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상대의 최강 법리, 여러 절차의 금액과 표현, 보전 신청의 반대 조건을 한 묶음 안에서 어떻게 검증하는지를 묻는다. 불리한 판례의 원문 재구성, 최강 법리의 적용 범위, 배상 책임과 손해의 범위, 액수 산정과 판결서 기재, 절차 간 금액과 표현의 대조, 채무 회복과 증명책임의 소재를 차례로 살핀다. 개별 소송의 전략 수립이나 재판 진행 방식은 다루지 않는다.
7.1불리한 판례의 원문 재구성
절차상 수집 과정을 가른 뒤에는 상대가 들어올 최강 법리의 문언을 그대로 마주해야 한다. 그 법리는 배임죄의 고의, 손해의 발생 시기, 실행의 착수에 관한 두 판결에 나뉘어 놓여 있다.
고의의 입증에 관하여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일반적으로 업무상배임죄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의 이득의 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하여 성립되는 것이며, 이와 같은 업무상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고의, 동기 등의 내심적 사실)은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하고,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시는 고의를 간접사실로 증명한다는 방법론과 손해의 의미를 한 자리에 묶어 놓는다.
같은 판결은 경영자의 판단에 대한 심사 기준을 보태어 밝히고 있다. 기업 경영에 관한 판단에 대하여 판결은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고 하였다. 손해가 뒤에 났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법리 아래에서 고의가 곧 세워지지 않는다.
손해의 의미와 기수의 시점은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이 다시 적고 있다. 다수의견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배임의 범의로, 즉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다는 점과 이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나 의사를 가지고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개시한 때 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고,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기수에 이른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고 적었다. 착수와 기수를 나누어 읽는 자리가 여기에 있다.
대표권 남용에 따른 의무부담행위에 관하여 다수의견은 상대방의 악의 유부에 따라 결을 달리한다.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다수의견은 "경우 그 의무부담행위는 원칙적으로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고,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도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려우므로, 달리 그 의무부담행위로 인하여 실제로 채무의 이행이 이루어졌다거나 회사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게 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없는 이상 배임죄의 기수에 이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대표이사로서는 배임의 범의로 임무위배행위를 함으로써 실행에 착수한 것이므로 배임죄의 미수범이 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고 하였다. 그 반대편의 경우에는 "그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유효한 경우에는 회사의 채무가 발생하고 회사는 그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이러한 채무의 발생은 그 자체로 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고 하였다. 기수의 성립 여부가 어느 쪽 사실에 붙는지가 이 두 문장에서 갈린다.
같은 전원합의체 판결의 별개의견은 그 문언을 정면으로 거두어들이고 있다. 별개의견은 "여기서 '손해를 가한 때'란 문언상 '손해를 현실적으로 발생하게 한 때'를 의미한다"고 전제하면서, 종래 해석이 "실해 발생의 위험을 가한 때는 손해를 가한 때와 전혀 같지 않은데도 이 둘을 똑같이 취급하는 해석은 문언해석의 범위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형벌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고 보았다. 별개의견은 나아가 "의무부담행위에 따른 채무의 발생이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의 부담은 그 자체로는 현실적인 손해가 아니라 손해 발생의 위험에 불과하므로, 배임죄는 회사가 그 의무부담행위에 따른 채무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실제로 이행한 때에 기수가 된다"(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고 하였다. 이 자리에서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은 손해의 정의를 두고 갈라선다. 그러므로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설명이 나란히 놓인 검토 묶음에서, 어느 문언이 어느 시점의 손해를 가리키는지부터 정하지 않으면 두 법리 가운데 어느 쪽이 붙는지 정할 수 없다. 적용되는 계약 문언, 변경 합의의 성립 여부,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 담당자 교체의 발생 여부는 미정이다.
7.2최강 법리의 적용 범위
배임의 고의와 손해 발생 시기 논점을 재구성한 데서 나아가, 이 절에서는 세 판결이 각각 어디에 법리를 세우는지 그 경계를 나누어 둔다. 같은 낱말이 쓰인다 하더라도 다루는 쟁점이 다르면 증명 기준을 서로에게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나란히 놓인 세 판결의 논점을 하나씩 대조하여, 적용 범위가 겹치지 않는 자리를 확인하기로 한다.
먼저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업무상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를 다룬다. 이 판결은 "일반적으로 업무상배임죄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의 이득의 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하여 성립되는 것이며"라고 고의의 구성 요소를 밝힌다. 내심의 사실은 직접 보이지 않으므로 이 판결은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라 하여 간접사실의 증명으로 나아간다. 다만 경영자의 판단에 대해서는 별도의 문턱을 두어,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라고 판시한다. 이 사례에서 변경 합의를 둘러싼 의사결정자의 인식을 다룰 때, 위 기준은 경영상 판단에 관한 인식 인정의 문턱으로서만 자리를 잡는다.
