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제74조가 관리인 선임을 어떤 원칙과 예외로 짜 놓았는지를 묻는다. 관리인 선임의 의무와 대표자 선임의 원칙을 읽고, 예외 사유가 놓인 자리와 그 문구들을 차례로 살핀다. 원칙과 예외가 맞물리는 방식에서 선임 판단의 출발점을 찾는다.
4.1관리인 선임의 의무
앞 단위가 업무 수행권과 재산 관리·처분권의 경계를 선언에서 마무리한 터라, 이제 그 권한을 맡을 사람을 법원이 어떻게 정하는지 살필 차례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는 관리인 선임을 법원의 의무로 두고 그 대상과 예외를 함께 규정하므로, 이 조문을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우선 제74조 제1항은 관리인 선임의 기본 규칙을 다음과 같이 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1항은 "법원은 관리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의 의견을 들어 관리인의 직무를 수행함에 적합한 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선임 여부를 법원이 결정하되, 그 판단은 관리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의 의견을 거친 뒤에 내리도록 되어 있다.
그 다음 문단에서 제74조는 선임의 대상을 더 구체화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2항은 "법원은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때를 제외하고 개인인 채무자나 개인이 아닌 채무자의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예외로 "채무자의 재정적 파탄의 원인이 다음 각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행한 재산의 유용 또는 은닉이나 그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에 기인하는 때",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이 있는 경우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 "그 밖에 채무자의 회생에 필요한 때"를 든다.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합성 사례에서 아직 미정으로 남아 있으며, 자료가 그 판단 기준을 더 제시하지는 않는다.
제74조는 이어서 선임을 생략할 수 있는 경우와 생략의 효과를 함께 묶어 둔다.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채무자가 개인, 중소기업, 그 밖에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자인 경우에는 관리인을 선임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다만, 회생절차의 진행 중에 제2항 각호의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이어서 제4항은 "관리인이 선임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채무자(개인이 아닌 경우에는 그 대표자를 말한다)는 이 편의 규정에 의한 관리인으로 본다"고 정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이에 따라 합성 사례에서 법원이 별도의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은 때에는, 신이 관리인으로 간주되는지가 이 조문에서 직접 결정된다.
한편 제74조는 선임 판단 전 절차와 후보 추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같은 조 제5항은 "관리인을 선임하는 경우 법원은 급박한 사정이 있는 때를 제외하고는 채무자나 채무자의 대표자를 심문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7항은 "채권자협의회는 제2항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 법원에 관리인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고 정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채권자협의회의 의견과 추천이 선임 판단에 미치는 정확한 효과는 합성 사례에서 미정으로 남아 있다.
결국 제74조는 관리인 선임을 법원의 일로 두되, 대표자 선임을 원칙으로 삼고 예외를 열어 두는 구조이다. 이 구조 안에서 선임 판단의 근거와 그 판단이 미치는 범위를 다음 문제로 이어 살피게 된다.
4.2대표자 선임의 원칙
관리인 선임이 법원의 의무로 선언된 뒤에 남는 문제는 그 대상이 누구인가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는 제1항에서 적합한 자를 선임하여야 한다고만 정하고, 제2항에서 그 선임의 기본 방향을 따로 밝힌다. 제2항의 문구를 그대로 보면 "법원은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때를 제외하고 개인인 채무자나 개인이 아닌 채무자의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고 되어 있다. 이 규정은 대표자 선임을 원칙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예외의 문을 함께 열어 둔다.
원칙의 내용은 명백하다. 관리인의 자리를 채울 때 법원은 우선 채무자 개인 또는 법인의 대표자를 떠올려야 한다. 대표자는 채무자의 재산과 사업을 직접 장악한 자이므로, 회생 절차에 필요한 정보와 장악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후보이다. 다만 이 원칙은 무조건이 아니다. 조문의 첫머리가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때를 제외하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라는 단서를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단서가 없으면 대표자 선임이 강행 규정처럼 보일 수 있으나, 단서의 존재는 예외 사유가 성립하는 경우 법원이 다른 자를 선택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한다.
