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한 사건을 여러 절차로 펼칠 때, 각 절차마다 누구를 상대로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한 장에서 비교하는 방법을 묻는다. 절차별 지도의 골격을 세우고, 당사자 범위의 확정 기준과 대상·요구의 구분을 살핀 뒤, 절차 요건의 확인 대상과 요건 목록의 정렬 및 지도의 한계를 차례로 검토한다.
1.1절차별 지도의 골격
절차를 벌여 놓은 자료를 나란히 두면, 어느 절차에서 누구를 상대로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먼저 가려야 이후의 판단이 선다. 행정소송법 제8조는 절차의 기본 규범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 주므로, 지도의 골격을 세우는 순서를 정할 때 그 문구를 먼저 둔다. 법에서 행정소송의 적용 근거를 이렇게 정하고 있다. "제8조(법적용례) ①행정소송에 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이 규정은 특별한 규정이 있을 때 다른 법이 우선함을 함께 두므로, 지도에서 행정 절차의 자리를 어디에 놓을지 판단하는 출발점이 된다. 같은 조 제2항은 행정소송에서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을 어디에서 채우는지도 밝힌다. "②행정소송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한다. <개정 2002. 1. 26.>" (행정소송법 제8조) 따라서 이 사례에서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함께 놓였을 때, 어느 절차의 규칙이 먼저 자리를 잡는지는 이 규정의 문구에 따라 정할 일이다. 다만 요건이 충족된다는 결론이나 관할 법령 원문의 해석은 이 지도에서 미리 정하지 않는다.
지도의 첫째 칸은 각 절차의 당사자를 적는 자리다. 상대방이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주장하였으므로, 민사 절차에서는 그 상대방과 청구의 상대를 놓을 위치가 생긴다.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되었으므로, 행정 절차에는 그 자료를 제출한 사람과 상대할 기관을 놓을 위치가 함께 생긴다. 다만 이 자료에 그 자리를 확정하는 조문이나 판시가 제공되지 않았으므로, 누구를 당사자로 넣을지는 미정으로 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므로, 여기서는 자리만 비워 두는 것으로 족하다.
지도의 둘째 칸은 각 절차의 대상, 즉 무엇을 두고 다투는지를 적는 자리다. 계약 해지는 계약 관계를 둘러싼 다툼이고, 손해 배상은 그로 인한 손해를 둘러싼 다툼이다. 양쪽 자료에 같은 기간의 손해가 서로 다른 금액으로 적혀 있으므로, 대상 칸에는 그 기간의 손해를 어느 절차에서 다루는지가 함께 걸린다. 금액과 표현의 기준이 되는 서면은 미정이므로, 어느 금액을 대상으로 삼을지도 미정으로 남긴다. 대상의 범위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을 이 칸에 그대로 적어 두어야, 뒤의 판단이 그 전제 위에서만 움직인다.
지도의 셋째 칸은 각 절차에서 요구하는 바를 적는 자리다. 민사 서면에는 해지와 손해 배상의 요구가 함께 들어 있고, 기관 제출 자료에는 그 요구를 받쳐 줄 근거가 함께 들어 있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고 있으므로, 요구 칸에는 그 문서를 어느 요구의 근거로 놓을지가 걸린다.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아직 제출되지 않았으므로, 요구가 채워질 자료가 모두 모였는지도 미정이다. 이 사례에서 요구의 충족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먼저 그 요구가 어느 절차에 속하는지를 적는 일이 골격의 임무다.
정리하면, 절차별 지도는 당사자·대상·요구를 각각 한 칸에 놓고, 그 칸에 무엇을 채울지는 자료의 문구에 맡기는 방식으로 골격을 삼는다. 행정소송법 제8조는 행정 절차에 우선 적용될 규범과 보충될 규범을 나누어 두므로, 그 나눔을 지도의 첫 줄에 옮겨 둔다. 요건 충족의 결론, 관할 법령 원문의 해석, 누락 자료가 채워질 때 다시 열 문서의 범위, 보류할 절차와 그 시점은 모두 미정으로 남긴다. 이 골격 위에서 다음 판단은 당사자 범위를 확정하는 기준으로 옮겨 간다.
1.2당사자 범위의 확정 기준
절차별 지도에서 각 절차의 골격을 세우고 나면, 이제 누구를 그 절차의 당사자로 놓을지 판단해야 한다. 이 판단은 민사소송법 제218조가 밝히는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를 근거 삼아 읽어야 하며, 규정에 적힌 당사자 범위를 넓히거나 좁혀 새로 만들 수는 없다.
