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문서·계좌·거래·출입 기록을 무엇을 기준으로 맞추고, 어긋날 때 무엇을 설명으로 삼을 수 있는지를 묻는다. 기록 대사의 출발점과 보존 의무가 남긴 자료, 수집과 이용의 범위를 차례로 살핀 뒤, 맞춤의 축이 되는 기준을 검토한다. 불일치에 붙일 수 있는 가능한 설명과 자료와 평가 사이의 거리를 정리하며, 반대측 연표의 전제 검증은 다음 장에서 다룬다.
10.1기록 대사의 출발점
공개 범위와 부분 공개를 가르친 규정과 판결을 접어 두면서, 이제는 마주친 기록들을 무엇을 기준으로 맞춰 볼 것인지가 문제로 남는다.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 묶음에는 계약 파일 세 개와 이메일 본문, 헤더, 설명 문서가 함께 들어 있다. 이 장에서 다룰 대사의 범위를 세우려면, 우선 어떤 기록이 무엇을 말하고 어느 시점을 가리키는지부터 헤아려야 한다.
기록을 맞춘다는 것은 우선 각 기록이 어떤 표시를 달고 있는지를 적어 두는 일에서 출발한다. 계약 파일 세 개에는 이름과 작성일 표시가 서로 다르게 붙어 있다. 상법 제33조는 상인이 보존하여야 할 서류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①상인은 10년간 상업장부와 영업에 관한 중요서류를 보존하여야 한다. 다만, 전표 또는 이와 유사한 서류는 5년간 이를 보존하여야 한다." 이 규정은 무엇을 얼마나 보존할지를 말하되, 묶여 있는 계약 파일 중 어느 것이 승인된 본인지는 가리키지 않는다. 파일마다 붙은 이름과 작성일 표시는 보존된 기록의 표시일 뿐, 어느 것을 승인된 본으로 볼지에 대한 답이 되지 않는다.
이메일 본문과 헤더는 각각 다른 이야기를 담는다. 본문에는 합의 내용이 요약돼 있고, 헤더에는 송수신 일시와 경유 서버가 적혀 있다. 그런데 본문에서 말한 첨부 파일은 묶음에 없다. 헤더가 송수신 일시를 적고 있다 해서, 본문이 요약한 합의가 당시에 성립했음이 따라 나오지 않는다. 상법 제33조는 보존 방법에 관하여 "③제1항의 장부와 서류는 마이크로필름 기타의 전산정보처리조직에 의하여 이를 보존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전산정보처리조직에 보존된 기록이더라도, 그 기록이 말하는 첨부의 존재는 그 기록 안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첨부 파일이 묶음에 없다는 사실은 그대로 두고, 이메일 첨부가 존재했는지의 여부는 미정으로 남긴다.
설명 문서는 세 기록 가운데 가장 늦게 작성되었다. 문서 앞뒤에 붙은 작성 일자 표시와 본문이 말하는 시점이 서로 다르다. 그러한 문서는 당시 의사결정의 배경을 서술하지만, 그 서술을 당시의 인식을 증명하는 기록과 함께 읽기에는 선후의 문제가 남는다. 상법 제33조는 기산점에 관하여 "②전항의 기간은 상업장부에 있어서는 그 폐쇄한 날로부터 기산한다."고 정한다. 보존 기간의 기산을 정한 이 규정이 설명 문서 작성 당시 어떤 자료가 검토되었는지까지 밝혀 주지는 않는다. 작성 일자 표시와 본문이 가리키는 시점이 어긋나는 까닭은 이 기록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렇게 헤아린 뒤에도 남는 물음이 있다. 계약 파일 중 어느 것이 승인된 본인지, 이메일 첨부가 존재했는지, 세 기록의 시각이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 설명 문서 작성 당시 어떤 자료가 검토되었는지는 모두 미정이다. 묶음에 자료가 모였다는 사실은 자료가 모였다는 사실에 그친다. 승인된 본의 확인이나 합의의 성립은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대사의 출발점은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법적 평가로 옮기지 않는 데에 있다.
