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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부정의 고의: 분식회계 사건에서 인식의 입증 · 제15권 · 제2장 · 초판

회계처리기준이란 무엇을 가리키는가

외부감사법 제5조가 말하는 회계처리기준은 무엇이고, 그 기준과 다르다는 판단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분량
약 2,3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1 · 판결 0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2.1기준 준수 의무의 문언
  3. 2.2장부와 재무제표의 작성
  4. 2.3준수 의무의 주체
  5. 2.4기준과 다르다는 판단의 대상
  6. 2.5기준 위반 판단의 성질
  7. 2.6작성자 문제로 남은 물음
  8. 다룬 법령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외부감사법 제5조가 말하는 회계처리기준이 무엇이고 그 기준과 다르다는 판단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묻는다. 기준 준수 의무의 문언과 주체, 장부와 재무제표의 작성, 판단의 대상과 성질을 차례로 읽고, 작성자 문제로 남은 물음을 확인한다.

2.1기준 준수 의무의 문언

작성 책임과 오류·인식의 구분을 거쳐, 이제 회계처리기준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를 제5조의 문언에서 확인한다. 이 조문은 기준의 정립 주체, 구분, 그리고 그에 따른 회사의 의무를 차례로 놓고 있다. 먼저 기준이 누구에 의해 정해지는지를 보아야 한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준을 정하는 주체가 적혀 있는 까닭이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제1항은 "금융위원회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권선물위원회”라 한다)의 심의를 거쳐 회사의 회계처리기준을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하여 정한다."고 선언한다. 이 문언은 회계처리기준이 회사가 자의로 정하는 기준이 아니라 외부의 권위에 따라 확정되는 규범임을 분명히 한다.

같은 항은 이어서 기준의 구분을 두 호로 나눈다. 제5조제1항제1호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의 국제회계기준을 채택하여 정한 회계처리기준"을, 제2호는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정한 회계처리기준"을 각각 규정한다. 이 구분은 회계처리기준의 출처를 나누는 것이며, 어떤 회사에 어느 기준이 적용되는지는 문언상 별도의 절차에 맡겨진다. 제5조제3항은 "이 경우 제1항제1호의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하여야 하는 회사의 범위와 회계처리기준의 적용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단서를 두어, 그 범위와 방법을 조문 밖의 정함에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문언만으로는 어느 회사에 어느 기준이 적용되는지를 확정할 수 없다.

제5조는 기준의 성격을 다시 한 번 가다듬는다. 제5조제2항은 "제1항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은 회사의 회계처리와 감사인의 회계감사에 통일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이는 기준이 회사 혼자만의 판단 기준이 아니라 회계감사의 준거와 함께 통일성과 객관성을 담보하는 규범임을 드러낸다. 이 사례에서 매출 900억 원을 앞당겨 기재한 것이 오류인지 인식의 문제인지는, 바로 이 통일성과 객관성이 전제된 기준에 비추어 판단할 사안이다.

문제는 회사의 의무가 어디에 놓이는가이다. 제5조제3항 본문은 "회사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고 명한다. 이 문언은 회사의 의무를 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으로 설정하며, 의무의 대상 문서를 재무제표로 특정한다. 따라서 N사가 과다하게 산정한 진행률이 이 기준에 부합하는지의 판단은, 재무제표 작성의 준거로서 회계처리기준이 놓인 자리를 확인하는 작업과 맞닿는다.

앞 장에서 나눈 숫자의 오류와 인식의 문제는 이 문언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자리에 놓인다. 숫자의 오류는 기준에 따른 산정을 벗어난 착오이며, 인식의 문제는 기준 자체의 적용 대상과 방법에 관한 판단을 요구한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제5조제3항 본문이 정하는 회계처리기준 준수 의무의 문언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갑이 진술한 것처럼 숫자의 작성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이며, 기준 준수 의무의 문언 자체는 그 책임의 소재를 정하지 않는다. 한편 제5조제1항 각 호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의 구체적 내용이나 세부 규칙은 이 문언에 담겨 있지 않으므로, 지금은 문언이 기준 준수 의무를 어디에 두는가만을 확인하는 데 그친다.

