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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T법률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회계부정의 고의: 분식회계 사건에서 인식의 입증 · 제15권 · 제13장 · 초판

간접사실로 인식을 세우기

직접 증거가 없을 때 어떤 간접사실이 모이면 인식의 증명에 이르는가?

분량
약 2,800단어 · 12분
자료
조문 2 · 판결 3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3.1작성 책임의 출발선
  3. 13.2간접사실의 유형 나누기
  4. 13.3벌칙 규정의 요건 읽기
  5. 13.4대출 사기 쟁점의 자리
  6. 13.5한 사람에게 모이는 지점
  7. 다룬 법령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직접 증거가 없을 때 어떤 간접사실이 모이면 인식의 증명에 이르는지를 묻는다. 결재 기록, 보고 내용, 추정 근거, 감사인과 오간 자료를 유형별로 나누어 무엇을 채우고 무엇을 비워 두는지 정리하고, 벌칙 규정의 요건과 대출 사기 쟁점의 자리를 지나 한 사람에게 모이는 지점을 살핀다.

13.1작성 책임의 출발선

앞 절에서 사후 정보를 걷어낸 뒤에도 작성자와 승인자의 인식을 확정할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로부터 간접사실로 인식을 세우려면, 우선 재무제표 작성 책임이 누구에게 부과되는지 법문에서 가려내어야 한다. 외부감사법 제6조제1항은 책임의 주체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책임이 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 이에 따르면 작성 책임은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에게 놓이고, 회계담당 임원이 없을 때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작성 책임과 나란히 제출 의무가 놓이는 상대도 법문이 정한다. 같은 법률 제6조제2항은 다음과 같다. "회사는 해당 사업연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 작성 책임이 자연인인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에게 부과되는 데 비해, 감사인에 대한 제출 의무는 회사라는 법인에 부과된다. 이 구분은 사안에서 대표 갑이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고 진술하고, 재무담당 임원 을이 현장의 원가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하였다고 진술하는 경우에 그 두 진술을 평가하는 출발선을 이룬다.

제출 의무의 이행이 늦어질 때 따르는 절차도 규정되어 있다. 외부감사법 제6조제3항은 다음과 같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59조제1항에 따른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인 회사는 제2항에 따라 재무제표를 기간 내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지 못한 경우 사업보고서 공시 후 14일 이내에 그 사유를 공시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 이에 따르면 제출 기한을 넘긴 회사가 그 사유를 공시하는 의무는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인 회사에 한해 발생한다. 확인된 사실의 기재에 N사가 이에 해당하는지가 적혀 있지 않으므로, 이 의무가 사안에서 발효하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감사인에 대한 제출과 별개로 증권선물위원회에 대한 제출도 별도로 놓인다. 외부감사법 제6조제4항은 다음과 같다. "주권상장법인인 회사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회사는 제2항에 따라 감사인에게 제출한 재무제표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증권선물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제출 기한·방법·절차 등 제출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 같은 조 제5항은 다음과 같다. "주권상장법인인 회사가 제4항에 따른 제출기한을 넘길 경우 그 사유를 제출기한 만료일의 다음 날까지 증권선물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증권선물위원회는 해당 사유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3조의 방식에 따라 공시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 이 두 항은 대상 회사와 제출 상대를 서로 달리 둔다. 사안에 기재된 사실만으로는 N사의 상장 여부나 위 규정의 적용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

작성 책임의 주체를 정한 규정만으로 작성자와 승인자의 인식이 인정된 것은 아니다. 외부감사법 제6조제6항은 감사인 측의 행위를 다음과 같이 금한다. "회사의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는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을 대신하여 작성하거나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회계처리에 대한 자문에 응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되며, 해당 회사는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에게 이러한 행위를 요구해서는 아니 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 이 금지는 감사인과 회사 사이의 역할 구분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작성 책임의 귀속을 정한 조문은 책임의 주체를 가를 뿐, 어떤 인식을 가졌는지에 대한 답은 담고 있지 않다. 사내 메신저에 남은 한 줄의 지시,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의 차이, 원가 추정치를 뒷받침한 공정표의 작성 시점과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미정으로 남는다. 인식의 인정은 이 기재들을 간접사실로 이어 세워야 비로소 다룰 문제로 남는다.

