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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분쟁의 통합 검증: 전 과정 시뮬레이션과 대응체계 감사 · II-16 · 제4장 · 초판

시점의 구별, 병행 청구, 계산 충돌의 재현

정보 전달·거래·사후 해석을 구별하고 회생·반환·손해 청구의 병행을 검증하려면 무엇을 재현해야 하는가?

분량
약 2,700단어 · 12분
자료
조문 3 · 판결 4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4.1정보 전달과 거래의 분리
  3. 4.2사후 해석 문서의 지위
  4. 4.3병행 청구의 정합성
  5. 4.4손해 청구의 인과관계
  6. 4.5계산 기준 시점의 충돌
  7. 4.6재현 실험의 결과 읽기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정보 전달·거래·사후 해석을 구별하고 회생·반환·손해 청구의 병행을 검증하려면 무엇을 재현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정보 전달과 거래의 분리, 사후 해석 문서의 지위, 병행 청구의 정합성, 손해 청구의 인과관계, 계산 기준 시점의 충돌, 재현 실험의 결과 읽기를 차례로 살핀다. 어느 한 전문가의 계산을 확정하거나 하나의 계산을 다른 계산보다 우위에 두지는 않는다.

4.1정보 전달과 거래의 분리

경쟁 설명의 판단 순서를 마치면서 계산 기준 시점과 병행 청구의 문제를 남겨 두었으므로, 이제 자료들을 전달·거래·사후 해석의 시점으로 나누어 놓는 일부터 시작한다. 검토 묶음에는 계약서 세 버전과 변경 이메일 열두 통, 자금 기록 한 묶음, 전문가 계산서 두 벌이 나란히 놓여 있으며,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 한 건이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고 있다.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설명이 각각 작성되어 나란히 놓여 있고,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묶음에 들어 있지 않다. 이 자료들이 각각 어떤 시점에 놓이는지는 자료가 제공하는 범위 안에서만 표시할 수 있다.

먼저 자료가 어떤 시점에 관련되는지를 나누어 놓고, 그 자료를 무엇으로 판단할지의 기준을 확인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사실주장의 진실 여부를 판단하는 법원의 심증 형성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한다. "제202조(자유심증주의)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자료가 있다는 사실은 자료를 어떤 시점에 놓을지의 문제와 법적 평가의 문제를 각각 다루어야 한다.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설명이 나란히 놓여 있어도 그 작성 시점과 대상 사건이 같다고 보지는 않는다.

자료의 시점 구별은 곧 행위와 거래 사이의 연결 고리를 묻는 작업에 이어진다. 이 물음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서 인과관계의 증명을 요구한 대법원 판례의 구조와 맞닿는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은 그 증명의 요구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1] 거짓 표시 내지 위계, 그 밖의 부정한 수단, 계획, 기교를 사용하는 등의 부정거래행위를 하여 상장주식의 시세를 인위적으로 변동시킴으로써 이익을 얻으려고 한 경우, 이러한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서 투자판단을 하고 주식을 거래하였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는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자신의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여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그렇지 않은 투자자도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형성된 가격에 해당 주식을 거래하였음을 증명하여 위 조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 이 판례는 행위가 직접 영향을 주었는지, 아니면 행위로 형성된 가격으로 거래되었는지를 각각의 증명 경로로 두었다. 정보 전달의 시점과 거래의 시점이 다른 자료들이 놓여 있을 때, 어느 자료가 어느 증명 경로에 관련되는지는 자료의 시점 구별에서 비롯한다.