민사소송법 제218조는 기판력이 미치는 사람을 아래와 같이 적는다. "제218조(기판력의 주관적 범위) ①확정판결은 당사자,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한 뒤의 승계인) 또는 그를 위하여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에 대하여 효력이 미친다. ②제1항의 경우에 당사자가 변론을 종결할 때(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할 때)까지 승계사실을 진술하지 아니한 때에는 변론을 종결한 뒤(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한 뒤)에 승계한 것으로 추정한다. ③다른 사람을 위하여 원고나 피고가 된 사람에 대한 확정판결은 그 다른 사람에 대하여도 효력이 미친다. ④가집행의 선고에는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민사소송법 제218조)" 이 규정은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에 관한 것이며, 절차별 지도에서 당사자로 놓을 범위를 비교할 때 그 기준이 된다. 확정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첫째 범위는 당사자 본인이고, 그 밖의 범위는 같은 항에서 함께 적는다.
승계인이 포함되는 범위는 변론 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다. 변론 없이 한 판결에서는 판결을 선고한 뒤의 승계인을 확인할 시점이 따로 정해진다는 취지가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에 함께 적혀 있다. 이 단서는 변론 없이 한 판결에서 승계인 범위를 판단할 때 적용할 시점을 따로 적은 것이다. 지도에서 당사자 범위를 적을 때는 사건이 변론을 거친 것인지, 변론 없이 한 것인지에 따라 승계인의 범위를 확인할 시점이 달라진다.
승계사실을 진술하지 않았을 때의 처리도 같은 조 제2항에서 함께 정한다. 변론 종결 전에 승계사실을 밝히지 않으면,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2항은 당사자가 변론을 종결할 때까지 승계사실을 진술하지 아니한 때에는 변론을 종결한 뒤에 승계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취지를 적는다. 이 추정은 승계 사실의 입증을 다루는 규칙이므로, 지도에서 당사자 범위를 적을 때는 승계 시점의 확인 방법이 남는 점을 함께 적어야 한다.
제3항은 다른 사람을 위하여 소송을 수행한 경우의 효력을 밝힌다.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3항은 "다른 사람을 위하여 원고나 피고가 된 사람에 대한 확정판결은 그 다른 사람에 대하여도 효력이 미친다."라고 적는다. 이에 따라 다른 사람을 위하여 원고나 피고가 된 경우에도 당사자 범위의 판단은 변론 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가집행 선고에 대해서는 같은 조 제4항이 "가집행의 선고에는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적으므로, 가집행 단계에서도 당사자 범위는 같은 기준으로 읽는다.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주장하는 사건에서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된 경우, 어느 자료를 당사자 범위의 판단에 놓을지는 미정이다. 자료에 당사자가 적혀 있다는 사실이 곧 민사소송법 제218조의 기판력 주관적 범위에 해당한다는 뜻은 아니다. 자료에 적힌 당사자 범위가 위 규정의 범위와 겹치는지는 규정 원문과 사례 사실을 따로 놓고 확인해야 한다.
1.3대상과 요구의 구분
당사자 범위의 기준을 확인한 뒤에는, 그 당사자가 내놓은 요구가 무엇을 겨누는지 분리하여 살펴야 한다.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주장하는 서면에서는 요구의 이름만으로 대상이 드러나지 않으므로, 요구를 구제의 형태와 그 형태가 겨누는 대상으로 나누어 절차별 표에 적는 작업이 필요하다.
먼저 요구를 두 갈래로 갈라놓는다. 계약 해지는 이미 성립한 계약 관계를 장래를 향해 끝내는 효력을 구하는 요구이고, 손해 배상은 손해의 금전적 보전을 구하는 요구이다. 전자의 대상은 계약 관계의 존속 여부이고, 후자의 대상은 손해의 존재와 범위이다. 양쪽 서면에 같은 기간의 손해가 서로 다른 금액으로 적혀 있어도, 이는 서면마다 기재된 금액이 다를 뿐이며 손해 범위의 대상 자체가 달라졌다고 보지 않는다.
대상이 무엇인지를 구분하는 데에는 민사소송법 제218조가 준거가 된다. 이 조문이 효력이 미치는 대상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은 "①확정판결은 당사자,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한 뒤의 승계인) 또는 그를 위하여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에 대하여 효력이 미친다."라고 선언한다. 이 조문이 대상의 구분을 직접 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떤 판결의 효력이 무엇에 미치는지를 읽는 방식이 요구의 대상을 나누는 방식과 같은 줄기에 있다. 대상은 요구가 겨누는 것이고, 효력은 그 요구에 대한 판단이 나중에 미치는 범위이다.