13.2간접사실의 유형 나누기

작성 책임의 소재를 가른 뒤에 남는 물음은, 책임자와 승인자의 머속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무엇으로 세울 것인가이다. 확정된 기재 안에서 단서를 찾는 작업은 곧 그 기재를 성격이 다른 몇 덩어리로 나누는 일에서 시작한다. 결재의 흔적, 보고로 올라간 내용, 추정치를 떠받친 근거, 그리고 감사인과 오간 자료는 각기 다른 자리를 채우고 다른 자리를 비워 둔다.

간접사실이 무엇을 겨냥하는지에 관하여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은, 외부감사인이 허위 기재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증명의 방법을 이렇게 밝혔다. "그 기재의 허위성 및 허위 기재의 고의는 사물의 성질상 그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 간접사실은 하나의 묶음이 아니라 상당한 관련성에 따라 가려지는 사실들이며, 나누는 기준도 그 판단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먼저 나눌 자리는 책임과 인식이다. 외부감사법 제6조제1항은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책임이 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라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회사는 해당 사업연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라고 정한다. 두 항은 작성과 제출의 주체를 지정할 뿐이며, 지정된 사람이 숫자를 어떻게 보았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갑이 숫자의 작성을 재무팀 소관으로 돌린 진술과 을이 원가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진술 사이의 거리도, 이 두 항만으로는 좁혀지지 않는다.

다음으로 보아야 할 자리는 추정 근거이다. 900억 원을 앞당겨 넣은 데에는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한 계산이 놓여 있고, 그 계산은 공정표 같은 서류에 의거한다. 그런데 공정표의 작성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시점이 밝혀지지 않은 서류는, 그 안의 수치가 언제 만들어져 누구에게 전달되었는지를 가르지 못한다. 추정 근거의 유형이 숫자의 출처를 설명하는 것은 맞으나, 그 근거를 누가 언제 어떻게 들여다보았는지는 별도의 사실로 비워 둔다.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도 그 자리를 이렇게 구분하였다. "외부감사인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자신의 인식이나 판단은 진실에 부합하므로 허위가 아니며,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자신은 그것이 허위라는 점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경우"(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 인식과 판단의 불일치에 대한 앎이 별개의 쟁점이 된다는 전제를 둔다. 추정치를 실은 서류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서류를 읽은 이가 무엇을 알았는지는 나란히 놓일 수 있을 뿐, 앞의 사실만으로 뒤의 앎이 따라 나오지 않는다.

보고와 지시의 흔적도 같은 방식으로 취급한다. 사내 메신저에는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추어 달라는 취지의 한 줄이 남아 있다. 다만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은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수신자가 특정되지 않은 지시는 누구의 인식에 들어갔는지를 못 박지 못하고, 시점이 갈리는 기록은 그 지시가 매출 확정 이전에 놓였는지 이후에 놓였는지를 못 박지 못한다. 메신저 한 줄은 화자의 의중을 암시할 수 있어도, 그 의중이 숫자에 반영되는 경로를 스스로 보여 주지 않는다.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와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다시 다른 구획이다. 외부감사법 제6조제6항은 "회사의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는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을 대신하여 작성하거나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회계처리에 대한 자문에 응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되며, 해당 회사는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에게 이러한 행위를 요구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한다. 이 항이 막는 행위의 경계를 그릴 뿐, 제출된 자료의 범위가 무엇이었는지는 정하지 않는다. 그 범위와 서명의 순서는 미정이다. 미정으로 남은 항목은 미정으로 두는 것이 정확하고, 유형의 구분이 그 자리를 메우지는 않는다.

한편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은 확인 절차가 남긴 기록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감사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하면서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고 경영자 진술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확인절차를 거치는 등 회계감사기준 등에 따른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그 임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라고 밝혔다. 이 사안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다루었으므로 그 판단을 형사상 고의의 인정으로 옮겨 읽을 수는 없다. 다만 확인절차의 존부와 그 과정이 남긴 자료가 별도로 살펴야 할 사실임을 분명히 한다.

