부서는 미정이다. 관계자 A가 통화에서 들은 범위에 관하여 메모를 남겨 두었으나, 메모에 적지 않은 구두 설명의 내용도 미정으로 남는다. 서면 요청이나 출석 요구서의 존재 여부 역시 미정이고, 통화 상대가 어떤 법령에 근거하여 어느 범위의 직무를 수행하는지 자료는 말하지 않는다. 앞서 본 판시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업무의 유사성만으로 권한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였으므로, 이 사례의 공백을 특정 기관의 이름으로 채울 수는 없다. 발신 번호와 소속 부서를 먼저 확인하고, 확인된 소속에 대하여 권한을 정한 법령상 근거를 따로 살피는 차원에서 접촉처 항목을 남겨 두어야 한다.
11.2긴급 판단의 절차 사실
소관 업무의 성질을 기준으로 상대를 수사기관에 가늠하는 항목을 가른 데서 나아가, 이제는 그 상대가 조사 자리에서 어떤 절차를 지켰는지 확인할 차례다. 이때 무엇을 사실로 적어 두어야 하는지를, 심문 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한 판시에서 그대로 읽는다.
심문 조서는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와 나란히 놓을 수 없다. 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8824 판결은 세무공무원의 심문 조서에 형사소송법 제132조를 적용할 수 없는 까닭을 이렇게 밝힌다. "그러므로 조세범칙조사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이 피고인이 된 혐의자 또는 참고인에 대하여 심문한 내용을 기재한 조서는 검사·사법경찰관 등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와 동일하게 볼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에 따라 증거능력의 존부를 판단할 수는 없고,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13조에 따라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작성자·진술자의 진술에 따라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나아가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아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조사 자리에 작성된 조서가 어느 법조에 따라 평가될지는, 조서를 만든 이가 어떤 자격으로 조사에 임했는지에 먼저 매인다. 발신 번호와 소속 부서가 아직 미정인 상태에서 그 자격을 서둘러 단정할 수 없다.
조서의 내용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는 작성 당시의 정황에서 판단한다. 같은 판결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란을 다음과 같이 가리킨다. "이때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란 조서 작성 당시 그 진술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의 작성에 허위 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고, 그 진술내용의 신빙성과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는 경우를 의미하는데, 조세범 처벌절차법 및 이에 근거한 시행령·시행규칙·훈령(조사사무처리규정) 등의 조세범칙조사 관련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한 진술거부권 등 고지, 변호사 등의 조력을 받을 권리 보장, 열람·이의제기 및 의견진술권 등 심문조서의 작성에 관한 절차규정의 본질적인 내용의 침해·위반 등도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여부의 판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한다." 여기서 권고한 항목은 권리 고지와 조력, 열람과 이의제기이며, 이 사례에서는 그중 어느 범위가 통화와 조사 자리에서 알렸는지 아직 미정으로 남는다.
이 판시가 절차 사실로 옮길 것을 요구하는 대목은, 조사 자리에서 무엇을 고지받았고 무엇에 이견을 표시했으며 조서가 어떻게 열람됐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다. 관계자 A가 통화를 받은 뒤 그날 손으로 적어 둔 메모는 그 자체로 외부에 남은 정황이며, 조사 뒤 메모와 조서 사본을 나란히 놓고 이견이 조서에 어떻게 남았는지를 따로 표시한 행위도 같은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메모에 적지 않은 구두 설명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이견을 표시한 문구가 결국 조서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는 판시가 요구하는 구체적 정황을 채우지 못한 채 미정이다.
이 판시는 긴급 법률 지원이 필요한 시점의 기준을 새로 정하지 않는다. 다만 조서의 성립과 내용을 다툴 때 무엇이 외부 정황으로 작용하는지를 알려 준다. 이 사례에서 관계자 A가 확보한 계약서 사본과 변경 이메일 인쇄물, 자금 기록 인쇄물이 어떤 목록으로 어떻게 관리되었고 반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도 같은 맥락의 절차 사실로 함께 확인할 일이다.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법적 평가가 되지 않는다.
