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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령·예규의 효력: 행정규칙과 법규명령의 경계 · 제30권 · 제6장 · 초판

위임의 범위를 넘은 규칙의 운명

위임받은 범위를 넘어선 행정규칙은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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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300단어 ·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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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0 · 판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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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6.1위임을 받은 규칙의 자리
  3. 6.22010다72076의 쟁점
  4. 6.3위임을 넘은 규칙의 평가
  5. 6.4처분 근거로서의 가능성
  6. 6.5결론이 미치지 못한 자리
  7. 6.6다음 물음으로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위임받은 범위를 넘어선 행정규칙이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묻는다. 2010다72076 판결요지의 쟁점을 읽고 위임을 넘은 규칙의 평가와 처분 근서로서의 가능성을 살피며, 결론이 미치지 못한 자리를 남긴다.

6.1위임을 받은 규칙의 자리

위임 요건을 판정하는 순서를 마무리하며 밝힌 대로, 법규성이 인정된 규칙도 위임의 테두리 안에 있을 때만 그 효력을 지닌다. 이제 그 테두리를 벗어난 규칙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물어야 한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은 이 물음을 직접 다루었다.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는 기관은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까지 지정받지 않은 경우 형식을 고를 수 있다. 그 판결은 이 점을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수임 행정기관은 행정규칙이나 규정 형식으로 법령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확인했다. 선택된 형식이 행정규칙이라도 그 자체로 법규성을 잃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그 효력의 뿌리가 행정규칙에 있지 않다는 점이 곧바로 이어진다. 같은 판례는 "이 경우 행정규칙 등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가지게 되지만, 이는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이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근거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위임 규정이 효력의 근거이고, 위임의 한계가 그 효력의 조건인 셈이다.

조건을 넘으면 근거가 더는 작동하지 않는다. 판례는 "따라서 그 행정규칙이나 규정이 상위법령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위임된 내용뿐 아니라 위임된 방식을 어긴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판례는 나아가 "이는 행정규칙이나 규정 ‘내용’이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뿐 아니라 상위법령의 위임규정에서 특정하여 정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에 위배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 상위법령에서 세부사항 등을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음에도 이를 고시 등 행정규칙으로 정하였다면 그 역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위임이 시행규칙이라는 형식을 특정하였는데 고시로 정한 경우도, 그 고시는 법규명령의 효력을 얻지 못한다.

이 원리는 세무서가 국세청 훈령의 계산 방식에 따라 과세한 장면에서 그대로 자리한다. 을이 다투는 것은 훈령이 공무원 사이의 사무 처리 기준에 그친다는 점이고, 세무서가 답하는 것은 법률이 구체적 기준을 국세청장에게 맡겼다는 점이다. 두 주장을 가르는 것은 위임이 훈령이라는 형식까지 허용한 것인지의 여부이고, 나아가 위임된 내용 안에서 계산 방식이 정해졌는지의 여부이다. 훈령과 상위 법령의 문언 대응이 미정인 현재, 그 형식과 내용이 위임의 범위 안에 있는지는 판정할 수 없다. 다만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 규칙에는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가 없다는 원리만이 분명하다.

한편 병이 다투는 감경 예규의 적용 여부는 위임을 받은 규칙이 어느 범위에서 국민에 대하여 작용하는지의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드러낸다. 다만 이 장이 맡은 물음은 위임을 넘은 규칙의 운명이므로, 그 적용 여부에 대한 판단은 별개로 남는다. 이 장면의 결과는 훈령의 법규성이나 감경의 적용 여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6.22010다72076의 쟁점

위임의 범위를 넘은 규칙이 법규명령의 효력을 가질 수 없다는 흐름을 세워 두고 나면, 남는 것은 2010다72076 판결이 실제로 무엇을 문제로 삼았는지 밝히는 일이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은 네 가지 쟁점을 적시하여 그 판단을 내놓았고, 이 가운데 앞의 두 쟁점은 위임의 방식과 규칙 형식의 불일치가 효력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다. 이 판결이 다룬 범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판시사항의 문구를 그대로 옮긴다.

쟁점 [1]은 세부사항을 정할 권한이 주어졌으나 그 행사 방법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경우를 다룬다. 그 판시사항은 "상위법령에서 세부사항 등을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음에도 이를 고시 등 행정규칙으로 정한 경우,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이다. 이는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한 위임을 행정규칙으로 충족시킨 경우의 효력을 묻고 있으며, 답변으로 "소극"을 적고 있다. 이 판시사항은 위임받은 권한의 내용보다 행사 방식이 지켜졌는지를 쟁점으로 삼는다.