10.2보존 의무가 남긴 자료
자료 묶음이 갖춰졌다는 사실이 곧 승인된 본의 확인이나 합의의 성립은 아니므로, 다음으로는 그 안에 무엇이 남아야 했는지를 살핀다. 상인에게 보존을 요구하는 자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기록 대사의 판단 기준이 된다.
상법 제33조는 보존 대상의 범위를 열거한다. 그 제1항은 "상인은 10년간 상업장부와 영업에 관한 중요서류를 보존하여야 한다. 다만, 전표 또는 이와 유사한 서류는 5년간 이를 보존하여야 한다."고 정한다(상법 제33조). 이 조문은 장부와 중요서류를 함께 보존 대상으로 두고, 전표나 유사 서류만 기간과 취급을 달리한다. 묶음의 계약 파일 세 개와 변경합의 이메일이 '영업에 관한 중요서류'에 해당하는지는 이 조문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보존 기간의 기산점도 조문 안에 드러나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전항의 기간은 상업장부에 있어서는 그 폐쇄한 날로부터 기산한다."고 정한다(상법 제33조). 이는 장부에 대한 기산점만을 규정한 것이며, 중요서류나 전표의 기산점을 새로 만들어 붙이면 조문을 벗어난다. 묶음의 기록들이 각각 어느 시점에 폐쇄됐는지는 미정이다.
보존의 형식에 관하여도 조문은 유보를 둔다.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의 장부와 서류는 마이크로필름 기타의 전산정보처리조직에 의하여 이를 보존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4항은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장부와 서류를 보존하는 경우 그 보존방법 기타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덧붙인다(상법 제33조). 이는 전산 보존을 허용하면서 방법은 하위 규범에 맡기는 구조이다. 이메일 헤더에 남은 송수신 일시와 경유 서버 정보가 어떤 형식으로 보존돼야 하는지는 이 조문 안에 정해져 있지 않다.
따라서 보존 의무가 남겨야 할 자료의 목록과 기간, 형식은 위 조문의 범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묶음에서 계약 파일 중 어느 것이 승인된 본인지, 이메일 첨부가 실제로 존재했는지, 세 기록의 시각이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 설명 문서 작성 당시 어떤 자료가 검토됐는지는 보존 규정이 결론을 주지 않는다. 자료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자료의 법적 평가는 서로 구별된다.
10.3수집과 이용의 범위
보존의 대상이 확인된 기록이 실제 손에 들어오려면 먼저 수집의 근거와 범위가 정해져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는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하고,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정한다. 그 경우를 하나씩 읽으며 이 사례에서 계좌 기록과 출입 기록이 어떤 범위에서 모이고 쓰이는지를 살핀다.
수집이 먼저 허용되는 경우로서, 동의와 법령상 근거를 확인한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제1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 제1호에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를 든다. 동의는 그 자체로 수집의 근거가 되며, 이용의 범위는 여전히 수집 목적 안에 머문다.
법령상 의무와 공공기관의 업무 수행도 별도의 경우로 열거된다. 같은 항 제2호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를, 제3호는 "공공기관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를 각각 정한다. 두 경우 모두 "불가피한"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으므로,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어떤 근거로 계좌 기록을 모았는지는 그 불가피성의 확인과 함께 미정으로 남는다.
계약의 이행과 정보주체의 요청 조치도 근거가 될 수 있다. 같은 항 제4호는 "정보주체와 체결한 계약을 이행하거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정보주체의 요청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로 정하고, 제5호는 "명백히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로 정한다. 이 사례의 계약 파일 셋 가운데 어느 것이 승인된 본인지가 미정인 상태에서, 어느 계약이 이 근거의 토대가 되는지도 함께 미정이다.
