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사후 결과를 빼고 나서도 당시에 무엇을 알았는지를 말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판단이 서는 시점과 법령 변경 및 소급의 한계, 확정 전에 생긴 정보를 살핀 뒤, 이사회가 남긴 의사록과 집단 결정 안에서의 개인 행위를 검토한다. 당시 알려진 위험과 사후 결과의 분리를 거쳐, 비공개의 범위와 부분 공개를 정리하며, 여러 기록의 대사와 연표 작성 방법은 뒷장에서 다룬다.
9.1판단이 서는 시점
권한과 영향을 가른 뒤 남은 물음은 판단의 기준 시점이다. 한 묶음으로 제출된 계약 파일 세 개, '변경합의' 이메일과 그 헤더,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그 자료가 만들어질 때 무엇을 알았는지에 달려 있다. 판단을 두어야 할 때를 먼저 정해야 이후의 평가가 흔들리지 않는다.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한 형법 제1조는 판단의 기준을 행위의 시점에 둔다. 그 제1항은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른다."고 선언한다(형법 제1조). 이 문장은 행위 뒤에 알려진 사실이나 새로 생긴 기준이 아니라 행위가 있던 때의 법률을 적용하라는 뜻을 담는다. 합성 사례에서 계약 파일이 작성되거나 이메일이 송수신되던 순간에 무엇이 성립했는지는 그 순간의 법률로 판단한다.
행위가 있은 뒤 법률이 바뀐 경우의 처리는 같은 조 제2항이 맡는다. 그 제2항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른다."고 규정한다(형법 제1조). 이는 제1항의 기준을 뒤집는 예외가 아니라, 법률이 새로 정해졌을 때만 열거된 두 경우에 한정해 적용을 바꾸는 규칙이다. 합성 사례에서 미정으로 남은 사실을 사후에 확인하는 일이 이 예외에 끼어들 자리는 없다.
행정기본법 제14조는 처분의 기준을 처분 당시에 둔다. 그 제2항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른 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처분 당시의 법령등을 적용하기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고 정한다(행정기본법 제14조). 특별한 규정과 특별한 사정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으나, 그 단서가 없는 한 처분 당시의 법령을 기준으로 삼는다. '변경합의' 이메일에 대한 평가가 처분의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에도 기준은 처분이 있던 때이다.
행위와 처분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시점의 원칙은 같은 조 제3항에 나타난다. 그 제3항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의 성립과 이에 대한 제재처분은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당시의 법령등에 따른다."고 하면서, 이어서 "다만,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등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등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로서 해당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법령등을 적용한다."고 덧붙인다(행정기본법 제14조). 단서에 열거된 두 경우와 예외의 예외까지 인용에 남겨두어야, 판례나 법령이 열어 주지 않은 소급의 근거를 만들어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판단이 서는 시점은 행위와 처분이 있던 때이다. 계약 파일 중 어느 것이 승인된 본인지, 이메일 첨부가 존재했는지, 세 기록의 시각이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 설명 문서 작성 당시 어떤 자료가 검토됐는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자료가 제출되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당시의 인식을 구성하지 않는다. 당시 인식의 범위를 확인한 뒤에야 집단 결정 안에서 개인이 무엇을 알았고 무엇을 선택할 수 있었는지를 논할 수 있다.
9.2법령의 변경과 소급의 한계
행위 시의 법에 따라 판단이 서는 것으로 앞을 접었으나, 법이 나중에 바뀌면 그 판단은 어디까지 유지되는지가 남는다. 여기서는 형법 제1조 제2항이 말하는 "법령의 변경"이 무엇을 가리키고, 바뀐 법이 언제 옛 행위에 미치는지를 가르친다. 이 물음은 계약 파일 세 개와 이메일, 설명 문서가 함께 놓인 사안에서, 어느 기록의 시점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와는 결이 다르다. 변경된 법의 적용 범위는 기록의 성격이 아니라 법령의 성격에서 정해진다.
