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제162조가 정한 책임 요건과 유통시장 취득자의 범위, 취득자 손해의 대상을 조문에서 읽는다. 제162조의 손해액 산정을 제126조의 산정 방식과 견주어 두 산정 규정의 역할을 가른다.
7.1제162조의 책임 요건
조문이 닿지 않는 경계를 표시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 제162조가 부담하는 책임의 뼈대를 원문에서 확인할 차례이다. 책임의 주체와 대상, 그리고 면책의 문이 어느 자리에 놓여 있는지를 읽어야 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제1항은 책임의 성립을 다음처럼 둔다. "사업보고서등과 그 첨부서류(회계감사인의 감사보고서는 제외한다)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이 발행한 증권(그 증권과 관련된 증권예탁증권,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증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진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이 문장은 서류의 종류, 흠의 형태, 손해의 주체를 함께 묶어 책임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회계감사인의 감사보고서는 대상 서류에서 빠져 있다는 점이 함께 적혀 있다.
같은 항에서 당사자의 범위가 각 호로 구분되어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제1항은 책임을 질 자로 "그 사업보고서등의 제출인과 제출당시의 그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의 이사", "「상법」 제401조의2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로서 그 사업보고서등의 작성을 지시하거나 집행한 자", "그 사업보고서등의 기재사항 및 그 첨부서류가 진실 또는 정확하다고 증명하여 서명한 공인회계사·감정인 또는 신용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자 등(그 소속단체를 포함한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 "그 사업보고서등의 기재사항 및 그 첨부서류에 자기의 평가·분석·확인 의견이 기재되는 것에 대하여 동의하고 그 기재내용을 확인한 자"를 꼽는다. 여기에 없는 자를 책임자로 더할 수 없고, 적힌 자를 빼지도 못한다.
제1항에 단서가 붙어 면책의 길이 함께 열려 있다.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그 취득 또는 처분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입증이 책임자 쪽에 있으며, 입증이 끝나는 범위에서 책임은 미뤄진다.
예측정보에 관한 특칙은 제1항을 조건부로 밀어낸다. 제2항 본문은 "예측정보가 다음 각 호에 따라 기재 또는 표시된 경우에는 제1항에 불구하고 제1항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두고, 단서로 "해당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그 취득 또는 처분을 할 때에 예측정보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한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로서 제1항 각 호의 자에게 그 기재 또는 표시와 관련하여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음을 증명한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각 호는 "그 기재 또는 표시가 예측정보라는 사실이 밝혀져 있을 것", "예측 또는 전망과 관련된 가정 또는 판단의 근거가 밝혀져 있을 것", "그 기재 또는 표시가 합리적 근거 또는 가정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행하여졌을 것", "그 기재 또는 표시에 대하여 예측치와 실제 결과치가 다를 수 있다는 주의문구가 밝혀져 있을 것"을 요구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이 네 가지가 함께 갖추어질 때 면책의 문이 열리고, 단서의 입증이 따라오면 책임은 다시 살아난다.
분식회계 사실을 공시한 T사의 주주 1,200명이 소송허가를 신청한 장면을 이 기준에 비추어 보면, 사업보고서등 중 중요사항에 관한 거짓의 기재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흠으로 취득자나 처분자가 손해를 입었는지가 책임 성립의 첫 문턱이다. 다만 취득자와 처분자의 범위를 정하는 문제, 그리고 각 주주별 취득 시기나 보유 기간이 이 문턱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이 조문의 책임 요건 문장 안에서 바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위 문장은 관찰된 공시와 주가 움직임이 책임의 요건을 곧바로 충족함을 뜻하지 않는다.