행위가 결합된 경우의 증명 요구도 같은 방향에 놓인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은 시세조종행위와 부정거래행위가 결합하여 이른바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실행된 사안에서, 직접 영향을 받아 투자판단을 하고 거래한 투자자는 일련의 행위와 자신의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고, 그에 해당하지 않는 투자자는 그 행위에 의하여 형성된 가격으로 거래하였음을 증명하여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으며, 시세 형성에 영향을 주었는지는 전문가 감정을 통한 비교로 판단하고, 손해액은 정상주가와 조작주가의 차액으로 산정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 이 판시는 시점이 서로 다른 행위들이 결합된 경우에도 거래의 시점에 관한 증명을 요구한다. 이 요구는 이 사례에서 변경 이메일 열두 통과 자금 기록 한 묶음을 나란히 놓을 때, 그 자료들이 각각 어느 거래와 연결되는지를 분리하여 표시하도록 한다. 자료의 시점이 미정인 부분은 미정으로 남는다.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을 정하는 일도 같은 구별을 거친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은 그 산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아가 이러한 사안에서 주식 등을 거래한 투자자는 전체적으로 주식 등 거래의 공정성과 유통의 원활성을 해치는 일련의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그 투자자가 입은 손해액은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가 없었더라면 매수 당시 형성되었으리라고 인정되는 정상주가와 그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주가로서 그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한 조작주가와의 차액 상당(만약 정상주가 이상의 가격으로 실제 매도한 경우에는 조작주가와 그 매도주가와의 차액 상당)으로 산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 산정의 기준은 매수 당시와 매도 당시의 시점을 전제로 한다. 전문가 계산서 두 벌이 각각 다른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그 차이는 계산의 기준 시점 차이로 놓이고, 어느 기준을 적용할지는 이 사례에서 미정이다.

지금까지 자료를 전달·거래·사후 해석의 시점으로 나누어 놓고, 인과관계의 증명 구조와 손해액 산정의 시점 전제를 대조하였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은 법적 평가가 아니며, 묶음에 들어 있지 않은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의 부재는 그대로 표시된다. 정보 전달의 시점과 거래의 시점의 구별은 이 사례의 자료를 나누어 놓는 기준이 된다.

4.2사후 해석 문서의 지위

시점의 구별이 자료 묶음의 배치를 갈랐으므로, 이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의 의사결정과 나란히 놓일 때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 물어야 한다. 이 문서는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보다 늦은 시점에 작성되었고, 그 자체로 당시의 판단을 해석하는 글이다.

설명 문서가 사후 해석으로 놓이는 자리를 가르는 잣대는 판단의 기준시기이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은 회생계획 인가의 요건을 판단하는 시점에 관하여 "[1] 회생계획 인가의 요건은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하고 판단은 인가 여부의 결정 시를 기준으로 할 것이므로, 인가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경우에는 항고심 결정 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에 의하여 인가요건의 흠결 여부를 직권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판단의 대상이 되는 요건을 어느 시점의 모습으로 보느냐에 따라, 뒤에 쓰인 글이 그 시점의 사정에 관한 증거가 될 수 있는지가 정해진다. 이 사례에서 설명 문서는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는 글로 놓여 있으며, 그 글의 내용이 곧 당시의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같은 결정은 조사위원이 작성한 조사보고서의 증명력에 관하여 "[2] (…) 위와 같은 의무가 있는 조사위원이 작성한 조사보고서에 기재된 채무자가 회생절차 개시에 이르게 된 사정에 관한 보고는 그 기재가 진실에 반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의 증명력을 쉽게 배척할 수 없다."고 설시하였다. 일정한 의무에 따라 작성된 기재는 배척하기 어려운 증명력을 가진다. 그러나 이 사례의 설명 문서가 어떤 의무에 따라 작성된 것인지, 그 기재가 당시 사정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설명 문서의 해석이 당초 자료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 어느 쪽을 택할지도 판단 시점과 떨어져 있지 않다. 위 결정은 여러 차례 제출된 조사보고서의 선택에 관하여 "[3] (…) 그런데 이러한 방법으로 채무자의 부채와 자산의 액수를 조사한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서가 여러 번 제출되고 결과에 차이가 있는 경우, 각 조사보고서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지는 조사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있음이 명백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고 밝혔다. 자료가 여러 벌이고 그 결과가 다를 때, 어느 것을 택할지의 문제는 자료의 존재만으로 자동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이 사례의 계약서 세 버전과 전문가 계산서 두 벌도 같은 모습으로 놓여 있다.

한편으로, 증거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방식은 법이 따로 정하고 있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자유심증주의)는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라고 규정한다. 법원은 변론 전체와 증거조사 결과를 함께 참작하여 사실주장의 진실을 판단한다. 따라서 사후 작성된 설명 문서의 증명력도 나머지 자료와 함께 놓여 판단의 대상이 되며,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와 같지 않다.