절차마다 요구를 표에 올릴 때는 구제의 형태를 함께 적는다. 민사 서면에서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은 각각 확인과 금전 지급의 형태를 띤다. 기관 제출 자료에 적힌 요구가 같은 내용을 담더라도 절차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달라질 수 있다. 행정소송법 제8조 제1항과 제2항은 "①행정소송에 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②행정소송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한다. <개정 2002. 1. 26.>"라고 선언한다 (행정소송법 제8조). 민사소송법의 청구 구분 방식이 어느 절차에 그대로 옮겨지는지는 그 절차의 규정에 달렸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고 있을 때, 그 문서는 요구의 대상을 가리는 재료일 뿐이다. 미제출된 메시지와 원자료가 나중에 채워진다면 표에 적힌 요구의 표현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손해 금액의 확정이나 해지의 효력을 판단하지 않는다. 금액과 표현의 기준이 되는 서면이 무엇인지도 정해져 있지 않다. 정해진 것은 요구를 대상과 구제의 형태로 나누는 일이고, 판단은 남겨둔다.
1.4절차 요건의 확인 대상
절차 요건의 확인 항목을 나누어 놓은 뒤에는 각 절차마다 무엇을 먼저 확인할지의 순서가 문제로 남는다. 자료가 있다 는 사실과 그 자료가 법적 요건을 충족한다는 판단은 서로 다른 일이며, 여기서는 전자만 다룬다.
먼저 관할을 절차별로 나눈다. 민사 서면이 접수된 법원이 이 사건의 관할을 가지는지는 아직 판단하지 않는다. 기관 제출 자료가 어느 기관의 심리를 요건으로 하는지도 미정이다. 다만 확인 항목으로는 어느 기관이, 어느 사건을, 어느 범위에서 다루는지를 적어 둔다.
다음으로 적격을 나눈다.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주장하는 쪽이 두 절차 모두에서 요구를 낼 자격을 가지는지는 이 자리에서 결론을 내지 않는다. 상대방이 각 절차에서 방어할 자격을 가지는지도 같은 방식으로 남겨 둔다.
절차 요건은 다시 나눈다. 서면의 형식과 첨부, 제출 기한, 신청의 방식이 절차마다 따로 놓인다.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된 사실은 접수 자체의 기록이며, 그 접수가 요건을 충족했다는 뜻은 아니다.
행정소송법 제8조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 법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고 두고,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한다. 이 조문은 절차 요건의 확인 대상 사이에 법률 적용의 선후 문제를 남긴다. 어느 요건을 어느 법의 기준으로 볼지에 대한 해석은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미정으로 남는 항목을 적는다. 금액과 표현의 기준이 되는 서면은 미정이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어느 범위에서 해석하는지도 미정이다.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아직 제출되지 않은 사실은 확인 항목으로만 남기며, 그 내용을 추측하지 않는다. 쟁점을 정할 절차와 보류할 절차, 그 시점도 모두 미정이다.
1.5요건 목록의 정렬
요건 확인의 순서를 정해 놓았으니, 이제 그 항목들을 절차 사이에 나란히 늘어놓아 간격을 살펴볼 차례이다. 각 절차가 요구하는 요건을 같은 자리에 놓으면, 어떤 항목이 한쪽에만 있는지, 어떤 항목이 양쪽에서 다른 이름으로 나타나는지가 드러난다. 다만 요건의 충족 여부는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먼저 요건 목록에 놓일 자리는 자료가 명시한 법령에서 가져온다. 민사소송법 제218조는 확정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사람을 열거한다. 그 제1항은 "확정판결은 당사자,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한 뒤의 승계인) 또는 그를 위하여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에 대하여 효력이 미친다"라고 정한다(민사소송법 제218조). 같은 조 제2항은 승계사실의 진술 시점과 추정을 함께 두고, "제1항의 경우에 당사자가 변론을 종결할 때(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할 때)까지 승계사실을 진술하지 아니한 때에는 변론을 종결한 뒤(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한 뒤)에 승계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규정한다(민사소송법 제218조). 이 두 항은 요건 목록에서 효력이 미치는 사람과 승계의 시점이 어떻게 잡히는가를 각각의 칸으로 둔다. 이 사례에서 민사 서면을 접수한 쪽의 당사자 범위는 이 칸들에 기록할 대상일 뿐이며, 그 범위에 들어가는지의 판단은 이 자리에서 하지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3항은 "다른 사람을 위하여 원고나 피고가 된 사람에 대한 확정판결은 그 다른 사람에 대하여도 효력이 미친다"라고 하고, 제4항은 "가집행의 선고에는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한다. 제3항은 대리로 소를 수행한 경우의 효력 확장을, 제4항은 그 구조를 가집행 선고에까지 옮기는 단서를 둔다. 요건 목록에서는 이 항들이 당사자 밖의 사람에 대한 효력과 가집행 선고의 적용이라는 두 줄로 이어진다. 기관 제출 자료에 나타난 상대방과 그를 위하여 행동한 사람을 어느 줄에 적을지는 서면이 확정되면 정할 일이며, 지금으로서는 줄의 이름만 남겨 둔다.