쟁점 [2]는 특정한 기준을 고시 형식으로 정한 규칙이 상위 법령의 형식 변경을 거친 뒤에도 법규명령의 효력을 유지하는지 묻는다. 그 판시사항은 "구 주택건설촉진법 제33조의6 제6항의 위임에 의하여 건설교통부장관의 ‘고시’ 형식으로 되어 있는 ‘주택건설공사 감리비지급기준’이 이를 건설교통부령으로 정하도록 한 구 주택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이 있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이다. 이는 이미 만들어진 기준이 상위 법령이 요구하는 형식을 갖추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경우를 다루며, 역시 "소극"으로 요약되어 있다. 쟁점 [1]의 논의를 특정 규칙에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두 쟁점은 같은 규칙을 다른 법리로 해석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의 판시사항 [3]은 "건설교통부장관 고시인 ‘주택건설공사 감리비지급기준’이 ‘집행명령’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이고, 같은 판결의 판시사항 [4]는 "구 주택건설촉진법하에서 상위법령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행정규칙 등이 2003. 5. 29. 법률 제6916호로 전부 개정된 주택법 상위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더라도 주택법 부칙(2003. 5. 29.) 제2조에 따라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이다. [3]은 집행명령이라는 보완적 성격으로 규칙을 인정할 길을 묻고, [4]는 부칙의 경과 규정이 그 길을 열어 주는지 묻는다.

판시사항의 문구를 종합하면, 이 판결이 다룬 쟁점의 범위는 행정규칙이 법규명령의 효력을 가질 수 있는지, 나아가 그 효력이 유지될 수 있는지를, 위임의 방식과 형식을 기준으로 판단한 것으로 한정된다. 이 사례에서 을과 세무서가 대립하는 쟁점의 하나인 훈령의 법규성은 위임의 범위를 넘는 규칙의 효력 문제를 다툰다는 점에서 쟁점 [1]·[2]와 맞닿는다. 그러나 판시사항은 세무 처분이나 감경 적용 문제를 다루지 않으므로, 그 쟁점들의 결론을 이 판결의 판단으로 옮길 수는 없다.

6.3위임을 넘은 규칙의 평가

쟁점의 범위를 확인한 뒤에는 그 규칙이 위임의 범위를 넘었을 때 어떤 효력을 지는지가 이어지는 문제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은 위임한계를 벗어난 행정규칙이나 규정에 대하여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인정할 여지가 있는지를 판시사항 [1]과 [4]에서 다루었다. 그 표현을 옮겨 위임을 넘은 규칙의 운명을 살핀다.

우선 위임이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지 않은 경우에, 수임 행정기관이 정한 행정규칙이 법규명령으로 효력을 가지는 까닭부터 확인하여야 한다. 위 판결은 그 근거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수임 행정기관은 행정규칙이나 규정 형식으로 법령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이 경우 행정규칙 등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가지게 되지만, 이는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이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근거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이 인용은 대외적 구속력이 행정규칙의 일반적 성질에서 나오지 않고, 상위법령의 위임 규정이 예외적으로 빌려주는 것임을 분명히 한다.

그러면 위임한계를 벗어난 행정규칙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가 곧바로 이어진다. 위 판결은 그 결론을 이렇게 적는다. "따라서 그 행정규칙이나 규정이 상위법령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 이는 행정규칙이나 규정 ‘내용’이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뿐 아니라 상위법령의 위임규정에서 특정하여 정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에 위배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 상위법령에서 세부사항 등을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음에도 이를 고시 등 행정규칙으로 정하였다면 그 역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이에 따르면 위임을 넘은 규칙은 내용의 초과에 그치지 않고, 위임 규정이 정한 절차나 방식을 어긴 경우에도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또한 위임을 넘은 규칙이 집행명령으로 볼 수 있는지도 함께 다루어졌다. 위 판결은 그 사안의 규칙에 관하여 "‘주택건설공사 감리비지급기준’은 구 주택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주택법’이라 한다) 제24조 제6항의 위임한계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경쟁입찰을 통한 감리비의 결정방식, 총 공사비 및 감리 대상 공사비의 산정방식, 감리대가 이외 비용의 산정방식 등 사업주체가 감리자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감리비의 지급기준에 관하여 규정함으로써 일반 국민의 계약자유 등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이를 가리켜 행정관청이 일반적 직권에 의하여 구 주택법이 규정한 범위 내에서 법률을 현실적으로 집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을 정한 ‘집행명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위임한계를 넘은 규칙을 집행명령으로 새로 설명하는 길도 이 판결에서는 닫혀 있다.

