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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T법률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회계부정의 고의: 분식회계 사건에서 인식의 입증 · 제15권 · 제12장 · 초판

사후에 알게 된 것을 걷어내는 일

회계 추정의 합리성을 나중에 심사할 때, 결과가 드러난 뒤의 정보는 어떻게 걸러져야 하는가?

분량
약 2,200단어 · 9분
자료
조문 2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2.1추정 시점이 가르는 범위
  3. 12.2사후 정보 걷어내기
  4. 12.3내부 통제가 남긴 기록
  5. 12.4기준 시점의 확정
  6. 12.5남는 불확실성과 다음 물음
  7. 다룬 법령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회계 추정의 합리성을 나중에 심사할 때 결과가 드러난 뒤의 정보가 어떻게 걸러져야 하는지를 묻는다. 추정 시점이 가르는 범위를 기준으로 사후 정보를 걷어내는 방법을 세우고, 기준 시점의 확정과 그 뒤에도 남는 불확실성을 차례로 살핀다.

12.1추정 시점이 가르는 범위

회계 추정이 놓인 자리를 확인한 다음에 남는 것은 그 추정을 지탱한 자료의 범위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가려지는지이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는 회계처리기준의 근거를 두면서도 그 적용 시점의 사정을 따로 적고 있지 않다. 대신 회사의 의무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같은 법 제5조제3항 전단은 "회사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문장은 재무제표의 작성이 회계처리기준을 따르는 행위임을 선언할 뿐이다. 따라서 N사가 재무제표에 매출을 기재한 시점과, 그 기재를 뒷받침한 원가 추정치가 산출된 시점은 서로 놓인 자리가 다르다.

같은 항은 적용 방법에 관하여 한정을 둔다. 같은 조항 후단은 "이 경우 제1항제1호의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하여야 하는 회사의 범위와 회계처리기준의 적용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덧붙인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적용 방법이 하위 법령에 맡겨진 이상, 추정의 대상과 그 산출에 쓰인 자료의 범위는 회계처리기준이 정하는 절차 안에서 판단된다. 이 사례에서 을은 현장에서 올린 원가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하였다고 진술한다. 그 진술이 사실이라면 추정의 산출 근거는 현장에서 올라온 계산에 있고, 재무제표에 숫자가 옮겨진 시점은 그 근거를 반영한 뒤의 일이다.

추정이 회계처리와 감사 양쪽에서 같은 모양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점도 짚어 둔다. 같은 법 제5조제2항은 "제1항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은 회사의 회계처리와 감사인의 회계감사에 통일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통일성과 객관성은 추정의 결과만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추정이 어떤 자료를 놓고 산출되었는지를 함께 봐야 하는 까닭이다. 이 사례에서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 범위를 확정하기 전에는 감사인이 같은 추정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를 단정할 수 없다.

회사가 따라야 할 회계처리기준이 무엇인지도 분명히 해 둔다. 같은 법 제5조제1항은 회계처리기준의 종류를 두 가지로 나눈다. 같은 항 제1호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의 국제회계기준을 채택하여 정한 회계처리기준"이고(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같은 항 제2호는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정한 회계처리기준"이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어느 쪽을 적용하든 추정의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은 같다. 추정 시점에 존재하지 않았던 자료를 산출의 근거로 되돌려 놓으면, 그 추정은 회계처리기준이 요구하는 절차를 따르지 않은 것이 된다.

이 사례에서 추정 시점에 존재했는지가 확인되지 않는 자료가 남는다. 공정표의 작성 시점이 그 가운데 하나이다. 공정표가 원가 추정치를 뒷받침하였다면 그 작성 시점은 추정이 이루어진 때와 겹치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그러나 그 작성 시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내 메신저에 남은 메시지도 마찬가지이다. 그 메시지가 담은 내용은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추어 달라는 취지이지만,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이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이 메시지 한 줄만으로 지시가 추정에 선행하였는지를 정할 수 없다.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확정된 것처럼 채워 넣지 않는 범위가 여기에서 드러난다.

결국 추정 시점이 가르는 것은 그 시점에 쓸 수 있었던 자료의 경계이다. 을의 진술이 놓은 자리는 현장에서 올라온 추정치이고, 갑의 진술이 놓은 자리는 숫자 작성의 관할이다. 두 진술이 서로 다른 자리를 가리키므로, 어느 쪽이 추정의 산출에 관여하였는지는 이 자리에서 정해지지 않는다. 추정치를 지탱한 자료가 그 시점에 실제로 존재하였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남는다. 확인되지 않은 공정표의 작성 시점을 지어내지 않고,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나아가는 범위가 이 자리에서 정해진다.