형법 제1조 제2항은 소급 적용의 근거를 이렇게 둔다. 형법 제1조 제2항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른다". 이 조문이 정하는 것은 두 가지 경우뿐이다. 행위가 더 이상 범죄가 아니게 된 경우와, 형이 옛 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이다. 조문은 다른 사정을 새 법으로 옮기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면 법률이 변경되었다는 말이 어디까지를 뜻하는지가 문제이다. 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은 판시사항에서 그 범위를 이렇게 밝혔다.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하여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 바뀐 법이 처벌 조문 자체이거나 그 조문이 위임한 법령인지를 기준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변경된 동기가 반성인지 아닌지는 물어보지 않는다.
이 기준에는 밖에 남는 경우가 있다. 판시사항은 그 한계를 덧붙인다.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기 위한 요건"(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 다른 법령의 변경이 이 경우에 두 조문의 적용을 받으려면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요건이 무엇인지와 판결이 결론에 이른 이유는 판결문에서 확인하여야 하며, 여기에서 그 범위를 넘겨 짐작하지 않는다.
같은 판시사항은 자동으로 소멸하는 법령을 다룬다. "스스로 유효기간을 구체적인 일자나 기간으로 특정하여 효력의 상실을 예정하고 있던 법령이 그 유효기간을 경과함으로써 더 이상 효력을 갖지 않게 된 경우가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말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 정해 둔 기간이 지나 효력을 잃는 것은 법을 고치거나 없앤 것과 같지 않다는 뜻이다. 이 결론에는 별개의견이 따랐다.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형벌법규가 변경되었다는 관점에서 보면 법령이 개정·폐지된 경우와 법령의 유효기간이 경과된 경우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이 갈리는 자리는 이 지점이다.
계약 파일 세 개 중 어느 것이 승인된 본인지, 이메일이 말한 첨부가 있었는지, 세 기록의 시각이 같은 기준인지, 설명 문서가 무엇을 보고 썼는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법령이 바뀌었다는 사실 자체가 곧 어떤 기록을 지지하거나 배척하는 법적 평가는 아니다. 판결이 정한 "법령의 변경"의 범위 안에 드는 변경인지부터 따져 보아야 하고, 그 밖의 변경은 이 규정의 소급 효과를 불러오지 않는다. 정해진 기간이 지난 법령의 소멸은 그 범위 안에 들지 않는다고 판시사항은 밝히고 있다.
9.3확정 전에 생긴 정보
법령의 변경과 소급의 한계를 다룬 뒤에 남는 물음은, 확정되지 않은 정보를 다룰 때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이다. 정보가 언제 만들어졌는가 하는 문제는, 그 정보를 이용하였다는 주장과 나란히 놓일 때 판단의 출발점이 된다. 대법원은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4조 제1항에서 정한 '미공개중요정보'의 의미와, 법인 내부의 의사결정 절차가 종료되지 않은 정보를 중요정보로 볼 수 있는지를 다루었다.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은 자본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며 자본시장의 공정성·신뢰성 및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각종 불공정거래를 규제하면서 그중 하나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도11775 판결). 자본시장법 제174조 제1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상장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된 미공개중요정보를 특정증권 등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면서, 제4호에서 '그 법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있거나 체결을 교섭하고 있는 자로서 그 계약을 체결·교섭 또는 이행하는 과정에서 미공개중요정보를 알게 된 자'를 규정하고 있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도11775 판결). 계약을 체결하거나 교섭하는 과정에서 정보를 알게 된 자가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은,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 파일과 변경합의를 주고받은 이메일이 이 쟁점에서 어떤 위치에 놓이는지를 따질 때 먼저 확인할 내용이다.
미공개중요정보의 의미에 관하여 대법원은 '상장법인의 경영이나 재산상태, 영업실적 등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부정보로서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기 전의 것을 말하고, 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하여 법인 내부에서 생성된 것이면 거기에 일부 외부적 요인이나 시장정보가 결합되어 있더라도 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도11775 판결). 정보가 외부 요인과 섞여 있다는 사정만으로 내부 정보의 성격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아울러 '법인 내부의 의사결정 절차가 종료되지 않아 아직 실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정보라도 합리적인 투자자가 정보의 중대성과 현실화될 개연성을 평가하여 투자에 관한 의사결정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된 것이면 중요정보로 생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도11775 판결). 내부 의사결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정이 정보의 생성을 가로막지 않는다는 점이 여기에서 드러난다. 다만 이 문장은 실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정보를 중요정보로 보려면 구체화의 정도가 갖추어져야 한다는 조건을 함께 두고 있다.