법의 개정 이후 종전 규칙이 법규명령의 효력을 계속하는지에 대해서도 판단이 있다. 전부 개정된 법률의 부칙 조항을 두고 위 판결은 "구 주택건설촉진법하에서 상위법령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행정규칙, 규정이 전부 개정된 주택법 상위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남에도 그에 구애됨이 없이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계속 가진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고 하였다. 부칙의 단서가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는 취지임을 함께 밝힌 뒤 내린 결론이다.

이 판결이 위임을 넘은 행정규칙에 대하여 내린 평가는 요약하여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 평가는 이 사례의 훈령이 발령되었는지, 세무서가 어느 조항을 인용하였는지, 훈령의 문언이 상위 법령의 어느 문장에 대응하는지와 같은 사실이 정해지기 전에 세무서의 계산 방식이나 병의 감경 주장에 대한 결론이 되지는 않는다.

6.4처분 근거로서의 가능성

그 판단의 한도에서 이제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대법원은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 행정규칙의 효력을 부정하면서, 그 부정된 효력이 처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도 함께 밝혔다.

판결요지는 효력의 근거를 행정규칙 자체가 아니라 위임 규정에서 찾는다. 판결요지 [1]은 "이 경우 행정규칙 등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가지게 되지만, 이는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이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근거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고 밝힌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판결요지 [1]]. 따라서 규칙 자체가 힘을 갖는 것이 아니라, 상위 법령의 위임이 살아 있는 동안에만 법규명령의 효력이 인정된다. 위임의 한계를 넘는 순간 이 예외는 성립하지 않는다.

위임을 넘는 규칙에 대하여 판결요지는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같은 판결요지 [1]은 "따라서 그 행정규칙이나 규정이 상위법령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고 적는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판결요지 [1]]. 위임의 범위를 넘은 규칙은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이어서 "이를 가리켜 행정관청이 일반적 직권에 의하여 구 주택법이 규정한 범위 내에서 법률을 현실적으로 집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을 정한 '집행명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판결요지 [3]]. 집행명령으로 볼 여지도 닫힌다.

한편 판결요지 [2]는 위반된 위임의 형태를 나누어 읽는다. "이는 행정규칙이나 규정 '내용'이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뿐 아니라 상위법령의 위임규정에서 특정하여 정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에 위배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 상위법령에서 세부사항 등을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음에도 이를 고시 등 행정규칙으로 정하였다면 그 역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판시한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판결요지 [1]]. 따라서 내용뿐 아니라 정하는 형식이 위임에서 벗어난 경우에도 결과는 같다. 처분의 근거로서 기능하려는 규칙은 이 형식의 요건까지 갖추어야 한다.

다만 판결요지가 정한 것은 효력의 유무이다.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판결요지가 결론을 내지 않았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미정이다. 위임을 넘은 계산 방식을 담은 훈령이 어떤 처분에 오를 수 있는지,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을 배제한 처분이 어떤 근거를 적어야 하는지는, 그 자체로 아직 열린 자리로 남는다.

6.5결론이 미치지 못한 자리

위임 범위를 넘은 행정규칙이 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는 판결요지의 결론이 미치는 한도 안에서만 분명해졌다. 그렇다면 이 판결이 어디까지 끝내고 어디서 말을 끊었는지를 가름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질문에 대한 표지를 남길 수 있다.

우선 판결요지는 권한의 출처와 그 한도를 함께 밝힌다. 위임 규정이 형식을 특정하지 않은 경우를 두고 판결요지는 이렇게 말한다.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수임 행정기관은 행정규칙이나 규정 형식으로 법령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어서 그 효력의 근거를 밝히고 있다. "이는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이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근거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대외적 구속력은 행정규칙의 성질에서 나오지 않고 위임 규정에서만 나온다는 뜻이다. 이 점은 분명히 결론지어진 자리이다.

그런 다음 판결요지는 위임을 벗어난 경우의 결과를 특정한다. "따라서 그 행정규칙이나 규정이 상위법령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고 하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 범위의 두 층위이다. "이는 행정규칙이나 규정 '내용'이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뿐 아니라 상위법령의 위임규정에서 특정하여 정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에 위배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라는 문장이 이를 둘로 가른다. 형식을 특정한 위임에 어긋난 경우까지 포함하여 무너진다는 뜻이다. 아울러 집행명령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가렸다. 감리비지급기준이 계약자유 등을 제한한다며, "이를 가리켜 행정관청이 일반적 직권에 의하여 구 주택법이 규정한 범위 내에서 법률을 현실적으로 집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을 정한 '집행명령'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이 모두가 판결요지가 끌고 간 자리이다.

