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영장이 적시한 압수의 범위를 읽는 항목을 세우고, 그 범위와 집행 현장에서 관찰된 행위를 단계 기준으로 연결한다. 제시·사본 교부의 시점, 현장의 단계별 관찰, 저장매체 반출과 외부 출력, 임의제출 전자정보의 범위, 통관검사와 개봉의 구별을 차례로 살핀다.
7.1영장이 적시한 압수의 범위
이견 표시의 기록까지 남긴 비교에서 나아가, 이제는 그 기록이 모인 자료들이 무엇을 근거로 확보되었는지를 묻는다. 조사 뒤에 정리해 둔 묶음이 조사 자리에서 확인된 범위와 어떻게 맞닿는지를 가리려면, 먼저 영장이 적시한 압수의 대상이 어디까지인지 밝혀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106조는 법원이 압수할 수 있는 대상을 한정한다. 같은 조 제1항은 "법원은 필요한 때에는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증거물 또는 몰수할 것으로 사료하는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 단, 법률에 다른 규정이 있는 때에는 예외로 한다."라고 규정한다(형사소송법 제106조). 이 문언은 압수의 대상이 피고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될 수 있는 물건으로 제한됨을 분명히 한다. 관계자 A가 가져간 계약서 사본이나 자금 기록 인쇄물이 압수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그 물건이 사건과의 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범위에 드는지에 달렸다.
같은 조 제2항은 압수할 물건의 지정과 제출 명령을 다룬다. 조문은 "법원은 압수할 물건을 지정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형사소송법 제106조). 압수 대상이 구체적으로 지정된다는 점은, 확보한 자료의 목록과 반환 범위가 미정으로 남은 이 사례에서도 영장이 무엇을 적시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까닭이 된다.
정보저장매체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제106조 제3항이 별도의 기준을 둔다. 조문은 "법원은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이 항에서 "정보저장매체등"이라 한다)인 경우에는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 다만,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정보저장매체등을 압수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형사소송법 제106조). 범위를 정한 출력이나 복제가 원칙이고, 매체 자체의 압수는 예외에 그친다.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의 압수는 형사소송법 제215조가 절차를 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형사소송법 제215조). 조사 자리에 제출된 자료가 압수의 범위에 들려면, 그 대상이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1항과 제215조 제2항은 모두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라는 문구로 대상을 좁힌다. 관계자 A가 통화에서 들은 범위를 기준으로 정리해 간 계약서 사본, 변경 이메일 인쇄물, 자금 기록 인쇄물이 압수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영장이 적시한 압수의 범위를 기준으로 판단된다. 그 범위가 미정인 사안에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법적 평가가 아니며, 압수 대상의 범위는 위 두 조문이 정하는 한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
7.2제시와 사본 교부의 시점
영장의 적시 범위를 가른 뒤에 남는 물음은, 그 영장이 집행 현장에서 언제 어떻게 내보여지는가이다. 수사 부서의 구두 설명과 함께 다음 날 출석을 요구하는 전화 통화를 받은 관계자 A가 출석 전에 영장의 제시나 사본 교부를 받았는지, 그 시점이 언제였는지는 아직 미정이다. 이 점은 형사소송법 제118조가 정하는 시점의 기준을 읽어야 비로소 따져 볼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118조는 영장의 제시와 사본교부에 관해 "압수·수색영장은 처분을 받는 자에게 반드시 제시하여야 하고, 처분을 받는 자가 피고인인 경우에는 그 사본을 교부하여야 한다. 다만, 처분을 받는 자가 현장에 없는 등 영장의 제시나 그 사본의 교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 또는 처분을 받는 자가 영장의 제시나 사본의 교부를 거부한 때에는 예외로 한다."라고 규정한다(형사소송법 제118조). 이 문언은 제시의 시점을 처분을 받는 자에게 영장이 제시되는 그때로 정하고, 사본 교부의 시점도 제시와 나란히 둔다. 다만의 예외 사유는 그 시점이 지켜지지 못한 경우에만 적용되며, 시점의 기준 자체를 바꾸지 않는다.