결국 간접사실을 유형별로 나누는 일은 인식의 증명으로 곧장 이어지지 않는다. 각 유형은 자기가 채우는 칸과 비워 두는 칸을 함께 보여 주며, 확정되지 않은 기재는 그 상태 그대로 남는다.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확정손해나 고의라는 법적 평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전제는, 유형을 나눈 뒤에도 그대로 유지된다.

13.3벌칙 규정의 요건 읽기

간접사실을 유형으로 나누어 본 뒤, 다음으로는 벌칙 규정이 인식과 관련하여 무엇을 요구하는지 그 요건의 자리만을 확인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제1항은 처벌의 대상과 행위를 한 문장으로 묶어 두었는데, 그 문장에서 인식에 해당하는 표현이 어디에 놓이는지가 문제이다. 대상의 범위부터 읽으면,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제1항은 "「상법」 제401조의2제1항 및 제635조제1항에 규정된 자나 그 밖에 회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자가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거나 감사인 또는 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가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10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벌금의 상한액을 10억원으로 한다"라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 이 사례에서 대표 갑과 재무담당 임원 을이 위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위 문장이 적어놓은 자격의 범위에서 판가름난다. 인식과 관련된 표현을 찾으려면 행위 부분을 읽어야 한다. 위 문장은 계기로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를 놓고, 이어서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거나"라는 결과를 적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 회계처리기준의 위반이라는 사정과 거짓 작성이라는 사정이 함께 놓여 있으므로, 이 사례에서 900억 원을 앞당겨 기재한 행위가 두 사정을 모두 갖추었는지가 쟁점이 된다.

그 요건의 자리에 인식이 어디에 놓이는지는 판례가 짚어 준다.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은 허위 기재의 의미를 설명하며, "행위자인 외부감사인이 감사보고서의 내용에 자신이 감사한 사실에 관한 인식이나 판단의 결과를 표현함에 있어서 자신의 인식판단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내용과 불일치하는 것임을 알고서도 일부러 내용이 진실 아닌 기재를 한 때를 말한다"라고 하였다. 비록 이 판결의 대상이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 기재라는 구법의 쟁점이지만, 인식이 행위자의 판단과 기재된 내용의 불일치를 아는 사정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어 같은 판결은 당사자가 허위성을 부인할 때의 증명 방법을 다루는데, "그 기재의 허위성 및 허위 기재의 고의는 사물의 성질상 그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라고 설시한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 이 설시는 간접사실이 인식의 증명에 투입되는 자리를 명시하므로, 앞에서 유형별로 나눈 기록들이 그러한 증명에 어떤 자리를 채우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다만 이 판결은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1항 제2호의 사건이므로, 현행 조문 번호와 법정형을 대체하지 않는다는 경계도 함께 남는다.

벌칙 규정의 문장이 요구하는 요건의 자리는 이와 같이 행위 부분에 놓인 회계처리기준의 위반과 거짓 작성이라는 두 사정이며, 인식이라는 요건을 그 문장에 새로 넣지 않는 한, 간접사실의 논의는 그러한 요건의 충족을 둘러싼 문제로 한정된다. 반면 위 문장은 확정손해의 산정이나 고의의 확정 기준을 별도로 적어 두지 않았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 그러므로 이 사례에서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확정손해나 고의라는 법적 평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전제는 여기에서도 그대로 남는다.

가중처벌 규정은 별도의 문장으로 이어진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제5조에 따른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하여 회사의 재무제표상 손익 또는 자기자본 금액이 자산총액의 일정 비중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변경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에 따라 각각 가중할 수 있다. 다만, 자산총액의 100분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이 50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적용한다"라고 정하고, 그에 따라 "1. 재무제표상 변경된 금액이 자산총액의 100분의 10 이상인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2. 재무제표상 변경된 금액이 자산총액의 100분의 5 이상으로서 제1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각 호를 나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 가중처벌 규정에도 회계처리기준의 위반과 금액의 변경이 함께 놓여 있고, 인식에 해당하는 표현은 따로 적혀 있지 않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 이 사례에서 900억 원이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확인된 사실의 기재에 들어 있지 않으므로, 위 각 호 가운데 어느 것이 적용되는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는 개정 사실을 "[2025. 4. 1. 법률 제20896호에 의하여 2024. 7. 18.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된 이 조 제1항을 개정함."이라는 표기로 남기고 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9조). 이 표기는 제1항이 개정을 거친 조문임을 알려 줄 뿐이고, 이 사례에서 인식의 증명 문제에 직접 답하지 않는다.