대표자 선임의 요건에 채권자의 동의가 들어 있다는 뜻은 이 조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제1항은 "관리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의 의견을 들어 관리인의 직무를 수행함에 적합한 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고 정할 뿐이다. 의견을 듣는 절차는 선임 판단의 자료를 모으는 장치이고, 그 의견이 곧 대표자 선임의 동의 요건으로 기능한다고 읽을 수는 없다. 나아가 제2항의 예외 사유가 성립하지 않는 한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는 문언은, 채권자의 동의 유무와 무관하게 법원이 대표자를 원칙적으로 선택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사례에서 신은 H사의 대표자로서 스스로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하였고, 법원은 별도의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았다. 그 결과 관리인의 지위는 제74조 제4항에 따라 정하여진다. 제4항은 "관리인이 선임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채무자(개인이 아닌 경우에는 그 대표자를 말한다)는 이 편의 규정에 의한 관리인으로 본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고 정한다. 이 경우 신은 별도의 선임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관리인으로 간주되며, 대표자가 관리인의 지위에 놓이는 원칙이 절차의 형태를 달리하여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채권자협의회는 신이 부실의 원인이라며 제3자 관리인을 요구하였다. 이 요구가 법원의 판단에 어떤 효과를 갖는지는 예외 사유의 성립 여부와 분리하여 생각하기 어렵다. 조문이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을 예외 사유의 하나로 두고 있는 점은 다음에 살펴볼 일이며, 대표자 선임의 원칙 자체가 채권자의 요구에 따라 무너지는 것은 아님은 분명하다. 원칙과 예외의 자리는 이 문구에서 갈라져 있다.
4.3예외 사유의 자리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삼는 원칙이 조문의 어디에 자리하는지 살핀 데서 나아가, 이제는 그 원칙에서 벗어나는 사유가 같은 조문에 어떤 형식으로 놓여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2항은 원칙을 밝힌 뒤 곧바로 예외의 자리를 마련한다. 그 사유의 판단 기준을 여기서 세우지는 않되, 사유들이 조문상 어디에 어떠한 모습으로 배치되어 있는지만을 먼저 읽어둔다.
제74조 제2항은 먼저 예외의 총괄 문구를 제시한다. 그 문장에 따르면 "법원은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때를 제외하고 개인인 채무자나 개인이 아닌 채무자의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이 문구는 대표자 선임이라는 원칙과 예외의 관계를 한 문장 안에 함께 담고 있다. 곧 예외 사유는 원칙의 단서로 붙어 있고, 원칙은 예외가 성립하는 경우에만 흔들리는 구조다.
예외의 사유는 이어서 세 항목으로 나뉘어 적혀 있다. 그 가운데 첫 번째 항목은 "채무자의 재정적 파탄의 원인이 다음 각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행한 재산의 유용 또는 은닉이나 그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에 기인하는 때"라고 되어 있고, 그 아래 각목은 "가. 개인인 채무자", "나. 개인이 아닌 채무자의 이사", "다. 채무자의 지배인"으로 구체화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하나의 행위 묶음이 채무자 종류와 지위에 따라 세 갈래로 나뉜다. 어떤 행위가 어느 목에 걸리는지, 그리고 '기인하는 때'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다음에 살필 문구의 문제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항목은 행위를 묘사하는 대신 판단 여지를 남긴다. 제2항 제2호는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이 있는 경우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라고 적고, 제3호는 "그 밖에 채무자의 회생에 필요한 때"라고 적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앞 항목이 원인 행위를 직접 지목한 것과 달리, 이 두 항목은 요건의 결론을 문구 안에 담지 않는다. 요청과 상당한 이유, 회생의 필요가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그리고 제74조는 예외 사유를 다룬 뒤 제3항에서 별도의 선택지를 마련한다.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채무자가 개인, 중소기업, 그 밖에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자인 경우에는 관리인을 선임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며, 단서로 "회생절차의 진행 중에 제2항 각호의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덧붙여진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여기서도 제2항 각호의 사유가 그대로 참조되어 있다. 예외 사유는 대표자 선임의 원칙뿐 아니라 관리인 선임 여부 자체를 가를 때도 같은 자리에서 작용한다.
이렇게 놓고 보면 제74조 안에서 대표자 선임의 원칙과 그 예외는 한 항 안에서 짝을 이루고, 그 예외 사유는 다른 항들에서 다시 쓰인다. 각 사유의 문구가 실제 행위와 책임의 표현을 어떻게 적고 있는지는 다음의 작업이다. 지금 확인한 것은 사유들이 어느 자리에서 어떤 틀로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에 한정된다.
4.4예외 사유의 문구들
예외 사유가 조문에 자리 잡은 형식을 살핀 뒤에는, 각 사유를 이루는 문구에 실제로 적힌 행위와 책임의 표현을 하나씩 확인할 차례이다. 표현을 넓혀 읽거나 문구에 없는 요건을 더하면 선임의 원칙이 무너지는 터전을 잃게 되므로, 우선 문구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에 머물러 읽는다.
