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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비용과 공익소송: 패소 부담의 재설계 · 제42권 · 제8장 · 초판

소가는 작고 쟁점은 무거운 소송

비용 위험은 어떤 소송에서 유독 무겁게 작동하는가?

분량
약 2,3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2 · 판결 0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8.1패소자 부담의 기본 배치
  3. 8.2소가와 무관한 비용의 무게
  4. 8.3행정소송에서의 부담 원리
  5. 8.4소가로 환산되지 않는 쟁점
  6. 8.5제기 여부를 가로막는 비용
  7. 8.6무게가 몰리는 두 경우
  8. 다룬 법령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비용 위험이 어떤 소송에서 유독 무겁게 작동하는지를 묻는다. 패소 부담의 기본 배치와 소가와 무관한 비용의 무게, 행정소송에서의 부담 원리를 살피고, 소가로 환산되지 않는 쟁점과 제기 여부를 가로막는 비용을 본다. 무게가 몰리는 두 경우를 가리며, 부담의 분배 방식과 제도 개선안은 뒤의 설계 논의로 넘긴다.

8.1패소자 부담의 기본 배치

멈춘 회의가 남긴 핵심은 비용 부담의 배치가 누구를 향해 서 있는지였다. 민사소송법은 이에 관한 기본 규칙을 한 문장에 담았다. 민사소송법 제98조는 소송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에 대해 "제98조(소송비용부담의 원칙)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라고 정한다. 이 규칙은 소송비용의 최종 귀착을 소송 결과의 승패에 묶어 둔다. 비용을 낸 사람이 아니라 판결에서 이긴 사람이 비용의 짐을 벗는 구조다.

이 규정이 두는 비용 위험은 패소한 당사자에게 놓인다. 소송을 건 사람이 질 경우 그가 비용을 떠안고, 방어한 사람이 질 경우 그가 비용을 떠안는다. 제98조는 원고의 패소와 피고의 패소를 가리지 않고, 승패가 갈린 쪽 가운데 진 쪽에 비용을 묶는다. 위 사례에서 판결 주문의 끝줄이 소송비용을 원고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끝난 것은, 300명의 주민이 낸 소송에서 그들이 패소자라는 판단이 주문에 새겨졌다는 뜻이다(민사소송법 제98조). 주문의 끝줄은 이 원칙이 그 사건에서 어떻게 떨어졌는지를 보여 준다. 소송의 결과에 따라 비용의 자리가 정해진다는 점이 그 사건에서 드러난다.

이 배치의 성격은 앞뒤를 놓고 보면 더 분명해진다. 제98조가 정하는 것은 비용을 누가 마침내 안는가라는 점이다. 승소자가 비용을 먼저 낸 뒤에도 부담의 귀착은 달라지지 않는다. 반대로 패소자가 낸 비용을 상대방이 대신 물어내야 할 문제는 이 문장 안에서 다루어지지 않는다. 위 사례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변호사 보수 4,200만 원의 확정을 신청한 일은, 판결 주문의 끝줄에 따라 비용의 부담이 원고들 쪽에 놓였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 읽힌다(민사소송법 제98조). 다만 지방자치단체가 그 비용을 실제로 회수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제98조는 부담의 귀착만을 정할 뿐, 부담이 여럿 사이에 어떻게 나뉘지는 여기서 정하지 않는다. 위 사례에서 원고들은 300명이고, 주문은 그들이 부담한다고만 밝혔다(민사소송법 제98조). 300명 각자가 얼마씩 나누어 갖는지, 연대 책임인지의 여부는 이 규정의 문장 안에 답이 없다. 지방자치단체가 그 비용을 실제로 회수할 것인지도 마찬가지로 미정이다. 주민 300명이 한 소송에서 함께 원고 자리에 섰더라도, 그들 사이의 부담 비율은 별도로 밝혀야 할 문제로 남는다.

