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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부정의 고의: 분식회계 사건에서 인식의 입증 · 제15권 · 제9장 · 초판

분식 재무제표가 다른 죄에 쓰일 때

분식으로 작성된 재무제표가 대출에 쓰인 경우, 그 문서의 성질은 다른 범죄의 증명과 어떻게 맞물리는가?

분량
약 2,700단어 · 12분
자료
조문 1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9.1분식 재무제표와 대출의 접점
  3. 9.2재무제표의 작성 책임과 제출
  4. 9.3작성 책임과 증명의 맞물림
  5. 9.4문서의 성질과 사용의 자리
  6. 9.5판시사항 제목이 남긴 한계
  7. 9.6다음 쟁점으로 남기는 것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분식으로 작성된 재무제표가 대출에 쓰인 경우 그 문서의 성질이 다른 범죄의 증명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묻는다. 분식 재무제표와 대출의 접점, 작성 책임과 제출, 작성 책임과 증명의 맞물림, 문서의 성질과 사용의 자리를 차례로 살피고, 판시사항 제목이 남긴 한계를 확인한다.

9.1분식 재무제표와 대출의 접점

추정의 오류와 거짓의 갈림이 정리된 자리에서, 분식으로 작성된 재무제표가 대출에 쓰일 때 두 범죄가 어떻게 맞물리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은 이 접점을 다루고 있다. 먼저 판시사항 [2]는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은 경우, 사기죄의 성립 여부(적극) 및 이 경우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거나, 담보가 제공되었거나, 피해자의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출금이 상환되었다고 하여 달리 보아야 하는지 여부(소극)"라고 쟁점을 표시한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 이 제목이 정하는 자리는 분식 회계가 그 자체로 처벌되는 지점이 아니라, 분식으로 작성된 문서가 금융기관에 대한 기망에 쓰였을 때 사기죄가 문제되는 지점이다.

위 판결의 판결 이유는 사기죄의 성립 조건을 아래와 같이 서술한다. 그 판결 이유는 "사기죄는 상대방을 기망하여 하자 있는 상대방의 의사에 의하여 재물을 교부받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는 성립하고,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었다든지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출금이 상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므로"라고 판시한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 이 인용에 따르면 기망에 의한 대출 실행이 성립의 핵심이며, 담보의 제공이나 변제 의사는 성립을 뒤집지 않는다. 같은 판결 이유는 "피고인 1이 분식회계된 허위의 재무제표를 제시함으로써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위 7, 9번 대출을 받은 이상 그에 관하여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고"라고 덧붙인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 따라서 분식 재무제표가 금융기관에 제시되어 대출을 받는 사안에서는 제시된 문서의 허위성이 기망으로 이어졌는가가 두 범죄가 맞물리는 지점이 된다.

그러나 이 판결 이유는 재무제표의 허위만으로 곧바로 기망이 인정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판결 이유는 "또한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 1 내지 5번 및 8번 대출이 실제로는 기존채무의 변제기 연장에 불과한 대환대출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판단한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 이 판단은 대환대출의 해당 여부를 기록상의 자료 유무에 따라 확인한 것으로, 재무제표의 작성과 대출 실행 사이의 사정은 각 대출별로 근거가 필요한 문제임을 보여준다.

이 판결의 사안에서 기망의 판단이 다룬 문서는 분식회계된 허위의 재무제표였고, 그 수령자는 금융기관이었다. 반면 N사에서 작성된 재무제표는 완성도가 높아진 원가 추정치와 결재선이 배경에 놓여 있다. N사의 문서가 금융기관에 제시되어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은 확정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메신저의 한 줄과 추정치의 반영 여부만으로 대출 사용이나 기망의 구조가 인정된 것은 아니다.

다른 지점도 구별되어야 한다. 위 판결 이유는 회계감리 자료 제출 요구, 자료제출 거부, 주식 매각 지시, 사업보고서 미제출로 인한 상장폐지에 관해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이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라고 확인한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 이 확인은 문서 작성 이후의 자료 관리와 상장폐지 예상에 관한 판단으로, 대출에 쓰인 문서의 허위와는 별도의 사실관계를 전제로 한다.