13.4대출 사기 쟁점의 자리

벌칙 규정의 요건 자리를 확인한 데서 나아가, 이제 분식회계 재무제표와 대출 사기가 한 사건 안에서 맞닿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은 그 자리를 분명히 보여준다. 이 판결의 판시사항 [2]는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은 경우, 사기죄의 성립 여부(적극) 및 이 경우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거나, 담보가 제공되었거나, 피해자의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출금이 상환되었다고 하여 달리 보아야 하는지 여부(소극)"를 다룬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 분식으로 작성된 숫자가 대출의 계기로 쓰였을 때 사기의 성립이 문제된다는 뜻이다.

판결 이유는 그 쟁점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은 "사기죄는 상대방을 기망하여 하자 있는 상대방의 의사에 의하여 재물을 교부받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는 성립하고,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었다든지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출금이 상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2도7262 판결 참조)"라고 하였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 사기의 성립을 좌우하는 것은 변제의사나 담보의 유무가 아니라 기망에 의하여 하자 있는 의사로 대출이 이루어졌는지라는 점이다. 같은 이유에서 그 판결은 "피고인 1이 분식회계된 허위의 재무제표를 제시함으로써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위 7, 9번 대출을 받은 이상 그에 관하여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고"라고 하였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 담보가 있었다는 사정은 기망 사실을 지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분식회계된 허위의 재무제표"라는 표현이 사건에서 맡는 자리이다. 이 표현은 허위로 작성된 재무제표를 금융기관에 제시한 사실에 붙은 법적 평가이다. 이 평가는 재무제표가 어떻게 작성되었는지, 누가 어느 부분에서 그 작성에 관여하였는지에 관한 확인을 앞에 둔다. 이 부분에서 판결은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 1 내지 5번 및 8번 대출이 실제로는 기존채무의 변제기 연장에 불과한 대환대출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라고 하였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 자료의 유무에 따라 사실 인정이 달라진다는 점이 확인된다.

이 판결에서 대출 사기의 쟁점이 기망 사실의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은, 간접사실로 인식을 세우는 논의와 맞닿는 지점이기도 하다. 기망이 되려면 누가 무엇을 알고 재무제표를 내었는지가 뒤따라야 한다. 합성 사례에서 N사는 3년 동안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하여 매출 900억 원을 앞당겨 기재하였고, 사내 메신저에는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추도록 요구하는 한 줄이 남아 있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 다만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은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추정치를 뒷받침한 공정표의 작성 시점,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미정이다.

그러므로 이 판결이 남기는 것은 대출 사기의 쟁점이 어떤 요건에 붙어 있는지에 관한 표시일 뿐이다. 위에서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확정손해나 고의라는 법적 평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갑과 을 각각의 인식에 관한 판단은 앞의 미정 항목들이 무엇으로 확인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 판결이 우리 사례에 주는 자리가 여기까지이다.

13.5한 사람에게 모이는 지점

대출 사기의 성립에 분식회계 재무제표가 맞닿는 자리까지 표시한 뒤에는, 그 재무제표에 숫자를 넣은 사람이 누구의 인식 아래 움직였는지를 살펴야 한다. N사에서 3년간 진행률을 과다 산정하여 앞당겨 기재한 매출 900억 원은 원가 추정치의 반영 경로와 결재선을 따라 두 사람에게 나뉘어 놓인다. 앞선 유형들이 남긴 흔적이 갑과 을 각각에게 어떻게 모이는지를 정리하고, 그 모임이 인식의 말로 이어지는 시점을 가늠한다.