2.2장부와 재무제표의 작성

회계처리기준이 작성 의무의 준거로 놓였다는 점을 확인한 다음에 남는 물음은, 그 의무가 실제로 맞추어진 문서가 무엇인가이다. 외부감사법 제5조 제3항이 그 문서를 어떻게 적시하는지 조문의 문언부터 읽어야 한다.

법률은 작성 대상의 문서를 이렇게 적시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은 "회사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같은 항이 덧붙이는 단서도 함께 확인하여야 한다. 그 단서는 "이 경우 제1항제1호의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하여야 하는 회사의 범위와 회계처리기준의 적용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이 문언이 적시하는 작성 대상은 재무제표이고, 그 대상에 장부가 함께 적시되어 있지는 않다. 미완성 공사의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한 결과가 900억 원의 매출을 앞당겨 재무제표에 기재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할 때, 그 기재 자체는 재무제표에 관한 확인 사항이다.

한편 회계처리기준이 맞추어질 것으로 정해진 경지는 작성 의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 점을 밝히기 위해 법률의 다른 문언을 함께 읽어야 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은 회사의 회계처리와 감사인의 회계감사에 통일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회계처리는 재무제표에 기재되기 전에 회사가 행하는 측정과 인식의 경과를 가리키고, 회계감사는 감사인이 그 결과를 검증하는 경과를 가리킨다. 따라서 회계처리기준은 재무제표의 작성에만 맞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문서가 나오기까지의 회계처리와 그 문서가 검증되는 회계감사 양쪽에 함께 맞추어지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이 사례에서 원가 추정치가 반영된 경과는 회계처리에 관한 확인 사항에 해당하고,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는 회계감사에 관한 확인 사항에 해당한다.

작성 주체와 작성 방법에 관한 문언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은 작성 주체를 "회사"로 적시하면서도, 적용 회사의 범위와 적용 방법을 대통령령에 맡긴다. 같은 조 제1항이 회계처리기준을 구분하여 정하는 일을 금융위원회에 맡긴 문언도 확인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이 금융위원회에 그 일을 맡기면서 둔 절차는 "금융위원회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권선물위원회"라 한다)의 심의를 거쳐 회사의 회계처리기준을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하여 정한다"라는 문언으로 적시되어 있다. 그 구분은 "1. 국제회계기준위원회의 국제회계기준을 채택하여 정한 회계처리기준 2.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정한 회계처리기준"으로 나누어 놓인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문언상 어떤 구분의 기준이 어느 회사에 적용되는지, 그리고 그 기준이 측정이나 인식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이 조문이 담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장부의 작성과 재무제표의 작성의 관계에 관한 확인은, 장부가 회계처리의 결과를 담는 문서에 해당하는지는 이 사례의 기재에서 미정으로 남는다. 공정표의 작성 시점,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이 사례에서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장부와 재무제표의 대응 관계나 확정손해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대표 갑의 진술과 재무담당 임원 을의 진술이 어긋나는 점도 회계처리기준의 문언만으로는 정리되지 않는다.

2.3준수 의무의 주체

제5조가 장부와 재무제표 가운데 어떤 문서를 기준 준수의 대상으로 삼는지 확인한 데에서 나아가, 이제 그 의무가 누구에게 지워지는지를 문언으로 살핀다. 준수 의무의 주체를 확정하는 일은 뒤에 이어질 판단의 대상과도 맞닿아 있기에, 제5조가 적시한 주체의 범위를 먼저 읽어 두어야 한다. 합성 사례의 갑과 을이 각각 어떠한 책임을 지는지는 이 문언만으로 확정되지 않으므로, 그 점은 별도로 남겨 둔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는 의무의 부담자를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의무 조항을 그대로 옮기면 "회사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1항제1호의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하여야 하는 회사의 범위와 회계처리기준의 적용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이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이 문언은 작성 의무의 주체를 '회사'로 한정하여 적시하고, 자연인이나 임직원을 그 주체로 적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회사'가 무엇을 가리키는지에 관하여는 제5조의 문언에 별도의 정의 규정이 두어져 있지 않다. 제5조는 회계처리기준의 구분, 확보되어야 할 통일성과 객관성, 업무 위탁, 내용 수정 요구, 회계기준제정기관의 예산 편성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항을 규정하면서도, 의무의 주체인 '회사'의 의미를 자체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그 범위는 이 조문 밖의 규정에서 정하여지는 것으로 남아 있다.

