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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령·예규의 효력: 행정규칙과 법규명령의 경계 · 제30권 · 제10장 · 초판

평등의 원칙이 묶는 행정

평등의 원칙은 행정청을 스스로 세운 기준에 어떻게 묶는가?

분량
약 2,000단어 · 9분
자료
조문 1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0.1평등 원칙의 문언
  3. 10.2재량준칙의 자리
  4. 10.3되풀이된 적용의 구struct
  5. 10.4평등이 묶는 상대
  6. 10.5사례가 놓는 질문
  7. 10.6다음 장으로 남긴 것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평등의 원칙이 행정청을 스스로 세운 기준에 어떻게 묶는지 묻는다. 행정기본법 제9조의 문언과 재량준칙의 자리를 읽고, 되풀이된 적용이 자기구속으로 이어지는 구조와 평등이 묶는 상대를 분석한다.

10.1평등 원칙의 문언

법령이 행정에 두는 근거와 한계를 가려낸 데서 나아가, 이제 그 한계가 평등의 이름으로도 작용하는지를 행정기본법의 문언에서 살핀다. 「행정기본법」 제9조는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조문이 말하는 것은 행정청이 지켜야 할 태도이며, 상대는 ‘국민’이다.

문언은 ‘차별’을 금지하지만, 그 앞에 ‘합리적 이유 없이’라는 한정을 둔다. 그 한정이 빠진 자리에서의 차별까지 조문이 막는 것은 아니다. 같은 문언은 그 이유가 없을 때에만 금지를 건다.

조문이 내건 요건은 ‘합리적 이유’의 유무뿐이다. 여기에 요건이나 제한을 더 보태는 읽기는 문언에 붙들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평등 원칙이 행정에 두는 잣대는 합리적 이유 유무라는 좁은 자리에 놓인다.

합성 사례에서 을이 훈령의 효력을 다투는 방향과 병이 예규의 불적용을 다투는 방향이 모두 이 조문에 닿을 수는 있다. 그러나 각 처분의 산출 근거와 적용 관행이 차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는 이 문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그 판단에 필요한 사실과 기준은 미정이다. 문언은 그 판단에 제자리를 표시할 뿐 결론을 대신하지 않는다.

10.2재량준칙의 자리

행정기본법 제9조의 문언을 읽어 평등의 원칙이 행정의 잣대로 자리를 잡는 자리를 확인한 데서 나아가, 이번에는 재량준칙이 행정조직 안에서 어느 자리에 놓이는지를 묻는다. 이 물음에 답하는 자료는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이다. 그 판결요지가 말하는 준칙의 성격을 문장 그대로 읽으며, 준칙이 무엇에 관한 기준인지를 새김한다.

우선 행정규칙이 갖는 기본 성격에 관한 선을 확인한다. 판결요지는 그 성격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에 따르면, "[1]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상급기관이 하급기관에 보내는 기준이 조직 내부의 사무 처리 틀로 머무른다는 뜻이다. 다만 그 뒤에 이어지는 한정이 이 자리의 핵심이다.

재량권 행사의 준칙으로 정해진 행정규칙에는 다른 자리가 주어진다. 판결요지는 그 자리를 이렇게 설명한다. 같은 판결요지에 의하면,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 재량을 어떻게 행사할지에 관한 기준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되었을 때, 평등의 원칙과 신뢰보호의 원칙이 그 규칙을 지킬 자기구속을 행정기관에 묶는다. 여기서 주어지는 것은 규칙 자체의 대외적 구속력이 아니라, 평등과 신뢰의 원칙이 담보하는 행정기관의 자기구속이다.

그렇다면 재량준칙은 무엇에 관한 기준인가. 판결요지는 그 기준을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과 함께 「재량권 행사의 준칙」으로 나누어 부른다. 앞의 것은 사무 처리와 법령 해석·적용의 틀이고, 뒤의 것은 재량권 행사의 방향을 정하는 기준이다. 이 판결이 평등의 원칙과 맞닿는 지점에 놓는 것은 후자의 준칙이다. 이 사례는 훈령의 법규성이나 세무서가 인용한 조항의 범위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재량준칙이 행정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읽는 자리에 해당한다.

이 판결이 다룬 쟁점의 범위는 판결요지가 밝힌 한정 안에 머문다. 앞의 단위에서 행정기본법 제9조의 문언을 읽어 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재량준칙이 평등의 원칙과 신뢰보호의 원칙의 잣대에 묶이는 자리를 확인한 것으로 이 자료가 다루는 범위를 마감한다.

10.3되풀이된 적용의 구struct

위에서 본 재량준칙이 하급기관에 전달된 뒤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이 사례에서 문제가 된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은 그 작동이 반복될 때 생기는 법적 효과를 이렇게 설명한다.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반복된 적용 자체가 관행을 이루었을 때 행정청은 스스로 정한 준칙에 묶인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효과는 아무 규칙에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같은 판결은 행정규칙의 기본 성질을 먼저 밝힌다.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내부 기준을 어겼다는 사정만으로 처분이 곧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분명하다.