관계자 A는 출석 자리에서 계약서 사본, 변경 이메일 인쇄물, 자금 기록 인쇄물을 한 묶음으로 내놓았고, 조사 자리에서 작성된 조서는 열람한 뒤 일부 문구에 이견을 표시하고 서명했다. 관계자 A가 처분을 받는 자라면, 그 자리에서 영장이 제시되었는지, 그리고 사본이 교부되었는지에 관한 확인이 이루어졌어야 한다. 다만 처분을 받는 자가 피고인인 경우에 한하여 사본 교부의무가 생기므로, 관계자 A의 지위가 피고인인지 여부는 미정이다.
전화 통화에서 들은 범위를 기준으로 자료를 정리해 출석한 관계자 A는, 자신이 적어 둔 메모와 조서 사본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았고, 이견을 표시한 문구가 조서에 어떻게 남았는지를 따로 표시해 두었다. 이러한 비교 행위는 제시와 사본 교부의 시점이 언제였는지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전화의 발신 번호와 소속 부서, 서면 요청이나 출석 요구서의 존재 여부, 당시 고지된 권리의 범위, 메모에 적지 않은 구두 설명의 내용은 미정이며, 이에 따라 제시와 교부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언제 이루어졌는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제시나 교부의 시점이 늦어졌거나 빠져 있었을 때 어떤 법적 효과가 생기는지에 관하여는 이 절에서 단정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118조의 문언만으로는 그러한 하자의 효과까지 정하여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법적 평가가 아니며, 시점의 확인은 그 평가에 앞서 권리 행사의 기준을 세우는 작업이다.
7.3집행 현장의 단계별 관찰
제시와 사본 교부의 시점에 대한 검토가 남기고 간 하자의 법적 효과는 차치하고, 집행 현장에서 관계자 A가 단계마다 무엇을 확인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자. 관계자 A는 계약 해지와 손해 청구가 병행되는 사건의 관계자로서, 수사 부서의 전화 통화를 받고 다음 날 출석하라는 내용을 같은 날 손으로 적어 두었다. 이 경우 관계자 A가 집행 현장에서 마주하는 절차는 제시·통지·입회·참여의 순서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제시의 단계에서 관계자 A가 확인할 것은 영장의 제시와 사본 교부이다. 형사소송법 제118조는 압수·수색영장의 제시와 관련하여 "압수·수색영장은 처분을 받는 자에게 반드시 제시하여야 하고, 처분을 받는 자가 피고인인 경우에는 그 사본을 교부하여야 한다. 다만, 처분을 받는 자가 현장에 없는 등 영장의 제시나 그 사본의 교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 또는 처분을 받는 자가 영장의 제시나 사본의 교부를 거부한 때에는 예외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118조). 관계자 A가 출석 자리에서 영장을 직접 보았는지, 사본을 교부받았는지는 미정이고, 그 사실은 관계자 A가 손으로 적어 둔 메모에 남은 범위와 조서 사본의 기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계자 A가 영장의 제시나 사본 교부를 거부한 경우가 있었는지도 이 자료에는 확인되어 있지 않다.
다음으로 통지의 단계에서 관계자 A가 접한 것은 전화 통화와 조사 자리에서의 설명이다. 관계자 A는 어느 기관의 수사 부서라는 구두 설명과 함께 다음 날 출석하라는 전화 통화를 받았고, 그 내용을 같은 날 손으로 적어 두었다. 관계자 A가 통화에서 들은 범위를 기준으로 계약서 사본, 변경 이메일 인쇄물, 자금 기록 인쇄물을 한 묶음으로 정리해 가지고 출석한 사실은, 관계자 A가 통지 내용을 권리 행사의 기준으로 삼았음을 보여준다. 다만 전화의 발신 번호와 소속 부서, 서면 요청이나 출석 요구서의 존재 여부, 당시 고지된 권리의 범위는 미정이고, 메모에 적지 않은 구두 설명의 내용도 확인할 수 없다.