제5조는 의무의 실행 수단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는 표현을 쓴다. 즉, 문언은 회사에 재무제표 작성을 요구할 뿐, 그 작성에 관여한 사람 개개인에게 기준 준수 의무를 직접 부과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재무담당 임원 을이나 대표 갑이 작성에 관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들이 곧 제5조상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같은 조문은 그 의무의 이행 방법을 정할 수단도 함께 마련하였다. 문언의 "이 경우 제1항제1호의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하여야 하는 회사의 범위와 회계처리기준의 적용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부분은, 채택된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할 회사의 범위를 위임된 하위 규정에서 정하도록 한 것이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이에 따르면 일정한 회사가 의무의 주체인지 여부까지도 조문 자체만으로는 끝까지 판단되지 않고, 위임 규정이 정한 범위에 따라 확정된다. 위임 규정이 정한 범위는 그 문헌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미정으로 남는다.

그 밖에 제5조는 기준을 정하는 주체와 회계기준제정기관의 의무를 함께 규정하지만, 회사의 기준 준수 의무를 대신하거나 대행하는 주체는 두지 아니한다. 금융위원회가 회계처리기준을 정하고, 회계기준제정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내용 수정 요구를 따르도록 규정된 것은 기준의 형성 과정에 관한 사항이다. 감사인이 회계감사를 하는 과정에서 기준을 적용한다는 내용 역시 같은 조의 제2항에 기준의 확보를 정한 것일 뿐, 재무제표 작성 의무의 주체를 감사인으로 옮기는 것은 아니다.

합성 사례의 N사에서 미완성 공사의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한 책임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는, 제5조가 적시한 '회사'라는 문언만으로는 특정되지 않는다. 을의 진술이나 갑의 진술, 사내 메신저에 남은 한 줄의 지시가 제5조의 주체를 확정하는 자료가 되는지도 정하여져 있지 않다. 따라서 N사가 제5조상 의무의 주체인지는 이 문언으로 확인되지만, 갑과 을의 직책이나 개별 행위가 그 의무의 귀속에 미치는 효과는 확정되지 아니한다.

2.4기준과 다르다는 판단의 대상

준수 의무가 누구에게 부과되는지를 밝힌 뒤에 남는 물음은, 그 의무의 준수 여부를 어느 단위에서 가늠하느냐이다. 다시 말해 기준과 다르다는 판단이 개별 회계처리 하나하나에 걸리는지, 아니면 그것을 담은 재무제표 전체에 걸리는지를 정하여야 한다. 이는 앞서 살핀 주체의 범위와는 별개의 문제이고, 제5조의 문언이 스스로 밝히고 있는 부분에서 출발한다.

회사가 무엇에 따라 무엇을 작성하여야 하는지를 두고 외부감사법 제5조는 이렇게 규정한다. "③ 회사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1항제1호의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하여야 하는 회사의 범위와 회계처리기준의 적용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조문은 의무의 이행 대상을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일로 삼고, 따를 기준은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으로 지목한다. 이 문언에 비추면, 회사가 제출한 재무제표가 기준에 부합하는지의 여부가 제5조상 의무의 준수를 가늠하는 자리이고, 개별 계정이나 개별 회계처리는 그 판단의 재료를 이룰 뿐이다.

