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우편물 검사에 대하여 판례가 영장을 언제 요구하였는지를 묻는다. 2013도7718의 쟁점 자리와 우편물 검사의 의미를 확인하고, 영장이 쟁점이 된 방식을 살핀다. 판결요지의 문언을 읽어 그 기준이 닿는 범위와 남은 문제의 자리를 밝힌다.
8.12013도7718의 쟁점 자리
형사재판에서의 증거능상을 별도로 둔 뒤에 남는 것은 우편물 검사에서 발동되는 압수·수색의 통제 문제이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이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 놓인 검사의 적법성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그 쟁점이 자리한 범위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판결이 무엇을 판단 대상으로 삼았는지를 가려내지 않고 나서 검사의 성격이나 영장의 요건을 논하면, 판결이 다루지 않은 물음까지 판결의 태도로 읽기 쉽다.
이 판결이 판단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관세법 제246조 제1항, 제2항, 제257조, 「국제우편물 수입통관 사무처리」(2011. 9. 30. 관세청고시 제2011-40호) 제1-2조 제2항, 제1-3조, 제3-6조, 구 「수출입물품 등의 분석사무 처리에 관한 시행세칙」(2013. 1. 4. 관세청훈령 제15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등과, 관세법이 정한 목적이다. 판결은 그 법령들을 지목한 뒤 "관세법이 관세의 부과·징수와 아울러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관세법 제1조)에 비추어 보면"이라고 전제를 삼았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그러한 전제를 토대로 판결은 우편물의 개봉과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가 어떤 성격을 가지는지 결론을 이었다.
그 결론에서 판결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가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라고 밝혔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검사의 성격을 행정조사로 놓고 강제처분의 범위에서 빼는 판단이다. 판결은 이 판단을 앞서 지목한 법령의 내용과 관세법이 정한 목적에서 끌어냈다. 이에 따라 이 판결에서 영장 요건이 문제가 되는 자리는 행정조사로 성격이 정해진 검사에 한정된다.
같은 판결은 그 성격 규정에 이어 영장 없이 진행된 검사의 적법에 관해 "압수·수색영장 없이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영장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검사가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결론이다. 다만 이 문장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판결은 이 문장만으로 그 단서에 담길 사정의 내용을 적시하지 아니하였고, 따라서 그 한계는 미정으로 남는다.
판시사항이 밝힌 쟁점의 자리도 같은 방향이다. 이 판결이 다룬 것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압수·수색영장 없이 진행된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의 적법 여부(원칙적 적극)"이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쟁점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라는 자리에 놓인 검사에 한정되었다. 그러므로 이 판결만으로는 검사가 감독 목적만으로 이루어졌는지, 이첩이 어떤 절차로 이루어졌는지, 경이 받은 문답서가 형사재판에서 채택될지가 정해지지 아니한다. 경의 행위가 범죄를 구성한다는 확정이나, 그 문답서의 증거능력·고의·위법성에 관한 평가가 이 판결에서 확인되는 것도 아니다.
이 판결의 쟁점 자리는 우편물 통관검사절차 안에서 이루어진 검사에 대한 판단에 놓여 있다. 이 자리에서 판결은 검사를 행정조사로 보고 강제처분에서 가른 뒤, 영장의 유무만으로는 위법이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다만 그 결론은 단서를 함께 둔 채로 제시되었고, 단서가 포섭할 사정과 그 밖의 물음은 이 판결에 확인된 바 미정이다.