압수·수색·검증의 실제 범위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215조가 기준을 제시한다. 그 제2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215조). 이 규정에 비추어 보면, 관계자 A가 준비해 간 계약서 사본과 변경 이메일 인쇄물, 자금 기록 인쇄물이 사건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범위에 속하는지가 관찰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이 자료에 확보된 자료의 목록과 반환 범위는 기록되어 있지 않고,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법적 평가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참여의 단계에서 관계자 A는 조사 자리에서 작성된 조서를 열람한 뒤 일부 문구에 이견을 표시하고 서명했다. 관계자 A는 조사 뒤 자신이 적어 둔 메모와 조서 사본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았고, 이견을 표시한 문구가 조서에 어떻게 남았는지를 따로 표시해 두었다. 이러한 참여의 절차는 관계자 A가 조사 내용을 검증하는 기회를 가졌음을 보여주지만, 이견이 조서에 반영된 방식은 미정이고, 그 반영의 정도는 별도로 확인할 사항이다.
결국 집행 현장의 제시·통지·입회·참여의 단계마다 관계자 A가 확인한 사실과 확인하지 못한 사실이 나뉘며, 이 자료는 후자의 항목을 채우지 않은 채 앞의 항목만을 기록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118조와 제215조가 제시하는 기준에 대조해도, 집행의 무효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사실관계는 아직 미정이다. 관계자 A가 메모와 조서 사본을 비교해 표시해 둔 내용은 향후 이견의 반영 여부를 확인하는 출발점이 된다.
7.4저장매체 반출과 외부 출력
집행 현장에서 관찰 항목을 나누어 두었으므로, 다음은 그 관찰이 저장매체의 외부 반출과 출력으로 이어지는 지점에서 멈추는지를 물어야 한다. 압수·수색영장이 어디까지를 허용하는지, 그리고 허용된 범위가 사무실 밖으로 옮겨간 뒤에도 유지되는지를 다음의 기준으로 살핀다. 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은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우선 밝힌다. 그 결정은 "수사기관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은 원칙적으로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을 문서 출력물로 수집하거나 수사기관이 휴대한 저장매체에 해당 파일을 복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반출하거나 저장매체에 들어 있는 전자파일 전부를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 형태(이하 ‘복제본’이라 한다)로 수사기관 사무실 등 외부로 반출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하는 것은 현장의 사정이나 전자정보의 대량성으로 관련 정보 획득에 긴 시간이 소요되거나 전문 인력에 의한 기술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 등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뿐이다"라고 판시하였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저장매체 반출은 원칙이 아니라 예외에 해당하며, 그 예외 사유는 인용문에 열거된 경우로 한정된다.
그런 다음에야 반출된 자료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문제 된다. 같은 결정은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을 사무실로 옮겨 탐색·출력하는 일련의 과정도 하나의 영장에 기한 압수·수색에 속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 요지는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반출된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혐의사실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임의로 저장된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로 복제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압수가 된다"는 것이다. 관계자 A가 통화에서 들은 범위를 기준으로 계약서 사본 등 자료를 한 묶음으로 정리해 출석한 경우, 이 요지는 그 묶음이 통화로 들은 범위와 어떻게 대조되는지에 따라 평가될 수 있다. 다만 대조의 결과는 미정이다.
반출 자체가 예외적으로 허용된 경우에도 절차 조건은 남는다. 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은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에서 규정하는 피압수·수색 당사자(이하 ‘피압수자’라 한다)나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고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의 임의적인 복제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등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이어서 그 결정은 참여의 기회가 보장되지 않은 경우의 평가 기준도 제시하는데, "피압수자 측이 참여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였거나 절차 위반행위가 이루어진 과정의 성질과 내용 등에 비추어 피압수자 측에 절차 참여를 보장한 취지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을 정도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압수·수색이 적법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며, 이는 수사기관이 관련 전자정보만을 복제·출력한 경우에도 달리 보지 않는다. 관계자 A가 조사 자리에서 조서 일부 문구에 이견을 표시하고 서명한 사실은 참여 기회와 무관하게 별개로 남는다. 이견이 조서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는 미정이다.