한편 제98조는 "소송비용"의 범위도 이 문장 안에서 한정하지 않는다. 석 달 뒤 지방자치단체가 변호사 보수 4,200만 원의 확정을 신청했고, 그 금액이 회의록에 적힌 사실만으로는 4,200만 원 전부가 확정될지가 정해지지 않는다. 얼마가 소송비용으로 확정될지는 별도로 정할 문제로 남는다. 즉, 비용을 누가 부담한다는 규칙과 비용이 얼마인지 가리는 일은 서로 다른 차원이다. 앞서 본 확정결정이 금액만을 정했다는 전제 아래에서도, 제98조가 채우는 자리는 금액이 아니라 부담의 주체다.

이 규정이 던지는 물음은 그 자체로 분명하다. 비용 위험을 패소자에게 두고자 하는 법의 배치가 앞서 본 회의를 멈추게 한 부담의 자리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피는 일이다. 300명이 낸 소송에서 비용 부담이 원고들에게 떨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같은 자리에 설 사람들의 계산은 달라진다. 판결에서 이기고도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은 없지만, 질 경우 그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 이 배치의 핵심이다. 소송을 제기하려는 사람들이 앞에 놓는 첫 계산은 바로 이 자리다.

8.2소가와 무관한 비용의 무게

소송비용이 패소한 당사자에게 돌아가는 배치는 그렇다 하더라도, 그 비용이 언제 얼마만큼 쌓이는지에 대해서는 소가와 별개의 문제가 남는다. 비용 부담의 주체와 비용의 크기는 서로 다른 질문이며, 이 글에서는 후자를 놓고 소가라는 기준이 비용의 액수에 실제로 작용하는지를 살핀다.

민사소송법 제98조는 소송비용부담의 원칙에서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라고 정한다. 이 조문은 부담의 주체를 정할 뿐이며, 부담할 금액이 사건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뜻은 담고 있지 않다. 조문에 금액의 산정 기준이나 비례의 원리가 들어 있지 않으므로, 비용이 얼마인가는 이 조문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주민 300명이 소각장 허가를 다투는 소송에서 패소자 부담의 규칙이 작동한 뒤에도, 그 비용의 액수는 별도로 가려져야 한다.

소송비용은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실제로 쓰인 돈으로 마련된다. 당사자가 변호사를 선임하고, 증거를 모으고, 필요한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한다. 사건의 쟁점이 무겁고 다툼이 길수록 그러한 지출은 커진다. 그런데 그 지출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대체로 쟁점의 무게와 절차의 길이지, 소가가 아니다. 소가가 낮다고 변호사 보수가 줄어들거나 증거수집 비용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며, 절차가 짧아지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소가와 비용의 크기가 서로 어긋나는 모습이 드러난다.

주민 300명이 낸 소송에서 판결 주문의 끝줄은 소가와 무관한 비용 부담을 예고하는 문구로 끝났다. 그 주문에 따르면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석 달 뒤 변호사 보수 4,200만 원의 확정을 신청했고, 그 금액이 회의록에 적혔다. 신청의 대상이 된 금액은 소가에 얽매이지 않은 채 제시되었다. 4,200만 원 가운데 얼마가 소송비용으로 확정될지는 미정이다. 회의록에 적힌 금액이 곧 확정되는 비용의 액수인 것도 아니며, 그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다.

주민들이 부담하게 될 금액이 확정되기도 전에, 옆 마을은 다음 소송 준비를 멈추었다. 소송비용이 실제로 얼마가 될지, 지방자치단체가 그 비용을 회수할지, 회수한다면 주민 사이에서 어떻게 나눌지는 모두 미정이다. 여기에 적힌 것은 관찰된 사실의 나열일 뿐이며, 어떤 항목이 확정 손해이고 누가 고의를 가졌다는 법적 평가는 아니다. 다만 옆 마을이 멈춘 시점이 금액 확정 이전이었다는 사실만은, 비용의 크기 자체가 소송의 문턱으로 작동했음을 가리킨다.