7.2유통시장 취득자의 범위
제162조가 책임 성립의 요건과 당사자를 두는 방식을 조문 원문에서 확인한 뒤, 이제 그 조문이 말하는 '취득자'가 유통시장에서 증권을 사들인 사람을 포섭하는지, 그리고 취득 시기나 보유 기간에 따라 범위가 갈리는지가 문제이다.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조문이 실제로 취득자를 어떻게 지칭하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제1항은 배상책임의 대상이 되는 당사자를 다음과 같이 지칭한다. "사업보고서등과 그 첨부서류(회계감사인의 감사보고서는 제외한다)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이 발행한 증권(그 증권과 관련된 증권예탁증권,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증권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진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조문은 '취득자' 앞에 발행시장에서 취득했는지 유통시장에서 취득했는지에 대한 구분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주식을 이미 발행되어 거래되는 시장에서 사들인 사람도 이 조에서 말하는 취득자에 해당한다. 이번에 T사 주주 1,200명이 대표당사자를 세워 소송허가를 신청한 바로 그 사람들이 이 취득자 범위의 문제에 놓여 있다.
취득 시기에 대해서도 조문은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았다. 제162조는 거짓의 기재 등이 있는 사업보고서등과 그 첨부서류를 전제로 하면서, 취득의 시점이 거짓의 기재 공시 이전인지 이후인지에 따라 취득자를 가르지 않았다. 대신 같은 항의 단서는 배상책임의 면책 사유를 다음과 같이 둔다. "다만,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그 취득 또는 처분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이 단서가 취득 시점에 붙이는 조건은 '그 사실을 안 경우'의 인지 여부이다. 조문은 취득자가 몇 달 전에 샀는지, 오래 들고 있었는지를 범위의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 T사 주주 각각의 취득 시기와 가격, 보유 기간, 매도 여부가 달라도 조문이 정한 취득자 범위 자체는 같은 문장 안에 들어온다.
한편 조문은 처분자를 취득자와 나란히 두었다.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이 발행한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이라는 표현이 바로 그것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다만 처분자의 손해는 취득자의 손해와 같은 호흡으로 다루어지지 않고, 제162조제3항에서 금액 계산의 방법이 갈린다.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배상할 금액은 청구권자가 그 증권을 취득 또는 처분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 또는 받은 금액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처분의 경우에는 제1호에 한한다)과의 차액으로 추정한다"라고 정하면서, 그 각 호는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과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을 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조문이 처분의 경우를 제1호로 한정한 것은, 이미 처분한 사람이 변론종결 시점의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삼을 수 없기 때문이다. T사 주주 가운데 이미 주식을 매도한 사람이 있는 경우 그의 손해 산정 기준은 남아 있는 주주와 같지 않다. 그러나 그가 곧 유통시장 취득자에서 빠진다는 뜻은 아니다. 조문은 취득과 처분을 하나의 청구권자로 묶어 두고 있을 뿐이다.
결국 유통시장 취득자의 범위는 제162조제1항 본문의 '취득자'라는 문구가 가리키는 폭 안에서 정해진다. 조문이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을 나누지 않고, 취득 시기나 보유 기간을 요건으로 내세우지 않으므로, 시장에서 증권을 산 주주는 그 취득 시점과 보유 기간이 서로 달라도 같은 문장의 적용을 받는다. 다만 단서의 인지 여부와 제4항의 인과관계 사유, 제3항의 차액 추정은 각각의 청구권자에게 따로 읽어야 할 몫으로 남는다. T사 주주 1,200명이 서로 다른 가격과 시기에 주식을 사들였다는 사실은 이 범위의 문제를 가르지 않는다.
7.3취득자 손해의 대상
취득자를 누구로 볼지 가린 다음에 남는 것은 그 취득자가 무엇을 잃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는 배상책임의 전제로 취득자가 입은 손해를 두는데, 그 문언은 손해의 성격을 직접 적지 않고 책임의 대상과 산정의 방식을 나누어 둔다. 따라서 조문이 배상의 대상으로 삼는 손해가 무엇인지, 그리고 관찰된 주가 하락이 그 손해에 그대로 들어맞는지를 차례로 살펴야 한다.
제162조 제1항은 사업보고서등의 중요사항에 관한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와 그 증권의 취득자 사이의 손해를 연결한다. 해당 조문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이 발행한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이어서 "다만,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그 취득 또는 처분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단서를 둔다. 손해의 대상은 그래서 거짓의 기재 등과 연결된 증권의 취득에서 온 것으로 한정된다.