변경 이메일 열두 통과 설명 문서를 나란히 놓고 보아도, 변경 합의의 성립 여부와 적용되는 계약 문언은 미정이다.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입증한다고 단정할 수 없음은 앞서 본 판단 기준시기와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가 함께 가리키는 바이다.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묶음에 들어 있지 아니하므로, 설명 문서의 해석을 뒷받침할 당시의 기록이 모두 놓여 있는 것도 아니다. 사후 해석 문서의 자리는 그 자체로 확정되지 아니하고, 판단의 기준시기와 남은 자료의 배치에 따라 정해진다.

4.3병행 청구의 정합성

사후 해석 문서가 기준시기를 가르는 자리를 떠나, 이제 나란히 놓인 청구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지 살핀다. 반환 청구와 손해 청구가 한 벌로 놓였을 때, 각 청구가 지우고 복원하는 채권이 겹치거나 비는지가 병행의 정합성 판단에서 가늠자가 된다.

부인 대상 행위를 다투는 쪽에서는 증명책임의 소재가 첫 관문이 된다.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다75291 판결은 회생절차 관리인과 수익자 사이의 부담을 다음과 같이 나눈다. "이때 각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이하 ‘수익자’라 한다)가 행위 당시 회생채권자 등을 해하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 행위를 부인할 수 없으나, 그와 같은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되므로, 수익자 자신이 선의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다75291 판결). 이 정리는 묶음의 자금 기록이 어느 당사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읽히든 간에, 입증 부담이 어디에 놓이는지를 먼저 고정한다.

전득자에 대한 행사로 한정이 열리면 부담은 다시 옮겨간다. 같은 판결은 관리인이 전득자에게 부인권을 행사하기 위한 요건으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전득자의 악의에 대한 증명책임은 전득자에 대한 부인권을 행사하는 관리인에게 있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09다75291 판결).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묶음에 빠진 메시지와 원자료가 어느 한쪽의 악의 입증에 관여했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반환 청구가 인용된 뒤 무엇이 살아나는지에 대해서는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이 답한다. 그 판결은 조문을 그대로 옮기며 논의를 연다. "채무자의 행위가 부인된 경우 상대방이 그가 받은 급부를 반환하거나 그 가액을 상환한 때에는 상대방의 채권은 원상으로 회복된다."(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 이어서 회복되는 채권이 직접 대상에만 머물지 않음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부인에 의해 회복되는 상대방의 채권은 부인된 행위의 직접 대상이 된 채권에 한정되지 않고 그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보증채권이나 보험금채권 등 다른 채권도 포함될 수 있다."(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 회복의 범위는 따라서 부인된 급부에 얽힌 후속 채권까지 이를 수 있다.

회복 논리는 결제 수단이 거래를 건너뛴 사정에서 더욱 뚜렷해진다. 같은 판결은 어음이 쓰인 거래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해 어음을 배서·양도한 경우 원인채무와 어음상 채무가 병존하고 있다가 나중에 어음금이 지급되어 어음상 채무가 소멸하면 원인채무도 함께 소멸한다."(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 이어서 반환으로 생기는 복원을 다음과 같이 받는다. "어음금 지급행위가 부인되어 어음소지인인 상대방이 어음금을 반환한 때에는 채무자회생법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소멸했던 어음상 채권이 회복되고 어음상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원인채권도 회복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 이에 따르면 반환 청구가 성립하면 손해 청구가 세워놓고자 하는 채권 자체가 살아날 여지와 겹친다.

계산 충돌이 여기서 재현된다. 살아난 채권의 액면과 부인된 급부의 가액이 같은 자금을 두고 겹치면, 어느 청구를 남기고 어느 청구를 줄일지는 아래 단위에서 다룰 손해의 인과관계 판단에 달린다. 회복되거나 부인되는 채권의 경계를 판결요지 밖에서 넓히거나 좁힌 판단은 주어진 법리에 들어 있지 않다. 따라서 적용할 계약 문언과 변경 합의의 성립 여부가 미정인 지금, 병행 청구의 정합성은 증명책임의 소재와 채권 회복의 범위를 분리하여 놓아야 유지된다.