11.3조세조사와 형사절차의 이관
심문조서의 증거능력을 판단하려면 그 조서를 누가 만들었는지부터 가려야 한다. 조세범칙조사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이 만든 조서를 수사기관의 조서와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성립의 진정만으로 증거능력이 생기지만, 그렇지 않다면 별도의 신빙성 판단을 거쳐야 한다. 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8824 판결은 소관 업무의 성질이 수사업무와 유사하거나 이에 준하는 경우, 그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사법경찰관리 또는 특별사법경찰관리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사법경찰관리 또는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하여는 헌법과 형사소송법 등 법령에 따라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광범위한 기본권 제한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 있으므로, 소관 업무의 성질이 수사업무와 유사하거나 이에 준하는 경우에도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함부로 그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사법경찰관리 또는 특별사법경찰관리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업무의 내용이 수사와 닮았다는 사정만으로 수사권이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판례는 아울러 조세범칙조사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에게 압수·수색 및 혐의자 또는 참고인에 대한 심문권한이 부여되어 있어 업무의 내용과 실질이 수사절차와 유사한 점이 있고 이를 기초로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경우 형사절차로 이행되는 측면이 있더라도, 조세범칙조사를 형사절차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현행 법령상 조세범칙조사의 법적 성질은 기본적으로 행정절차에 해당하므로, 조세범 처벌절차법 등 관련 법령에 조세범칙조사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에게 압수·수색 및 혐의자 또는 참고인에 대한 심문권한이 부여되어 있어 그 업무의 내용과 실질이 수사절차와 유사한 점이 있고, 이를 기초로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경우에는 형사절차로 이행되는 측면이 있다 하여도,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형사절차의 일환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고발을 기점으로 절차가 형사절차로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그 앞뒤로 이어지는 조사는 여전히 행정절차의 성질을 벗지 않는다.
이 판단은 조세범칙조사에 관한 것이다. 다른 조사 절차나 다른 기관의 업무에 이 결론을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수사기관의 구두 설명과 함께 다음 날 출석하라는 전화 통화를 받은 관계자 A의 사례에서, 출석 요구를 받은 기관이 어떤 성질의 조사를 하는지에 따라 작성되는 조서의 법적 성질이 달라진다.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으므로 발신 번호와 소속 부서, 서면 요청이나 출석 요구서의 존재 여부는 미정이다. 어느 기관의 수사 부서라는 구두 설명만으로 그 조사가 형사절차에 속한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
한편 판례는 조세범칙조사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이 피고인이 된 혐의자 또는 참고인에 대하여 심문한 내용을 기재한 조서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검사·사법경찰관 등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와 동일하게 볼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에 따라 증거능력의 존부를 판단할 수는 없고,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13조에 따라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작성자·진술자의 진술에 따라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나아가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아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 조서를 만든 주체에 따라 증거능력 판단의 출발점이 갈린다는 의미이다.
관계자 A는 조사 자리에서 작성된 조서를 열람한 뒤 일부 문구에 이견을 표시하고 서명하였으며, 그 조사가 형사절차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형사소송법 제313조에 따른 판단의 틀이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이견이 조서에 반영된 방식과 당시 고지된 권리의 범위는 미정이다. 수사 단계가 어느 시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바뀌었는지는 발신 번호, 소속 부서, 서면 요청이나 출석 요구서의 존재 여부와 같은 절차 사실로 확인해야 한다.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법적 평가가 아니다.