출력과 복제가 이루어진 뒤의 판단 틀도 확인해 두어야 한다. 같은 결정은 전자정보 압수·수색이 종료된 뒤 단계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준항고에서, "당해 압수·수색 과정 전체를 하나의 절차로 파악하여 그 과정에서 나타난 위법이 압수·수색 절차 전체를 위법하게 할 정도로 중대한지 여부에 따라 전체적으로 압수·수색 처분을 취소할 것인지를 가려야 한다"고 보았다. 위법의 중대성은 "위반한 절차조항의 취지, 전체과정 중에서 위반행위가 발생한 과정의 중요도, 위반사항에 의한 법익침해 가능성의 경중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기준으로 가려진다. 한편 같은 결정은 우연히 발견한 별건 정보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에서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때에도 참여권 보장과 목록 교부 등 피압수자의 이익을 보호할 조치가 필요함을 덧붙인다. 관계자 A가 조사 뒤 메모와 조서 사본을 나란히 놓고 비교한 것은 이후 판단에 쓸 기록을 남긴 일이지, 이 기준에 따른 평가 자체는 아니다. 발신 번호와 소속 부서, 서면 요청이나 출석 요구서의 존재 여부, 고지된 권리의 범위, 메모에 적지 않은 구두 설명, 확보된 자료의 목록과 반환 범위는 모두 미정이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저장매체 반출과 외부 출력은 원칙과 예외의 구분, 그리고 참여 보장과 무관정보 배제라는 두 축에 놓인다.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법적 평가가 아니며, 위법의 중대성과 전체 처분의 운명은 위 인용된 기준으로만 가릴 일이다.
7.5임의제출 전자정보의 범위
외부 반출된 저장매체와 복제본에서 혐의사실 관련성의 구분 없이 출력하는 행위의 평가 기준을 읽어 마친 뒤, 그 범위를 넘은 전자정보가 임의제출의 방식으로 수사기관에 넘어간 경우 압수의 대상과 범위가 어떻게 정해지는지가 문제된다.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은 이 쟁점을 판시사항 [1]에서 다루며, 제출자의 의사를 기준으로 삼는 동시에 그 의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의 보충 기준을 제시한다. 이 판결이 정한 범위 안에서 압수의 한계를 살핀다.
임의제출자의 제출 범위에 관한 의사는 법적으로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은 적법절차, 영장주의, 비례의 원칙과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관점을 들어,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하는 사람이 거기에 담긴 전자정보를 지정하거나 제출 범위를 한정하는 취지로 한 의사표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확인되지 않은 제출자의 의사를 수사기관이 함부로 추단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하였다. 이 사례에서 관계자 A는 통화로 들은 범위를 기준으로 자료를 한 묶음으로 정리해 가지고 출석하였는데, 그 의사를 특정한 범위로 한정한 의사표시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범위가 어떻게 확인되었는지가 압수 범위의 출발점이 된다.
의사로 범위를 특정할 수 없을 때에는 혐의사실 관련성이 그 한계가 된다. 같은 판결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하여 압수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하며, 관련성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의 경위, 임의제출의 과정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하였다. 계약 해지와 손해 청구를 둘러싼 이 사례에서 계약서 사본, 변경 이메일 인쇄물, 자금 기록 인쇄물 가운데 각각이 혐의사실과 어떤 구체적 연관관계를 갖는지가 개별적으로 가려져야 한다.
