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개별 사정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처분 과정 어디에 남아야 하는지를 묻는다. 처분기준의 설정과 기준의 공표 및 효력을 세우고, 사전통지와 의견의 자리, 처분서의 이유와 심사를 자료별로 나누어 살핀다. 기록이 심사에 닿는 방식을 정리하며 맺는다.
12.1처분기준의 설정
감경 사정을 따지는 자리에서 무엇이 이미 정해졌는지 살피려면, 먼저 기준을 정하는 일 자체가 행정절차법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를 보아야 한다. 처분기준을 설정하고 공표하는 일은 행정절차법 제20조가 다루는 사항이다. 그 조문은 처분기준을 정하는 방향부터 밝힌다.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은 처분기준의 설정 방향을 이와 같이 정한다.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행정절차법 제20조). 이는 기준을 미리 두어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그 기준을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한 방침을 함께 담고 있다. 기준은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정하도록 되어 있다. 처분마다 성질이 다르므로, 어떤 처분에 필요한 기준이 어느 만큼 구체적인지가 한결같을 수는 없다. 정의 식당에 대한 영업정지 기간을 정한 시행규칙 별표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둔 형태에 해당한다. 다만 처분기준이 어느 수준까지 구체적이어야 하는지는 조문이 수치로 정하지 않는다. 이와 아울러 제1항은 기준을 정한 데서 그치지 않고 공표하여야 한다고 함께 적고 있다. 기준을 세운다는 것은 행정청 안에만 두는 일이 아니라 밖으로 내놓는 일과 짝을 이룬다.
한편 제20조는 기준을 공표하지 아니할 수 있는 경우도 함께 둔다. 그 예외의 조건을 확인하기 위하여 제3항을 본다. "제1항에 따른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해당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기준을 공표하지 아니할 수 있다" (행정절차법 제20조). 공표의무는 예외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정되어 풀린다. 이 예외는 조문이 적은 사정에 한정된다.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한 경우와, 공표가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이 밖의 까닭만으로 공표를 빠뜨렸다면 제3항이 예외로 두지 않은 자리에 놓인다. 사례에서 처분기준이 공표되었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미정인 사실만으로 공표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아울러 공표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그 해석을 구하는 경로도 조문에 마련되어 있다. 왜 당사자가 기준의 뜻을 물을 수 있는지 보려면 제4항을 본다. "당사자등은 공표된 처분기준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행정청에 그 해석 또는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20조). 이에 따라 기준의 뜻을 묻고 행정청이 답하는 절차가 정해져 있다. 여기서는 공표된 기준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가 그 대상이다. 묻는 쪽은 당사자등이고, 응하여야 하는 쪽은 해당 행정청이다. 답하여야 한다는 요구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기준을 정한 방향과 함께 이러한 해석 요청의 경로를 두었다는 점에서, 조문은 기준이 밖에 나온 뒤에도 그 뜻을 가다듬을 자리를 남겨 두었다. 사례에서 당사자가 기준의 해석을 요청하였는지, 처분청이 응하였는지는 자료가 말하지 않는다.
기준을 정하는 자리를 이렇게 살펴보면, 재량 판단에 무엇이 먼저 놓이는지가 분명해진다. 행정청이 처분기준을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해 두었다면, 처분청이 사안을 평가할 때 그 기준이 판단의 첫 자리를 차지한다. 사례의 영업정지 2개월은 시행규칙 별표에 적힌 기준에 따라 정해진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처분청이 그 별표를 판단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점은, 기준을 세워 둔 취지와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기준에 적힌 사정과 그 밖의 사정이 함께 재량 판단에 놓이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이러한 기준 설정의 틀은 정의 식당에 적용할 때, 별표에 적힌 기준과 함께 그 밖의 사정이 재량 판단에 어떻게 놓이는지를 살피는 첫 자리를 만든다. 별표의 감경 조항 해당 여부와 별표 밖의 사정이 들어갔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처분사유로 기록된 위조된 신분증과 첫 위반인 사실이 별표에 어느 자리에 놓이는지도 미정이다. 앞서 확인한 대로 그러한 미정의 사실만으로 재량의 불행사나 남용의 결론을 서두를 수는 없다. 기준표에 무엇이 필수로 들어가야 하는지, 기준을 세우는 절차가 어떠한지는 조문이 정하지 아니한 채 남는다. 이와 달리 어떤 처분기준을 두어야 하는지, 어떤 항목을 반드시 적어야 하는지는 조문이 밝히지 아니하므로, 그 자리는 법률에서 새삼 정하여 둔 것이 아니라 행정청이 필요한 기준을 정하며 가꾸는 영역으로 남는다. 기준을 정하고 공표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명확하지 않은 기준의 뜻을 당사자가 물을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이 이 틀의 성격을 드러낸다.
