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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령·예규의 효력: 행정규칙과 법규명령의 경계 · 제30권 · 제11장 · 초판

되풀이된 적용과 자기구속의 요건

다른 사람에게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을 빼앗긴 사안에서 무엇을 밝혀야 하는가?

분량
약 2,200단어 · 9분
자료
조문 1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1.1감경을 빼앗긴 납세자의 물음
  3. 11.2판결요지의 재량준칙과 자기구속
  4. 11.3자기구속이 성립하는 조건
  5. 11.4행정기본법 제9조와의 대응
  6. 11.5병 사안의 평가와 남은 물음
  7. 다룬 법령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다른 사람에게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을 적용받지 못한 병의 사안에서 무엇을 밝혀야 하는지 묻는다. 2009두7967 판결요지가 재량준칙과 자기구속에 대해 한 말을 가져와 성립 조건을 세우고, 행정기본법 제9조와의 대응을 살핀다.

11.1감경을 빼앗긴 납세자의 물음

앞 장이 평등 원칙과 자기구속의 자리를 표시해 둔 채 마무리되었다면, 이제 병의 물음은 그 자리를 파고든다. 병은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을 자기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다투며, 되풀이된 적용을 권리의 근거로 삼으려 한다. 이에 맞서는 편은 예규가 내부 기준일 뿐이라 답할 것이다. 두 접근을 나란히 놓고 무엇을 밝혀야 하는지 가리는 것이 여기서의 과제이며, 병 사안의 결론은 미리 정해 두지 아니한다.

행정기본법 제9조는 "제9조(평등의 원칙)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선언한다. 이 문언은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를 묻게 한다. 이 사례에서 병은 자기와 다른 납세자 사이에 같은 예규의 감경 적용에 관한 차이가 있음을 전제로 다투고 있으며, 그 차이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는 병 사안에서 확인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의 판결요지 [1]은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라고 밝힌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이는 예규의 내부성만으로 위법이 되지 않음을 먼저 확인하면서, 되풀이 시행으로 행정관행이 이루어진 때에 한하여 평등의 원칙과 신뢰보호의 원칙이 자기구속을 낳는다고 본다.

같은 판결요지 [1]에 따르면 자기구속은 특별한 사정의 결여라는 조건 아래에서만 위법 판단으로 이어진다. 병 사안에서 그러한 되풀이 시행과 행정관행이 성립하였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자기구속을 깨뜨릴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확정되지 아니하였다. 병이 겨냥하는 예규의 문언, 그 발령과 시행의 시기, 공표 방식, 그리고 각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와 상위 법령과의 문언 대응 역시 미정으로 남는다.

같은 판결요지 [2]는 "시장이 농림수산식품부에 의하여 공표된 ‘2008년도 농림사업시행지침서’에 명시되지 않은 ‘시·군별 건조저장시설 개소당 논 면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신규 건조저장시설 사업자 인정신청을 반려한 사안에서, 위 지침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졌다거나 그 공표만으로 신청인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없고, (…) 그 처분이 행정의 자기구속의 원칙 및 행정규칙에 관련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라고 요약한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이는 되풀이 시행의 부정과 공표만으로 성립하지 않는 신뢰가 함께 놓일 때 자기구속의 길이 닫힘을 보여 준다.

따라서 병의 물음에 답하려면 예규의 문언과 실제 적용 관행을 먼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로는 이 사례의 결과가 훈령의 법규성이나 감경의 적용 여부에 대한 법적 평가로 나아가지 않는다. 평등의 원칙과 행정의 자기구속은 병의 다툼에서 확인할 쟁점의 준거를 제시할 뿐이며, 되풀이된 적용의 성립 여부는 앞으로의 확인 대상으로 남는다.

11.2판결요지의 재량준칙과 자기구속

병이 늘 적용되던 예규의 감경을 받지 못한 쟁점을 두고, 평등의 원칙과 행정의 자기구속이라는 두 갈래를 나란히 놓은 데서 더 나아가려면 그 말들이 판례에서 무엇을 가리키는지 밝혀야 한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의 판결요지는 그 물음에 답하는 말을 담고 있다.

위 판결요지는 먼저 행정규칙의 대외적 효력을 원칙으로 한정한다.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고 판결요지는 밝힌다. 이 구절은 훈령이나 예규의 문언이 납세자에게 직접 권리를 주지 않는다는 기본 태도를 확인한다.

그러나 위 판결요지는 이 원칙에 예외를 둔다.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고 판결요지는 말한다. 병이 다투는 쟁점은 바로 이 자기구속이 성립하느냐에 놓인다.

다만 자기구속이 성립하려면 위 인용문이 정한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 조건은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과, 그 규칙을 위반하는 처분이 ‘특별한 사정’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다(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이 단어들은 앞 단위에서 세워둔 물음에 답하는 잣대이며, 그 의미의 적용 범위는 뒤에 살필 일이다.