T사의 사안에서 분식회계 사실은 사업보고서등의 중요사항에 관한 거짓의 기재로 제시된다. 다만 같은 날 공시된 대규모 수주 실패와 업종 지수 하락은 이 항이 적은 사업보고서등의 거짓의 기재와는 구별되는 사정이다. 관찰된 주가 28% 하락폭은 이 셋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일 뿐, 어느 것이 손해를 얼마만큼 낳았는지는 미정이다.
제1항은 책임의 주체로 사업보고서등의 제출인과 제출 당시의 이사, 작성을 지시하거나 집행한 자, 진실 또는 정확성을 증명하여 서명한 공인회계사 등, 자기의 평가·분석·확인 의견이 기재되는 것에 동의하고 기재 내용을 확인한 자를 들며, 예측정보에 관한 제2항의 단서까지 함께 두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음을 증명한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한다. 이는 손해의 대상에 관한 직접적 한정이라기보다 책임의 귀속과 예외의 범위를 정하는 문언이다. 손해 자체를 무엇으로 볼지는 제3항 이하의 문언에서 더 뚜렷해진다.
제162조 제4항이 손해액의 한계를 이렇게 둔다.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배상책임을 질 자는 청구권자가 입은 손해액의 전부 또는 일부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발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이 단서는 거짓의 기재 등에서 발생한 부분만이 배상의 대상임을 분명히 한다. 따라서 T사에서 수주 실패와 업종 지수 하락이 만든 주가 하락분은 이 항의 증명으로 가려질 부분이며, 그 크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손해의 대상을 제162조가 정하는 문언의 범위에서 읽으면, 배상의 대상은 거짓의 기재 등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이고 그 부분과 나머지의 구분은 제4항의 증명에 맡겨진다. 관찰된 주가 하락폭은 이 사안에서 확인된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거짓의 기재 등에서 발생한 손해액이라는 뜻은 아니다. 취득 시기와 가격, 보유 기간, 매도 여부가 주주마다 다르고, 분식 공시·수주 실패 공시·업종 지수 하락의 영향 크기도 미정인 이 장면에서 손해의 대상을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다.
7.4제162조의 손해액 산정
배상의 대상이 되는 손해의 범위를 제162조에서 읽어낸 다음에 남는 문제는, 그 손해가 액수로 어떻게 드러나는지이다. T사의 주가가 28% 하락하고 업종 지수가 6% 하락한 관찰만으로는 각 주주가 청구할 금액이 정해지지 않는다. 제162조는 산정의 출발점과 비교 대상을 조문으로 정하고 있다.
제162조제3항은 취득·처분에 실제로 지급하거나 받은 금액을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다. 그 조문은 다음과 같다.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배상할 금액은 청구권자가 그 증권을 취득 또는 처분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 또는 받은 금액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처분의 경우에는 제1호에 한한다)과의 차액으로 추정한다." 이 사례에서 주주의 취득 가격이 각기 다르다는 사실은, 산정의 기준이 주주마다 개별적으로 놓인다는 뜻이다.
차액의 나머지 한편은 어느 시점의 가격을 쓰는가에 따라 정해진다. 제162조제3항제1호는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을, 같은 항 제2호는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을 각각 규정한다. 처분자의 경우 제1호만 쓴다는 단서도 조문에 붙어 있다. 변론 종결 전에 주식을 팔았다면 처분가격을, 여전히 들고 있다면 변론 종결 시점의 시장가격을 놓고 차액이 계산된다는 뜻이다. 아직 판 주식과 보유 주식이 섞여 있는 이 사례에서 총원의 손해는 주주별로 다른 기준으로 합산될 수밖에 없다.