정당한 이익은 조건이 겹겹이 붙은 경우로 제시된다. 같은 항 제6호는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 이 경우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과 상당한 관련이 있고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한다."(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고 정하고, 제7호는 "공중위생 등 공공의 안전과 안녕을 위하여 긴급히 필요한 경우"(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로 정한다. 조문의 문구가 요구하는 관련성과 범위의 한정은 그대로 읽어야 하므로, 이 사례의 기록 확보를 이런 요건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동의를 받는 방식과 그 뒤의 이용도 따로 규율된다. 같은 조 제2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 제1항제1호에 따른 동의를 받을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정보주체에게 알려야 한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이를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고 정하면서, 그 제1호에서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적"(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을, 제2호에서 "수집하려는 개인정보의 항목"(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을, 제3호에서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 기간"(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을, 제4호에서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 및 동의 거부에 따른 불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그 불이익의 내용"(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을 각각 든다. 이 사례에서 출입 기록의 항목과 보유 기간이 어디까지 고지됐는지는 미정이다.
동의 없는 이용의 여지는 같은 조 제3항에 남는다. 그 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 당초 수집 목적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에서 정보주체에게 불이익이 발생하는지 여부, 암호화 등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였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고 정한다. 이 규정은 이용의 확대를 무한정 허용하지 않으며, 고려 사항과 하위 규정의 정함을 함께 요구한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 묶음의 존재 여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앞에서 본 수집의 경우 가운데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수집 목적의 범위 안에서 이용됐는지, 동의 없는 이용의 요건이 갖춰졌는지는 각각 확인되어야 하며, 확인되지 않은 쟁점은 확인되지 않은 채로 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수집과 이용이 적법했다는 뜻은 아니다.
10.4맞춤의 축이 되는 기준
수집 범위를 정하는 규정을 읽고 나면, 모인 기록들을 서로 맞춰보는 일이 남는다. 그런데 서로 다른 기록을 맞출 때 무엇을 축으로 삼는지에 대한 답은, 수집 근거가 아니라 각 기록이 기록하는 대상의 구분에서 찾아야 한다.
이 대사에서 먼저 손에 잡히는 축은 기록의 보존 기간이다. 상법 제33조는 상업장부와 영업에 관한 중요서류를 보존해야 한다고 정한다. 그 보존 기간은 기록의 종류에 따라 나뉘며, 상인은 10년간 상업장부와 영업에 관한 중요서류를 보존하여야 한다. 다만, 전표 또는 이와 유사한 서류는 5년간 이를 보존하여야 한다 (상법 제33조). 이 구분은 같은 거래라도 어떤 기록이 그 거래를 담았는지에 따라 기록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 계약서와 이를 뒷받침하는 전표는 그 대상과 성격이 다르므로, 맞춤의 축으로 삼을 때도 각각 다른 기록으로 다루어야 한다.
기산점 역시 맞춤의 축이 된다. 보존 기간이 언제부터 흐르는지는 기록이 닫힌 시점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상법 제33조 제2항은 전항의 기간은 상업장부에 있어서는 그 폐쇄한 날로부터 기산한다 라고 정한다. 계약서에 붙은 작성일 표시와 계정 기록에 찍힌 시각이 서로 다르더라도, 각 기록이 언제 닫혔는지에 따라 그 기록의 보존 기간이 시작된다. 따라서 계약 파일 세 개 가운데 어느 것이 승인된 본인지는 미정이고, 그 승인된 본이 언제 폐쇄되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할 대상으로 남는다.