이 판단 단위가 기준의 성격과도 맞닿아 있음을 보여 주는 규정이 제5조 제2항이다. "② 제1항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은 회사의 회계처리와 감사인의 회계감사에 통일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 회계처리기준이 회사의 회계처리와 감사인의 회계감사 양쪽을 향해 통일성과 객관성을 지향한다고 규정한 까닭은, 기준이 개별 회사의 사정에 따라 달리 적용될 사안이 아니라 공통의 잣대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판단이라 하여 각 회계처리를 따져 보는 작업이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니고, 그 반대로 개별 회계처리를 하나하나 들여다본다는 사실이 곧바로 개별 회계처리를 판단의 독립된 단위로 삼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회계처리기준으로 삼을지도 같은 조항이 구분하여 밝힌다. 제5조 제1항은 "① 금융위원회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권선물위원회”라 한다)의 심의를 거쳐 회사의 회계처리기준을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하여 정한다. 1. 국제회계기준위원회의 국제회계기준을 채택하여 정한 회계처리기준 2.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정한 회계처리기준"(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이라고 규정한다. 기준의 종류가 이와 같이 나뉘어 있다는 것은 판단의 잣대가 무엇인지 정하는 작업에 해당하되, 판단이 걸리는 단위를 정하는 작업과는 구별된다. 기준의 종류를 정한 규정으로부터 판단의 단위를 끌어낼 수는 없다.

한편 회계처리기준의 적용에 관하여서는 제5조 제3항이 "제1항제1호의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하여야 하는 회사의 범위와 회계처리기준의 적용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하여, 회사의 범위와 적용 방법을 하위 법령에 맡긴다. 이 문언이 다루는 것은 어느 회사가 어떤 방법으로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이고, 회사가 기준에 맞게 작성하였는지를 판단하는 단위가 무엇인지의 문제는 여기에 포섭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적용 방법에 관한 위임 규정을 근거로 판단 단위나 산정 방법을 새롭게 정하여서는 안 된다.

문언이 판단의 단위를 재무제표에 두고, 기준의 종류와 적용 방법에 관하여만 별도의 정함을 두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 문언의 범위에서 벗어나 판단이 걸리는 단위를 개별 회계처리로 옮기거나, 산정 방법을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은 제5조에서 읽어낼 수 없는 영역이다. N사에서 확인된 매출의 조기 기재가 재무제표 전체에 관한 판단의 재료인지는 이 틀 안에서 다루어야 하고, 개별 회계처리 단위의 판단으로 곧바로 환원하는 것은 문언이 정한 바에 부합하지 아니한다. 다만 이 판단이 무엇을 확정하고 무엇을 확정하지 않는지의 문제는 남아 있다.

2.5기준 위반 판단의 성질

개별 회계처리가 기준에 부합하는지 따진 결과가 나왔다면, 그 결과가 무엇을 확정하는지가 이어서 묻는 자리이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제2항은 "제1항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은 회사의 회계처리와 감사인의 회계감사에 통일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회계처리기준의 역할은 회사의 처리와 감사인의 감사에 공통의 기준을 놓는 데 있다. 기준과 다르다는 판단은 이 공통 기준에 비추어 어떤 처리가 어긋났는지를 가려내는 작업이다.

그 판단이 다루는 대상은 앞서 정리한 대로 개별 회계처리이다. 그러한 판단이 확정하는 것은 그 처리가 정한 기준을 따르지 않았다는 사실관계이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5조제3항은 "회사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회사는 이 규정에 따라 작성 의무를 부담하므로, 기준을 따르지 않은 처리는 재무제표 작성 의무에 어긋난 것으로 취급된다. 이 규정은 작성 의무의 방향과 근거를 적고 있을 뿐, 위반의 결과로 무엇이 따라오는지는 적지 않는다.

그 판단이 확정하지 않는 것도 분명히 둘러야 한다. 기준 위반은 회계처리의 형태가 정한 기준과 다르다는 사실을 가리킬 뿐, 그 처리를 한 사람이나 승인한 사람이 어떤 인식을 가졌는지는 다루지 않는다.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하여 매출을 앞당겨 기재한 처리가 기준을 벗어났다고 판단되더라도, 그 판단만으로는 원가 추정치를 올린 사람이나 그 추정치를 반영한 사람의 인식 내용이 정해지지 않는다. 인식의 문제는 별도의 판단 대상이다.