제1호의 문구는 행위와 책임의 대상을 먼저 나열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2항 제1호는 "채무자의 재정적 파탄의 원인이 다음 각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행한 재산의 유용 또는 은닉이나 그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에 기인하는 때"라고 규정하고, 그 아래 각목은 "가. 개인인 채무자", "나. 개인이 아닌 채무자의 이사", "다. 채무자의 지배인"을 차례로 든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여기서 대상은 채무자 개인과 이사, 지배인으로 한정되어 있다. 이 밖의 사람을 끌어넣을 자리는 이 문구 안에 없다.
같은 문구는 행위의 모습을 "재산의 유용 또는 은닉"과 "그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의 둘로 적는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전자는 재산을 대하는 행위이고, 후자는 경영에 관한 책임의 정도를 함께 적는다. 문구가 행위의 모습을 둘로만 적어 놓았으므로, 그 하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적힌 표현을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 이 사례에서 관찰된 것은 신이 부실의 원인이라고 채권자협의회가 말한 사실, 신이 거래처와 기술을 아는 사람이 자기뿐이라고 답한 사실뿐이다. 신이 재산의 유용·은닉이나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에 해당하는지는 미정이다.
제2호는 다른 결의 문구를 쓴다. 제74조 제2항 제2호는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이 있는 경우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라고 규정한다. 문구는 채권자협의회의 요청과 상당한 이유를 함께 적는다. 요청만으로 끝나는 사유로 읽으면 문구에 적힌 상당한 이유라는 조건을 빼는 것이 되므로, 이 사례에서 채권자협의회가 제3자 관리인을 요구한 사실만으로 사유가 갖춰졌다고 말할 수 없다.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한편 제74조 제7항은 채권자협의회의 후보자 추천에 관해 "채권자협의회는 제2항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 법원에 관리인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이 문구는 추천할 수 있음을 적을 뿐이고, 추천에 법원이 따르도록 하는 표현은 담지 않는다. 앞서 살핀 제74조 제1항이 법원에 관리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의 의견을 들을 것을 두는 것과도 뜻이 다르지 않다. 채권자협의회의 의견이 법원의 선임 판단에 미치는 효과는 미정이다.
제3호는 "그 밖에 채무자의 회생에 필요한 때"라고 적는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앞의 두 사유에 들지 않는 경우를 받는 자리의 문구이므로, 앞 사유의 표현을 여기로 옮겨 붙일 수는 없다. 제74조 제2항이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때를 제외하고 개인인 채무자나 개인이 아닌 채무자의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는 바와 같이, 예외 사유는 적힌 문구로 한정하여 읽는 것이 선임의 원칙을 세우는 길이다.
4.5원칙과 예외의 맞물림
예외 사유의 문구들을 확인한 뒤에는, 그 문구가 해당하는 자리에서 대표자 선임의 원칙이 어떻게 물러나는지를 조문의 흐름 안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2항은 예외 사유를 먼저 열거한 다음, 그 사유가 없는 때를 조건으로 대표자 선임의 원칙을 세운다. 그 문구는 "법원은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때를 제외하고 개인인 채무자나 개인이 아닌 채무자의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이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원칙과 예외의 자리를 뒤바꿔 읽지 않으려면, "제외하고" 다음에 오는 의무가 예외 사유의 부존재를 전제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예외 사유의 첫째 자리는 재정적 파탄의 원인에 관한 것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2항 제1호는 "채무자의 재정적 파탄의 원인이 다음 각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행한 재산의 유용 또는 은닉이나 그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에 기인하는 때"를 규정하고, 그 각목은 "가. 개인인 채무자", "나. 개인이 아닌 채무자의 이사", "다. 채무자의 지배인"을 차례로 든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사유의 성립에 필요한 것은 각목의 자가 행한 재산의 유용 또는 은닉, 또는 그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이고, 그러한 행위나 책임이 재정적 파탄의 원인으로 기인하는 것이어야 한다. 조문은 그 밖의 요건을 더 보태지 않는다.
예외 사유의 둘째 자리에는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이 놓인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2항 제2호는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이 있는 경우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라고 적는다. 요청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당한 이유가 함께 있어야 하며, 조문은 그 이유의 기준을 별도로 밝히지 않는다. 제3호는 "그 밖에 채무자의 회생에 필요한 때"를 예외 사유로 삼는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앞의 두 사유에 들지 않는 경우에도 회생에 필요하면 대표자 선임의 원칙이 물러나는 틀이 열려 있는 셈이다.