9.2재무제표의 작성 책임과 제출

접점의 자리를 가린 뒤에는, 그곳에 놓인 문서가 무엇을 정하는지부터 읽어야 한다. 분식으로 작성된 재무제표가 외부에 쓰이려면 먼저 재무제표가 작성되고 제출되어야 하는바, 외부감사법 제6조는 바로 이 두 행위의 주체와 시기를 나누어 정한다. 이 조문에는 감사인의 책임이나 작성 절차의 요건이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조문이 적어 놓은 기재만을 따라간다.

작성 책임의 귀속부터 살펴본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제1항은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책임이 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라고 정한다. 책임의 주체는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 두 사람으로 적혀 있고, 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회사에서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이 그 자리를 채운다. N사에서 대표 갑과 재무담당 임원 을이 각각 다른 진술을 내놓았지만, 이 조문에 의하면 재무제표의 작성 책임은 두 사람 모두에게 자리하며, 어느 한쪽의 진술만으로 책임의 소재가 정해지지 않는다.

이어서 제출의무를 읽는다. 같은 조 제2항은 "회사는 해당 사업연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라고 정한다. 제출 의무자는 작성 책임자 개인이 아니라 회사로 적혀 있고, 제출 상대는 감사인으로 특정된다. 다만 제출 기간은 이 조문 안에서 직접 정해져 있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미루어져 있다. 따라서 N사가 3년 동안 앞당겨 기재한 매출 900억 원이 어떤 시기에 감사인에게 제출되었는지는 이 조문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으며, 그 기간의 구체적 내용은 미정으로 남는다.

제출이 지연되면 회사에 추가 공시의무가 생긴다. 같은 조 제3항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59조제1항에 따른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인 회사는 제2항에 따라 재무제표를 기간 내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지 못한 경우 사업보고서 공시 후 14일 이내에 그 사유를 공시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라고 정한다. 이 공시의무는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에 한해 발생하고, 그 사유를 밝히는 공시를 요구한다.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가 어느 것까지였는지가 확인되지 않은 N사의 경우, 이 공시의무가 실제로 이행되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그 점은 미정으로 남는다.

한편 제출의 상대가 확장되는 경우가 있다. 같은 조 제4항은 "주권상장법인인 회사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회사는 제2항에 따라 감사인에게 제출한 재무제표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증권선물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라고 정한다. 증권선물위원회에 대한 제출은 감사인에 대한 제출에 덧붙는 별도의 의무이고, 그 기한과 방법, 절차는 다시 대통령령으로 미루어진다. 아울러 같은 조 제5항은 "주권상장법인인 회사가 제4항에 따른 제출기한을 넘길 경우 그 사유를 제출기한 만료일의 다음 날까지 증권선물위원회에 제출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라고 정하면서, 이어서 "이 경우 증권선물위원회는 해당 사유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3조의 방식에 따라 공시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라고 덧붙인다. 이 규정들에 비추어 보면 재무제표는 감사인에게 제출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정해진 회사에서는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외부 공시로 나아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작성 행위의 경계를 확인한다. 같은 조 제6항은 "회사의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는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을 대신하여 작성하거나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회계처리에 대한 자문에 응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되며, 해당 회사는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에게 이러한 행위를 요구해서는 아니 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라고 정한다. 작성 책임과 감사 기능을 나누는 이 금지 규정은 감사인 쪽을 겨냥하고 있을 뿐, 회사 내부의 작성 책임자에 대한 규정은 아니다. 따라서 이 조문에 놓인 문서의 자리는 이러하다. 재무제표의 작성 책임은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에게 있고, 회사는 작성한 재무제표를 정해진 기간 안에 감사인에게 제출하며, 일정한 회사에서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공시로 나아가되, 감사인은 작성에 간여할 수 없다. N사의 사안에서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이 의무들이 이행되었는지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그 책임의 범위는 확정되지 않은 채로 남는다.

9.3작성 책임과 증명의 맞물림

제6조가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에게 재무제표 작성 책임을 지운 것을 확인한 뒤, 분식 재무제표가 대출에 쓰인 자리에서 그 책임이 어떤 법적 평가와 맞물리는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외부감사법 제6조는 작성 책임의 주체와 제출 절차를 정할 뿐, 작성된 문서가 범죄의 수단으로 쓰였을 때 성립하는 죄의 요건은 직접 규정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작성 책임의 귀속이 확인된 뒤에야 비로소 어떤 행위가 범죄로 이어지는지 묻게 된다는 점을 환기하고자 한다.

