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행정조사의 뜻과 목적이 만드는 경계를 묻는다. 행정조사기본법의 문언에서 근거 법령과 기본원칙의 구성, 목적 외 이용의 금지, 비례와 권리 존중의 원칙을 차례로 읽는다. 근거와 원칙이 맞물리는 자리를 형사보장 논의의 출발선으로 삼는다.
2.1행정조사의 근거 법령
문답서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를 확정하기 전에, 그 문답서를 만들어 낸 조사 자체가 무엇에 기초하여 이루어졌는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경에 대한 조사가 감독 목적으로만 이루어졌는지는 미정이지만, 조사의 뜻과 경계를 먼저 가르치는 일은 그 조사가 법적 근거를 갖추고 있었는지를 묻는 일로 시작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5조는 조사권의 근거를 법령에 두어야 한다는 요구를 분명하게 적고 있다. 그 제1항은 "행정기관은 법령등에서 행정조사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행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다만, 조사대상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실시하는 행정조사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한다(행정조사기본법 제5조). 이 조문은 행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경우를 법령등이 규정하고 있는 경우로 한정한다. 이 한정은 행정기관이 법령등에 두지 않은 조사를 실시할 수 없음을 뜻한다. 경이 받은 조사가 감독 목적만으로 이루어졌는지는 미정이지만, 어떤 목적으로든 조사가 행정기관에 의해 실시되었다면 법령등이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가려내는 일이 요구된다.
이 조문에는 그러나 예외가 함께 적혀 있다.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실시하는 행정조사에 관하여는 그 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같은 조사라도 조사대상자가 자발적으로 협조하여 이루어지는 때에는 법령등의 규정을 갖추었다는 요건이 요구되지 않는다. 조사대상자의 협조가 자발적인지 아닌지는 조문이 요구하는 구분의 기준이다. 경이 조사실로 불려가 회사 업무와 거래 내역에 관해 묻고 답한 일이 그 구분의 어느 쪽에 놓이는지는 미정이다.
따라서 조사권의 행사가 법령등에 둔 근거를 필요로 하는 때와 그렇지 않은 때를 나누는 것은 이 조문의 문언이 정한다. 경이 회사 업무와 거래 내역에 관해 묻고 답한 내용이 문답서로 작성되었다는 점에서, 그 조사에 어떤 근거가 있었는지는 이 조문이 묻는 일과 직결된다. 경이 받은 안내문에는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는 점은, 조사대상자의 협조를 자발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없는지를 가르는 데 참고가 될 뿐이다. 그 안내문만으로 조사의 근거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조사의 근거는 결국 법령등이 행정조사를 규정하고 있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이 조문이 행정조사의 절차에 관하여 직접 말하는 부분은 없다. 진술거부권의 고지나 변호사의 참여 같은 형사절차의 보장은 이 조문의 문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경이 받은 안내문에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만 있었다는 점을 두고 이 조문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이 조문이 정하는 것은 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경우의 한정이지, 조사가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가 아니다. 이 밖의 절차나 형사절차의 보장은 이 조문의 범위 밖에 놓인다.
2.2기본원칙의 문언 구성
조사권의 근거와 범위를 법령에서 찾는 요구를 확인한 뒤에는,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가 조사의 수행 자체에 두는 규율을 차례로 살펴보아야 한다. 그 규율들은 행정조사의 뜻에서 도출되는 결론이 아니라 조문이 적은 문언 그대로의 원칙이다.
우선 조사의 크기를 가르는 문언이 놓여 있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1항은 "행정조사는 조사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실시하여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적는다. 이 문언은 조사가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 머물러야 하고,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두 가지를 함께 명한다. 이는 이 책의 합성 사례에서 검사역이 회사 업무와 거래 내역에 관해 한 질문이 어떤 경계 안에 있었는지를 가릴 때 참작할 문언이다.
조사대상자의 선정에도 원칙이 주어진다. 같은 조 제2항은 "행정기관은 조사목적에 적합하도록 조사대상자를 선정하여 행정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라고 선정의 기준을 밝힌다. 제3항은 조사의 중복을 막는 문언으로 "행정기관은 유사하거나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는 공동조사 등을 실시함으로써 행정조사가 중복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고 이어진다. 이 두 원칙은 조사대상자와 조사 횟수를 조사목적에 맞게 두어야 한다는 요구를 담는다.