그다음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은 실행의 착수와 기수의 시기를 가른다. 이 판결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배임의 범의로, 즉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한다는 점과 이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나 의사를 가지고 임무에 위배한 행위를 개시한 때 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고,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기수에 이른다"라고 기준을 제시한다. 의무부담행위의 경우 다수의견은 "상대방이 대표권남용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있어 그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유효한 경우에는 회사의 채무가 발생하고 회사는 그 채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이러한 채무의 발생은 그 자체로 현실적인 손해 또는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채무가 현실적으로 이행되기 전이라도 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한다. 그러나 별개의견은 이와 다르게 서며, "의무부담행위에 따른 채무의 발생이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의 부담은 그 자체로는 현실적인 손해가 아니라 손해 발생의 위험에 불과하므로, 배임죄는 회사가 그 의무부담행위에 따른 채무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을 실제로 이행한 때에 기수가 된다"라고 본다.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을 묻는 자리에서 이 대립은, 채무의 발생과 현실적 손해를 같은 시점으로 놓을지에 관한 판단의 갈림길로만 읽힌다.
끝으로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 증명을 다룬다. 이 판결은 "그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서 투자판단을 하고 주식을 거래하였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는 그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자신의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함으로써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여 직접 영향을 받은 투자자의 길을 열어 둔다. 그러면서도 "나아가 그렇지 않은 투자자라 하더라도 시세가 시장에서의 자연적인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형성되었으리라는 생각 아래 그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형성된 가격에 의하여 해당 주식을 거래하였음을 증명함으로써 구 자본시장법 제179조 제1항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라고 하여 별도의 증명 경로를 둔다. 시세 형성에 영향이 있었는지는 "사건연구 방식 등의 전문가 감정을 통하여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사건기간) 중의 주가동향과 그 행위들이 없었더라면 진행되었을 주가동향을 비교하여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라고 판시한다. 이 기준은 시세 형성의 인과관계를 통계적으로 가리는 자리에 놓일 뿐, 계약 문언의 선택이나 변경 합의의 성립을 가리는 자리로 옮겨지지 않는다.
세 판결의 논점은 이렇게 서로 다른 자리를 차지한다. 2002도4229는 주관적 요소인 고의의 입증 방법과 경영상 판단의 해석기준을, 2014도1104는 실행의 착수와 기수의 시점 구분을, 2019다292750은 시세조종 거래와 투자자의 거래 사이 인과관계의 증명 경로를 각각 다룬다. 어느 판결의 증명 기준도 다른 사안의 쟁점을 대신 가리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적용되는 계약 문언, 변경 합의의 성립 여부,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 담당자 교체의 발생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자료가 나란히 놓여 있다는 사실 자체는 법적 평가를 대신하지 않는다.
7.3배상 책임과 손해의 범위
민법상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조문과 국가배상 책임의 성립 요건을 둔 조문이 나란히 놓이자, 책임의 근거와 손해의 한계가 각 문언에서 어디까지 열려 있는지가 드러난다. 민법 제393조는 손해배상의 범위를 한정하면서 통상의 손해를 기준으로 삼는다. 같은 조 제1항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라고 선언한다(민법 제393조). 이 문언이 이 사례에서 말하는 것은 계약의무 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청구의 손해 범위가 통상의 손해에서 멈춘다는 점이다.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예외적으로 배상 범위에 들지만, 채무자의 인식 여부를 전제로 한다. 민법 제393조 제2항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라고 정한다. 따라서 변경 합의의 성립 여부와 계약 문언의 적용 범위가 미정인 묶음에서,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가 배상 범위에 들지 가리려면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가 먼저 놓여야 한다.
국가배상책임은 공무원의 직무 집행과 법령 위반을 요건으로 문언이 적는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또는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이하 "공무원"이라 한다)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라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을 때에는 이 법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담당자 교체의 발생 여부가 미정인 이 사례에서, 위 문언이 요구하는 직무 집행과 법령 위반이 성립하는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같은 항 단서는 보상제도가 겹치는 자리를 둔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단서는 "다만,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예비군대원이 전투·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전사·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경우에 본인이나 그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라고 적는다. 위 단서는 손해의 원인과 피해자의 신분이 정해진 자리를 전제로 별도 보상과 손해배상 청구의 관계를 가른다.
구상과 위자료 청구는 제2조가 따로 적는 항에서 각각 자리한다. 국가배상법 제2조 제2항은 "제1항 본문의 경우에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그 공무원에게 구상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전사하거나 순직한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예비군대원의 유족은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따라서 국가배상법의 손해 배상 문언은 원인·신분·보상 여부를 전제로 범위가 열리고, 민법 제393조는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의 한계를 통상의 손해에서 가른다. 두 조문의 관계를 이 사례에서 확정하려는 요건이나 한계는 원문에 두지 않았다.