소가가 작은 사건일수록, 확정되는 비용의 액수는 당사자가 바라보는 사건의 크기와 어긋나기 쉽다. 비용은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자라나는데, 그 자람의 방향이 소가를 향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소액 사건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비용 부담의 무게는 상대적으로 더 크게 다가온다. 민사소송법 제98조가 부담의 주체를 정해 두었더라도, 부담할 금액이 얼마인지는 이 조문 밖에서 결정되며, 그 결정은 사건의 쟁점과 절차의 길이를 따라 이동한다.

8.3행정소송에서의 부담 원리

소송비용이 소가와 별개로 무게를 가진다는 점을 확인한 뒤, 행정소송에서 그 부담이 조문상 어디에 놓이는지 살펴보겠다. 이 물음에는 행정소송법이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해 둔 규칙이 먼저 응답한다.

행정소송법 제32조는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한 주된 규칙을 다음의 문구로 둔다. "제32조(소송비용의 부담) 취소청구가 제28조의 규정에 의하여 기각되거나 행정청이 처분등을 취소 또는 변경함으로 인하여 청구가 각하 또는 기각된 경우에는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문장은 소송비용을 피고가 부담하는 경우를 두 가지로 한정하여 적고 있다. 하나는 취소청구가 제28조의 규정에 의하여 기각되는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행정청이 처분등을 취소 또는 변경함으로 인하여 청구가 각하 또는 기각되는 경우이다. 두 경우 모두 청구가 실질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아니하는 상황에서 소송비용을 피고에게 돌리는 방향을 가리킨다. 조문이 가리키는 방향이 이러하므로, 그 적용 결과가 어느 당사자에게 비용을 지우는지 읽을 때에는 문구에 적힌 두 경우가 어디까지인지가 함께 살펴져야 한다.

그 밖의 경우에 소송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는 이 조문이 정하지 아니한다. 조문에 예외나 판단 기준을 적은 단서도 없다. 민사소송법상의 비용 부담 규정에 적힌 문구를 이 조문의 빈자리에 끌어오는 것은 이 조문의 해석과 구별된다. 행정소송의 비용 부담을 읽는 일은 그 문구가 적은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며, 범위 밖의 규칙을 새로 끌어오는 작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이 조문을 둘러싼 논의는 문구가 정한 경우의 요건과 그 결과에 머무르는 한정적 논의이다.

주민 300명이 소각장 허가를 다투는 소송에서 판결 주문의 끝줄이 소송비용의 부담을 원고들에게 지우는 방향으로 적힌 경우, 그 부담 배치가 어느 경로로 정해졌는지는 확정되지 아니하였다. 다만 그 주문은 제32조가 적은 두 경우의 문구와는 다른 방향의 부담을 선언하고 있다. 조문이 두 경우에서 피고의 부담을 적는데, 그 주문은 원고의 부담을 적고 있는 까닭이다. 이 대비만이 확인된 것이며, 주문이 도달한 판단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아니하였다.

한편 지방자치단체가 변호사 보수 4,200만 원의 확정을 신청하였고 그 금액이 회의록에 적혔다. 그 신청 금액 가운데 얼마가 소송비용으로 확정될지는 미정이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소송비용의 범위와 액수를 정하는 절차가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하는 규칙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제32조는 부담의 귀속만을 다루며, 확정될 금액의 산정 기준을 적고 있지 아니하다. 부담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정하는 일과 부담할 금액이 얼마인지를 확정하는 일은 서로 다른 물음이다. 조문은 앞의 물음에 대해서만 두 경우의 문구로 답을 적고 있다.

주민 300명이 부담하게 될 비용이 그 사이에서 어떻게 나뉠지도 역시 미정이다. 제32조는 복수의 당사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의 분담 비율을 정하는 문구를 두고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그 문구만으로는 주민 사이의 내부 분담이 정해지지 아니한다. 조문이 피고의 부담을 적은 두 경우만을 다루므로, 원고 측 복수의 당사자 사이에서 부담이 어떻게 배분되는지는 조문이 닿는 범위 밖의 문제로 남는다. 옆 마을이 다음 소송을 제기할지도 미정이다.