반면 판결요지는 몇 가지를 말하지 않은 채 남겨 둔다. 위임을 가르는 표지를 어떻게 잡을지, 곧 내용의 외연과 절차·방식의 정합을 각각 어떤 기준으로 판정할지에 관한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법원이 이를 심사하는 구조도 함께 열려 있다. 게다가 판결요지가 밝힌 결론은 주택건설공사 감리비지급기준이라는 규칙과 그 근거 조항을 둘러싼 사정에 매여 있다. 전환 조항의 해석 역시 마찬가지다. 부칙은 처분과 절차에 관해 말할 뿐이다. "구 주택건설촉진법하에서 상위법령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행정규칙, 규정이 전부 개정된 주택법 상위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남에도 그에 구애됨이 없이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계속 가진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없다"고 한 데 머무른다. 소급의 결과만을 가른 것이다.

이 장의 결론은 그 경계에 선다. 대외적 구속력은 위임 규정에 뿌리를 두고, 그 범위를 넘어서면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위임의 범위를 가르는 표지와 법원의 심사 구조는 여기서 새로 정해지지 않는다. 세무서가 인용한 훈령 계산 방식이나 그 위임에 관한 답, 병이 다투는 감경 예규의 적용 여부에 대해서도 이 자료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미정으로 남은 자리는 다음 물음에 맡긴다.

6.6다음 물음으로

판결요지가 밝힌 경계 안에서 이 장의 결론은 마무리되었다. 남은 물음은 위임의 범위를 가르는 표지가 무엇이며, 법원이 그 표지를 두고 심사를 어떻게 구성하는지이다. 다음 장이 이 물음을 다룬다.

위임 범위를 가르는 표지는 앞에서 새로 정하지 않았다. 2010다72076 판결요지가 밝힌 기준만이 이 자리에 놓여 있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의 판시사항은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수임 행정기관은 행정규칙이나 규정 형식으로 법령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위임이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지 않은 경우에 관한 문장이다. 반대로 절차나 방법이 특정된 경우의 표지는 같은 판시사항의 뒷부분에 적혀 있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은 "이는 행정규칙이나 규정 ‘내용’이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뿐 아니라 상위법령의 위임규정에서 특정하여 정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에 위배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 상위법령에서 세부사항 등을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음에도 이를 고시 등 행정규칙으로 정하였다면 그 역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하였다. 내용의 범위와 권한행사의 절차·방식이 함께 표지로 놓임을 이 문장이 가리킨다.

병이 다투는 감경 예규의 적용 여부는 이 장에서 판정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의 판시사항은 "구 주택건설촉진법하에서 상위법령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행정규칙 등이 2003. 5. 29. 법률 제6916호로 전부 개정된 주택법 상위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더라도 주택법 부칙(2003. 5. 29.) 제2조에 따라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지 여부(소극)"를 다루었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그 판시사항이 제기한 쟁점의 범위 안에서 이 장의 결론이 놓인다. 병의 사안에서 예규의 발령일·시행일·공표 방식과 각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는 미정이다.

을의 사안도 이 장에서 판정하지 않는다. 세무서가 인용한 국세청 훈령의 조항 범위와 훈령의 발령일·시행일·공표 방식, 훈령과 상위 법령의 문언 대응은 모두 미정이다. 세무서가 법률이 구체적 기준을 국세청장에게 맡겼다고 답한 바와 을이 공무원 사이의 사무 처리 기준이라고 한 바 사이의 대립은, 위임이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했는지 여부라는 앞의 표지에 놓일 문제이다. 다만 이 장은 그 적용을 판정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의 판시사항은 그 표지의 문장과 함께 그 표지에 따른 결론의 문장도 밝힌다.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은 "구 주택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감리비의 지급기준 등은 구 주택법이 규정한 바에 따라 ‘건설교통부령’의 형식으로 정해야 하므로, 건설교통부장관의 ‘고시’ 형식으로 되어 있는 종전 ‘감리비지급기준’은 구 주택법 제24조 제6항이 권한행사의 절차 및 방법을 특정하여 위임한 것에 위배되어 더 이상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 효력을 가지지 못한다"고 하였다. 위임한 절차·방식에 어긋난 형식이 놓인 경우의 결과를 이 문장이 보인다.

위임의 범위를 넘은 규칙의 운명에 관한 이 장의 자리는 여기까지이다. 다음 물음은 위임이 있는 행정규칙과 위임을 벗어난 행정규칙을 각각의 쟁점으로 놓고 읽는 데서 시작한다. 86누484와 2010다72076의 판결요지가 그 두 자리를 놓는다.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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