제3항의 차액은 추정의 성질을 갖는다. 제162조제4항은 "제3항에 불구하고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배상책임을 질 자는 청구권자가 입은 손해액의 전부 또는 일부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발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분식 공시와 수주 실패 공시, 업종 지수 하락이 각각 주가에 얼마씩 영향을 미쳤는지가 미정인 지금, 이 단서가 문제의 중심이 된다. 추정되는 차액 가운데 중요사항 관련이 아님을 상대방이 증명한 부분은 배상의 범위에서 빠진다.
산정의 기준 시점은 청구권 행사 시한과도 맞물린다. 제162조제5항은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배상의 책임은 그 청구권자가 해당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 또는 해당 제출일부터 3년 이내에 청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소멸한다"고 규정한다. 제162조제3항이 정한 차액의 구조 안에서, 주주별 취득 시기와 가격, 보유 기간, 매도 여부가 각각 손해액의 크기를 가르고, 제4항의 반증이 그 크기를 다시 줄일 수 있다. 이 산정 방식이 소송허가 절차 안에서 어떻게 다루어질지는 이 조문만으로 확정되지 않으며, 앞서 관찰된 주가 움직임은 확정된 손해액이나 인과관계의 인정을 뜻하지 아니한다.
7.5제126조 산정과의 관계
제126조가 제125조에 따라 배상할 금액을 어떻게 정하는지를 본 뒤에, 그 산정 방식이 제162조의 손해 산정과 어떤 관계에 놓이는지 밝힐 차례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6조 제1항은 손해배상액을 추정하는 방식을 두고, "제125조에 따라 배상할 금액은 청구권자가 해당 증권을 취득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을 뺀 금액으로 추정한다"라고 정한다. 이 규정은 취득에 들인 실제 지급액에서 변론종결 시점의 시장가격 또는 처분가격을 뺀 차액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제126조 제1항 각 호는 빼어낼 금액을 구체화한다. 그 가운데 제1호는 "제125조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을, 제2호는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을 둔다. 변론종결 전에 이미 증권을 처분한 주주는 처분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다.
같은 조 제2항은 추정의 틀을 열어 놓는다. 그 문언은 "제1항에 불구하고 제125조에 따라 배상책임을 질 자는 청구권자가 입은 손해액의 전부 또는 일부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발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라고 정한다. 이에 따라 제126조의 차액은 추정에 그치고, 배상책임자가 다른 원인을 증명한 부분은 책임에서 빠진다.
제162조에도 산정 규정이 따로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제3항은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배상할 금액은 청구권자가 그 증권을 취득 또는 처분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 또는 받은 금액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처분의 경우에는 제1호에 한한다)과의 차액으로 추정한다"라고 정한다. 제162조는 취득자에 더해 처분자까지 다루므로, 그 산정에는 처분자가 받은 금액이 함께 놓인다.
제162조 제3항 각 호는 뺄 금액을 정하면서 제126조 제1항과 같은 두 선택지를 두되, 처분의 경우에는 그 범위를 제한한다. 제1호는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이고, 제2호는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이다. 다만 처분의 경우에는 제1호만 쓰므로, 처분자가 받은 금액과 변론종결 시점의 시장가격이 놓인다.
제162조 제4항 역시 제126조 제2항과 나란히 읽힌다. 그 문언은 "제3항에 불구하고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배상책임을 질 자는 청구권자가 입은 손해액의 전부 또는 일부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발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라고 정한다. 두 규정 모두 추정을 다른 원인의 증명에 따라 좁히는 장치를 둔다.
이 사례에서 1,200명의 주주는 취득 시기와 가격, 보유 기간, 매도 여부가 각각 다르다. 제126조 제1항은 취득에 실제로 지급한 금액을 빼는 출발점으로 삼으므로, 주주별로 그 금액이 달라진다. 변론종결 전에 처분한 주주는 제2호에 따라 처분가격을, 그렇지 않은 주주는 제1호에 따라 변론종결 시점의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 사례에서 주가 28% 하락과 업종 지수 6% 하락이 함께 관찰되었지만, 두 산정 규정은 그 비율을 손해액 산정식으로 쓰도록 정하고 있지 않다.