행정기본법 제9조는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라고 선언한다. 이 규정은 처분의 위법 여부를 직접 정하지는 않지만, 반복된 준칙 적용이 만들어 낸 기대를 형평의 관점에서 다루는 근거가 된다. 세무서가 국세청 훈령에 적힌 계산 방식으로 을의 세액을 산출한 경우, 그 계산이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하던 방식과 같은지가 평등의 원칙 아래에서 살펴볼 지점이다.

다만 이 사례에서 그 훈령이 얼마 동안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되풀이 시행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자기구속이 성립했는지에 관한 판단은 사실이 확정된 뒤에야 가능하다. 한편 병이 다투는 예규의 감경은,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반복 적용의 구조에 가깝다. 그러나 그 예규가 언제부터 얼마 동안 적용되었는지 역시 미정이다. 대법원 2009두7967 판결의 기준을 여기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이 사실이 정해져야 판단할 수 있다.

10.4평등이 묶는 상대

되풀이된 적용이 만든 자기구속의 구조는, 그 구속이 행정청을 상대로 작용한다는 물음으로 곧바로 이어진다. 행정기본법은 그 상대를 분명히 적어 두고 있다. 동법 제9조는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선언한다. 이 문언은 차별의 금지를 행정청의 의무로 설정하면서, 그 의무가 국민과의 관계에서 작용함을 밝힌다. 평등의 원칙은 행정 내부의 질서를 다스리는 규율이 아니라 행정청과 국민 사이를 잇는 기준이다.

그렇다면 행정규칙에 얽힌 평등의 구속은 누구를 향하는가.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은 그 문답을 직접 놓는다. 판결요지가 되풀이 시행과의 관계를 적는 첫 대목은 이렇다.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

이 판시가 짚는 자리는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이다. 평등의 원칙이 행정청을 묶을 때 그 묶임은 국민을 향하지 않고, 특정한 상대방과의 관계에서만 행정청의 재량을 좁힌다. 되풀이 시행이 낳은 자기구속은 상대방을 기준으로 비로소 모양을 갖춘다. 여기서 상대방이라는 말은 넓게 국민 전체를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판결이 평등과 나란히 놓는 상대방은, 재량권 행사의 준칙이 반복 적용되어 형성된 행정관행 안에 놓인 자이다.

같은 판결이 행정규칙의 효력을 가를 때도 이 구분은 유지된다. 판결요지가 먼저 밝히는 방향은 다음과 같다.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행정규칙은 그 자체로 국민을 구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위반만으로 처분이 곧 위법해지는 것도 아니다. 평등이 묶는 자리는 이 내부 효력의 테두리를 벗어나 되풀이 시행이 이룬 관행 안에서 열린다.

이 판결이 평등 원칙으로 구체적으로 관철된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살핀다. 판결요지는 "위 지침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졌다거나 그 공표만으로 신청인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없고"라고 적는다. 자기구속이 성립할 근거가 되풀이 시행에서 찾아지지 않았다. 이 판단이 놓인 자리는 신뢰보호이면서 동시에 평등의 원칙과 맞닿는다. 두 원칙이 함께 열거된 이유는, 되풀이 시행이 만들어 낸 관행이 행정청을 상대방에 대하여 묶는 지점에서 두 원칙이 같은 토대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세무서가 국세청 훈령의 계산 방식을 들어 을에게 양도소득세를 고지한 장면에서, 평등의 원칙이 묶는 상대를 가름하는 물음은 이 판결의 문언에서 정해지는 자리에 놓인다. 을이 훈령에 얽힌 자기구속을 말하려면, 그 훈령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을 이루었는지가 먼저 놓이는 자리이다. 한편 병이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을 요구하는 자리에서도 평등이 묶는 자리는 같은 구조를 따른다. 같은 판단의 틀이 여기에 놓인다. 다만 이 사례의 사실관계에 들은 훈령과 예규의 발령·시행·공표 방식, 그리고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는 미정이다.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끼워 넣지 않는 한, 평등 원칙이 행정청을 묶는 자리는 상대방의 관계에서만 열린다.

10.5사례가 놓는 질문

평등의 원칙이 행정청을 스스로 세운 기준에 묶는다는 구조를 살핀 데서 나아가, 이제 그 구조를 세무서가 훈령에 적힌 계산 방식으로 양도소득세를 산출한 사례에 대입할 차례이다. 을은 훈령이 공무원 사이의 사무 처리 기준에 불과하다고 하고, 세무서는 법률이 구체적 기준을 국세청장에게 맡겼다고 답한다. 한편 병은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을 자기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다투고 있다. 이 장면 앞에서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를 정리하되, 훈령의 법규성이나 감경의 적용 여부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내지 않는다.