위 판결요지는 그 요건이 갖추어지지 못한 경우의 모습도 함께 보여 준다. 위 지침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졌다거나 그 공표만으로 신청인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없고, 쌀 시장 개방화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 등 우월한 공익상 요청에 따라 위 지침상의 요건 외에 ‘시·군별 건조저장시설 개소당 논 면적 1,000ha 이상’ 요건을 추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어, 그 처분이 행정의 자기구속의 원칙 및 행정규칙에 관련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가 그것이다. 즉 되풀이 시행과 보호가치 있는 신뢰가 확인되지 않고 우월한 공익상 요청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면, 자기구속을 이유로 한 위법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 판결요지가 쓰는 말(재량권 행사의 준칙, 되풀이 시행, 행정관행, 평등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 특별한 사정,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이 장의 기준어이다. 병의 사안에서 예규의 감경 적용이 문제이므로, 그 사안에서 위 각 말이 무엇에 대응하는지는 다음 자리에서 판결요지가 정한 범위 안에서 살필 일이다.

11.3자기구속이 성립하는 조건

자기구속의 논리가 선언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사건에서 발효하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은 그 조건을 판결요지에서 직접 밝히고 있다. 그 문언을 빠짐없이 옮겨 자기구속이 성립하는 범위를 가늠한 뒤, 병의 감경 배제 다툼에 그 틀을 놓아 보기로 한다.

행정규칙의 위반만으로 처분이 곧바로 위법해지는 것은 아님을 전제로 두어야 한다. 판결요지는 우선 그 한계를 이렇게 적시한다.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이 구절은 재량준칙의 성격에 관한 앞선 논의와 같은 선상에 서 있다. 병이 예규의 감경을 적용받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처분이 위법하다고 곧바로 단정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언제 행정이 자기구속을 받게 되는가. 판결요지는 그 계기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두 가지 요건이 이 문장에 함께 놓여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하나는 행정규칙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진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이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작용한다는 전제다. 병은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되던 예규의 감경을 자기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므로, 적어도 "되풀이 시행"과 "행정관행"의 성립 여부가 병의 사안에서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

자기구속의 원리가 무제한으로 뻗는 것은 아니다. 판결요지의 사안 부분은 그 한계의 문턱을 함께 보여준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요지 제2항에 따르면, 위 지침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졌다거나 그 공표만으로 신청인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없고, 쌀 시장 개방화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 등 우월한 공익상 요청에 따라 위 지침상의 요건 외에 ‘시·군별 건조저장시설 개소당 논 면적 1,000ha 이상’ 요건을 추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어, 그 처분이 행정의 자기구속의 원칙 및 행정규칙에 관련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이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두 가지가 이 인용에서 구분되어 드러난다. 우선 지침의 공표만으로는 보호가치 있는 신뢰가 곧바로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며, 다음으로 우월한 공익상 요청처럼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면 지침상 요건을 넘어선 기준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자기구속이 성립하더라도 그 구속은 절대적이지 않다.

병의 사정에 이 틀을 대어 본다. 병은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되던 예규의 감경을 자기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다투고 있으므로, 병의 다툼은 판결요지가 말하는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에서 출발한다. 다만 이 사안에서 예규의 발령일·시행일·공표 방식, 각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는 미정이다. 이러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채로는 예규가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을 이루었는지, 그리고 병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가졌는지를 판단할 수 없다. 예규의 공표 사실 자체로 신뢰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요지의 태도에 비추어 보면, 미정의 사실은 병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나 배척하는 방향으로나 채워져야 한다.

요컨대 자기구속이 성립하려면 행정규칙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져야 하고,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이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작용해야 하며, 거기에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한다. 세 가지가 함께 놓일 때 비로소 그 규칙을 위반한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 병의 감경 배제 다툼은 이 세 문턱을 하나씩 통과하는지에 따라 갈리며, 지금으로서는 그 판단의 재료 가운데 예규의 시행 실태와 처분의 인용 범위가 남아 있다.

11.4행정기본법 제9조와의 대응

자기구속이 되풀이된 시행에서 생긴다고 한 앞의 판단은, 그 판단이 품은 말과 법률의 문언이 어떻게 맞닿는지 물음을 남긴다. 병이 다른 납세자에게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을 받지 못한 사정을 두고, 먼저 평등의 원칙을 적은 조문을 그대로 놓고 본다.

행정기본법 제9조는 그 문언에서 "제9조(평등의 원칙)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한다. 이 구절은 차별을 금지하되, 합리적 이유가 있는 차별은 막지 않는다. 따라서 병의 사안에서 예규에 따른 감경을 받은 다른 납세자와 받지 못한 병 사이의 대우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그 차이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는 이 문언이 놓은 둘째 물음이다.

같은 판결은 행정규칙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생긴 경우에 기관이 받는 구속의 근거를 이렇게 밝힌다.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이 구절은 자기구속의 근거로 평등의 원칙을 함께 든다. 다시 말해 자기구속은 평등의 원칙과 따로 서는 규범이 아니라, 그 원칙이 반복된 적용의 장면에서 기관에 대하여 끼치는 구속의 한 모습으로 읽힌다.