이 사례에서 관찰된 것은 신청 금액이 회의록에 적혔다는 사실과 다음 소송이 멈추었다는 사실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실제로 회수할 것인지, 어떤 금액이 확정 손해에 해당하는지, 누가 고의를 가졌는지에 관한 법적 평가는 아직 내려지지 아니하였다. 제32조가 정하는 것은 소송비용 부담의 귀속을 규율하는 문구의 내용과 그 적용 범위이다. 주민 사이의 분담 비율, 확정될 금액의 산정, 회수의 실행 여부는 각각 별도의 물음으로 남아 있으며, 어느 것도 이 조문의 문구만으로 결정되지 아니한다. 행정소송에서의 부담 원리는 이처럼 제32조가 적은 경우의 문구에 따라 읽히고, 그 문구가 닿지 아니한 자리는 별도의 논의 대상으로 남는다.

8.4소가로 환산되지 않는 쟁점

행정소송법 제32조의 부담 문구를 확인한 뒤에는, 그 문구가 비용의 액수를 어떻게 산정하는지로 시선이 옮겨진다. 소송비용의 부담 주체가 정해졌어도 그 비용이 얼마인지가 서지 않으면 부담은 빈 문장이 된다. 그런데 소가가 계산되지 않는 소송에서는 액수의 산정 자체가 앞 문제와 다른 양상을 띤다.

소송비용의 부담 원칙을 민사소송법 제98조는 짧게 선언한다. 이에 따르면 "제98조(소송비용부담의 원칙)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 이 문장은 누가 부담하는지를 정할 뿐, 부담할 금액이 어떻게 산출되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원칙만으로는 금액을 알 수 없고, 금액을 정하는 절차와 기준이 별도로 요구된다. 반대로 금액의 산출 규칙만으로는 부담 주체가 정해지지 않는다. 부담 주체의 정함과 금액의 산정은 서로가 서로를 대신하지 못한다. 앞 문장이 선언한 원칙의 뜻은 이 둘 가운데 어느 쪽에도 환원되지 않는다.

이번 사례의 판결 주문은 소송비용을 원고들이 부담한다는 취지로 끝났는데, 그 주문의 정확한 문구는 미정이다 (민사소송법 제98조). 그 주문이 민사소송법 제98조의 문구를 그대로 옮긴 것인지, 행정소송법 제32조가 정한 부담을 반영한 것인지 확정되어 있지 않다. 다만 주문이 부담 주체만을 정하고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석 달 뒤 지방자치단체가 변호사 보수 4,200만 원의 확정을 신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신청은 금액을 청구하는 행위이고 확정은 금액을 확정하는 행위이다. 이 둘이 갈리는 틈에서 이 사례의 쟁점이 열린다.

소송비용의 확정 대상 가운데 변호사 보수는 소송물의 값에 얽힌다. 소가가 계산되지 않는 소송에서는 이 얽힘이 끊어진다. 주민 300명이 다툰 소각장 허가의 효과에는 환산 가능한 값이 서 있지 않고, 4,200만 원 가운데 얼마가 소송비용으로 확정될지는 미정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한 금액과 회의록에 적힌 금액은 같지만, 확정된 금액과 같다는 뜻은 아니다. 환산할 값이 없으면 산정의 축이 사라지고, 축이 사라진 자리에서 산정의 결과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산정의 결과가 무엇인지는 아직 열려 있다.