먼저 을의 사건에서 확인할 것은 훈령의 계산 방식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되었는가이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은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발하는 내부 기준의 성질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비율은 훈령 자체가 곧 법률이라는 을의 반론이나, 훈령을 따랐으니 위법이 없다는 세무서의 대답 어느 쪽에도 그대로 서명하지 않는다. 같은 판결은 바로 이어 평등 원칙이 묶는 조건을 제시한다.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 을의 사건에서 훈령의 계산 방식이 이런 되풀이와 관행의 단계에 이르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훈령의 발령일·시행일·공표 방식과 각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가 미정으로 남아 있는 까닭이다.

병의 사건은 다른 축을 놓는다. 그가 다투는 것은 예규의 감경이 다른 납세자에게는 늘 적용되었다는 점, 그리고 자기에게만 빠졌다는 점이다. 행정기본법 제9조는 평등의 원칙을 이렇게 적는다.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같은 예규를 놓고 납세자 사이에 다르게 대우한 데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는 이 조항이 묻는 자리에 놓인다. 다만 앞서 본 판결의 비율대로, 예규가 되풀이 시행되어 관행이 되었는지, 그리고 병이 그 관행의 상대방에 해당하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위 판결은 농림사업시행지침서의 사안에서 "위 지침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졌다거나 그 공표만으로 신청인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고, 그 대목이 병의 사건에 그대로 옮겨지는지는 미정이다.

두 사건을 나란히 놓으면 질문의 자리가 분명해진다. 을의 사건에서는 훈령의 계산 방식이 재량권 행사의 준칙으로 되풀이 시행되었는가, 그리고 훈령의 문언이 상위 법령과 어떻게 맞닿는가를 물어야 한다. 병의 사건에서는 예규의 감경이 관행으로 굳었는가, 그리고 다른 납세자와의 차이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어느 질문에도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으므로 답변의 방향을 정해 놓을 수 없다.

이 사례가 놓는 질문은 여기까지이다. 훈령의 법규성에 대한 평가도, 감경의 적용 여부에 대한 결론도 이 자리에서는 내려지지 않는다. 평등 원칙이 행정청을 묶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묻는 자리에서, 그 조건이 채워졌는지는 아직 열려 있다.

10.6다음 장으로 남긴 것

앞 절에서 사례가 던진 물음을 세워 놓은 채로, 이 장은 평등의 원칙이 행정을 묶는 자리를 여기까지 살폈다. 그 자리는 행정규칙의 대외적 구속력과는 구별되는 지점에 있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은 그 구별을 이렇게 세운다.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례에서 훈령의 문언만으로 처분의 위법이 곧 정해지는 것은 아님이 분명해진다.

그 판결이 이어 짚는 것은 행정관행의 축적이다.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 이 사례에서 세무서가 인용한 계산 방식이 어느 빈도로 시행되어 왔는지가 처분의 평가에 걸린다.

그러나 위 판결은 되풀이 시행과 신뢰의 형성을 같은 것으로 보지 않았다. "위 지침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졌다거나 그 공표만으로 신청인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없고, 쌀 시장 개방화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 등 우월한 공익상 요청에 따라 위 지침상의 요건 외에 ‘시·군별 건조저장시설 개소당 논 면적 1,000ha 이상’ 요건을 추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어, 그 처분이 행정의 자기구속의 원칙 및 행정규칙에 관련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 이 사례에서 병이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되던 감경을 빠뜨린 처분을 다툴 때, 되풀이된 적용이 곧 보호할 만한 신뢰로 이어지는지의 판단은 별도의 검토를 요구한다.

따라서 이 장은 신뢰보호의 요건을 정리하지 않은 채 그 자리를 남겨 둔다. 신뢰의 대상이 된 행정기준의 성격, 상대방이 그 기준에 의거한 처분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의 정당성, 그리고 그 기대를 배반할 만한 공익상 요청의 존부는 모두 별도의 법리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다. 훈령과 예규의 발령일·시행일·공표 방식이 미정으로 남아 있는 현재의 사례에서, 그 요건을 미리 정한다는 것은 자료에 없는 사실을 끌어들이는 일이다.

병의 사안에 남은 또 하나의 자리는 미공표 기준의 문제다.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하던 예규가 어떤 경로로 알려졌는지, 그 예규의 문언이 납세자에게 언제 공개되었는지가 정해지지 않은 채로, 평등의 원칙이 그 적용을 요구하는지 여부는 앞 절의 구조 안에서만 형식적으로 서 있을 뿐이다. 이 문제 역시 신뢰보호와 나란히 다음 장의 몫이다.

이 장이 밝힌 것은 행정이 묶이는 자리가 행정규칙의 문언 자체가 아니라 되풀이된 시행의 축척 위에 놓인다는 점, 그리고 그 묶임이 평등의 원칙으로 설명될 때조차 신뢰보호와의 경계가 함께 표시된다는 점이다. 남겨진 자리는 표시되었고,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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