사안에서는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 묶음 안에 이름과 작성일 표시가 서로 다른 계약 파일 세 개가 함께 들어 있었다. 어느 파일이 승인된 본인지는 아직 미정이다. '변경합의'라고 적힌 이메일 본문에는 합의 내용이 요약되어 있고 헤더에는 송수신 일시와 경유 서버가 적혀 있으나, 본문에서 말한 첨부 파일은 묶음에 없다. 이메일 첨부가 존재하였는지도 미정이다. 이처럼 기록의 표시가 서로 엇갈리는 경우, 확정 전에 이미 생성된 정보가 무엇이었는지를 가르는 작업은 문장과 표시의 대조에서 시작된다.
정보를 이용하였다고 하기 위한 요건에 관하여 대법원은 '정보가 매매 등 거래 여부와 거래량, 거래가격 등 거래조건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판단 기준으로 '피고인이 정보를 취득한 경위 및 정보에 대한 인식의 정도, 정보가 거래에 관한 판단과 결정에 미친 영향 내지 기여도,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 거래를 한 시기, 거래의 형태나 방식, 거래 대상이 된 증권 등의 가격 및 거래량의 변동 추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도11775 판결). 정보의 생성 시기와 이용의 인정은 별개의 요건으로 놓인다는 뜻이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는 당시 의사결정의 배경을 서술하지만, 문서 앞뒤에 붙은 작성 일자 표시와 본문이 말하는 시점이 서로 다르다. 설명 문서 작성 당시 어떤 자료가 검토되었는지는 미정이며, 이 미정 사항은 미정으로 남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되지 않는 까닭이다.
이 사례에서 셋째 계약 파일의 작성일 표시와 이메일 헤더의 송수신 일시가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 그리고 설명 문서의 본문이 가리키는 시점이 그 어느 쪽과 맞물리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판결이 정한 바에서 벗어나 이용의 요건을 넓히지 않는 한, 확정 전에 생긴 정보라 하여 당시의 인식을 지울 수는 없다. 기록 사이의 어긋남이 남는 동안 판단은 그 어긋남을 있는 그대로 두고, 정보의 생성 시기와 정보의 이용 요건을 각각의 자리에서 살피는 일로 한정된다.
9.4이사회가 남긴 의사록
집단의 인식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를 밝힌 데서 나아가, 그 인식이 남긴 기록의 범위를 물어야 한다. 상법은 이사회의 의사에 관한 기록의 작성과 그 기재 항목을 정하고 있다.
이사회의 회의가 열린 뒤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 먼저 작성 의무에서 본다. 상법 제391조의3 제1항은 "이사회의 의사에 관하여는 의사록을 작성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어떤 회의가 열렸다면 의사록을 남겨야 하며, 작성 여부를 회사의 선택에 맡기지 않는다.
그러면 의사록 안에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가 문제이다. 같은 조 제2항은 "의사록에는 의사의 안건, 경과요령, 그 결과, 반대하는 자와 그 반대이유를 기재하고 출석한 이사 및 감사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이사회가 결정한 사항과 그 과정, 반대가 있었을 때 반대한 사람과 그 이유가 기재의 대상이며, 기명날인 또는 서명으로 작성자가 확인된다.
상법 제393조는 이사회의 권한을 정한다. 그 제1항은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이전 또는 폐지 등 회사의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한다."라고 정한다. 이 조가 열거한 사항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며, 그러한 결의가 열거된 사항과 같은 성격을 가진다면 역시 이사회의 권한 안에 놓인다.