12.2사후 정보 걷어내기

그 시점에 사용할 수 있었던 자료의 범위를 가린 뒤에는, 그 뒤에 드러난 사실이 그 범위 안으로 되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일이 남는다. 회계 추정의 합리성은 추정이 이루어진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제2항은 "제1항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은 회사의 회계처리와 감사인의 회계감사에 통일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이 기준은 판단의 시점을 일정하게 묶어 두므로, N사가 앞당겨 기재한 매출 900억 원을 평가할 때에도 결과가 드러난 뒤의 정황을 심판의 재료로 삼을 수 없다는 뜻이 된다.

추정의 시점은 재무제표 작성의 시점이기도 하다. 같은 법 제5조제3항은 "회사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1항제1호의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하여야 하는 회사의 범위와 회계처리기준의 적용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을이 원가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하였다는 진술, 대표 갑이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는 진술이 어느 시점에 어떤 근거로 내려졌는지는 이 문장이 정하는 작성의 시점과 나란히 놓고 보아야 한다.

사후에 밝혀진 오류를 추정의 시점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금지된다는 점은 판례에서도 확인된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은 감사인이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과 회계감사기준의 지위를 두고 "감사인은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주식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피감사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함으로 인한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구 외부감사법 제1조, 제5조 제1항)."라고 설시하였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감사를 수행한 당시의 절차와 근거이지, 그 뒤에 드러난 재무제표의 오류 자체가 아니라는 뜻이다. 같은 판결은 이어서 "사후적으로 재무제표에서 일부 부정과 오류가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감사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하면서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고 경영자 진술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확인절차를 거치는 등 회계감사기준 등에 따른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그 임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갑 법인이 위와 같이 요청한 이후에 그 내용이 최종 감사보고서와 최종 재무제표 등에 반영되어 수정되었는지 여부와 그 과정의 합리성과 적절성 등에 관하여 더 살펴보았어야 하는데도, 만연히 갑 법인이 을 은행의 재무제표상 거짓 기재를 인지하고서도 이를 지적하지 아니한 채 적정 의견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고 판단하여 갑 법인이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 또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병 등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사후에 확인된 오류만으로 당시의 판단을 뒤집을 수 없고, 당시의 확인 절차를 따로 살펴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판결이 다루는 것이 감사인의 민사상 주의의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결과를 곧바로 회계처리기준 위반의 고의나 형사적 평가로 옮겨 놓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사후에 알게 된 것을 전부 버리는 것은 아니다. 그 정보가 사실은 추정 시점에도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로 쓰는 일은 남는다. 회계처리기준이 요구하는 객관성은 산출 근거가 그 시점에 실재하였는지를 묻는 작업과 맞닿아 있으므로, 뒤늦게 확인된 공정표라도 작성 시점이 추정의 시점 이전으로 밝혀진다면 판단의 범위 안으로 돌아올 수 있다. 다만 확정되지 않은 작성 시점을 지어내어 그 자료를 끌어들이는 것은 앞서 분리해 둔 사후 정보를 되돌리는 일과 다를 바 없다.

사내 메신저에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추어 처리하라는 지시가 한 줄 남은 경우도 같은 잣대를 적용한다.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이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추정이 이루어진 시점에 이미 존재한 지시였는지, 아니면 그 뒤에 생긴 정황인지를 먼저 가려내어야 한다. 수신자와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기록은, 어느 쪽이든 단정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이렇게 사후 정보를 걷어내는 작업을 마치면, 추정 시점에 실재한 자료만으로 산출 근거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이 판단만으로는 매출 900억 원의 기재가 확정손해인지, 고의에 따른 것인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남은 사실의 기재가 법적 평가를 대신하지 못한다는 점은 이 자리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12.3내부 통제가 남긴 기록

사후 정보를 걸러낸 뒤에는 추정 당시의 판단 근거를 그대로 보여 주는 자료가 남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문제는 곧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요구한 절차가 실제로 어느 자료에 흔적을 남겼는지 읽는 일이 된다. 외부감사법 제8조는 회계정보의 작성 단계에서 어떤 통제가 있어야 하는지를 정하고 있다.

그 조문은 먼저 회계정보의 기초가 되는 거래에 관한 정보를 포함하여 회계정보의 식별·측정·분류·기록 및 보고 방법을 규정에 담도록 요구한다. 외부감사법 제8조 제1항 제1호는 "회계정보(회계정보의 기초가 되는 거래에 관한 정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식별·측정·분류·기록 및 보고 방법에 관한 사항"을 규정할 것을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진행률을 산정한 방법과 그에 들어간 원가 추정치를 어떤 절차로 기록하는가가 이 범위에 놓인다. 다만 동항 단서는 자산총액이 1천억원 미만인 비상장회사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회사는 예외로 두고 있으며, N사가 그 예외에 드는지는 미정이다.