행정소송법 제8조는 절차 사이의 조문 연결을 보여 준다. 그 제1항은 "행정소송에 대하여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라고 하여, 이 법의 규정을 원칙으로 삼으면서 다른 법률의 특별 규정이 앞설 자리를 남긴다(행정소송법 제8조). 이어지는 제2항은 "행정소송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한다"라고 하면서, 공란을 민사 법령으로 메우는 방향을 밝힌다(행정소송법 제8조). 이 두 항을 나란히 두면, 절차별 요건 칸에 특별 규정이 있는지와 없는 경우 어느 법을 따르는지가 순서로 놓인다. 이 사례에서 어느 쪽 절차가 이 순서를 따라가는지, 그리고 민사소송법 제218조가 준용되는 자리인지 여부는 정해진 바 없다.
이렇게 놓인 칸들을 비교하면 양쪽 사이의 틈도 함께 보인다.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다투는 이 사례에서, 같은 기간의 손해가 서로 다른 금액으로 적혀 있는 두 자료를 어떤 칸에 놓아야 하는지는 미정이다. 사건 뒤에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의 의사결정을 해석하는 내용이라면, 그 문서를 요건 목록의 어느 줄에 둘지도 미정이다. 아직 제출되지 않은 메시지와 원자료는 목록에 이름이 없으므로, 그 내용을 짐작해 칸을 채우지 않는다. 같은 달에 접수된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 가운데 어느 쪽이 기준이 되는 서면인지도 미정이다.
결국 이 자리에서 정한 것은 요건 칸의 이름과 순서뿐이다. 자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곧 그 자료가 요건을 이루는지 여부를 말하지는 않으므로, 칸이 비어 있으면 비어 있는 채로 남겨 둔다. 특별 규정이 있는지 없는지의 확인과, 민사 법령을 준용하는지의 판단 역시 이 장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1.6지도의 한계와 넘김
확인 항목의 순서까지 맞추자 절차별 지도는 완성되었지만, 이 장이 다룬 것은 사실과 표현의 배치뿐이다. 지도 위의 빈칸이 보이더라도,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장의 배치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같은 기간의 손해가 서로 다른 금액으로 적혀 있어도, 어느 서면이 기준이 되는지에 따라 금액의 의미가 달라진다.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되었다는 사실은 양쪽 절차가 존재함을 보여줄 뿐, 어느 쪽 기록이 우월한지는 말하지 않는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고 있어도, 그 문서가 사실로 채택되는지는 별도의 판단이다. 따라서 지도는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법적 평가와 구별하여, 자료의 위치만을 표시한다.
한계를 확인한 뒤 넘김의 방향이 드러난다. 이 장은 같은 사실에 대한 서로 다른 법적 평가를 분리하는 문제를 결론 내지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218조는 기판력의 주관적 범위를 "확정판결은 당사자,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한 뒤의 승계인) 또는 그를 위하여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에 대하여 효력이 미친다"고 정한다. 이 조문은 기판력이 미치는 주체를 나열할 뿐, 사실의 범위나 평가의 기준을 직접 정하지 않는다. 같은 사실에 대한 평가가 절차를 넘어서는 문제는 이 조문만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다른 절차의 관계에서도 상황은 같다. 행정소송법 제8조는 "행정소송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한다. 준용의 범위는 절차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되, 사실의 평가 기준을 직접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절차 간의 평가 충돌을 다루려면, 사실의 특정 기준부터 새로 확인해야 한다.
이 장의 지도는 그 특정 기준의 자리를 비워 둔 채 끝난다. 금액과 표현의 기준이 되는 서면은 미정이고, 누락 자료가 채워질 때 다시 열 문서와 보류할 절차의 시점도 미정이다. 배치가 끝난 자리에서 남은 물음은, 같은 사실이 어느 범위까지 같은 것으로 인정되는지이다. 그 물음은 사실 인정의 근거에서 출발해야 하며, 이 장의 지도는 그 출발점만을 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