작성 책임의 주체부터 다시 확인하면, 외부감사법 제6조제1항은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책임이 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고 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회사는 해당 사업연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고 제출 의무를 함께 둔다. 합성 사례에서 을은 원가 추정치의 반영을 재무 작업으로 진술하고, 갑은 숫자의 작성을 재무팀 소관이라 진술한다. 두 진술이 달라도 작성 책임의 귀속은 제6조제1항의 표준에 따라 판단할 일이며, 이는 이 죄의 성립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한편 제6조제6항은 감사인 측의 참여를 막으며, "회사의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는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을 대신하여 작성하거나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회계처리에 대한 자문에 응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되며, 해당 회사는 감사인 및 그 감사인에 소속된 공인회계사에게 이러한 행위를 요구해서는 아니 된다"고 선을 긋는다. 이 단서는 작성 책임을 감사인 쪽으로 옮길 수 없게 만드는 조건이므로, 책임의 소재를 논할 때 빠뜨려서는 안 된다. 작성 의무와 제출 의무가 함께 자리한 조문의 구조는 작성 책임이 회사 안에 고정되어 있음을 분명히 한다.

그렇게 작성된 재무제표가 금융기관의 대출 판단에 이르렀을 때,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은 그 지점에서 사기죄 성립을 가르는 기준을 제시한다. 그 판결은 "사기죄는 상대방을 기망하여 하자 있는 상대방의 의사에 의하여 재물을 교부받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는 성립하고,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었다든지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출금이 상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므로"(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라고 밝혔다. 기망에 쓰인 문서가 분식 재무제표라는 사실 하나로 성립의 문이 열리고, 뒤이은 변제나 담보 사정이 그 문을 다시 닫지 못한다는 뜻이다.

같은 판결은 그러한 기망이 있었다는 점을 특정 자료에서 읽어내는 방법도 보여준다. 대법원은 "피고인 1이 분식회계된 허위의 재무제표를 제시함으로써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위 7, 9번 대출을 받은 이상 그에 관하여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고"(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라고 이어 말하며, 제시된 문서의 허위성이 곧 기망의 근거가 되었음을 밝힌다. 작성 책임자가 누구인지와 무관하게, 허위 재무제표가 제시된 이상 기망의 성립이 좌우된다는 점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여기서 합성 사례의 확인된 사실만을 놓고 보면, 3년간의 진행률 과다 산정으로 900억 원의 매출이 앞당겨 기재되었다는 사실 자체는 기재의 내용이며, 작성 책임의 귀속이나 기망의 성립은 별도로 판단할 일이다. 메신저에는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춰 달라는 지시성 문구가 한 줄 남아 있으나, 그 수신자와 시점은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공정표 작성 시점과 감사인 제출 자료의 범위, 결재 서명의 순서는 미정으로 남는다. 위에서 확인된 사실의 기재만으로 확정손해나 고의라는 법적 평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9.4문서의 성질과 사용의 자리

문서의 성질과 그것이 쓰인 자리를 함께 놓고 보아야 한다는 점에서, 앞 절이 남긴 질문은 분식 재무제표가 대출에 사용된 경우 그 문서가 증명의 장에서 어느 자리에 서는가이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은 이 물음에 직접 답하는 문장을 담고 있다. 판결은 사기죄의 성립 근거를 "사기죄는 상대방을 기망하여 하자 있는 상대방의 의사에 의하여 재물을 교부받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는 성립하고,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었다든지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출금이 상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2도7262 판결 참조), 피고인 1이 분식회계된 허위의 재무제표를 제시함으로써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위 7, 9번 대출을 받은 이상 그에 관하여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고"라고 밝힌다. 여기서 재무제표는 기망의 수단이 되는 문서로 자리하며, 문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실 곧 범죄 성립의 한 축을 이룬다.

이 판결의 앞선 문장은 다툼의 범위가 어디에 놓이는지도 함께 보여준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은 "피고인 1의 이 부분 나머지 상고이유, 즉 원심이 특경법 위반(사기)의 유죄로 인정한 일부 대출은 충분한 담보와 연대보증이 제공된 정상적인 대출로서 편취 범의를 인정할 수 없다거나(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1] 순번 7, 9번 대출), 이른바 대환대출로서 그 대출액 전액을 특경법 제3조에 정한 ‘이득액’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위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5번 및 8번 대출)은 모두 항소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아니하여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사항에 관한 것이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문서 사용이 놓인 절차적 자리가 심판대상의 경계 안에서만 평가된다는 점을 말한다.