12.2기준의 공표와 효력
기준을 정하는 일에서 곧바로 따라오는 물음은 그것을 어떻게 밖에 내놓느냐이다. 정의 식당에 대한 영업정지 2개월의 기준이 별표의 형태로 마련되어 있다면, 그 기준이 처분청과 당사자 사이에서 작동하려면 공표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20조는 그 공표의 요구와 예외를 함께 두고 있다.
먼저 공표의 원칙을 확인한다.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은 공표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행정절차법 제20조) 정하고 공표하는 일이 하나의 의무로 묶여 있으며, 기준을 바꾸는 경우에도 같은 의무가 다시 작동한다. 이 규정에 비추어 보면, 청소년 주류 판매의 제재 수준을 정한 기준은 그 내용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하고, 그렇게 정해진 기준은 공표되어야 한다.
그 의무는 무제한이 아니다. 같은 조 제3항은 공표를 하지 아니할 수 있는 사정을 다음과 같이 한정한다. "제1항에 따른 처분기준을 공표하는 것이 해당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기준을 공표하지 아니할 수 있다."(행정절차법 제20조) 별표에 정한 제재 기준을 공표하지 않으려면 이 단서에 적힌 사정이 있어야 하며, 그 사정이 있는지는 처분의 성질과 공표의 효과에 비추어 판단된다.
공표된 기준이 당사자에게도 작동함은 같은 조 제4항이 분명히 한다. 여기서는 "당사자등은 공표된 처분기준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행정청에 그 해석 또는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행정절차법 제20조) 명확하지 않은 기준을 둘러싼 해석을 당사자가 요청할 수 있고,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 정의 식당에 적용할 별표의 감경 조항이 모호하게 적혀 있다면, 그 해석을 요청하는 자리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상의 조문에서 확인되는 것은 공표의 시기와 방법의 자세한 절차가 아니다. 공표를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이 규정에서 정해져 있지 않다. 처분 사전통지와 처분서에 적힌 이유의 범위, 처분청이 유사 사례를 어떻게 비교하였는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그에 따라 이 사건에서 별표가 실제로 공표되었는지, 그리고 처분청이 감경 조항을 어떻게 읽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공표는 정한 기준을 대외에 내놓는 절차이고, 그 기준이 처분청의 재량 판단에 자리를 만드는 지점이다. 기준이 구체적으로 정해지고 공표되면, 처분청은 그 기준에 비추어 개별 사정을 헤아리게 된다. 다만 공표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 처분청의 판단에 오류가 있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는 법적 평가가 따라오지는 않는다. 정의 식당의 기록에 남은 관찰은 그러한 평가의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다.
12.3사전통지와 의견의 자리
공표된 처분기준이 당사자에게 그 기준을 말해 주는 자리라면, 그 기준에 비추어 개별 사정을 검토하는 자리는 어디에 두는지를 묻는다. 처분에 앞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무엇이 검토되었는지는 기록에 남고, 그 기록이 뒤의 판단이 지켜야 할 선을 그린다.
행정절차법 제20조 제1항은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 그 기준에 담길 내용의 구체적 항목을 따로 열거하지 않는다. 이 조문이 요구하는 구체성이 처분 전에 당사자와 함께 검토할 사정까지 미리 적어 둔다는 뜻인지, 다툼을 염두에 둔 자료의 정리에 그치는지는 이 조문만으로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제20조 제4항은 "당사자등은 공표된 처분기준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 해당 행정청에 그 해석 또는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 경우 해당 행정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고 덧붙인다. 기준이 모호한 자리에서 당사자가 뜻을 묻고 행정청이 답하는 통로가 조문 안에 마련되어 있다는 점은, 처분 전에 당사자가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와 그 말이 어떻게 취급되는지를 함께 생각하게 한다. 아울러 제20조 제3항은 공표를 생략할 수 있는 경우를 두면서 "해당 처분의 성질상 현저히 곤란하거나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 공표된 기준이 없는 자리에서도 개별 사정의 검토 자체가 사라지지 않음을 함께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 사례에서 처분청은 시행규칙 별표의 기준에 따라 영업정지 2개월을 정하였다. 종업원이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받았고 식당은 개업 뒤 첫 위반으로 기록되어 있다. 별표의 감경 조항 해당 여부를 처분청이 따져 보았는지, 별표에 적히지 않은 사정이 재량 판단에 들어갔는지는 미정이다. 공표된 기준이 처분청을 묶는 힘을 갖는다고 앞에서 본 바, 그 기준에 적힌 사정을 검토하는 자리와 그밖에 사정을 다루는 자리를 구별하여 두는 일이, 처분 전의 절차에서 무엇을 남기도록 하는지가 여기에 걸린다.