측정 자체가 아니라 그 측정을 다시 검증하는 통제도 규정에 넣도록 되어 있다. 외부감사법 제8조 제1항 제3호는 "회계정보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 및 조정 등 내부검증에 관한 사항"을 요구한다. 이 검증의 흔적이 남아 있다면 추정치를 만든 뒤에 무엇을 점검하고 무엇을 조정했는지가 드러난다. 그러나 확인된 기록만으로 그 검증이 진행률 과다 산정을 실제로 잡아냈는지는 정해지지 않는다.

장부를 위조나 변조로부터 지키고 업무 분장을 명백히 하는 통제도 함께 정한다. 외부감사법 제8조 제1항 제4호는 "회계정보를 기록·보관하는 장부(자기테이프·디스켓, 그 밖의 정보보존장치를 포함한다)의 관리 방법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를 방지하기 위한 통제 절차에 관한 사항"을 규정할 것을 요구하고, 같은 항 제5호는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와 공정표의 작성 시점이 이 분장과 보관의 기록에 해당한다. 추정치를 뒷받침한 자료가 언제 만들어지고 누구를 거쳐 감사인에게 넘어갔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절차를 밟지 않은 회계정보의 작성은 별도로 금지된다. 외부감사법 제8조 제2항은 "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의하지 아니하고 회계정보를 작성하거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따라 작성된 회계정보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 이 금지는 기록의 존재 여부와 별개로 성립하며, 내부 기록이 없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위반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례에서 갑의 진술과 을의 진술은 각자의 업무 범위에 대한 설명일 뿐, 어느 쪽도 이 기록에 대응하는 사실로 확정되지 않는다.

내부 통제의 운영 실태는 감사를 거쳐 남는다. 외부감사법 제8조 제5항은 "회사의 감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평가하여 이사회에 사업연도마다 보고하고 그 평가보고서를 해당 회사의 본점에 5년간 비치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관리·운영에 대하여 시정 의견이 있으면 그 의견을 포함하여 보고하여야 한다"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이 평가보고서와 시정 의견이 남아 있다면 추정 과정에서 무엇이 지적되고 무엇이 바로잡혔는지가 드러난다. 그러나 사내 메신저에 남은 한 줄의 지시가 누구에게 언제 내려졌는지는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이는 위 평가보고서가 다루는 범위를 넘는 문제로 남는다.

12.4기준 시점의 확정

내부 기록의 절차를 살펴보았으므로, 이제 사후에 알게 된 것을 걷어내고 평가할 시점을 정하는 문제에 이른다. 추정치가 과다하였는지, 또 그 과다가 당시에 합리적인 범위를 넘었는지는,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한 바로 그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외부감사법 제5조는 회사의 재무제표 작성 의무를 규정하며, 그 제3항은 "회사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1항제1호의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하여야 하는 회사의 범위와 회계처리기준의 적용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라고 선언한다. 이 조항이 정하는 것은 작성 의무의 준거이며, 그 의무가 작동하는 때가 곧 회계 판단이 이루어진 시점이다.

회사가 회계처리기준을 지켰는지는 재무제표가 확정된 뒤가 아니라, 회계정보가 측정되고 분류되던 당시의 사정으로 돌아가서 살펴야 한다. 사후에 드러난 진행률이나 확정된 원가가 나중에 어떤 값을 보여주든, 그 값은 당시의 판단을 평가하는 재료가 될 수 없다. 추정치가 당시에 합리적이었는지를 물어야 하므로, 질문의 시각을 뒤로 옮겨 놓으면 안 된다.

이 시각을 재무제표 작성의 순간에 고정하면, 그 순간에 무엇이 회계정보로 식별되고 측정되었는지도 함께 정해진다. 외부감사법 제8조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구성 사항으로서 "회계정보(회계정보의 기초가 되는 거래에 관한 정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식별·측정·분류·기록 및 보고 방법에 관한 사항"(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을 요구한다. 이 규정은 회계정보가 어떤 단계를 거쳐 형성되는지를 절차로 규정하며, 그 절차가 진행되던 바로 그 시간이 기준 시점이 됨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3년간의 매출 900억 원을 앞당겨 기재한 데 대한 평가는 각 회계연도의 작성 시점마다 따로 놓고 보아야 한다.