11.4공소제기 후 열람·등사
수사의 단계가 형사절차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는, 그 절차에서 확보된 기록을 피고인 측이 어떻게 열람하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은 공소제기 전후를 나누는 경계선 위에서 열람·등사의 문을 열어 둔다. 조문의 적용 범위를 먼저 밝히고, 이어서 청구할 수 있는 서류등의 범위, 검사의 거부와 통지, 그리고 서면 요청이 없는 이 사례에서 남는 의문을 차례로 살핀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1항은 청구권자와 대상을 이렇게 한정한다. "①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검사에게 공소제기된 사건에 관한 서류 또는 물건(이하 “서류등”이라 한다)의 목록과 공소사실의 인정 또는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음 서류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있는 경우에는 피고인은 열람만을 신청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같은 항은 신청 가능한 서류등을 네 가지로 적는다. 검사가 증거로 신청할 서류등, 검사가 증인으로 신청할 사람의 성명과 사건과의 관계 등을 기재한 서면 또는 그 공판기일 전 진술을 기재한 서류등, 앞의 서류등의 증명력과 관련된 서류등,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행한 법률상·사실상 주장과 관련된 서류등이 그것이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이 사례에서 관계자 A가 손으로 적어 둔 메모와 조서 사본을 비교한 대목은 그 자체로 조문의 청구 요건을 충족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공소제기의 유무, 변호인의 유무, 그리고 위 네 가지에 해당하는 서류등인지 여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
접근이 열려 있어도 그 범위는 무제한이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2항은 검사의 제한 사유와 방법을 정한다. "②검사는 국가안보, 증인보호의 필요성, 증거인멸의 염려, 관련 사건의 수사에 장애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구체적인 사유 등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하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위 조문의 상당한 이유는 열람·등사의 거부와 범위의 제한을 모두 뒷받침한다. 이 사례에서 당시 고지된 권리의 범위와 확보된 자료의 목록이 미정이라, 어느 서류등이 이 사유로 제한되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거부나 제한이 있을 때는 그 뜻과 근거가 서면으로 남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3항과 제4항은 절차를 이렇게 잇는다. "③검사는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하는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이어 "④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검사가 제1항의 신청을 받은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제3항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제266조의4제1항의 신청을 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여기서 서면 통지는 거부의 요결을 뒤에 가서 다투기 위한 근거를 마련한다. 이 사례에는 서면 요청이나 출석 요구서의 존재 여부가 미정이므로, 위 절차가 개시되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접근의 최소선은 변함이 없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5항과 제6항은 이를 못박는다. "⑤검사는 제2항에도 불구하고 서류등의 목록에 대하여는 열람 또는 등사를 거부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그리고 "⑥제1항의 서류등은 도면·사진·녹음테이프·비디오테이프·컴퓨터용 디스크, 그 밖에 정보를 담기 위하여 만들어진 물건으로서 문서가 아닌 특수매체를 포함한다. 이 경우 특수매체에 대한 등사는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 한한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목록은 상당한 이유가 있어도 막지 못하며, 특수매체에 대한 등사만 그 범위가 좁힌다. 이 사례에서 관계자 A가 묶어 간 계약서 사본, 변경 이메일 인쇄물, 자금 기록 인쇄물이 어느 쪽에 놓이는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공소제기 후 검사가 보관하는 서류등에 관한 청구의 길과 범위는 위 조문이 정한 대로다. 조문은 공소제기된 사건을 전제로 삼으므로, 공소제기 이전 단계에 이 규정을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이 사례에서 수사 부서의 구두 설명과 출석 요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메모에 적지 않은 설명이 어디까지 기록으로 남았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견을 표시한 문구가 조서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도 역시 확인되지 않은 채로 둔다.
