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절차를 보류하거나 아예 열지 않는 선택이 어떤 확인을 거쳐 이루어지는지를 묻는다. 정지 가능성의 확인 항목과 중지 대상이 되는 절차를 정하고, 접수와 개시의 시점 구분 및 변론 없이 하는 결정과 진술을 살핀 뒤, 중지를 다시 여는 경로와 열지 않는 판단이 남기는 것을 다룬다.
9.1정지 가능성의 확인 항목
앞서 중복 청구의 경계를 민법과 민사소송법의 문구에서 읽었으니, 이제 정지 가능성을 판단할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행정소송법 제23조에서 정리할 차례이다.
행정소송법 제23조는 먼저 소 제기 자체의 효과를 밝힌다. 취소소송이 제기되어도 처분의 효력은 그대로 이어진다. "①취소소송의 제기는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이 문구에 따르면 소를 냈다는 사실만으로 절차가 멈추지 않는다. 그러므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막기 위한 조치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례에서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이 함께 다투어지고 있지만, 정지 결정의 전제는 조문이 따로 둔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은 정지 결정의 첫째 항목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든다. "②취소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처분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본안이 계속되고 있는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에 의하여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이하 “집행정지”라 한다)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처분의 효력정지는 처분등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을 정지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이 항에서 확인할 항목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긴급한 필요이다. 다투는 처분이 무엇인지에 따라 정지의 대상도 달라지며, 효력정지와 집행정지는 같은 것이 아니다. 효력정지는 집행이나 속행의 정지만으로 목적을 채울 수 있는 경우 허용되지 않으므로, 어느 쪽을 구하는지도 여기서 확인한다.
그다음 항목은 공공복리이다. 같은 조 제3항은 "③집행정지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고 하였다. 손해의 정도와 긴급성이 인정되어도 공공복리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면 정지는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조문은 "우려가 있을 때"라고만 하였으므로, 우려의 정도를 어떻게 확정할지는 본 단위의 검토 범위 밖이다.
신청의 방식도 조문이 정한 확인 항목이다. 제23조 제4항은 "④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집행정지의 결정을 신청함에 있어서는 그 이유에 대한 소명이 있어야 한다." 고 하였다. 이유에 대한 소명이 신청에 빠질 수 없다는 뜻이다. 지금 미정인 금액과 표현의 기준이 되는 서면이 어느 쪽인지, 누락 자료가 언제 채워질지는 조문이 답하지 않는다.
끝으로 정지 결정에 대한 불복을 행정소송법 제23조 제5항이 다룬다. "⑤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집행정지의 결정 또는 기각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할 수 있다. 이 경우 집행정지의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에는 결정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다." (행정소송법 제23조) 결정과 기각 어느 쪽이든 즉시항고의 대상이 되며, 정지 결정에 대한 항고만은 집행을 정지하지 않는다. 같은 조 제6항은 "⑥제30조제1항의 규정은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집행정지의 결정에 이를 준용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고 하여 결정에 대한 절차를 따로 끌어온다. 이에 따라 정지 가능성은 손해의 회복 가능성, 긴급한 필요, 정지의 선택, 공공복리의 영향, 이유의 소명을 하나씩 확인하는 항목으로 읽힌다. 어느 절차를 먼저 열지, 금액과 표현의 기준을 어느 서면에 둘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9.2중지 대상이 되는 절차
손해와 급박한 필요를 확인 항목으로 삼아 온 데서 나아가, 어느 절차가 실제로 중지되는지 그 범위를 정해야 한다.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이 함께 다투어지고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된 사안에서는, 어느 쪽 절차가 중지 대상에 놓이는지가 먼저 문제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조는 중지될 절차와 할 수 없게 되는 행위를 각호로 나열하고 있다. 조문이 적은 대상이 곧 중지의 범위가 된다.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 새로 시작되는 행위의 금지를 두는 조항부터 본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조제1항은 그 시점에서 할 수 없는 행위로 "1. 파산 또는 회생절차개시의 신청", "2.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등", "3.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 그 징수우선순위가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하지 아니한 것에 기한 체납처분"을 둔다. 이 사안에서 상대방이 낸 민사 서면은 이 항이 직접 적은 셋에 대응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 서면만을 이유로 제1항이 적용되었다고 할 수 없다.
이미 열려 있던 절차가 중지되는지는 다음 항에서 다룬다. 제58조제2항은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 중지되는 절차로 "1. 파산절차", "2.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이미 행한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등", "3.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 그 징수우선순위가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하지 아니한 것에 기한 체납처분"을 열거한다. 강제집행등은 채무자의 재산에 이미 행하여진 것에 한정된다. 민사 서면에 따른 절차가 이 열거에 놓이는지는 서면의 내용에 따라 달라지며, 열거 밖의 절차가 중지된다고는 볼 수 없다.