이 사례에서 식당 측이 처분에 앞서 의견을 낼 기회를 가졌는지, 처분 사전통지와 처분서에 적힌 이유의 범위가 어느 정도였는지는 미정이다. 처분청이 유사 사례를 어떻게 비교하였는지도 미정이다. 미정인 사실을 확정한 것처럼 말할 수 없고, 확정되지 않은 절차를 전제로 처분을 평가할 수도 없다. 다만 묻는 자리를 미정이라 하더라도,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는 판가름이 남는다. 당사자가 낸 말이 기준에 적힌 사정에 관한 것인지, 기준 밖의 사정에 관한 것인지에 따라 취급이 갈릴 수 있고, 어느 쪽이든 그 말을 받아들였는지는 뒤의 기록이 보여 주어야 한다.
사전통지의 기재사항과 의견 처리의 법정 요건이 무엇인지는 확정하지 않는다. 밝힐 수 있는 것은 절차의 자리이다. 공표된 기준이 대외에 내놓은 약속이라면, 처분 전의 절차는 당사자에게 그 약속에 자신을 비추어 볼 자리를 주는 편이다. 위조된 신분증이나 첫 위반과 같은 사정이 기준에 적힌 것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일도, 그 자리에서 당사자와 처분청이 함께 마주하는 문제이다. 기준에 적힌 사정이라면 기준이 정한 범위 안에서 다루어지고, 기준 밖의 사정이라면 처분청이 그것을 왜 끌어들였는지가 설명되어야 한다. 어느 쪽이든 설명이 남아야, 뒤에 처분의 이유를 들여다볼 때 무엇을 근거로 삼았는지가 드러난다.
공표된 처분기준에 비추어 개별 사정을 검토하는 자리를 설명하는 데 필요한 것은, 그 검토가 기록에 남는 방식을 아는 일이지 미정의 절차를 지어내는 일이 아니다. 검토가 기록에 남는다면 재량이 어디서 갈렸는지가 뒤에 밝혀질 수 있고, 남지 않는다면 그 공백을 무엇으로 메울 것인지가 문제로 남는다. 위 관찰은 곧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이라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그런 평가에 이르는 길은 아직 열리지 않았고, 남은 자리는 그 길이 기록을 따라 이어지는지 보는 일이다.
12.4처분서의 이유와 심사
사전통지에서 드러난 검토의 자리가 처분에 이른 뒤에도 남는지를 물어야 한다. 행정소송법 제27조는 "행정청의 재량에 속하는 처분이라도 재량권의 한계를 넘거나 그 남용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이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은 법원이 처분의 한계를 심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고, 그 심사가 처분의 어느 자리에서 이루어지는지는 따로 적고 있지 않다. 처분서의 이유를 읽는 일은 이 규정이 열어 놓은 심사의 자리를 가늠하는 데서 출발한다.
정의 식당에 대한 영업정지 2개월 처분에서 처분서는 처분의 내용과 함께 그 근거와 이유를 담는다. 처분서에 적힌 이유는 처분청이 시행규칙 별표의 기준에 따라 정한 기간을 이 사례의 사정에 어떻게 옮겼는지를 밖으로 드러내는 자리이다. 기준에 적힌 기간이 그대로 처분에 옮겨졌는지, 아니면 사정에 맞추어 다시 정해졌는지는 이 자리에서 비로소 밖으로 나온다. 다만 처분서의 기재사항에 관한 법정 요건은 이 자리에서 확인되지 않으므로, 그 요건을 새로 세워 말하지 않는다. 처분서에 이유가 적혔다는 사실만을 놓고 재량 판단이 충분히 드러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 적힌 이유가 어느 범위까지 판단을 담았는지는 그 문구를 따라 읽어 보아야 한다.
정의 식당에서 종업원이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받았고 식당이 개업 뒤 첫 위반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사정은 별표의 감경 조항과의 관계를 묻게 한다. 이 두 사정은 별표가 감경의 사유로 적고 있는 것과 겹쳐 보이는 만큼, 처분청이 그 해당 여부를 따져 보았는지가 기록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처분청이 별표의 감경 조항 해당 여부를 따져 보았는지, 별표에 적히지 않은 사정이 재량 판단에 들어갔는지는 미정이다. 별표에 적히지 않은 사정이 판단에 들어갔다면, 그 사정이 처분서의 이유에 어떻게 비쳤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 두 물음이 미정으로 남아 있는 이상, 처분서의 이유가 어떤 판단을 담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채로 남는다. 위 관찰은 곧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이라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다.
