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분기 구조 위에 확률을 얹는 것이 언제 정당한지를 묻고, 증거재판주의가 놓는 바닥과 자유심증주의가 여는 범위를 함께 둔다. 갈래별 믿음의 정도와 그 근거, 말한 사람을 함께 적는 방식, 분기 간 제약과 합성의 조건, 예측과 결과의 대조 기록을 차례로 살핀다.
13.1증거재판주의가 놓는 바닥
갈래가 닫히는 조건까지 정한 뒤에 남는 불확정성을 어떻게 적을지가 문제로 남는다. 검토 보고서에는 이 소송에서 질 확률이 30%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고, 그 숫자가 어디에서 나왔는지가 물어졌다. 작성자는 쟁점이 셋이며 그중 둘은 자사에 유리하고 하나는 반반이라고 구두로 답했다. 이 답변이 숫자를 낳는 근거가 되는지를 판단하려면, 사실을 인정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증거재판주의를 선언한다. 같은 법 제307조 제1항은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이 문장은 사실을 적는 행위에는 근거가 붙어야 함을 뜻한다. 소송 자료에 확인되지 않는 사실을 만들어 붙이는 일은 여기에서 허용되지 않는다.
같은 조 제2항은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07조)라고 덧붙인다. 다만 이 항이 다루는 대상은 범죄사실이며, 그 문언은 형사 절차의 증명 정도를 가리킨다. 본 사례의 소송이 어느 절차인지, 어떤 사실이 범죄사실에 해당하는지는 미정이다. 그러므로 제2항의 증명 정도를 이 사례의 숫자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제1항이 남기는 요구는 더 좁고 확실하다. 사실을 적으려면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질 확률 30%라는 문장이 놓이는 자리에도 같은 바닥이 놓인다. 작성자가 들려준 것은 쟁점이 셋이고 둘은 유리하며 하나는 반반이라는 설명이다. 이 설명 밖의 사실을 보충하여 숫자를 세우는 것은 근거 없는 사실의 인정이 된다.
근거 없는 숫자는 자료에서 찾아낼 수 없다. 셋째 쟁점에 걸린 문언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둘째 쟁점에 관한 자료가 제출될 것인지, 첫째 쟁점과 셋째 쟁점의 판단이 서로를 제약할 것인지는 모두 미정이다. 이 소송의 청구 금액과 그 판결이 당사자에게 낳을 결과도 미정이다. 미정으로 남은 항목 위에 확정된 비율을 얹는 일은 제307조 제1항이 닫는 자리에 해당한다.
여기서 세운 기준은 숫자를 쓰는 사람을 묶는다. 자료가 확인하는 것만을 사실로 적고, 확인되지 않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채로 둔다. 구두로 들은 설명은 그 설명 자체로 기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설명이 담지 않는 사실을 더하거나, 그 사실 위에서 승패의 확률을 확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남긴다.
13.2자유심증주의가 여는 범위
증거에 근거한 숫자만 적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뒤, 이제 법관의 심증 형성이 어느 범위에서 자유로운지를 물어야 한다. 그 범위가 확률의 서술을 막는지, 오히려 그 서술을 받아들이는지가 이 절의 쟁점이다.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심증의 자유를 이렇게 선언한다. "제308조(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이 조문은 증거의 증명력을 어떻게 평가할지 법관에게 맡긴다. 담당자가 검토 보고서에 이 소송에서 질 확률 30%라고 적은 것도 믿음의 정도를 표시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심증이 자유롭다는 선언이 그 표시 자체를 금하지는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심증의 자유를 더 넓게 서술한다. "제202조(자유심증주의)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자유로운 심증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뿌리를 둔다. 담당자가 보고서의 숫자에 관해 물었을 때 작성자가 쟁점이 셋이며 그중 둘은 자사에 유리하고 하나는 반반이라고 답한 것도 그런 뿌리 가운데 하나다.
다만 심증의 자유는 수치 산출의 의무가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와 민사소송법 제202조 어디에도 법관이나 당사자가 확률을 계산해 적어야 한다는 문언이 없다. 따라서 작성자가 구두로 밝힌 분기만으로 30%가 따라 나오는지도 미정이다. 자유심증주의는 그 산출을 요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심증의 자유는 별도 증거 없이 숫자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심증의 준거로 둔다. 셋째 쟁점에 걸린 문언을 어떻게 읽을지, 둘째 쟁점에 관한 자료가 제출될지, 첫째 쟁점과 셋째 쟁점의 판단이 서로를 제약할지는 미정이다. 자유심증주의가 그런 미정을 메우는 힘은 없다.