예외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관리인 선임의 틀은 그대로 작동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1항은 "법원은 관리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의 의견을 들어 관리인의 직무를 수행함에 적합한 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제2항의 예외는 대표자를 선임하여야 한다는 의무를 거두어들일 뿐, 법원이 직무에 적합한 자를 선임하여야 한다는 제1항의 의무까지 없애지 않는다. 아울러 제74조 제2항 제7호는 "채권자협의회는 제2항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 법원에 관리인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고 적는다. 채권자협의회가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는 자리는 예외 사유가 해당하는 경우에 한정되며, 그 추천은 권한으로서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편 관리인을 선임하지 아니하는 경우와 그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보는 취급도 함께 놓고 보아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채무자가 개인, 중소기업, 그 밖에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자인 경우에는 관리인을 선임하지 아니할 수 있다. 다만, 회생절차의 진행 중에 제2항 각호의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4항은 "관리인이 선임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채무자(개인이 아닌 경우에는 그 대표자를 말한다)는 이 편의 규정에 의한 관리인으로 본다"고 규정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이나 후보자 추천은 제2항의 예외 사유가 해당하는 자리에 놓인 반면, 대표자가 관리인으로 간주되는 취급은 관리인이 선임되지 아니한 경우에 성립한다. 선임의 원칙과 그 예외가 맞물리는 자리를 끝내려면 이 둘을 뒤섞지 않아야 한다.
4.6선임 판단의 출발점
원칙이 예외에 밀리는 자리를 확인한 뒤에 남는 물음은, H사에서 그 자리를 가릴 사실이 무엇인지 묻는 일이다. 신이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하였고 법원은 관리인을 따로 선임하지 않았으므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4항은 "관리인이 선임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채무자(개인이 아닌 경우에는 그 대표자를 말한다)는 이 편의 규정에 의한 관리인으로 본다"라고 정한다. 이 조항에 따라 신은 관리인으로 간주되는 지위에 놓인다.
그 지위가 그대로 이어지는지는 제74조 제2항이 정한 예외 사유에 달려 있다. 제74조 제2항은 "법원은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때를 제외하고 개인인 채무자나 개인이 아닌 채무자의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라고 선언하면서, 그 각호의 사유를 둔다. 이 가운데 제1호는 "채무자의 재정적 파탄의 원인이 다음 각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행한 재산의 유용 또는 은닉이나 그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에 기인하는 때"를 들고, 그 각목은 "개인인 채무자", "개인이 아닌 채무자의 이사", "채무자의 지배인"을 차례로 적는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회사인 H사의 대표자인 신이 이 호의 각목 가운데 어디에 놓이는지, 그리고 그가 행한 것으로 지적된 사정이 "재산의 유용 또는 은닉"이나 "그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정하여진 바가 없다.
채권자협의회의 요구가 들어온 자리에서의 판단 근거도 같은 조항에 있다. 제74조 제2항 제2호는 "채권자협의회의 요청이 있는 경우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를 예외의 한 사유로 적는다. 제74조 제7항은 "채권자협의회는 제2항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 법원에 관리인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라고 신설 규정으로 둔다. 여기에서 요구는 곧 선임의 결과를 낳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이유가 함께 있는지를 판단의 출발점에 놓는다. 채권자협의회가 신을 부실의 원인이라 지적하면서 제3자 관리인을 요구한 사정이 상당한 이유에 이르는지는 미정이다.
법원이 선임을 새로 판단할 때 거쳐야 하는 절차의 기준도 함께 둔다. 제74조 제1항은 "법원은 관리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의 의견을 들어 관리인의 직무를 수행함에 적합한 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제74조 제5항은 "관리인을 선임하는 경우 법원은 급박한 사정이 있는 때를 제외하고는 채무자나 채무자의 대표자를 심문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후보자의 적합성을 가리는 판단은 의견 청취와 심문을 전제로 삼는다.
신이 거래처와 기술을 아는 사람이 자기뿐이라고 말한 사정은 이 심문의 자리에서 나온 설명이다. 그 설명이 적합성 판단에서 어느 무게로 다루어질지, 그리고 상당한 이유를 넘어서는지에 관하여는 자료가 정한 바가 없다. 지금까지 적은 사실관계와 법문의 자리는 판단의 출발점을 표시한 것이며, 신이 재산의 유용이나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에 해당한다는 법적 평가나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에 관한 결론은 아직 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