문서가 기망의 수단으로 인정되면, 그 문서의 내용이 허위였는지는 별개의 과제로 남는다. 앞 인용은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는 성립하고"라고 전제하며, 이 사례에서 을이 올린 원가 추정치와 그 추정치를 담은 공정표가 재무제표의 수치를 떠받친 자료인 이상 그 작성 시점과 제출 범위는 확정되지 않은 채 남는다.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재무제표의 어떤 부분이 허위였다고 특정할 수 없다. 다만 문서가 사용된 자리 자체는 판결의 문장으로 확인된다.

그 사용의 자리가 또 다른 죄의 증명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이 판결이 가리키는 바와 같다. 판결은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은 경우"의 쟁점을 사기죄의 성립 여부로 두며, 변제의사나 변제능력, 담보 제공,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 손해 유무를 별개의 항변으로 다룬다. 이는 문서가 대출 심리의 자리에서 오갔다는 사실이 곧 기망 행위의 평가로 이어진다는 뜻이며, 대출 심리 절차나 금융기관의 내부 기준이 어떠하였는지는 이 자료가 밝히지 않는다.

사내 메신저에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춰 달라는 취지로 한 줄이 남은 것도 같은 자리에서 읽힌다. 그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이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이상, 문서 작성의 책임 소재는 앞 절이 다룬 대로 확정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은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었다든지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출금이 상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하였으므로, 대출금이 상환되었는지 여부도 문서 사용의 의미를 바꾸지 않는다. 그 밖의 사실의 기재만으로는 확정손해나 고의라는 법적 평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N사가 앞당겨 기재한 매출 900억 원이 어느 대출과 맞물렸는지 역시 미정이다.

9.5판시사항 제목이 남긴 한계

문서의 성질과 사용의 자리를 살핀 뒤에는, 판시사항 제목만으로 확인된 판결이 그 한계 안에서 무엇을 말하는지 따져볼 차례이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의 판시사항 [2]는 그 물음의 경계를 짚는 데에 쓰인다. 그 제목은 다음과 같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의 판시사항 [2]는 "[2]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은 경우, 사기죄의 성립 여부(적극) 및 이 경우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거나, 담보가 제공되었거나, 피해자의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출금이 상환되었다고 하여 달리 보아야 하는지 여부(소극)"이다.

이 제목은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은 경우에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결론을 적극으로 적고, 변제의사와 변제능력 또는 담보 제공이나 손해의 부존재와 사후 변제가 그 성립을 바꾸지 못한다는 부정적 답변을 함께 적는다. 제목만으로도 이 쟁점에서 성립 여부와 방어 사유의 관계가 양극단으로 표시된 것이다. 제목은 다만 판결이 다룬 쟁점의 범위를 알릴 뿐이고, 판결의 결론을 새로 만들지 않는다.

제목이 밝히는 쟁점의 양단은 이 사건의 대출을 읽는 자리와 맞닿는다. N사가 앞당겨 기재한 매출 900억 원이 담긴 재무제표가 금융기관에 제출되어 대출이 실행되었다면, 그 자료의 제출은 기망의 수단이 되는 문서의 사용 자리에 놓인다. 변제의사나 변제능력이 있었는지, 담보가 제공되었는지,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 손해가 없었는지, 대출금이 사후에 상환되었는지는 이 쟁점의 제목이 함께 적은 사정들이다. 그 사정들이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부정적 답변이 제목에 함께 적힌 까닭은, 기망에 의한 하자 있는 의사에 의한 교부라는 성립의 자리가 그 사정들 앞에서 닫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목이 이 사건에서 필요한 사실을 모두 적어 주는 것은 아니다. 제목은 성립 여부와 방어 사유의 관계를 표시할 뿐, 어느 문서가 어떤 경로로 어느 금융기관에 제출되었는지는 적지 않는다. 재무담당 임원 을이 현장에서 올린 원가 추정치를 그대로 반영하였다고 진술한 것과 대표 갑이 숫자의 작성은 재무팀 소관이라고 진술한 것 가운데 어느 쪽이 재무제표의 작성과 제출에 관한 권한의 실제 모습에 가까운지도, 제목은 답하지 않는다. 사내 메신저의 한 줄이 남긴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이 확인된 기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까닭에, 그 지시가 앞당겨진 산정에 실제로 닿았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더욱이 이 판결의 판시사항 [3]은 다른 쟁점의 자리를 함께 가리킨다. 그 제목은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의 판시사항 [3]에서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2에서 정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의미 및 구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임의적 몰수·추징 대상인 ‘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2 위반죄로 인한 불법수익’의 의미"로 적힌다. 이 제목이 가리키는 쟁점은 이득액과 불법수익의 의미라는 다른 자리에 놓인다. 판시사항의 제목이 하나의 판결 안에서 여러 쟁점의 경계를 나누어 적고 있음을 이 대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판시사항 제목이 남기는 한계는 분명하다. 제목은 쟁점의 범위와 답변의 방향만을 밝히고, 그 답변이 성립된 사실 위에서만 작동한다. 확정손해와 고의라는 법적 평가는 이 자료가 적어 준 제목만으로 확정되지 아니하고, 확인된 사실의 기재와 별개의 물음으로 남는다.