권한의 행사가 감시 아래 있음도 확인된다. 같은 조 제2항은 "이사회는 이사의 직무의 집행을 감독한다."라고 정하고, 제3항은 "이사는 대표이사로 하여금 다른 이사 또는 피용자의 업무에 관하여 이사회에 보고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제4항은 "이사는 3월에 1회 이상 업무의 집행상황을 이사회에 보고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직무의 집행이 감독의 대상이 되고, 이사가 보고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사가 집행상황을 이사회에 보고하여야 한다는 것이 이 규정들의 내용이다.
이사회가 결정한 사항과 그 결과는 상법 제391조의3 제2항이 정한 항목의 범위 안에서 기록된다. 어떤 이사가 안건에 대하여 무엇을 말했는지, 결의에 이르는 까닭을 무엇으로 삼았는지에 관하여, 그 조문은 기재 항목으로 정하지 않고 있다. 의사록에 적히지 않은 발언이나 이유는 그 기록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으며, 이를 추측해 채워 넣지 않는다. 기재된 항목은 기재된 대로 읽고, 기재되지 않은 것은 기록이 다루지 않은 것으로 남겨 두는 것이 그 문서의 범위를 정하는 태도이다.
9.5집단 결정과 개인의 행위
의사록이 이사회가 결정한 사항만을 담는다고 확인한 뒤에는, 그 결정에 참여한 개인이 내부의 사정을 알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가 남는다. 집단이 알았다는 사실이 곧 개인이 알았다는 뜻이 되는지, 나아가 그 개인이 그 정보를 이용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를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도11775 판결이 밝힌 기준에 따라 살핀다.
판결은 우선 어떤 정보가 '미공개중요정보'인지부터 나누어 설명한다.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도11775 판결은, "여기에서 ‘미공개중요정보’란 상장법인의 경영이나 재산상태, 영업실적 등 투자자의 투자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부정보로서 불특정 다수인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기 전의 것을 말하고, 법인의 업무 등과 관련하여 법인 내부에서 생성된 것이면 거기에 일부 외부적 요인이나 시장정보가 결합되어 있더라도 그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이 기준에 따르면 외부의 자료가 섞여 있더라도 그 정보가 법인 내부에서 만들어졌다면 중요정보의 범위에서 빠지지 않는다.
같은 판결은 내부의 의사결정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경우도 다음과 같이 다룬다. "그리고 법인 내부의 의사결정 절차가 종료되지 않아 아직 실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정보라도 합리적인 투자자가 정보의 중대성과 현실화될 개연성을 평가하여 투자에 관한 의사결정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된 것이면 중요정보로 생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실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정보가 생성되지 않았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집단 안에 중요정보가 생겼다고 하여, 그 집단에 속한 개인이 그 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용의 성립에 관하여 같은 판결은, "한편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하였다고 하려면 정보가 매매 등 거래 여부와 거래량, 거래가격 등 거래조건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밝힌다. 이용은 개인의 거래에 정보가 실제로 작용했는지로 판단하며, 집단이 가진 지식만으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 작용을 인정하는 데에는 여러 사정을 함께 살펴야 한다.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도11775 판결은, "이는 피고인이 정보를 취득한 경위 및 정보에 대한 인식의 정도, 정보가 거래에 관한 판단과 결정에 미친 영향 내지 기여도,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 거래를 한 시기, 거래의 형태나 방식, 거래 대상이 된 증권 등의 가격 및 거래량의 변동 추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정보를 어떻게 알게 되었고 그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가 판단의 출발점에 놓인다.
계약 파일과 '변경합의' 이메일, 사건 뒤의 설명 문서가 함께 제출된 사안에서는, 어느 파일이 승인된 본인지, 이메일에 첨부가 있었는지, 기록의 시각이 같은 기준인지, 설명 문서가 어떤 자료를 보고 썼는지가 모두 미정이다. 판결이 요구하는 취득 경위와 인식의 정도는 이러한 미정의 사실이 확인되어야 판단할 수 있으며, 집단이 정보를 가졌다는 사정만으로 그 개인이 거래에 정보를 이용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다.