우선 작성 책임의 법정 기준을 확인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제1항은 재무제표 작성 책임의 주체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책임이 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 같은 조 제2항은 "회사는 해당 사업연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 을이 회계담당 임원이라면 작성 책임의 한 축은 을에게 놓이고, 갑은 대표이사로서 다른 한 축에 선다. 두 사람에게 책임이 나뉘는 것은 틀림없으나, 책임의 분담만으로 각자의 인식까지 함께 정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을에게 모이는 흔적을 따로 본다. 을은 현장에서 올린 원가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하였다고 진술한다. 이 진술은 추정치의 출처를 을의 손 밖에 두려는 설명이면서도, 반영의 경로가 을을 지났다는 사실을 함께 드러낸다. 반영 경로에 을이 서 있는 이상, 원가 추정치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현장의 사정이 을에게 미쳤는지의 여부는 을의 인식을 묻는 자리가 된다. 다만 확인된 진술이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하였다는 것에 그친 이상, 추정치를 넘어서는 판단이 있었는지는 이 진술만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갑에게 모이는 흔적은 지시의 한 줄에 놓인다. 사내 메신저에는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춰 달라는 한 줄이 남아 있다.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은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수신자가 갑에서 을로 향하는 기록과 그렇지 않은 기록이 함께 있는 셈이다. 지시의 출발점과 도착점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그 한 줄이 갑의 지시인지 을에 대한 것인지, 어느 분기를 겨냥한 것인지는 확정할 수 없다.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는 갑의 진술은 작성의 분업을 말할 뿐, 지시의 한 줄에 갑이 서 있었는지의 물음에는 답이 되지 않는다.

두 사람에게 각각 모인 흔적이 한 사람의 인식으로 이어지는 시점에 대한 법정의 판단 기준은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에 이미 나타나 있다. 위 판결은 인식과 판단의 결과가 기재와 어긋나는 것을 알면서 내용을 적는 경우를 허위 기재로 규정한 뒤, 행위자의 반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를 증명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01. 3. 28. 법률 제64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항 제2호의 ‘감사보고서에 허위의 기재를 한 때’라고 함은 행위자인 외부감사인이 감사보고서의 내용에 자신이 감사한 사실에 관한 인식이나 판단의 결과를 표현함에 있어서 자신의 인식판단이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내용과 불일치하는 것임을 알고서도 일부러 내용이 진실 아닌 기재를 한 때를 말한다. (…) 그 기재의 허위성 및 허위 기재의 고의는 사물의 성질상 그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이를 증명할 수밖에 없고, 이때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5도4471 판결) 위 판결이 다루는 대상은 외부감사인이 감사보고서에 기재한 인식판단과 기재된 내용의 불일치이며, 이 단위에서 살피는 갑과 을의 인식은 그 대상과 같지 않다. 다만 그 기재의 허위성과 고의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의하여 드러난다는 지적은, 갑과 을 각각에게 모인 흔적들이 인식의 말로 이어지는 시점을 가늠하는 작업과 같은 자리에 놓인다.

두 사람에게 각각 모인 흔적이 한 사람의 인식으로 이어지는 시점은, 그 사람 앞에 놓인 기재가 함께 겹치는 지점이다. 추정치 반영의 경로에 선 을에게는 현장의 사정과 추정치가 함께 놓이고, 지시의 한 줄에 선 갑에게는 목표와 그 지시가 함께 놓인다. 그런데 공정표의 작성 시점,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미정이다. 미정인 항목이 남아 있는 한, 겹침의 범위는 열린 채로 남는다.

이 사례에서 확인된 기재는 그 자체로 각자의 인식을 확정하지 않는다. 진행률의 과다 산정과 매출 900억 원의 기재는 확인된 사실의 기재이지만, 그 기재가 누구의 인식 아래 작성되었는지는 아직 열려 있다. 모이는 지점을 평가할 때 유죄의 확정이나 증명 정도의 일반론으로 나아가지 않는 것은, 확인된 사실의 기재를 넘어서 판단을 채우지 않기 위해서다. 한 사람에게 모이는 지점을 가늠하는 일은 그 사람이 무엇을 알았는지를 묻는 첫걸음에 그친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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