기록의 보존 방식은 축의 성격을 바꾸지 않는다. 상법 제33조 제3항은 제1항의 장부와 서류는 마이크로필름 기타의 전산정보처리조직에 의하여 이를 보존할 수 있다 라고 허용한다. 전산정보처리조직에 보존한 기록도 그 기록이 담는 대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이메일 본문과 그 헤더는 함께 전산정보처리조직에 보관된 기록이지만, 본문이 요약한 합의 내용과 헤더가 기록한 송수신 일시 및 경유 서버는 각기 다른 대상을 기록한다. 헤더의 일시는 메시지가 송수신된 시점을, 본문의 요약은 합의 내용의 일부를 담고 있을 뿐이다. 본문에서 말한 체부 파일이 묶음에 없다는 사실은, 그 체부 파일이 존재했는지 여부와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대사 기준으로 삼을 수 없는 것도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는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근거를 정할 뿐이다. 동의나 계약 이행과 같은 사유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근거가 될 뿐이며, 수집된 계정 기록이나 출입 기록의 대사를 위한 형식 요건이나 증명 규칙을 새로 설정하지 않는다. 설명 문서의 작성 일자 표시와 본문이 말하는 시점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그 문서가 어떤 시점의 사실을 기록하는지 확인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설명 문서 작성 당시 어떤 자료가 검토됐는지는 미정이고, 이 미정 사실은 그대로 남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므로, 맞춤의 축으로 삼은 기준은 기록이 담는 대상을 구분하는 작업에 한정된다.
10.5불일치의 가능한 설명
대사 기준을 세운 뒤에도 기록의 어긋남은 남는다. 남는 지점에 무엇을 붙일 것인지, 그리고 붙인 설명을 어디까지 사실로 둘 것인지가 다음 문제이다.
기록을 보존할 의무가 그 기록이 정확함을 뜻하지는 않는다. 상법 제33조(상업장부등의 보존) 제1항은 "상인은 10년간 상업장부와 영업에 관한 중요서류를 보존하여야 한다. 다만, 전표 또는 이와 유사한 서류는 5년간 이를 보존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상법 제33조). 같은 조 제2항은 "전항의 기간은 상업장부에 있어서는 그 폐쇄한 날로부터 기산한다."고 보존기간의 기산점을 밝힌다 (상법 제33조). 이 조문은 보존의 대상과 기간을 정할 뿐, 보존된 서류 사이의 불일치를 해소하는 기준을 두지 않는다. 묶음 안에 계약 파일 세 개와 이메일, 설명 문서가 함께 보존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어느 것이 승인된 본인지 가려지지 않는 까닭이다.
불일치의 자리에 놓일 수 있는 설명은 여럿이다. 계약 파일 세 개의 이름과 작성일 표시가 서로 다른 까닭은, 작성 단계가 달랐거나 갱신이 있었거나 표시 자체가 뒤에 붙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메일 본문이 말한 첨부 파일이 묶음에 없는 까닭은, 첨부가 애초에 없었거나 별도로 전달됐거나 보존 경로에서 빠졌기 때문일 수 있다. 설명 문서의 작성 일자 표시와 본문이 말하는 시점이 다른 까닭은, 문서가 사건 뒤에 작성되면서 과거의 시점을 서술하기 때문이거나 일자 표기가 달리 기준됐기 때문일 수 있다. 이 설명들은 각각 검토할 후보로 둘 뿐이다. 하나를 선택해 사실로 확정하는 근거는 아직 없다.
설명의 후보를 세울 때 기록이 말하지 않는 사유로 빈자리를 채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메일 헤더에 송수신 일시와 경유 서버가 적혀 있으나, 헤더는 첨부 파일의 존재 여부를 말하지 않는다. 본문에서 첨부를 언급했다는 사실과 묶음에 첨부가 없다는 사실 사이의 간격은, 기록이 채우지 못한 자리로 남는다. 이 간격에 사유를 적어 넣으면 그것은 기록의 내용이 아니라 검토자의 추정이 된다. 미정인 사항은 미정으로 두는 편이, 나중에 확인될 자료를 받아들일 여지를 남긴다.
세 기록의 시각이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도 미정이다. 계약 파일의 작성일 표시, 이메일 헤더의 송수신 일시, 설명 문서의 일자 표기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적혀 있을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개인정보의 수집·이용) 제1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그 각 호 가운데 제2호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를 꼽는다. 이 조문은 정보를 모으고 쓰는 조건을 정할 뿐, 모인 정보의 시각 표기를 어떻게 맞출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시각의 대사는 별도의 확인 사항으로 남는다.