여기에 두 조문의 부담 원칙이 비대칭을 만든다. 민사소송법 제98조는 금액이 서 있을 때 비로소 작동한다. 금액이 서 있지 않으면 원칙이 정한 부담은 그대로 남고 그 크기는 정해지지 않는다. 행정소송법 제32조가 부담 주체를 다른 문구로 정한 경우에도, 금액 산정의 어려움은 같은 자리에 남는다. 부담 주체가 달라져도 산정의 축은 달라지지 않는다. 주민 300명 사이에서 부담이 어떻게 나뉠지도 이 자리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부담이 나뉘는 기준도, 그 기준을 정하는 문구도 아직 없다.

소가로 환산되지 않는 쟁점이 부담 원칙에 만드는 것은 원칙의 무효가 아니라 원칙의 공백이다. 두 조문은 모두 누가 부담하는지를 말하는데, 어느 것도 부담의 크기를 말하지 않는다. 회의를 멈춘 옆 마을이 본 것도 이 공백이리라는 것은 추측에 그친다. 이 사례에서 관찰된 사실은 신청 금액과 회의록에 적힌 금액이 4,200만 원으로 같다는 것뿐이다. 그 금액이 확정될지, 회수될지, 나뉠지는 여기서 정해지지 않았다.

8.5제기 여부를 가로막는 비용

소가가 계산되지 않는 쟁점 앞에서 두 부담 원칙이 빚어낸 비대칭이 드러난 뒤, 그 그림자는 곧바로 다음 소송의 문턱에 드리웠다. 소각장 허가를 다투는 소송의 판결 주문은 원고들이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끝났고, 석 달 뒤 지방자치단체는 변호사 보수 4,200만 원의 확정을 신청했다. 그 금액이 회의록에 적히는 순간, 옆 마을이 준비하던 회의는 멈추었다. 지금 여기서 확인해야 할 것은 누가 무엇을 잘못했다는 판단이 아니라, 앞서 본 비대칭이 비용 부담의 전망을 어떻게 끌어올렸는지 그 자리만이다.

먼저 부담의 근거를 보자. 민사소송법 제98조는 그 원칙을 "제98조(소송비용부담의 원칙)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로 밝히고 있다. 이 조문이 이 사례에서 작동한 결과가 바로 주문 끝줄이다. 그런데 판결 주문에 나타난 부담은 집행이 끝난 비용이 아니다. 실비가 얼마인지가 확정되어야 비로소 액수가 정해진다. 회의록에 적힌 4,200만 원은 확정 대상으로 신청된 액수일 뿐, 그 가운데 얼마가 소송비용으로 인정될지,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실제로 회수할지, 주민 300명 사이에서 부담이 어떻게 나뉠지는 전부 미정이다. 합성 사례에 적힌 것은 관찰된 사실의 나열이며, 고의나 확정 손해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그렇다면 문턱에 놓인 계산은 이러하다. 확정 절차의 결과를 기다리지도 못한 채 회의록의 금액만 볼 때, 예상 부담액은 그대로 제기 여부에 대한 판단 재료가 된다. 문제는 이 숫자가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는 데 있다. 주민 300명이 하나의 원고단으로 묶여 한 번의 소송을 냈음에도, 분담 방식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어느 한 사람에게 청구될 금액이 얼마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알 수 없는 금액이 앞에 놓일 때 회의를 멈추는 것은 계산의 실패가 아니라 계산의 부재에 가깝다.

다음으로 두 부담 원칙의 어긋남을 소가가 계산되지 않는 쟁점의 자리에 겹쳐 보자. 취소소송의 원고는 주민이고, 패소하면 민사소송법 제98조의 부담을 떠안는다. 그런데 행정소송법 제32조는 "제32조(소송비용의 부담) 취소청구가 제28조의 규정에 의하여 기각되거나 행정청이 처분등을 취소 또는 변경함으로 인하여 청구가 각하 또는 기각된 경우에는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로 한정하여 피고 부담의 경우를 정한다. 앞 단위에서 본 대로 소가가 계산되기 어려운 소송에서는 계산 기반을 잃은 채 두 원칙 사이의 간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합성 사례에서는 그 간격이 옆 마을의 문턱에 서 있다. 회수 의사나 주민의 내적 동기가 아니라, 부담 전망만이 문제다.