7.4액수 산정과 판결서 기재
배상 책임과 손해의 범위를 판별한 데서 나아가, 이제 그 손해가 구체적인 액수로 확정되어 서류에 적히는 경로를 살필 차례이다. 이 경로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의 액수 산정 방식과 제208조의 판결서 기재 사항이다.
액수 산정에 관한 법문부터 확인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는 손해배상 액수의 산정에 대하여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조문은 증명이 매우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법원이 상당 금액을 정할 수 있다고 말할 뿐, 계산 방법이나 표준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여기에 계산식을 새로 만들어 넣을 자리는 없다.
계산의 기준 시점이 미정인 이 검토 묶음에서, 자금 기록 한 묶음과 전문가 계산서 두 벌은 액수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놓여 있다. 그러나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 한 건이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고 있고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묶음에 들어 있지 않다. 제202조의2가 요구하는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은 이런 자료의 모임을 가리키며, 묶음에 없는 부분은 여기서 채워 넣지 않는다.
확정된 금액은 이어서 판결서에 적힌다.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1항은 "판결서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적고, 판결한 법관이 서명날인하여야 한다"고 한 뒤 "1. 당사자와 법정대리인", "2. 주문", "3. 청구의 취지 및 상소의 취지", "4. 이유", "5. 변론을 종결한 날짜. 다만, 변론 없이 판결하는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하는 날짜", "6. 법원"을 차례로 열거한다. 손해배상 금액은 이 가운데 주문에 실리고, 그 산정 근거는 이유에 놓이는 구조이다.
이유의 표시 범위는 같은 조 제2항이 정한다. 제208조 제2항은 "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한다"고 규정한다. 액수 산정에 관한 판단 역시 주문이 정당함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표시되어야 하며, 그 이상이나 이하는 법문이 정한 기준이 아니다. 다만 제3항은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제1심 판결로서 다음 각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청구를 특정함에 필요한 사항과 제216조제2항의 판단에 관한 사항만을 간략하게 표시할 수 있다"고 하면서 "1. 제257조의 규정에 의한 무변론 판결", "2. 제150조제3항이 적용되는 경우의 판결", "3. 피고가 제194조 내지 제196조의 규정에 의한 공시송달로 기일통지를 받고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경우의 판결"을 들고 있다. 이 단서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서명날인에 관한 제4항은 "법관이 판결서에 서명날인함에 지장이 있는 때에는 다른 법관이 판결에 그 사유를 적고 서명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상의 법문은 자료에 있는 내용이다. 검토 묶음 한 벌에 놓인 계약서 세 버전, 변경 이메일 열두 통,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설명은 각각 다른 자리에서 작성되었고, 적용되는 계약 문언과 변경 합의의 성립 여부,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 담당자 교체의 발생 여부는 미정이다. 제202조의2에 따른 액수 산정과 제208조에 따른 판결서 기재는 자료가 있다는 사실과 별개의 법적 평가이다.
7.5절차 간 금액과 표현의 대조
액수가 서류에 적히는 경로를 확인한 뒤에는,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설명에 적힌 금액과 표현을 액수 산정의 기준에 놓고 대조하는 일이 남는다. 액수 산정의 법정 요건을 우선 옮겨 보면,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손해배상 액수의 산정)는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기준은 손해 발생의 인정과 구체적 액수의 증명 난이성을 전제로 삼으므로, 액수를 적은 서류도 두 요소를 각각 어떻게 말하는지가 드러나야 비로소 대조의 대상이 된다.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설명이 서로 나란히 놓였지만 두 문서의 금액이 같은 법적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판결서의 기재 사항을 정한 민사소송법 제208조(판결서의 기재사항 등) 제2항은 "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한다."고 정한다. 대조의 과제는 두 문서의 금액과 표현을 이 기준에 맞추어 간극을 찾아내는 데 있으며, 어느 한쪽의 금액을 다른 쪽의 결론으로 옮겨 적지 않는다.
기준 시점을 표시하는 표현에서도 어긋남이 생긴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은 손해액 산정에 관하여 "그 투자자가 입은 손해액은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없었더라면 매수 당시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정상주가와 그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주가로서 그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한 조작주가와의 차액 상당(만약 정상주가 이상의 가격으로 실제 매도한 경우에는 조작주가와 그 매도주가와의 차액 상당)으로 산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같은 판결은 산정의 전제인 영향의 판단 기준도 제시하는데, "여기서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주식의 시세 형성에 영향을 주었는지 여부는 사건연구 방식 등의 전문가 감정을 통하여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사건기간) 중의 주가동향과 그 행위들이 없었더라면 진행되었을 주가동향을 비교하여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매수 당시와 사건기간은 각각 산정의 기준점과 판단의 대상 기간을 가리키므로,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설명에 적힌 금액이 어느 시점의 가격을 전제로 하는지가 이 두 자리와 겹치는지가 대조의 요점이 된다.