조사의 방향에 관한 문언도 적혀 있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4항은 "행정조사는 법령등의 위반에 대한 처벌보다는 법령등을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이 문언은 조사의 중점이 처벌보다는 준수 유도에 있음을 선언한다. 다만 이는 목적 외 이용의 문언과는 구별되는 규율로서, 앞에서 본 조사의 범위·선정·중복 원칙과 함께 나열되어 있을 뿐 그 사이에 상하의 관계를 표시하지는 않는다.
비밀과 정보의 취급에는 여섯 항 가운데 가장 구체적인 금지가 붙는다. 같은 조 제5항은 "다른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행정조사의 대상자 또는 행정조사의 내용을 공표하거나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라고 정하고, 제6항은 "행정기관은 행정조사를 통하여 알게 된 정보를 다른 법률에 따라 내부에서 이용하거나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래의 조사목적 이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라고 정한다. 각 항은 모두 단서를 문언 안에 두고 있다. 제5항은 다른 법률에 따르는 경우를, 제6항은 다른 법률에 따라 내부에서 이용하거나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경우를 금지의 예외로 적는다. 합성 사례에서 문답서가 넉 달 뒤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것은 조사를 통하여 알게 된 정보의 제공에 관한 일이므로, 제6항의 문언이 그 이용과 제공에 두는 한계를 가르는 잣대가 된다.
제4조가 적은 여섯 항의 원칙은 조사의 범위, 대상의 선정, 조사의 중복, 조사의 중점, 공표와 비밀누설의 금지, 목적 외 이용과 제공의 금지라는 순서로 늘어서 있다. 이 문언들은 각각이 조사에 관한 요구를 덧붙이며, 하나의 원칙이 다른 원칙에 우선한다고 정하지 않는다. 이 원칙들에 따라 합성 사례의 경이 받은 조사가 어떻게 정리되는지는 항의 문언마다 가려질 일로 남는다.
2.3목적 외 이용의 금지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의 기본원칙을 문언 순서로 훑은 뒤에 남는 물음은, 그 문언이 정한 경계가 조사 결과물이 조사실 밖으로 나가는 경우에도 그대로 작동하는지이다. 제4조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조사의 범위와 방법을 규율하면서도, 조사로 얻은 자료가 이후 어떤 용도에 쓰일 것인가는 별도의 항에서 다룬다. 그 항의 문언이 목적의 경계를 어디까지 끌고 가는지 읽어보아야 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6항은 조사로 얻은 정보가 가진 용도를 한정하는 조항이다. 조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취득한 정보를 그 목적과 다른 곳에 쓰지 못하게 하려는 취지인데, 그 문언은 다음과 같다. 행정기관은 행정조사를 통하여 알게 된 정보를 "다른 법률에 따라 내부에서 이용하거나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래의 조사목적 이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이 문언에서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금지의 대상이 "원래의 조사목적 이외의 용도로 이용"과 "타인에게 제공"이라는 두 가지 행위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목적은 취득한 시점에 고정되고, 그 고정된 목적을 넘어서는 이용이 금지된다.
그러나 이 금지는 절대적이지 않다. 문언은 예외를 스스로 두고 있다. 조사 대상 정보를 "다른 법률에 따라 내부에서 이용하거나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경우"는 목적 외 이용의 금지에서 벗어난다. 이 예외는 다른 근거가 있을 때는 목적 외 이용이 허용될 수 있음을 뜻하므로, W증권의 직원 경에 관한 문답서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일이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를 따지려면 그 이첩에 어떤 근거가 있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이첩이 어떤 절차로 이루어졌는지 미정이다.
같은 조 제5항은 정보의 공표와 비밀 누설을 다른 법률이 정한 경우에만 허용하는 방식으로 규율한다. 그 문언은 "다른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행정조사의 대상자 또는 행정조사의 내용을 공표하거나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이다. 이 항은 목적 외 이용의 금지와 나란히 놓여 조사 정보의 바깥 유출을 절차와 근거에 묶는다. 경의 문답서가 어떤 경로로 수사기관에 넘어갔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으므로, 이 항이 그 이첩에 관하여 무엇을 말하는지도 단정할 수 없다.
조사 목적의 범위는 앞서 본 제4조 제1항이 이미 정하고 있다. 그 항은 행정조사가 "조사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실시하여야" 하고,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고 선언한다. 제6항이 취득 이후의 이용을 막는 것이라면, 제1항은 취득 자체가 조사 목적 안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요구한다. 목적은 조사가 시작될 때 정해지고, 그 목적 안에서만 자료가 모이고, 모인 자료는 다시 그 목적 안에서만 쓰인다. 경에 대한 조사가 감독 목적으로만 이루어졌는지는 미정이다.