인식의 판단에 나아가기 전에 짚어둘 것은, 기준 위반이라는 사실관계가 곧바로 고의라는 법적 평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사례에서 사내 메신저에는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춰 달라는 취지의 한 줄이 남아 있고,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은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메시지의 존재와 시점은 사실의 기재이다. 그러나 기준 위반이라는 사실과 메시지에 적힌 한 줄이 함께 놓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작성자나 승인자의 인식이 특정되지 않고 고의의 법적 평가도 확정되지 않는다. 추정치를 뒷받침한 공정표의 작성 시점,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 결재선에 남긴 서명의 순서는 미정이다. 확정손해나 고의라는 법적 평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준 위반 판단은 그 자체로 끝나는 사실 판단이다. 이 판단을 작성자의 인식을 확정한 것으로, 또는 승인자의 인식을 확정한 것으로 읽어 넘기면 판단 대상이 섞인다. 앞의 판단은 회계처리의 형태에 관한 것이고, 뒤의 판단은 인식의 내용에 관한 것이다. 두 판단 사이의 거리를 지킨 채로 읽어야, 기준 위반이 고의의 확정으로 건너가지 않는다.

2.6작성자 문제로 남은 물음

기준 위반이 무엇을 확정하는지와 무엇을 확정하지 않는지를 나눈 뒤에는, 그 판단이 가리키는 행위자의 범위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고의라는 평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 판단의 주체를 누가라고 미리 적는 것은 앞선 구분을 무너뜨린다. 그러므로 이 장의 끝에서 다루어야 할 물음은, 회계처리기준의 준수 의무가 누구의 어떤 행위를 전제로 하는가이다.

그 물음에 답하는 근거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우선 제5조의 문언이다. 외부감사법 제5조제3항은 의무의 주체와 그 행위를 함께 적는다. 그 조항은 "회사는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라고 선언한다. 이 문장이 지정하는 의무자는 '회사'이고, 의무의 내용은 '회계처리기준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한다'이다.

같은 조항은 문장의 뒤쪽에서 적용 범위의 확정을 다른 규범으로 미룬다. "이 경우 제1항제1호의 회계처리기준을 적용하여야 하는 회사의 범위와 회계처리기준의 적용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단서가 바로 그것이다. 회사 중 어떤 회사가 어떤 방법으로 기준을 적용할지는 이 조문 안에서 정해지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앞당겨 기재된 매출이 어느 회사의 어느 적용 방법에 속하는지는, 그 단서가 가리키는 별도의 정함에 맡겨진다.

한편 제5조는 회계처리기준의 성격에 대해서도 말한다. 제5조제2항은 기준의 역할을 밝힌다. 그 항은 "제1항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은 회사의 회계처리와 감사인의 회계감사에 통일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적는다. 이 사례에서 원가 추정치의 반영 방식이 기준과 다르다면, 그 판단은 회사의 회계처리가 통일성과 객관성의 요구에 부합했는지를 다룬다.

그러나 제5조의 문언은 그 판단에서 사람의 인식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조문의 어디에도 재무제표의 숫자를 만든 자, 현장의 추정치를 올린 자, 지시한 자, 결재한 자를 각각 어떻게 볼지 정하는 단서는 들어 있지 않다. 제5조가 의무자를 '회사'로 적는 것은 그 문언이 선택한 표기일 뿐, 회사 안에서 어떤 자리의 어떤 행위가 기준 준수 의무에 걸리는지를 밝히는 설명은 아니다.

따라서 작성자를 특정하는 일은 이 조문의 문언을 넘어 새로이 세워야 할 규칙의 문제로 남는다. 이 사례에서 을이 원가 추정치를 반영하였다고 진술한 것과 갑이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고 진술한 것은, 제5조의 문언이 곧바로 평가하도록 맡긴 사실이 아니다. 메신저에 남은 한 줄의 지시와 그 수신자·시점의 불일치 역시, 작성자를 가리키는 규칙이 정해지기 전에는 그 지시가 누구의 어떤 행위를 의미하는지로 이어지지 않는다.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이 자리에서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제5조가 '회사'의 '작성'을 기준의 준수 대상으로 삼는다는 문언뿐이다. 그 문언이 특정 개인의 어떤 행동을 작성으로 삼는지는 다음 장이 다룰 문제로 남는다.

다룬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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