이러한 한계는 사무실로 옮겨진 뒤의 처리 과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판결은 혼재된 매체를 옮겨 "탐색·복제·출력하는 경우, 그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에서 규정하는 피압수·수색 당사자(이하 ‘피압수자’라 한다)나 그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고 압수된 전자정보의 파일 명세가 특정된 압수목록을 작성·교부하여야 하며 범죄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의 임의적인 복제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등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관계자 A가 조사 자리에서 조서를 열람하고 일부 문구에 이견을 표시한 뒤 서명한 일은 그 자체로 탐색·복제 단계의 참여 기회가 보장되었음을 뜻하지 않으며, 매체를 옮긴 경위와 함께 살펴야 할 사정이다.
참여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경우 관련된 전자정보만 뽑아냈다고 하여 적법성이 회복되지는 않는다. 판결은 이 점을 분명히 하여, "비록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만을 복제·출력하였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기준에 비추어,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법적 평가가 아니며, 이 사례에서 이견을 표시한 문구가 조서에 어떻게 남았는지와 함께 압수된 전자정보의 범위가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특정되었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7.6통관검사와 영장 없는 개봉
관련성과 최소한의 가치로 압수 범위를 한정한 논리를 확인한 뒤에, 그 한정이 집행 단계에서 어느 지점에까지 미치는지를 따져야 한다. 이번에는 우편물 통관검사에서 영장 없이 이루어진 개봉과 검사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가 문제이다. 대법원은 이 문제를 통관검사의 성격 규정에서 출발해 판단하였다.
먼저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은 관세법과 통관 사무처리에 관한 규정을 종합하여 검사의 성격을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
"관세법 제246조 제1항, 제2항, 제257조, ‘국제우편물 수입통관 사무처리’(2011. 9. 30. 관세청고시 제2011-40호) 제1-2조 제2항, 제1-3조, 제3-6조, 구 ‘수출입물품 등의 분석사무 처리에 관한 시행세칙’(2013. 1. 4. 관세청훈령 제15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등과 관세법이 관세의 부과·징수와 아울러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관세법 제1조)에 비추어 보면,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압수·수색영장 없이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이 판결은 개봉과 시료채취, 성분분석을 하나의 묶음으로 보되, 그 법적 성격을 행정조사에 두고 있다. 통관의 적정을 꾀하는 검사가 강제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영장 없는 진행이 원칙적으로 위법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나아가 판결이 붙인 단서도 함께 읽어야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문구는 이 결론이 무조건적인 면책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어떤 사정이 특별한 사정에 해당하는지, 사건에서 그러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는 위 인용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이 사례를 적용해 보면, 관계자 A가 받은 전화 통화에 관하여는 수사 부서라는 설명과 다음 날 출석하라는 요구만 확인되고, 발신 번호와 소속 부서, 서면 요청이나 출석 요구서의 유무는 미정이다. 관계자 A가 가져간 자료는 계약서 사본, 변경 이메일 인쇄물, 자금 기록 인쇄물이고, 이 자료들이 통관검사의 대상이 되는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통관검사에서 영장 없이 개봉할 수 있다는 이 판결의 결론을, 관계자 A가 출석한 조사 자리의 다른 검사 절차로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조사 자리에서 작성된 조서에 관하여는 관계자 A가 열람한 뒤 일부 문구에 이견을 표시하고 서명하였으며, 이견이 조서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는 따로 표시해 두었으나 그 반영 방식은 미정이다. 관계자 A가 손으로 적어 둔 메모에 기록되지 않은 구두 설명의 내용과, 당시 고지된 권리의 범위도 미정이다. 통관검사 판결이 말하는 강제처분과 행정조사의 구별은 개봉과 분석이 이루어진 장면의 성격을 가르는 기준일 뿐이고, 조서 작성과 권리 고지는 이 판결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대법원 2013도7718 판결이 확인한 것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의 개봉·시료채취·성분분석이 압수·수색영장 없이 진행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 판단을 관계자 A의 사례에 적용할 때에는 그 자리가 통관검사에 해당하는지가 먼저 정해져야 하고, 나머지 사정은 별도로 남는다. 확보된 자료의 목록과 반환 범위, 그리고 자료를 고르는 문제는 이 판결이 설정한 경계에서 벗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