4.4손해 청구의 인과관계

병행 청구의 정합성을 다루어 손해 청구가 남으면, 그 청구에서 인과관계의 인정 범위를 분리할 필요가 생긴다. 계약서 세 버전과 변경 이메일 열두 통이 하나의 묶음으로 제시된 사건에서, 손해 항목마다 원인 행위와의 연결 고리를 각각 읽지 않으면 계산서의 차이를 평가할 근거를 잡기 어렵다.

먼저 범위의 상한을 정하는 문언을 확인한다. 민법 제393조 제1항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상한을 밝히면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라고 단서를 둔다. 이 사례에서 계약서에 기재된 채무의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변경 합의가 성립하였는지가 미정이므로 통상의 손해가 무엇을 가리키는지도 이 자리에서 확정되지 않는다.

이어 연결 고리의 판단 기준을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에서 가져온다. 그 판결은 직무상 의무의 위반과 손해 사이의 연결을 평가할 때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할 때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이나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하며, 아울러 “공무원에게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의 목적이 사회 구성원 개인의 이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공공일반의 이익이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라면, 설령 공무원이 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을 계기로 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행위와 제3자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라고 예외를 밝힌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담당자의 행위가 보호하려는 이익과 손해 항목이 같은 방향을 향하는지가 여기서 갈린다.

같은 판결은 항목별로 입증의 지점을 따로 둔다. 감사인의 책임에 관하여 그 판결은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자가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하였다는 점을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밝히고(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전문가가 감사업무를 한 경로를 살필 때에는 감사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하면서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고 경영자 진술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확인절차를 거치는 등 회계감사기준 등에 따른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그 임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본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이 사건의 손해 항목마다 청구 쪽이 밝혀야 할 사실과 방어 쪽이 되돌릴 연결 고리가 따로 놓이는 까닭이다.

계산서 두 벌이 나란히 놓인 묶음에서 어느 쪽이 옳은지는 이 자리에서 정해지지 않는다. 앞서 본 기준이 손해 항목별로 붙는 것은 확인되지만, 적용되는 계약 문언, 변경 합의의 성립,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 담당자 교체의 발생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묶음에 들어 있지 않은 메시지와 원자료가 이 연결 고리를 채울 수 있는지도 정해지지 않았고,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는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할 뿐 그 자체로 인과관계를 이루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 확인되는 것은 계산서의 차이가 인과관계의 판단 지점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에 그친다.

4.5계산 기준 시점의 충돌

인과관계의 범위를 살핀 뒤에 남는 물음은 각 계산이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서 있는지이다.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이 미정인 이 사안에서, 두 계산서가 서로 다른 시점에 발을 딛고 있으면 그 차이는 계산의 우열이 아니라 산정 절차의 문제로 남는다. 이 물음에 답하려면 먼저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가 액수 산정에 두는 조건을 놓아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는 손해배상 액수 산정의 조건과 방법을 이렇게 정한다.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이 조문은 손해 발생과 액수 증명을 나누어 다루며, 액수가 어려운 경우에 법원이 모든 사정을 종합해 상당한 금액을 정할 수 있다고 허용한다. 두 계산서가 놓인 자리를 읽으려면 손해의 범위를 먼저 밝힌 규정을 함께 놓아야 한다.

민법 제393조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구분한다. "①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 (민법 제393조)고 먼저 선을 긋고, "②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 (민법 제393조)고 단서를 둔다. 통상의 손해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가 나뉘는 이 구분은, 계산서마다 손해 항목의 시점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이 사안에서 계산서 두 벌은 나란히 놓여 있다. 어느 계산이 우위에 있는지 이 자리에서 정하지 않는다. 원문에 없는 기준 시점이나 숫자를 새로 넣어 한쪽을 밀어 올리면, 제202조의2가 요구하는 종합에서 빠지는 사정이 생긴다. 따라서 계산 충돌은 계산의 정오로 가리기 전에, 각 계산이 세운 시점이 자료 안에서 확인되는지부터 묻는 일로 남는다.