표현의 층위도 함께 살핀다. 인과관계를 증명한 투자자와 형성된 가격으로 거래하였음을 증명한 투자자를 나누어 부르는 위 판결의 화법은, 손해액의 서술에서도 청구 경로의 차이를 흐리지 않는 방식을 요구한다.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설명이 청구 경로를 같은 낱말로 적었는지, 서로 다른 서술을 같은 금액으로 묶었는지가 표현상의 대조 대상이다. 대조에서 밝혀지는 것은 문언의 어긋남과 비어 있는 자리이며, 변경 합의의 성립 여부,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 담당자 교체의 발생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전문가 계산서 두 벌의 차이와 메시지·원자료의 결손은 그대로 비어 둔다. 묶음에 없는 원자료를 맞추어 넣거나, 대조 결과로 변경 합의의 성립이나 액수의 확정을 이끌어내지 않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듯, 두 서면의 금액이 어긋나 보인다는 사실도 그 자체로 어느 쪽이 옳다는 결론이 아니다. 대조가 마친 자리는 표시된 채로 다음 점검에 넘겨진다.
7.6채무 회복과 증명책임의 소재
비어 있는 자리로 남긴 금액 대조를 마친 뒤에는, 그 공백이 이후 절차에서 어떤 말로 이어지는지 살펴야 한다. 이 묶음에는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설명이 나란히 놓여 있고, 민사 절차의 문언과 기관 절차의 판단이 각각 다른 자리를 겨냥하고 있다. 한 절차에서 세운 기준을 다른 절차의 결론으로 옮기지 않는 것이 이 자리의 첫 조심성이다.
어음금이 반환된 뒤 원인채무가 어떻게 되는지는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이 다룬 자리이다. 그 판결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09조 제1항을 "채무자의 행위가 부인된 경우 상대방이 그가 받은 급부를 반환하거나 그 가액을 상환한 때에는 상대방의 채권은 원상으로 회복된다."라고 적시하며, 부인에 의해 회복되는 상대방의 채권이 부인된 행위의 직접 대상만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이 사례에서 어음금이 반환되었다면 회복의 범위를 어음상 채권에 묶어 둘 수는 없다.
같은 판결은 어음금 지급이 부인된 뒤의 회복을 "채무자회생법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소멸했던 어음상 채권이 회복되고 어음상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원인채권도 회복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이어 말한다.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해 어음을 배서·양도한 경우 원인채무와 어음상 채무가 병존하다가 어음금 지급으로 함께 소멸하였다면, 반환으로 두 채권이 함께 되살아난다는 뜻이다. 다만 적용되는 계약 문언과 변경 합의의 성립 여부가 미정인 이 사례에서, 회복된 채권의 내용을 확정하는 일은 아직 남는다.
누가 무엇을 증명하는지는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다75291 판결이 나누어 놓은 자리에서 읽어야 한다. 그 판결은 수익자에 대해 "수익자 자신이 선의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라고 하고, 전득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전득자의 악의에 대한 증명책임은 전득자에 대한 부인권을 행사하는 관리인에게 있다."라고 한다. 같은 부인의 원리 안에서도 대상이 수익자인지 전득자인지에 따라 증명책임의 소재가 갈린다. 이 사례의 자금 기록과 전문가 계산서가 어느 쪽 소재에 걸리는지는 그 구분을 먼저 정해야 비로소 묻는 일이다.
절차의 기준 시기는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이 놓은 자리에서 점검한다. 그 결정은 회생계획 인가의 요건에 관해 "인가 여부의 결정 시"를 기준으로 삼고, 뒤이은 주장도 "이는 재항고심의 판단대상이다."라고 받아들인다. 항고심에서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인가의 요건에 관한 것이라면 판단에서 빠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사례에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더라도, 판단 기준 시점과 뒤이은 주장의 처리는 이 결정이 정한 자리에서만 다룬다.
결국 회복되는 채권의 범위, 증명책임의 소재, 판단의 기준 시기는 각각 다른 절차의 다른 물음에 대한 답이다. 2018다224781의 회복 논리를 2009다75291의 증명 배분에, 다시 2016마5352의 기준 시기에 덧대지 않는 한, 절차 간 금액과 표현의 정합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묶음에 들어 있지 않은 메시지와 원자료는 여전히 비어 있고, 담당자 교체의 발생 여부도 미정으로 남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법적 평가를 대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