11.5이관 자료와 기록의 목록
전화로 받은 출석 안내와 그에 따라 정리한 메모의 기록을 마친 뒤, 관계자 A가 다음에 확인해야 할 것은 조사 과정에서 오간 자료와 기록의 범위이다. 계약 해지와 손해 청구가 병행되는 이 사건에서 관계자 A는 계약서 사본, 변경 이메일 인쇄물, 자금 기록 인쇄물의 한 묶음을 제출한 바 있고, 그 자료가 어디에 남아 있는지 목록만으로는 알 수 없다. 수사 단계를 거쳐 공판으로 넘어갈 때에, 어떤 자료가 이관되고 어떤 기록이 남는지는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의 서류등을 함께 놓고 보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제1항은 공소제기 뒤에 신청할 수 있는 열람·등사 대상을 제시한다. 조문은 "①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검사에게 공소제기된 사건에 관한 서류 또는 물건(이하 “서류등”이라 한다)의 목록과 공소사실의 인정 또는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음 서류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있는 경우에는 피고인은 열람만을 신청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이어서 "1. 검사가 증거로 신청할 서류등 2. 검사가 증인으로 신청할 사람의 성명·사건과의 관계 등을 기재한 서면 또는 그 사람이 공판기일 전에 행한 진술을 기재한 서류등 3. 제1호 또는 제2호의 서면 또는 서류등의 증명력과 관련된 서류등 4.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행한 법률상·사실상 주장과 관련된 서류등(관련 형사재판확정기록, 불기소처분기록 등을 포함한다)"을 열거한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이 사건에서 관계자 A가 가져간 계약서 사본이나 자금 기록 인쇄물은 검사가 증거로 신청하는 서류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목록에서 달리 보이게 된다. 다만 그 판단은 이 관에서 이미 확정된 것이 아니라, 공소제기 뒤에 신청과 통지를 거쳐 정리되는 사항이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은 다만 목록의 열람·등사 자체는 제한되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조문은 "②검사는 국가안보, 증인보호의 필요성, 증거인멸의 염려, 관련 사건의 수사에 장애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구체적인 사유 등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하지 아니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③검사는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하는 때에는 지체 없이 그 이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④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검사가 제1항의 신청을 받은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제3항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제266조의4제1항의 신청을 할 수 있다. ⑤검사는 제2항에도 불구하고 서류등의 목록에 대하여는 열람 또는 등사를 거부할 수 없다."라고 규정한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이 사건의 미정 사항인 자료의 목록과 반환 범위는, 이 조의 목록 열람·등사를 통해 확인될 수 있다. 다만 조사 단계에서 이미 확보된 자료의 목록이 그대로 이 사건 서류등의 목록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확보된 자료의 목록과 반환 범위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관의 범위는 조서를 함께 보아야 정리된다. 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8824 판결은, 수사기관이 아닌 조세범칙조사 담당자가 작성한 심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다루면서 그 조서의 취급을 밝혔다. 판례는 "그러므로 조세범칙조사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이 피고인이 된 혐의자 또는 참고인에 대하여 심문한 내용을 기재한 조서는 검사·사법경찰관 등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와 동일하게 볼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에 따라 증거능력의 존부를 판단할 수는 없고,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13조에 따라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작성자·진술자의 진술에 따라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나아가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아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라고 밝혔다(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8824 판결). 관계자 A가 작성한 조서가 이와 같은 취급을 받는 조서인지는 미정이고, 어떤 기관이 어느 경위로 작성했는지도 미정이다. 다만 조서는 그 작성 경위에 따라 이관 기록의 목록에서 별도로 다루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 관계자 A는 조사 자리에서 조서를 열람하고 일부 문구에 이견을 표시한 뒤 서명했으며, 이후 자신이 적어 둔 메모와 조서 사본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았다. 이견을 표시한 문구가 조서에 어떻게 남았는지를 따로 표시해 둔 것도 그 비교의 결과이다. 같은 판결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를 판단할 때 참작할 사항으로 "조세범 처벌절차법 및 이에 근거한 시행령·시행규칙·훈령(조사사무처리규정) 등의 조세범칙조사 관련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한 진술거부권 등 고지, 변호사 등의 조력을 받을 권리 보장, 열람·이의제기 및 의견진술권 등 심문조서의 작성에 관한 절차규정의 본질적인 내용의 침해·위반 등도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여부의 판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들었다(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도8824 판결). 이 관에서 고지된 권리의 범위는 미정이고, 이견이 조서에 반영된 방식도 미정이다. 이 두 가지가 확인되는 때에 관계자 A의 메모와 조서 사본의 대조 결과는 이관 기록의 목록에서 그 의미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