결국 심증의 자유는 확률의 서술을 막지도 않고, 그 서술을 혼자 세워주지도 않는다. 확률을 적는 일은 자유로운 심증 아래에서 허용되지만, 그 숫자는 증거에 근거해야 하고 근거의 범위를 넘어서서는 안 된다. 보고서의 30%와 작성자의 구두 답 사이의 간극은 그대로 남는다.
13.3갈래별 믿음의 정도 기록
형사소송법 제308조와 민사소송법 제202조가 심증의 형성을 자유로 두었다고 해서, 그 자유가 곧 숫자 하나로 묶어 적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앞선 절이 남긴 자리에서 물어야 할 것은 보고서에 적힌 질 확률 30%라는 문장이 어떤 갈래를 근거로 삼았는지이다. 작성자는 쟁점이 셋이며 그중 둘은 자사에 유리하고 하나는 반반이라고 구두로 답했으므로, 그 숫자는 세 갈래를 함께 뭉뚱그린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짐작은 기록이 아니다.
갈래별로 믿음의 정도를 적는 방식은 이 간극을 메우려 하지 않고 드러내는 데서 출발한다. 분기 구조 위에 숫자를 얹을 때, 먼저 각 갈래마다 그 갈래에 붙인 문언이 무엇인지 적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가 증거의 증명력을 어떻게 두는지 밝히는 조문은 "제308조(자유심증주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 이다. 이 조문은 법관이 증명력을 자유로 판단한다는 뜻이다. 이 사례에서 각 쟁점에 대한 믿음의 정도를 기록하는 자는 법관이 아니라 심사를 하는 사람이므로, 그 기록은 판단의 결과가 아니라 판단의 재료로 놓여야 한다.
다음으로 각 갈래에 붙인 숫자가 무엇에 붙인 것인지 적어야 한다. 작성자가 둘은 유리하고 하나는 반반이라고 답했다는 것은 말의 기록이다. 그 말이 자사에 유리하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반반이라는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답이 없었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사실주장의 진실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을 "제202조(자유심증주의)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고 정한다. 이 조문이 요구하는 참작의 근거가 이 사례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숫자를 붙이는 자리에 근거를 채워 넣을 수는 없다.
또한 숫자를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 함께 적어야 한다. 작성자의 구두 답에 30%라는 숫자가 직접 등장한 것은 아니고, 검토 보고서에 그 숫자가 적혀 있었다. 이 두 기록 사이의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셋째 쟁점에 걸린 문언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둘째 쟁점에 관한 자료가 제출될 것인지, 첫째 쟁점과 셋째 쟁점의 판단이 서로를 제약할 것인지는 미정이다. 이 미정 사항을 가정으로 채워 넣어 근거를 만들면, 그 근거는 관찰된 사실이 아니라 새로 만든 것이 된다.
갈래별 기록의 마지막 항목은 그 갈래가 무엇에 관한 것인지의 표시이다. 이 소송의 청구 금액과 그 판결이 당사자에게 낳을 결과는 미정이다. 그러므로 적힌 숫자는 승패의 확률도,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의 확정도 아니다. 믿음의 정도를 갈래마다 적는 방식은 이 자리를 지켜 준다. 앞선 절이 심증의 자유를 확률 서술의 장애로 보지 않았다면, 이 절은 그 자유를 숫자 하나로 묶어 적는 빌미로 삼지 않는다.
13.4분기 간 제약과 합성의 조건
갈래마다 믿음의 정도를 따로 적는 방식은 숫자 하나의 출처를 밝히는 데까지 나아가지만, 분기 간 판단이 서로를 제약하는지가 미정인 한 단일 확률의 산출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작성자의 구두 답에 나타난 합성의 토대가 무엇이며, 그 토대가 확인되지 않을 때 숫자 하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왜 정당화되지 않는지를 살핀다.
쟁점이 셋이라는 구조는 그 셋의 판단이 독립적인지, 서로를 제약하는지에 따라 합성의 방식이 달라진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사실주장의 진실 여부 판단에 관해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고 선언한다. 이 조문이 명하는 것은 각 쟁점의 판단을 개별적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참작한 통합 판단이다. 따라서 셋째 쟁점의 해석이 첫째 쟁점의 판단을 제약할지가 미정인 이 사례에서, 셋의 각 판단을 독립 사건의 확률처럼 취급해 단순히 곱하거나 더하는 것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염두에 둔 판단의 모습과 맞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에 관해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고 선언한다. 이 조문이 증명력의 정도를 재판관의 판단에 맡기는 구조라는 점은, 증거의 평가가 수치로 고정되지 않고 판단자의 자유판단을 거쳐 이뤄짐을 뜻한다. 이 사례에서 작성자가 제출 여부가 미정인 둘째 쟁점 자료에 대해 어떤 믿음의 정도를 말했는지와 무관하게, 그 자료의 증명력은 법관의 판단 대상이며 사건의 예측 단계에서 미리 확정할 수 없다. 그리하여 둘째 쟁점에 관한 자료가 제출될 것인지는 미정이고, 그 자료가 제출될 경우 법관이 그 증명력을 어떠할 것인지도 미정이다.