9.6비공개의 범위와 부분 공개
앞에서 개인의 행위를 집단의 인식과 나누어 보았으므로, 이제 회의 관련자료와 회의록 가운데 무엇을 비공개로 두는지의 문제로 나아간다. 공개 여부를 묻는 것은 기록의 존재를 묻는 일과도, 당시 인식의 증명을 묻는 일과도 구별되어야 한다.
정보공개법은 비공개 사유를 예외로 두되, 그 범위를 한정하여 열거한다. 회의 자료에 관한 판단은 제9조제1항제5호가 정한 사유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같은 호는 "감사·감독·검사·시험·규제·입찰계약·기술개발·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이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비공개로 둘 수 있다고 정한다. 이 호는 비공개의 이유를 지정하며, 그 밖의 사정으로 범위를 넓히지 않는다. 같은 호 단서는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을 이유로 비공개할 경우 안내와 통지의 의무를 함께 정한다. 이 사례에서 회의록의 쟁점은 제13조제5항에 따른 통지에 관한 것이 아니라 비공개 사유의 성립 여부에 있으므로, 단서의 의무는 비공개 사유의 판단과 나누어 읽는다.
대법원은 2003. 8. 22. 선고 2002두12946 판결에서 회의 관련자료와 회의록이 비공개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판단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회의록 자체의 성질을 밝히면서 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시한다. "같은 법 제7조 제1항 제5호에서의 '감사·감독·검사·시험·규제·입찰계약·기술개발·인사관리·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사항'은 비공개대상정보를 예시적으로 열거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의사결정과정에 제공된 회의관련자료나 의사결정과정이 기록된 회의록 등은 의사가 결정되거나 의사가 집행된 경우에는 더 이상 의사결정과정에 있는 사항 그 자체라고는 할 수 없으나, 의사결정과정에 있는 사항에 준하는 사항으로서 비공개대상정보에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회의가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회의록이 곧바로 공개 대상이 되지는 않고, 자료의 성격이 남는다. 다만 그 자료가 무엇에 준하는지는 이 판결이 정한 틀 안에서 확인할 일이며, 결정의 배경을 서술한 문서가 함께 제출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 그 틀이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비공개 대상에 해당한다고 하여 공개가 곧 거부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판결은 거부가 성립하는 조건을 별도로 밝힌다.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 제7조 제1항 제5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 함은 같은 법 제1조의 정보공개제도의 목적 및 같은 법 제7조 제1항 제5호의 규정에 의한 비공개대상정보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업무수행의 공정성 등의 이익과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국민의 알권리의 보장과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의 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한다." 회의록에 이름이나 발언이 적혀 있다는 사정만으로 비공개가 정해지는 것도 아니다. 같은 판결은 발언자의 인적사항 부분을 한정하여 판단한다. "학교환경위생구역 내 금지행위(숙박시설) 해제결정에 관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회의록에 기재된 발언내용에 대한 해당 발언자의 인적사항 부분에 관한 정보는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 제7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비공개대상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이 사례에서 설명 문서가 서술한 의사결정의 배경과 회의록에 적힌 발언자의 인적사항은 그 성격이 다르므로, 하나의 비공개 판단 아래 묶지 않는다.
비공개 부분과 공개 가능 부분이 한 문서에 함께 들어 있는 경우, 정보공개법은 분리를 전제로 공개를 명한다. 제14조는 "공개 청구한 정보가 제9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 가능한 부분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로서 공개 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두 부분을 분리할 수 있는 경우에는 제9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공개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따라서 비공개 대상이 확인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문서 전체의 공개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분리 가능 여부와 청구 취지가 함께 가려진다. 이 사례에서 계약 파일 세 개와 이메일 본문, 헤더, 설명 문서는 각각 별개의 기록이며, 어느 파일이 승인된 본인지, 이메일에 말한 첨부 파일이 존재하는지, 세 기록의 시각이 같은 시간대 기준인지, 설명 문서 작성 당시 어떤 자료가 검토되었는지는 미정이다. 미정인 쟁점은 미정으로 남고, 묶음에 자료가 들어 있다는 사실은 곧 비공개의 성립이나 공개의 범위에 관한 판단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