8.2우편물 검사의 의미
그렇다면 우편물 검사란 이 판결에서 무엇을 가리키는가. 먼저 판결이 놓은 자료의 조문과 지침을 그대로 옮겨 그 의미의 바탕을 확인한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이 함께 놓은 관세법의 조항은 수출입물품의 통관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정한다. 관세청장은 수출입물품의 적정한 통관을 위하여 물품의 검사를 하고, 검사 시 필요한 물품의 검사를 할 수 있다. 아울러 통관을 적정하게 하기 위하여 우편물의 검사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이 조항들은 우편물이 수출입물품 통관의 대상이며, 그 통관을 위해 검사가 이루어짐을 말한다. 같은 판결이 함께 놓은 「국제우편물 수입통관 사무처리」 제1-3조는 수입신고된 우편물에 대하여 서류검사 및 물품검사를 실시한다고 정하고, 물품검사는 품목·규격·수량 등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하거나 다른 법령에서 검사대상으로 정한 물품에 대하여 실시한다고 정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다만 같은 고시 제3-6조는 검사 시 물품의 파손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정하고, 부득이한 경우 검사 결과에 대해 우편물의 수하인에게 알리도록 정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이어서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은 구 「수출입물품 등의 분석사무 처리에 관한 시행세칙」도 함께 놓고, 그 제1조가 물품의 시료 채취 및 분석 등 분석사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한다고 전한다. 이 조문들이 말하는 검사에는 물품의 확인을 위한 개봉과, 확인을 위한 시료채취와 분석이 함께 놓인다.
판결이 이 자료들을 놓고 내린 해석은 우편물 검사의 성격을 가르는 부분이다. 판결은 관세법 제1조가 관세의 부과·징수와 아울러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함께 놓고,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가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이 정의에 비추어 본 판결의 우편물 검사는 개봉과 시료채취와 성분분석을 묶어 가리키며, 그 목적은 통관의 적정성에 놓인다. 아울러 판결은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이 결론은 그 검사가 행정조사로서 놓인 자리에서 나온다.
그리고 판결의 쟁점은 이 검사가 압수·수색영장 없이 진행된 경우의 적법 여부에 놓인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의 판시사항은 그 쟁점을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압수·수색영장 없이 진행된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의 적법 여부"로 적었다. 이 적시에서 우편물 검사는 통관검사절차 안에서 벌어지는 개봉·시료채취·성분분석을 가리키는 말로 자리한다. 같은 판시사항은 그 적법 여부에 관하여 "원칙적 적극"으로 방향을 적고 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다만 이 판결이 다룬 우편물 검사의 뜻을 넘어서는 내용은 이 자리에서 더 보태지 않는다. 이 판결에서 영장이 문제된 방식과, 그 영장 요구의 대상이 무엇인지는 판결의 논의에서 따로 읽어야 한다. 아울러 우편물 검사에 적용할 법령의 내용이나 일반론은 판결에 드러난 말로 한정하고, 이 사례에서 경의 행위가 범죄를 구성한다는 확정이나 그 문답서의 증거능력·고의·위법성과 같은 법적 평가는 이 관찰에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이 판결이 가리키는 우편물 검사는 통관의 적정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개봉과 시료채취와 성분분석이며, 이 정의가 이어지는 논의의 출발점이 된다.
8.3영장이 쟁점이 된 방식
판결이 우편물 검사의 법적 성격을 밝힌 데 이어, 그 판단이 영장이라는 쟁점을 어떻게 끌어들였는지 살필 차례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에서 영장이 문제된 방식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진행된 검사의 적법 여부를 다루는 틀 안에서 드러난다. 판결요지는 그 쟁점을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압수·수색영장 없이 진행된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의 적법 여부(원칙적 적극)"로 적시한다. 이 서술은 영장이 붙는 대상이 우편물 자체인지, 또는 개봉·시료채취·성분분석이라는 행위인지에 대한 답을 먼저 적어두지 않고, 절차와 행위를 함께 묶어 쟁점으로 삼는다.
쟁점을 받는 판결의 문언은 영장의 요구 대상을 한층 또렷이 한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압수·수색영장 없이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시한다. 여기서 영장의 유무는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에 붙는 요건으로 말해지고, 우편물 검사는 그와 구별되는 행정조사로 자리 잡는다. 이 구분이 이 사건에서 영장이 쟁점이 된 방식이며, 영장 요구의 대상은 행정조사로 분류된 우편물 검사의 행위들에서 가려진다.