둘째 쟁점에 관한 자료의 제출과 셋째 쟁점 문언의 해석, 첫째 쟁점과 셋째 쟁점 판단의 상호 제약이라는 세 가지 모두 미정이다. 자료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정인 상호 제약을 가정으로 채워 넣어 단일 확률을 만들면, 그 숫자는 관찰된 사실과 말의 기록이 아닌 가정의 조합에 기댄 것이 된다. 이 소송의 청구 금액과 판결이 당사자에게 낳을 결과도 미정이다. 이 사례에서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가 아니라 기록된 말과 관찰된 사실만이 확정되어 있다.
결국, 분기 간 제약이 미정인 한 분기별 믿음의 정도를 숫자 하나로 합성하는 것은 조건이 갖추어질 때까지 보류한다. 그 조건은 제약 관계의 확인과 관련 자료의 제출이지, 작성자의 구두 답이나 기재된 숫자 그 자체가 아니다. 셋째 쟁점에 걸린 문언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와, 둘째 쟁점 자료의 제출 여부와, 첫째 쟁점과 셋째 쟁점 판단의 상호 제약 여부가 미정으로 남아 있는 한, 보고서에 적힌 질 확률 삼십 퍼센트라는 문장은 분기별 믿음의 정도를 합성한 결과가 아니라 작성자의 말로 기록된 진술에 머무른다.
13.5예측과 결과의 대조 기록
분기 간의 제약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수치 하나를 세울 수 없으므로, 그 대신 말해 둔 예측과 나중의 결과를 나란히 적어 두는 일이 남는다. 검토 보고서에 이 소송에서 질 확률이 30퍼센트라는 문장이 들어 있음을 확인한 투자심사 담당자는, 작성자가 쟁점 셋 가운데 둘은 자사에 유리하고 하나는 반반이라고 답한 기록을 예측의 근거로 함께 적어 두어야 한다. 이 기록에는 세 쟁점의 쟁점이 무엇인지,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말했는지, 둘째 쟁점의 자료 제출과 첫째·셋째 쟁점의 상호 제약이 미정으로 남았다는 사실이 함께 남아야 한다. 30이라는 숫자만 남기고 그 근거가 된 말을 버리면, 나중에 결과가 나왔을 때 어느 판단이 어긋났는지 알아볼 길이 없다.
결과가 나왔을 때는 예측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고, 그 옆에 실제 결과를 함께 놓는다. 이 소송의 청구 금액과 판결이 당사자에게 낳을 결과는 미정이므로, 대조 기록의 결과란은 지금 비워 둔다.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사실을 그대로 적는다. 결과란이 비어 있는 동안에는 예측을 고쳤다고 말할 수 없고, 예측이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다.
대조가 끝난 뒤에도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를 확정된 사실로 옮겨 적어서는 안 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자유심증주의)는 사실주장의 진실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을 두고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고 정한다. 이 조문이 사실의 판단은 법원이 하는 일임을 분명히 하므로, 투자심사 보고서에 적는 예측과 결과의 대조는 법원의 판단을 대신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자유심증주의)도 같은 방향에서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고 정한다. 증거의 힘을 재는 일 역시 법관의 몫이므로, 대조 기록에 적어 둔 확률과 결과의 짝맞춤은 기록을 남기는 자의 판단일 뿐이다. 여기에 확정 손해나 고의를 확정 사실처럼 적으면, 미정으로 남겨 두어야 할 사항을 기록이 앞서 확정해 버리는 셈이 된다.
대조 기록의 목적은 어느 한 번의 예측이 맞았는지를 판정하는 데 있지 않다. 같은 방식으로 말해 둔 예측과 그 결과의 짝이 여러 번 쌓였을 때, 그 짝들이 한쪽으로 쏠리는지 고르게 퍼지는지를 살펴보는 일이다.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가 측정된 뒤에라야 보정의 수치를 적을 수 있다. 측정된 기록이 없으면 보정의 수치는 적지 않고, 미정은 미정으로 남긴다.
따라서 이 소송에 관해 지금 적을 것은 예측의 말과 그 근거, 그리고 미정으로 남은 자료 제출과 상호 제약의 목록이다. 그 기록 위에 나중의 결과를 얹어 짝을 맞추는 일은, 결과가 나온 뒤에 할 일이다. 예측을 결과와 나란히 두는 이 절차가 남긴 기록이, 앞서 말한 미정을 미정으로 지키는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