또한 감사인의 검토 대상이 무엇이었는지도 이 시점에서 정해진다. 같은 조 제6항은 "감사인은 회계감사를 실시할 때 해당 회사가 이 조에서 정한 사항을 준수했는지 여부 및 제4항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에 관한 보고내용을 검토하여야 한다. 다만, 주권상장법인(직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이 1천억원 미만인 주권상장법인은 제외한다)의 감사인은 이 조에서 정한 사항을 준수했는지 여부 및 제4항에 따른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에 관한 보고내용을 감사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라고 정한다.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가 기준 시점마다 달랐다면, 그 차이는 각 시점의 판단을 평가할 때 함께 놓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기준 시점을 재무제표 작성의 시점으로 정한다 하여, 그 시점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수치로 환산하거나 정량적인 기준으로 만들 수는 없다. 회계처리기준이 요구하는 통일성과 객관성의 정도를 점수로 매기는 방법은 법문에 마련되어 있지 않다. 기준 시점이 정해졌다는 것은, 사후에 알게 된 것을 걸러낸 뒤 그 시점에 남은 사실만으로 합리성을 살펴보자는 뜻일 뿐이다.

따라서 갑의 진술과 을의 진술, 메신저에 남은 한 줄, 그리고 공정표와 결재 서명의 흐름은 모두 기준 시점에 무엇이 존재했는지를 둘러싼 자료이다. 그 시점에 존재한 사실만 모아놓아도, 그 사실이 당시의 추정을 합리적이었는지 아닌지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판단은 남은 기록에 무엇이 담겼는지를 더 살펴본 뒤에야 비로소 가능하다.

12.5남는 불확실성과 다음 물음

준비해야 할 시점이 정해졌으니 이제 사후에 알게 된 것을 덧붙이는 일이 남는다. 재무제표에 기재된 추정치가 사후의 정산이나 시장 상황과 어긋났다는 사실만으로 작성 당시의 인식을 단정할 수는 없다. 이 단계에서는 기록을 읽을 때 뒤늦게 생긴 정보를 걷어내고, 걷어낸 뒤에도 무엇이 남는지 가만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회계정보의 기초가 되는 거래에 관한 정보까지 다루도록 짜여 있다. 외부감사법 제8조 제1항은 회사가 갖추어야 할 내부회계관리규정의 내용을 열거하면서, "1. 회계정보(회계정보의 기초가 되는 거래에 관한 정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식별·측정·분류·기록 및 보고 방법에 관한 사항"을 첫째로 든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진행률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는 일은 측정과 기록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므로, 이 항은 추정치가 어떤 경로로 수치가 되었는지를 묻는 근거가 된다. 같은 조 제1항 제2호는 "2. 회계정보의 오류를 통제하고 이를 수정하는 방법에 관한 사항"을 요구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추정치의 과다가 나중에 드러났다면, 오류를 잡아내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었는지가 남는 쟁점이 된다.

기록을 남기는 책임의 위치도 규정에 새겨져 있다. 같은 조 제1항 제5호는 "5. 회계정보의 작성 및 공시와 관련된 임직원의 업무 분장과 책임에 관한 사항"을 내부회계관리규정에 담을 사항으로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을이 현장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진술과 갑이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고 진술한 대목은, 이 호가 정하는 업무 분장의 문건과 견주어 보아야 한다. 업무 분장이 어떻게 적혀 있었는지에 관한 기록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진술만으로 작성 책임이 누구에게 놓였다고 정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회사가 내부회계관리제도를 거치지 않고 회계정보를 만드는 것은 막혀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의하지 아니하고 회계정보를 작성하거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따라 작성된 회계정보를 위조·변조·훼손 및 파기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8조). 이 금지의 문구는 작성 경로를 묻는 문제와 맞물려, 진행률 추정치가 어떤 절차로 수치화되어 재무제표에 이르렀는지를 따져 보게 한다. 다만 사내 메신저의 한 줄이 어떤 절차 안에서 남은 것인지,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이 어느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렇게 걷어내고 나면 남는 것은 절차의 흔적과 인원의 위치다.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추정치의 측정과 기록을 어떻게 다루도록 되어 있었는지, 오류 통제가 실제로 움직였는지, 업무 분장에 따라 누가 어느 자리에 서 있었는지에 관한 기록이 남는다. 공정표의 작성 시점,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기재된 사실만으로는 작성자와 승인자가 무엇을 알았는지가 확정되지 않고, 고의라는 법적 평가도 내려지지 않는다. 남은 기록이 각자의 인식을 가리키는 방향을 읽어 내는 일은 다음에 살펴볼 쟁점이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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