그렇다면 병의 사안에서 행정기본법 제9조의 문언은 이와 같은 관계를 그대로 허용한다. 예규에 따른 감경이 되풀이 적용되어 그 적용이 관행이 되었다면, 병에게 같은 감경을 주지 않은 처분은 앞의 구절이 둔 '특별한 사정' 없이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읽힌다. 다만 이 판결은 같은 사례에서 이른바 특별한 사정으로 우월한 공익상 요청을 들어, 지침에 없는 요건을 더한 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하였다. "쌀 시장 개방화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 등 우월한 공익상 요청에 따라 위 지침상의 요건 외에 '시·군별 건조저장시설 개소당 논 면적 1,000ha 이상' 요건을 추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있어, 그 처분이 행정의 자기구속의 원칙 및 행정규칙에 관련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 이 구절이 보여 주는 것은, 평등의 원칙이 되풀이된 적용을 보호하되 그 보호가 무제한은 아니라는 점이다.

행정기본법 제9조의 문언이 '합리적 이유 없이'라는 단서를 둔 것과, 이 판결이 '특별한 사정'을 둔 것은 서로 다른 말이다. 조문의 단서는 차별의 정당화를 다루고, 판결의 조건은 자기구속의 예외를 다룬다. 그런데 앞의 구절이 자기구속의 근거로 평등의 원칙을 함께 적은 까닭에, 병의 사안을 볼 때에는 이 두 말을 나란히 놓고 보아야 한다. 예규에 따른 감경을 늘 적용해 온 사정이 관행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병을 그 관행 밖에 둔 데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를 따지는 일이 함께 놓인다. 다만 병의 사안에서 예규의 발령일과 시행일, 공표 방식, 각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 사실들이 확정되어야 두 말 가운데 무엇이 병의 사정에 맞는지 읽을 수 있다.

11.5병 사안의 평가와 남은 물음

평등의 원칙 문언을 대어 본 데서 나아가, 병이 늘 적용하던 예규의 감경을 받지 못한 사정을 무엇을 확인하며 살펴야 하는지 정리할 차례다. 위 판단은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두7967 판결이 행정규칙과 처분의 관계를 다룬 자리에서 밝힌 기준에 맞춘다. 그 판결은 먼저 행정규칙의 대외적 효력을 다음과 같이 한정한다.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이나 내부지침’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그에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 구절은 병의 사정만으로 예규에 반하는 처분이 곧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님을 뜻한다.

다만 그 판결은 되풀이된 적용이 낳는 효과를 아래와 같이 이어 말한다. "다만,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그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 병 사안에서 먼저 물어야 할 것은 그 예규의 감경이 실제로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되었는지이다. 그 예규의 발령일과 시행일, 공표 방식이 아직 미정이므로, 이 문언에서 요구되는 요건이 채워졌는지는 지금 단정할 수 없다.

병 사안과 달리 그 판결이 함께 다룬 사정은 다음과 같다. "시장이 농림수산식품부에 의하여 공표된 ‘2008년도 농림사업시행지침서’에 명시되지 않은 ‘시·군별 건조저장시설 개소당 논 면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신규 건조저장시설 사업자 인정신청을 반려한 사안에서, 위 지침이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졌다거나 그 공표만으로 신청인이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없고, (…) 그 처분이 행정의 자기구속의 원칙 및 행정규칙에 관련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한 사례." 여기서 판결은 되풀이 시행이 없었던 점과 신뢰가 보호가치를 갖지 못한 점을 함께 적시한다. 병 사안에서 병이 다른 납세자에게 감경이 적용된 것을 어떻게 알았고 그에 거는 기대가 보호가치 있는지 역시 남은 확인 대상이다.

그 판결이 제시한 아래 문구는 적용이 되풀이된 경우에 관한 것이다. "재량권 행사의 준칙인 행정규칙이 그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를 위반하는 처분은 (…) 위법한 처분이 된다." 이 구절은 되풀이된 적용이 뒤바뀐 사정을 어떻게 볼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담고 있다. 다만 병 사안에서 그 예규의 감경이 위법한 관행으로서 되풀이되었는지에 관한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 구절을 병 사안에 그대로 두는 결론으로 읽는 것은 앞선 확인을 생략하는 일이다.

따라서 병 사안은 자기구속의 요건을 하나씩 대조하는 자리에 머문다. 예규의 내용과 감경의 적용 범위, 그 적용이 행정관행이 되었는지, 병에게 보호가치 있는 신뢰가 있었는지, 그리고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가 확인되어야 한다. 각 처분이 인용한 조항의 범위와 예규가 상위 법령과 어떻게 맞는지도 아직 미정이다. 이 확인이 끝나기 전에 병이 예규의 감경을 받지 못한 처분의 결과를 단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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