9.6다음 쟁점으로 남기는 것

이상으로 판시사항 제목만 확인된 자료가 남긴 경계를 살펴보았으므로, 이제 이 장에서 확인한 대출과의 접점을 정리하고 남은 쟁점의 자리를 밝힌다. N사가 미완성 공사의 진행률을 과다하게 산정하여 900억 원의 매출을 앞당겨 기재한 뒤 그 재무제표가 대출 과정에 쓰인다면, 앞서 확인한 판례는 분식 재무제표가 끼친 효과를 두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은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는 성립하고,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었다든지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출금이 상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므로"라고 하였다. 이 문장은 재무제표의 허위가 대출에 연결된 경우 채무자의 변제 의지나 사후 상환이 그 연결을 끊지 못함을 분명히 한다. 다만 이 사례에서 대출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어떤 조건으로 이루어졌는지는 확인된 사실에 드러나 있지 않다.

분식 재무제표가 감사인에게 제출되는 경로에는 따로 법문이 자리를 둔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제1항은 재무제표의 작성 책임을 두고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담당 임원(회계담당 임원이 없는 경우에는 회계업무를 집행하는 직원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해당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할 책임이 있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고 하였다. 같은 조 제2항은 감사인에 대한 제출을 두고 "회사는 해당 사업연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감사인에게 제출하여야 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6조)고 하였다. 대표 갑은 숫자의 작성을 재무팀 소관이라 진술하고, 재무담당 임원 을은 현장 추정치의 반영만을 진술하는데, 법문이 그어 놓은 작성 책임의 선은 이런 진술과 같은 선에 있지 않다.

그 선에서 또 하나의 분기는 지시와 작성의 구별이다. 사내 메신저에 남은 한 줄이 이번 분기 목표에 맞추라는 내용의 지시라면, 그 문장 자체는 숫자를 만든 행위가 아니다. 지시한 사람과 만든 사람과 서명한 사람을 가르는 일은 이 문장의 뜻을 놓고 판단할 일이 아니라, 수신자와 시점, 결재선의 순서와 같은 기록을 놓고 판단할 일이다. 그런데 확인된 기록은 지시의 수신자와 시점에 관해 서로 다르게 나타나고, 공정표의 작성 시점과 감사인에게 제출된 자료의 범위, 결재선에 남은 서명의 순서는 미정이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은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2에서 정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의미에 관해 "그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인한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을 말하는 것으로서 위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위험과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 판단은 위험과의 인과관계를 요구한다. 사례에서 확인된 사실은 아직 그러한 연결을 가리키지 못한다.

이 장이 확인한 것은 분식 재무제표가 대출과 맞닿는 자리에서 사기죄의 성립을 둘러싼 법문과 판례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이며, 작성 책임을 지는 자리의 목록이 법문에 있다는 사실이다. 대표 갑과 재무담당 임원 을의 인식, 그리고 그들에게 책임이 있는지 없는지는 이 자리에서 확정되지 않는다. 판시사항 제목만으로 확인된 자료는 쟁점의 경계를 세울 뿐 결론을 주지 않았고, 이 사례의 미정 사항은 미정으로 남는다. 지시한 사람과 만든 사람과 서명한 사람을 각각 어떻게 볼 것인가가 남아서, 그 물음은 각 자리가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얼마나 달랐는지를 묻는 일로 이어진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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