그 분류의 근거는 판결이 함께 참조한 법령의 목적에서 나온다. 판결은 관세법 제246조 제1항, 제2항, 제257조, ‘국제우편물 수입통관 사무처리’(2011. 9. 30. 관세청고시 제2011-40호) 제1-2조 제2항, 제1-3조, 제3-6조, 구 ‘수출입물품 등의 분석사무 처리에 관한 시행세칙’(2013. 1. 4. 관세청훈령 제15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등을 함께 들고, 관세법이 관세의 부과·징수와 아울러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관세법 제1조)을 판단의 배경으로 삼는다. 이 법령들이 우편물 검사의 근거와 절차를 구성한다는 점이, 그 검사를 행정조사로 보는 설명의 바탕이 된다.
다만 이 설시가 세우는 것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 관한 판단이다. 그 문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조건을 붙여 결론을 제한하고, 압수·수색영장이 요구되는 경우를 따로 정하지는 않는다. 행정조사 전반에 적용할 영장주의의 일반 기준은 여기에서 정해지지 않으므로, 이 설시를 그 이상의 기준으로 읽는 것은 삼가야 한다. 영장이 쟁점이 된 방식이 우편물 검사라는 특정 절차에 한정되어 드러난 점이, 이 사건의 범위를 뚜렷이 한다.
한편 이 관찰은 문답서의 증거능력이나 경의 행위에 대한 평가를 뜻하지 않는다. 경을 둘러싼 조사의 목적, 이첩의 절차, 진술거부권의 행사 여부, 그리고 법정에서 문답서가 채택될지는 미정이다. 앞서 우편물 검사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서는 영장이 쟁점으로 등장하는 방식만을 확인한다. 그 방식은 강제처분과 행정조사의 구분이라는 축에서 이루어지며, 영장 요구의 대상은 그 구분의 한쪽에서 가려진다.
8.4판결요지의 문언 읽기
영장 요구의 대상을 가른 데 이어, 이제 그 결론을 지탱한 판결요지의 문언을 그대로 읽어 그 말이 언제를 가리키는지 살펴보자. 판결요지는 짧은 문장 안에 검사의 성격, 영장의 유무, 예외의 여지를 함께 담고 있다. 그러므로 문언에 들어 있는 어구를 하나씩 떼어 놓고, 각 어구가 무엇을 조건으로 삼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의 판결요지는 우선 관세법 제246조 제1항, 제2항, 제257조, '국제우편물 수입통관 사무처리'(2011. 9. 30. 관세청고시 제2011-40호) 제1-2조 제2항, 제1-3조, 제3-6조, 구 '수출입물품 등의 분석사무 처리에 관한 시행세칙'(2013. 1. 4. 관세청훈령 제15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등을 인용한다. 판결요지가 이런 규정을 먼저 열거한 까닭은, 우편물의 개봉과 시료채취와 성분분석이 어느 규범 아래 이루어지는 행위인지 밝히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관세법 제1조가 정한 목적을 덧붙여, 판결요지는 검사의 성격을 규정한다. "관세법이 관세의 부과·징수와 아울러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관세법 제1조)에 비추어 보면,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압수·수색영장 없이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이 문장은 영장 요구의 부정을 검사라는 행위의 성격에서 끌어낸다. 규정의 인용과 목적의 언명이 검사의 성격을 세우는 토대가 되고, 그 성격이 곧바로 영장의 필요 여부로 이어진다.
그 문언에서 시점을 정하는 어구는 "압수·수색영장 없이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이다. 이 어구가 붙잡는 것은 검사가 진행되는 시점이다. 판결요지는 이 검사가 진행되는 시점에 영장이 없었다는 사실만을 조건으로 삼는다. 검사 이전에 어떤 통보나 승인이 있었는지, 검사 이후에 어떤 절차가 따르는지에 관한 말은 문언에 들어 있지 않다. 시점의 문언이 이처럼 검사의 진행에 묶여 있으므로, 문언에 없는 시점을 만들어 넣으면 판결요지가 정한 조건을 벗어나는 읽기가 된다. 앞서 영장 요구의 대상이 우편물의 개봉과 시료채취와 성분분석의 검사였음이 확인된 바, 이 문언은 바로 그 검사의 진행에 영장의 유무를 견주고 있다.