이 문언들을 형사 절차에 바로 비추어 볼 때 남는 것은 형식이다. 경이 받은 안내문에는 응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진술거부권의 고지와 변호사의 참여는 없었다. 조사로 얻은 진술과 문답서가 목적의 경계를 지켜 모였는지, 그리고 그 경계를 지키지 않은 채 다른 용도로 쓰였는지는 위에서 본 문언의 틀 안에서 살필 일이다. 그 문답서가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될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2.4비례와 권리 존중의 원칙
목적 안에 머물러야 한다는 요구는 조사의 범위와 방법에도 같은 무게로 작용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는 목적의 한계를 다시 한 번 밝히며 조사 방법의 최소성을 요구하는데, 그 문언은 조사가 "조사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실시하여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선언한다. 이 문언에서 '최소한의 범위'는 조사 목적에 비추어 필요한 것을 넘어서는 수단을 쓰지 말라는 뜻이다. 조사 목적은 수단의 크기를 결정하는 척도가 된다.
최소성의 요구는 조사 대상의 선택과 조사의 방법에까지 이어진다. 같은 조 제2항은 "행정기관은 조사목적에 적합하도록 조사대상자를 선정하여 행정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고 하여, 대상 선정 역시 목적에 적합해야 함을 분명히 한다. 조사 목적에 맞지 않는 대상을 불러내어 묻는 것은 최소 범위의 요구를 벗어난다. W증권의 직원 경에 대한 조사에서 조사 목적에 비추어 그가 왜 대상으로 선정되었는지가 이 범위 판단의 출발점이 된다.
조사의 내용도 같은 한계에 묶인다. 같은 조 제5항은 "다른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행정조사의 대상자 또는 행정조사의 내용을 공표하거나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고 하여, 조사에서 알게 된 것을 밖으로 내보내는 행위를 제한한다. 경에 관한 문답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실과 그 내용은 조사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문답서의 작성과 보존의 방식도 이 한계를 넘으면 안 된다.
조사의 방향에 관한 지침도 함께 읽힌다. 같은 조 제4항은 "행정조사는 법령등의 위반에 대한 처벌보다는 법령등을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고 하여 조사의 중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가리킨다. 조사가 처벌을 구하는 수단이 되어 조사의 범위와 방법이 부풀려진다면 최소성의 요구를 지키지 못한다. 경에 대한 조사에서 그가 받은 안내문의 내용이 이 중점과 어떻게 맞물렸는지는 미정이다.
비례와 권리 존중의 원칙은 조사 목적과 조사 수단 사이의 비례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조사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만 조사권을 행사하고, 그 범위를 넘어 다른 목적으로 조사권을 쓰지 않는 것이 이 원칙의 요구다. 경에 대한 조사에서 조사 목적에 비추어 필요한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 그 범위 안에서 어떤 수단이 쓰였는지는 미정이다. 이 원칙은 조사의 목적과 수단의 관계를 다루며,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거부권이나 변호인 참여 같은 형사절차 보장의 내용을 여기에 끌어들이지 않는다.
2.5근거와 원칙의 맞물림
조사의 범위와 방법이 목적에 맞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어서, 이제 그 목적을 실현하는 조사가 무엇에 기대어 성립하는지가 문제이다. 행정조사기본법 제5조는 조사의 근거를 분명히 하면서, 근거의 요구와 그 요구가 빠지는 경우를 함께 두고 있다. 이 조문의 문언을 그대로 확인한 뒤, 제4조의 기본원칙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펴본다.
행정조사기본법 제5조는 조사가 법령에 뿌리를 두어야 함을 원칙으로 선언한다. 그 조문은 "행정기관은 법령등에서 행정조사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행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라고 하여, 법령의 규정 없는 조사를 원칙적으로 닫아 놓는다. 다만 이어서 "다만, 조사대상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실시하는 행정조사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단서를 두어, 자발적 협조에 의한 조사에는 근거 규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 단서는 조사의 강제성과 근거 요구가 함께 움직임을 보여 준다. 조사가 강제력을 수반하면 법령의 근거가 있어야 하고, 대상자가 스스로 응하는 조사라면 근거의 요구가 풀린다.