결국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짧다. 4,200만 원 가운데 얼마가 소송비용으로 확정될지, 그 비용을 지방자치단체가 회수할지, 주민들 사이에 어떻게 나눌지는 정해진 바 없다. 미정으로 남은 채 회의록에 적힌 액수만이 회의를 멈추게 한 유일한 사실이다. 소액의 소가 앞에 무거운 쟁점이 놓이면, 비용 부담의 전망은 문턱의 높이를 어디서든 끌어올린다.

8.6무게가 몰리는 두 경우

앞 단위에서 비용 부담의 전망이 다음 소송의 걸음을 무겁게 한다는 점을 확인하였으므로, 이제 무게가 두 경우에 특히 몰리는 까닭을 따져 본다. 하나는 소가가 작은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소가가 계산되기 어려운 경우이다. 이 두 경우가 무거운 쟁점을 만날 때 비용 위험이 어디에 쌓이는지를 정리하는 일이 이번 절의 과제이다.

소가가 작은 사건에서 비용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지는 것은, 확정될 보수의 액수와 청구의 크기 사이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합성 사례에서는 주민 300명이 소각장 허가를 다투었고, 판결 주문의 끝줄은 소송비용을 원고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끝났다(민사소송법 제98조). 민사소송법 제98조(소송비용부담의 원칙)는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한다."고 정한다. 이 문장에 따르면 부담의 주체는 패소한 당사자이다. 다만 이 조문은 부담의 주체를 가릴 뿐, 어떤 항목이 비용에 들어가는지나 그 액수를 산정하는 방법까지 밝히지는 않는다. 주민들이 작은 소가의 사건에서 어떤 비용을 얼마씩 감당할지 역시 미정이다.

소가가 계산되기 어려운 사건에서는 앞선 경우와는 다른 곳에 무게가 실린다. 쟁점이 무거운 사건일수록 다루어야 할 자료와 법리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변호사 보수의 확정을 둘러싼 다툼도 커질 수 있다. 합성 사례에서 지방자치단체는 석 달 뒤 변호사 보수 4,200만 원의 확정을 신청하였고, 그 금액이 회의록에 적혔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히 해둘 것은, 회의록에 적힌 금액이 곧 소송비용으로 확정된 액수는 아니라는 점이다. 4,200만 원 가운데 얼마가 소송비용으로 확정될 것인지는 미정이다.

이와 함께 행정소송에서 비용 부담의 방향을 정하는 조문도 함께 놓아둘 필요가 있다. 행정소송법 제32조(소송비용의 부담)는 "취소청구가 제28조의 규정에 의하여 기각되거나 행정청이 처분등을 취소 또는 변경함으로 인하여 청구가 각하 또는 기각된 경우에는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고 정한다. 이 조문은 규정에 열거된 두 경우에만 비용을 피고의 부담으로 삼는다. 그 밖의 경우에 비용이 어디로 향할지는 이 조문만으로는 다 정해지지 않는다.

무게가 몰리는 두 경우를 이렇게 나란히 놓고 보면, 앞 단위에서 본 제기 여부의 그림자가 어디서 생기는지도 분명해진다. 소가가 작으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 보이고, 소가가 계산되지 않으면 확정될 액수를 가늠하기 어렵다. 그 두 지점이 무거운 쟁점과 겹치면, 다음 소송을 준비하던 옆 마을은 회의를 멈추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비용을 실제로 회수할 것인지, 주민 300명 사이에서 부담이 어떻게 나뉠 것인지, 옆 마을이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는 모두 미정이다. 여기에 적힌 것은 관찰된 사실의 나열이며, 어떤 항목이 확정 손해이고 누가 고의를 가졌다는 법적 평가가 아니다. 비용 위험이 어느 경우에, 어느 쪽에 쌓이는지를 살핀 데서 이번 절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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