설명 문서가 작성될 때 어떤 자료가 검토됐는지도 미정이다. 문서는 당시 의사결정의 배경을 서술하지만, 서술의 바탕이 된 자료의 범위를 문서 자체가 밝히지 않는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자료가 있다는 사실과 법적 평가 사이의 구분이다. 묶음에 기록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그 기록이 사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와는 별개의 문제로 둔다. 어긋난 지점에 붙인 설명도 같은 취급을 받는다. 설명은 검토할 대상일 뿐,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10.6자료와 평가 사이
가능한 설명을 나열해 둔 데서 멈추지 않고, 이제 각 기록을 나란히 대조하여 무엇이 맞고 무엇이 어긋나는지 적어야 한다. 상대방이 제출한 묶음에는 계약 파일 세 개와 '변경합의'라는 제목의 이메일 본문 및 헤더,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함께 들어 있다. 이 네 종류의 기록을 같은 시각 기준 위에 올려 놓고 대사하되, 각 기록이 실제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는지를 구분해 적는다.
계약 파일 세 개는 이름과 작성일 표시가 서로 다르다. 어느 것이 승인된 본인지는 미정이다. 상법 제33조는 상업장부와 영업에 관한 중요서류의 보존 기간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①상인은 10년간 상업장부와 영업에 관한 중요서류를 보존하여야 한다. 다만, 전표 또는 이와 유사한 서류는 5년간 이를 보존하여야 한다." 동조 제2항은 "②전항의 기간은 상업장부에 있어서는 그 폐쇄한 날로부터 기산한다."라고 정하고, 제3항은 "③제1항의 장부와 서류는 마이크로필름 기타의 전산정보처리조직에 의하여 이를 보존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이 조항은 보존 의무의 대상과 방법을 정할 뿐이며, 묶음 속 계약 파일 중 어느 것을 승인된 본으로 볼지에 대해서는 답을 주지 않는다. 파일 세 개가 보존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이 사례에서 정해진 바 없다.
이메일에는 본문과 헤더가 함께 있으나, 본문에서 말하는 첨부 파일은 묶음에 없다. 헤더에 적힌 송수신 일시와 경유 서버는 이메일이 오간 경로를 가리킬 뿐이며, 첨부 파일이 실제로 존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그 제2호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를 그 사유로 들며, 제4호는 "정보주체와 체결한 계약을 이행하거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정보주체의 요청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를 들며, 제6호는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 이 경우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과 상당한 관련이 있고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한다."라고 단서를 둔다. 헤더에 담긴 경유 서버 기록과 이메일 본문에 남은 개인정보 항목을 사건 기록으로 묶어 두는 일이 이 조항의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이 사례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설명 문서는 당시 의사결정의 배경을 서술한다. 그러나 문서 앞뒤에 붙은 작성 일자 표시와 본문이 말하는 시점이 서로 다르다. 상법 제33조 제3항이 보존 방법으로 전산정보처리조직을 허용하는 취지에 비추어 보면, 설명 문서 자체가 어떠한 형태로 언제 작성되었는지는 문서의 기술 내용과는 별개로 확인할 사항이다. 문서가 서술한 배경을 당시 사실로 옮기려면, 문서가 어떤 자료를 검토하고 썼는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 이 사례에서 설명 문서 작성 당시 어떤 자료가 검토됐는지는 미정이다.
계약 파일과 이메일 헤더, 설명 문서의 시각 표시를 같은 줄 위에 놓을 때, 세 기록의 시각이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먼저 적어야 한다. 시각 표시를 나란히 비교하는 작업은 그 자체로 자료를 맞추는 일이며, 어느 기록이 옳고 어느 기록이 틀렸다는 평가는 아직 내리지 않는다.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가 묶음 안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각 기록의 증명력이나 이 사건에서의 법적 평가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과 그 자료가 가지는 법적 의미 사이의 간격은, 대사를 거쳐 드러난 불일치를 설명으로 연결해 가는 동안에도 그대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