처분서의 이유와 함께 사전통지와 의견 처리의 흔적도 검토에 남는다. 처분 사전통지와 처분서에 적힌 이유의 범위, 처분청이 유사 사례를 어떻게 비교하였는지도 미정이다. 사전통지에 밝힌 이유와 처분서에 적힌 이유가 서로 같은 판단을 담고 있는지를 가늠하려면, 두 문서의 이유 범위가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 처분청이 유사 사례를 어떻게 비교하였는지가 미정인 점도 같은 방향의 물음이다. 이 항목들이 미정인 채로 남아 있는 한, 제27조가 요구하는 심사가 이 사례의 어느 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지는 열린 물음으로 남는다. 처분서의 이유가 사전통지에서 이어진 검토를 함께 담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판단을 새로 적은 것인지도 이 자리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행정소송법 제27조에 따라 법원이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을 심사할 때 그 심사의 형식을 새로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이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처분서에 적힌 이유가 재량 판단을 드러내는 자리라는 점과, 이 사례의 몇몇 항목이 미정으로 남아 있어 그 판단의 범위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처분서의 이유에 드러난 판단과 그 밖에 남은 자리를 함께 놓고 보아야 제27조의 심사가 어디에서 맞물리는지가 가려진다. 처분서의 이유를 읽는 일은 처분청이 밖으로 내놓은 판단의 자리를 확인하는 것으로 한정된다.
12.5기록이 심사에 닿는 방식
행정소송법 제27조가 법원에 열어 준 심사의 자리에 처분서의 이유가 놓이는 점을 확인한 뒤, 남은 물음은 개별 사정의 검토가 행정청 안에서 어느 자리에 남고 그것이 심사에 어떻게 닿는지이다. 이 물음은 처분 기록에 남은 흔적과 법원의 판단이 맞물리는 지점을 찾는 일이 된다.
행정소송법 제27조는 심사의 범위를 이렇게 정한다. "제27조(재량처분의 취소) 행정청의 재량에 속하는 처분이라도 재량권의 한계를 넘거나 그 남용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이를 취소할 수 있다." 이 조문은 법원이 심사할 대상이 처분의 결론이 아니라 재량권 행사의 한계와 남용인지 분명히 한다. 따라서 개별 사정이 검토되었다는 사실은 재량 판단의 과정을 드러내는 흔적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이 사례에서 종업원이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받았다는 점과 식당이 개업 뒤 첫 위반으로 기록되었다는 점은 처분청이 별표의 감경 조항 해당 여부를 따져 보았는지에 닿는 관찰들이다. 다만 처분청이 그러한 판단을 실제로 하였는지는 미정이다. 미정인 사항은 미정으로 남긴다.
한편 행정절차법 제20조는 처분기준을 이렇게 요구한다. "행정청은 필요한 처분기준을 해당 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되도록 구체적으로 정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처분기준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시행규칙 별표의 기준에 따라 영업정지 2개월이 정하여졌다면, 그 기준은 재량 판단의 통로로서 자리한다. 이 사례에서 처분청이 별표에 적히지 않은 사정을 재량 판단에 넣었는지는 미정이다. 만일 별표에 적히지 않은 사정이 들어갔다면, 그 사정이 처분기준과 어떻게 결부되었는지가 기록에 남는 자리를 놓고 제27조의 심사에 닿게 된다.
사전통지와 처분서에 적힌 이유는 그 범위가 정하여져야 심사에 닿는 흔적이 된다. 이 사례에서 사전통지와 처분서에 적힌 이유의 범위, 그리고 처분청이 유사 사례를 어떻게 비교하였는지는 미정이다. 이 관찰들은 곧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이라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아니한다. 다만 행정소송법 제27조가 요구하는 심사가 열리는 자리를 표시할 뿐이다. 개별 사정의 검토가 기록에 남는 방식이 곧 법원이 재량권의 한계와 남용을 가려내는 지점과 맞물린다.
따라서 이 장의 결론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행정소송법 제27조에 따라 법원이 심사하는 것은 재량권의 한계와 남용이며, 개별 사정의 검토는 처분의 기록에 남은 흔적을 통하여 그 심사에 닿는다. 이 사례에서 별표의 감경 조항 검토 여부와 별표 밖 사정의 반영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그 미정의 자리에 무엇이 놓이느냐에 따라 재량 판단의 흔적이 어떻게 보이는지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