W증권의 직원 경이 조사실에 불려가 업무와 거래 내역에 관해 문답에 응한 사안에서, 그 조사가 법령등에서 규정한 근거에 기대었는지, 아니면 경의 자발적 협조를 얻어 이루어졌는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이 점이 미정으로 남는 한, 제5조의 어느 쪽이 적용될지도 여기서 단정할 수 없다. 다만 경이 받은 안내문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는 점은, 조사가 자발적 협조만을 전제로 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관찰만으로 조사의 근거나 강제성의 법적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근거의 문제가 정해진 뒤에도 조사가 그 목적에 맞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1항은 "행정조사는 조사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실시하여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한다. 이 규정은 조사가 성립한 뒤에도 조사의 범위와 사용이 목적에 묶여 있음을 분명히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행정기관은 조사목적에 적합하도록 조사대상자를 선정하여 행정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조사 대상의 선정부터 목적 적합성의 요구를 받게 한다.
조사가 이루어진 뒤 그 산출물이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도 목적이 정한 경계에 닿는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6항은 "행정기관은 행정조사를 통하여 알게 된 정보를 다른 법률에 따라 내부에서 이용하거나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래의 조사목적 이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한다. 이 단서는 조사로 얻은 정보가 다른 기관에 넘어가는 경우를 법률이 정한 예외로 남겨 둔다. 경의 문답서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경위가 어떤 절차에 따른 것인지는 미정이므로, 이 예외가 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판단되지 않는다.
제5조의 근거 요구와 제4조의 목적 적합성은 각각 다른 시점을 다루면서도 하나의 경계를 이룬다. 제5조는 조사가 시작될 수 있는지를 가르고, 제4조는 이미 시작된 조사가 목적이 정한 범위에 머무르게 한다. 경의 사안에서 조사의 근거, 대상 선정, 정보의 이전 가운데 확인된 것은 안내문의 내용과 문답서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갔다는 사실뿐이다. 그 문답서가 형사재판에서 채택될지는 여기서 정해지지 않았다.
2.6형사보장 논의의 출발선
제5조의 근거 요구와 제4조의 기본원칙이 맞물려 이루는 경계 안에서, 이제 그 경계가 형사절차의 보장과 맞닿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감독의 목적이 두는 한계는 조사가 어떻게 실시되어야 하는지를 가르칠 뿐이고, 그 조사에서 나온 진술이 법정에서 어떻게 다루어질지는 별도의 문제로 남는다. 이 자료에서 형사보장의 논의는 그 둘 사이의 간격에서 출발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는 행정조사의 목적이 이루어야 할 방향을 문언으로 두고 있다. 처벌보다는 준수의 유도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같은 조 제4항은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행정조사는 법령등의 위반에 대한 처벌보다는 법령등을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이 문언은 행정조사가 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절차와 구별됨을 분명히 한다. 합성 사례에서 감독 목적만으로 이루어진 조사였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 조사의 성격을 가를 때 이 문언이 출발점이 된다.
조사의 범위를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남용을 금지하는 제4조 제1항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그 문언은 다음과 같다. "행정조사는 조사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실시하여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여기서 '다른 목적'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형사처벌을 위한 수사가 그에 포함되는지는 이 문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 문언이 조사의 목적을 넘어서는 사용을 금지한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 금지가 법정에서의 증거 채택까지 막는지는 별도로 논의되어야 한다.
조사에서 얻은 정보의 용도를 제한하는 제4조 제6항은 앞의 두 문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 조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행정기관은 행정조사를 통하여 알게 된 정보를 다른 법률에 따라 내부에서 이용하거나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래의 조사목적 이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합성 사례에서 넉 달 뒤 문답서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경위가 '다른 법률에 따라' 제공된 경우에 해당하는지, 또 그 제공이 어떤 절차를 따랐는지는 미정이다. 다만 이 조항이 정보의 이전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예외를 좁게 두고 있다는 점은, 그 이전을 둘러싼 논의의 출발선을 이룬다.
형사보장의 논의는 위에서 확인한 목적의 한계와 정보 이용의 제한에서 출발한다. 경이 받은 안내문에 진술거부권의 고지와 변호사의 참여가 없었다는 사실이, 이 목적의 한계와 어떻게 맞물리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조사가 감독 목적만으로 이루어졌는지, 이첩이 어떤 절차로 이루어졌는지, 경이 진술을 거부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법정에서 그 문답서가 채택될지는 모두 미정의 문제로 남는다. 이 관찰은 경의 행위가 범죄를 구성한다는 확정이나, 그 문답서의 증거능력·고의·위법성과 같은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