한편,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은 미정이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고 있고,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묶음에 들어 있지 않다. 그 공백을 메우지 않은 채 제202조의2의 산정 절차를 읽으면, 법원이 종합할 "모든 사정"에 무엇이 들어가는지가 열린 문제로 남는다. 계산서 두 벌의 기준 시점이 서로 다르게 서 있는 사실만으로 어느 쪽을 배제할 근거는 자료에 아직 없다.

결국 이 자리에서 확인되는 것은 계산 충돌이 액수 산정의 절차 문제로 놓여 있다는 점이다. 민법 제393조가 그어 놓은 범위 안에서,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가 정한 조건을 읽어 가는 일이 남는다. 기준 시점은 미정으로 남기고, 어떤 시점이 합당한지에 대한 답은 이후의 검토 과제로 남긴다.

4.6재현 실험의 결과 읽기

계산 기준 시점이 나란히 놓인 채로 한쪽 계산을 우위에 두지 않는 선에서 읽기가 끝났으므로, 이제 재현 실험에서 실제로 무엇이 무너졌는지를 적는 차례이다. 시점의 구별, 병행 청구, 계산 충돌의 재현은 각각 다른 자리에서 실패하였고, 그 실패의 모습을 감추지 않는 일이 이 글의 앞부분을 맺는 작업이다.

시점의 구별에서 실패한 지점은 묶음의 앞뒤가 맞지 않는 대목이다. 계약서 세 버전은 각각 다른 문언을 담고 있고, 변경 이메일 열두 통은 그 문언이 언제 바뀌었는지를 가늠하게 하나, 작성된 시점이 모두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 한 건이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고 있으나, 이 문서가 당시의 기록인지 사후의 해석인지를 가르는 자료는 묶음에 들어 있지 않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판단의 준거로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은 변론 전체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함께 참작하라고 요구하므로, 사후 작성 문서를 당시 기록과 나란히 두고 읽는 실험은 그 문서의 무게가 어디에 놓이는지를 묻는 자리가 된다. 그런데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설명이 각각 작성되어 나란히 놓여 있어, 두 서면이 서로 다른 시점을 가리키는지 같은 시점을 다르게 옮긴 것인지는 이 글에서 확정하지 않는다. 적용되는 계약 문언이 무엇인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병행 청구의 재현은 양쪽 청구가 같은 뿌리에서 나왔는지를 확인하는 곳에서 멈추었다. 자금 기록 한 묶음이 두 청구의 기초 사실을 뒷받침하는 모양으로 놓여 있으나, 담당자 교체가 실제로 발생했는지는 미정이다. 담당자 교체의 발생 여부가 미정인 채로 두 청구의 연결 고리를 잇는 것은 이 글이 감당할 수 없는 짓이다. 민사소송법 제202조가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고 규정한 것은, 병행된 두 청구의 기초 사실을 각각 판단의 대상에 올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사례에서 두 청구의 기초 사실은 판정되지 않았고, 따라서 병행 청구의 성립 여부도 미정이다.

계산 충돌의 재현은 앞서 기준 시점을 나란히 둔 곳에서 출발한다. 전문가 계산서 두 벌은 각각 다른 계산을 내놓으나, 그 차이가 기준 시점에서만 비롯된 것인지는 재현 실험만으로는 가려지지 않았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는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은 액수 정함이 가능한 조건으로 손해 발생 사실의 인정과 증명의 난이함을 둔다.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이 미정인 이 사례에서 그 조건이 갖추어졌는지는 확정할 수 없다.

재현 실험이 드러낸 실패를 이와 같이 적어 두면, 무엇이 확인되지 않았는지의 윤곽이 남는다. 적용되는 계약 문언, 변경 합의의 성립 여부,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 담당자 교체의 발생 여부는 모두 미정이다. 묶음에 들어 있지 않은 메시지와 원자료가 무엇인지도 이 글에서 채우지 않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은 법적 평가가 아니며, 시점의 구별과 계산 충돌의 재현에서 넘어진 자리는 넘겨진 자료만으로 복구되지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202조가 자유심증의 판단에 남긴 자리는,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나란히 둔 뒤에 비로소 채워지는 자리이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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