그 문언에서 예외를 여는 어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다. 판결요지는 무조건적인 적법을 선언하지 않고, 이 예외를 열어둔 채 결론을 맺는다. 예외가 열려 있다는 사실은, 문언만으로 어떤 사정이 특별한 사정인지 정하여지지 않음을 뜻한다. 정하여지지 않은 것은 정하여지지 않은 것으로 남겨야 한다. 그러므로 이 어구에 기대어 어떤 사정을 예외로 끌어들이는 것은 문언이 하지 않은 일을 대신하는 셈이 된다.
그 문언에서 성격을 묶는 어구는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이다. 이 무렵의 조사가 감독 목적으로만 이루어졌는지, 문답서가 어떤 절차로 수사기관에 넘어갔는지, 경이 진술을 거부할 수 있었는지, 그 문답서가 법정에서 채택될지는 모두 미정이다. 판결요지가 적법의 근거로 삼은 것은 행정조사로서의 성격이다. 그러한 성격이 어떤 사정에서 나온 것인지, 이 사례의 조사가 그 성격에 부합하는지는 판결요지의 문언이 밝히지 아니한 자리에 있다. 미정의 사정을 성격의 판단에 끌어들여 미리 채우는 것도 문언을 넘어선 읽기가 된다. 판결요지는 검사의 성격과 영장의 관계만을 말하고, 그 밖의 쟁점은 다루지 않는다.
8.5기준이 닿는 범위
문언을 그대로 읽어 확인한 시점 기준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라는 자리에 놓여 있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은 기준의 적용 대상을 다음의 범위로 한정하며 판시하였다.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압수·수색영장 없이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이 판시는 개봉과 시료채취, 성분분석의 검사를 그 대상으로 삼는다.
판시가 밝힌 성격의 근거는 관세의 부과·징수와 함께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하려는 목적에 놓인다. 관세법 제1조의 목적과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의 사무처리 기준이 함께 참작되었다. 그 결과 검사는 행정조사로 보이고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 구분이 압수·수색영장의 요구 여부를 가른다. 같은 판결은 관세법 제246조 제1항, 제2항, 제257조와 함께 '국제우편물 수입통관 사무처리'(2011. 9. 30. 관세청고시 제2011-40호) 제1-2조 제2항, 제1-3조, 제3-6조, 구 '수출입물품 등의 분석사무 처리에 관한 시행세칙'(2013. 1. 4. 관세청훈령 제15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등을 근거로 삼았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이처럼 판단의 기초가 된 것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를 규율하는 기준들이다.
따라서 이 기준이 닿는 자리는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검사 행위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가 함께 붙어 있다. 이 단서는 기준의 적용을 넓히는 문언이 아니라, 예외가 인정될 여지를 남기는 조건이다. 이 사례에서 경이 조사실에서 회사 업무와 거래 내역에 관해 묻고 답한 것은 우편물의 개봉이나 시료채취, 성분분석과는 그 자리가 다르다. 경에 대한 조사는 물품을 검사하는 절차가 아니라 사람을 상대로 한 질문과 답변의 형식을 취한다. 이 판시의 문언이 문답 확보를 규율한다고 읽을 수는 없다.
조사 목적과 자료 이첩의 문제 역시 이 판시의 문언이 다룬 범위 밖에 있다. W증권의 직원 경을 상대로 한 조사가 감독 목적만으로 이루어졌는지, 그 문답서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절차가 어떠하였는지는 이 판결이 정하지 않았다. 이 판결에서 대상이 된 것은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이다. 문답서의 작성과 그 이첩은 이 판시의 문언이 담은 사실관계 안에 없다. 그러므로 경의 문답서가 수사기관에 넘어간 경위에 관하여는 이 판결의 기준만으로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같은 이유로 문답서가 형사재판의 법정에서 채택될지도 이 판시의 기준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경이 진술을 거부할 수 있었는지와 그 안내문의 내용에 따른 평가도 남는다. 경이 받은 안내문에는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문구가 들어 있었고, 진술거부권의 고지와 변호사의 참여는 없었다. 이 사정이 어떤 법적 의미를 갖는지는 우편물 검사의 적법성에 관한 판시가 답하지 않는 물음이다.