한 조문의 산정 방식을 다른 조문에 그대로 옮겨 붙일 수는 없다. 제126조는 제125조에 따른 배상할 금액을 정하고, 제162조 제3항은 제162조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배상할 금액을 정한다. 두 조항은 각자의 청구에 적용된다. 따라서 제162조의 책임을 묻는 이 사례에서는 제162조 제3항의 차액이 출발점이 되고, 제126조 제1항의 차액은 제125조 청구의 출발점이 된다. 대표당사를 세운 주주들이 제126조의 추정식을 제162조의 손해액에 그대로 적용하면, 처분자의 부분과 취득자의 부분이 섞인다.
7.6두 산정 규정의 역할
두 조문의 산정 방식이 각각 무엇을 정하는지 밝히는 데서 나아가, 이제 두 규정이 유통시장 취득자의 손해 문제에서 어디서 만나는지 묻는다. 자본시장법 제162조제3항은 배상할 금액을 청구권자가 지급한 금액 또는 받은 금액과의 차액으로 추정하면서도, 기준 금액을 취득 때와 처분 때로 나누어 둔다. 그 문언은 다음과 같다.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배상할 금액은 청구권자가 그 증권을 취득 또는 처분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 또는 받은 금액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처분의 경우에는 제1호에 한한다)과의 차액으로 추정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이 사례에서 T사 주주는 주식을 취득한 경우와 처분한 경우로 나뉘며, 각 주주는 지급한 금액이 서로 다르다.
취득자가 변론종결 전에 주식을 이미 처분했다면 기준은 달라진다. 제162조제3항제2호는 "제1호의 변론종결 전에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에는 그 처분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정한다. 반면 처분가격을 둘 수 없는 경우를 위해 제162조제3항제1호는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변론이 종결될 때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시장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추정처분가격을 말한다)"을 제시한다. 이 사례에서 주주 1,200명의 매도 여부가 다르므로, 어느 주주에게 어느 기준이 적용될지는 주식 보유 현황에 따라 갈린다.
한편 제126조는 제125조에 따른 배상의 책임을 전제로 손해배상액을 추정한다. 자본시장법 제126조제1항은 "제125조에 따라 배상할 금액은 청구권자가 해당 증권을 취득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금액을 뺀 금액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그 기준으로 동일하게 변론종결 시의 시장가격과 처분가격을 둔다. 두 규정이 같은 기준을 나란히 두고 있으나, 제162조제3항은 취득과 처분을 아우르는 반면 제126조제1항은 취득 때 지급한 금액만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두 규정은 추정을 뒤집는 문장에서도 짝을 이룬다. 제162조제4항은 배상책임자가 "청구권자가 입은 손해액의 전부 또는 일부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발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제126조제2항도 "제1항에 불구하고 제125조에 따라 배상책임을 질 자는 청구권자가 입은 손해액의 전부 또는 일부가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발생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두 문장이 같은 증명책임을 배상책임자에게 지우고 있으나, 그 증명이 깨뜨리는 것은 산정된 추정액일 뿐이다.
이 사례에서 T사 주주 1,200명의 손해 산정에는 이 두 규정이 함께 놓인다. 주가 28% 하락, 업종 지수 6% 하락, 대규모 수주 실패 공시가 같은 날 있었고, 각 요인이 주가에 미친 영향의 크기는 미정이다. 따라서 어떤 취득자에게 어느 규정이 어떤 순서로 적용되는지, 그리고 총원의 손해를 합산할 때 어떤 방식을 쓸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따라서 두 산정 규정은 기준 금액을 정하는 문장과 추정을 깨는 문장을 나란히 두되, 각 조문이 붙는 책임의 요건을 서로 섞지 않는 선에서 읽힌다. 제126조가 제125조의 책임을 전제로 삼듯이, 제162조제3항도 제1항 및 제2항의 책임을 전제로 삼는다. 이 사례의 유통시장 취득자들에 대한 손해 문제는 그 전제 위에서만 산정으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