이 판결이 세운 기준은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통관검사의 적법성을 다루었고, 그 밖의 문제는 판시의 문언이 담지 않았다. 나아가 이 관찰은 경의 행위가 범죄를 구성한다는 확정이 아니며, 그 문답서의 증거능력이나 고의, 위법성에 대한 법적 평가도 아니다. 판시가 정한 것은 압수·수색영장 없이 이루어진 우편물 검사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지 않다는 것이며, 그 범위를 넘는 결론은 이 판결에서 찾을 수 없다.
8.6남은 문제의 자리
그 기준이 우편물 검사에 한정되는지, 아니면 다른 조사 상황에도 이어지는지에 대한 논의는 진술 확보와 자료 이첩의 문제를 그대로 남겨둔 채 끝났다. 남은 문제의 자리를 정확히 구분하려면, 이 판결이 무엇을 근거로 판단했고 무엇을 판단 대상에서 제외했는지를 나누어 살펴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은 검사의 성격을 가릴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삼는지를 분명히 밝혔다. "관세법 제246조 제1항, 제2항, 제257조, '국제우편물 수입통관 사무처리'(2011. 9. 30. 관세청고시 제2011-40호) 제1-2조 제2항, 제1-3조, 제3-6조, 구 '수출입물품 등의 분석사무 처리에 관한 시행세칙'(2013. 1. 4. 관세청훈령 제15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등과 관세법이 관세의 부과·징수와 아울러 수출입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관세법 제1조)에 비추어 보면, 우편물 통관검사절차에서 이루어지는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의 검사는 수출입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 행정조사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압수·수색영장 없이 우편물의 개봉, 시료채취, 성분분석 등 검사가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7718 판결) 이 인용은 검사의 목적과 법령 근거가 성격 판단의 출발점임을 보여준다. 성격이 행정조사로 확인되는 한, 영장 없이 진행된 검사가 곧바로 위법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뜻도 함께 담겨 있다. 다만 이 결론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으며, 예외가 성립할 자리는 열려 있다.
이 판결에서 짚어야 할 경계는 따로 있다. 판결은 우편물의 개봉과 시료채취, 성분분석이라는 물리적 검사 행위를 다루었다. 경이 겪은 상황처럼 직원을 조사실로 불러 묻고 답한 내용을 문답서로 적은 행위는 이 판결의 판단 대상에 담기지 않았다. 물건에 대한 검사와 사람의 진술을 받아 적는 행위는 그 대상과 방식이 다르다. 따라서 이 판결의 기준이 진술 확보 절차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조사 과정에서 얻은 자료를 수사기관으로 넘기는 문제도 같은 자리에 놓인다. 이 판결은 이첩의 절차나 그 자료가 형사재판에서 쓰이는 조건을 다루지 않았다. 경의 문답서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경위와 법정에서의 증거 능력은 이 판결의 판시 범위 밖에 있다. 조사의 성격이 행정조사로 확인된다고 하여, 그 조사에서 얻은 자료가 이후 형사절차에서 어떤 취급을 받을지까지 함께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확인한 성격 판단의 기준과, 자료 이첩의 적법성, 법정에서의 증거 능력은 서로 구분되는 문제로 남는다.
조사 목적의 확인 문제 역시 남는다. 이 판결이 행정조사의 성격을 인정한 근거에는 검사가 수출입물품의 적정한 통관 등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이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목적은 성격 판단에 관여한다. 경에 대한 조사가 감독 목적으로만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미정이고, 그 목적의 확인은 이 판결이 정한 범위 안에서 다루어질 일이 아니다.
이로써 남은 자리는 구체적이다. 진술 거부가 허용되는지, 이첩이 어떤 절차를 따라야 하는지, 조사실에서 작성한 문답서가 법정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는 모두 미정으로 남는다. 이 판결이 마련한 우편물 검사의 기준은 다음 자료가 다룰 쟁점을 대신 결정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