조세처분에 관해 제3항은 다른 기준을 둔다. 이 항은 징수우선순위가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하는 청구권에 기한 체납처분과 조세채무담보를 위하여 제공된 물건의 처분을 다루되, 할 수 없거나 중지되는 기간을 "1.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날부터 회생계획인가가 있는 날까지", "2.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날부터 회생절차가 종료되는 날까지", "3.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날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 중 말일이 먼저 도래하는 기간으로 정한다. 기관 제출 자료에 적힌 처분이 이 항의 대상에 놓이는지는 처분의 성격에 따라 정해진다. 이 경우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1년 이내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늘일 수 있다.
중지된 뒤의 처리는 별도로 정해져 있다. 제58조제5항은 회생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는 때에 속행을, 회생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 취소를 각각 명할 수 있게 하되 "다만, 파산절차에 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단서를 둔다. 속행 또는 취소의 대상은 제2항에 의하여 중지한 절차 또는 처분이며, 관리인이나 징수의 권한을 가진 자의 신청 또는 직권에 따라 정해진다. 제6항은 속행된 절차 또는 처분에 관한 채무자에 대한 비용청구권을 공익채권으로 한다.
따라서 중지는 사안에서 제시된 모든 절차를 포괄하지 않는다. 조문이 각호에 적은 대상에 놓이는지가 먼저 판단되어야 하고, 열거 밖의 서면이나 자료가 접수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중지가 된다고 할 수 없다. 속행과 취소도 같은 범위 안에서만 문제된다. 어느 쪽 절차가 이 열거에 드는지는 서면과 처분의 내용으로 정해진다.
9.3접수와 개시의 시점 구분
접수와 개시의 시점 구분에 이르러, 행정소송법 제23조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조가 중지의 요건을 각기 다른 시점에 둠을 확인할 차례이다. 이 사례에서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된 사실만으로, 어느 절차가 열렸거나 중지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두 조문이 신청의 접수, 개시 결정, 중지 명령을 서로 다른 시점에 두고 있음을 차례로 읽어야 한다.
먼저, 집행정지의 신청 자체는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밝히는 조문을 인용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는 그 제1항에서 "취소소송의 제기는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민사소송법 제141조). 이 사례에서 기관 제출 자료가 접수된 사실만으로 처분등의 효력이나 절차의 속행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그다음, 집행정지의 결정은 신청이 접수된 때가 아니라 법원이 긴급한 필요를 인정할 때에 가능함을 확인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취소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처분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본안이 계속되고 있는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에 의하여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이하 “집행정지”라 한다)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처분의 효력정지는 처분등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을 정지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민사소송법 제141조). 이 사례에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긴급한 필요에 대한 판단은 신청의 접수 사실과는 별개의 일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조는 다른 절차를 중지하는 시점을 회생절차개시결정에 둔다. 같은 조 제2항은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다음 각호의 절차는 중지된다."고 규정하면서 그 각호에서 "파산절차",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이미 행한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등",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 그 징수우선순위가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하지 아니한 것에 기한 체납처분"을 차례로 열거한다. 이 사례에서 민사 서면이 접수된 사실만으로 이 각호의 절차가 중지된다고는 할 수 없다.
같은 조 제3항은 중지나 금지의 기간을 개시결정 이후의 특정 시점으로 한정한다. 그 문단은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다음 각호의 기간 중 말일이 먼저 도래하는 기간 동안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국세징수법」 또는 「지방세징수법」에 의한 체납처분,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 그 징수우선순위가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하는 것에 기한 체납처분과 조세채무담보를 위하여 제공된 물건의 처분은 할 수 없으며, 이미 행한 처분은 중지된다. 이 경우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1년 이내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늘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그 각호에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날부터 회생계획인가가 있는 날까지",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날부터 회생절차가 종료되는 날까지",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날부터 2년이 되는 날까지"를 제시한다. 이 사례에서 손해가 적힌 기간이 어느 기간과 겹치는지는 미정이다.
결국 두 조문은 접수, 개시 결정, 중지 명령의 시점을 서로 구분해 놓고 있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닌바, 접수 시점과 개시 결정 시점, 그리고 중지가 실제로 발효하는 시점을 각각 확인한 뒤에야 어느 절차가 중지되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이 사례에서 먼저 쟁점을 정할 절차, 금액과 표현의 기준이 되는 서면, 누락 자료가 채워질 때 다시 열 문서, 보류할 절차와 그 시점은 모두 미정으로 남는다.
9.4변론 없이 하는 결정과 진술
접수와 개시가 갈리는 시점이 확인된 뒤에 남는 물음은, 이어지는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서 당사자의 말을 얼마나 들어야 하는지이다.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결정은 변론 없이 정리될 수도 있고, 당사자의 진술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이 구분은 서면이 제출되었다는 사실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집행정지 신청이 어떤 사유로 서는지 먼저 본다. 행정소송법 제23조는 집행정지의 결정을 신청하는 경우의 요건을 이렇게 둔다.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집행정지의 결정을 신청함에 있어서는 그 이유에 대한 소명이 있어야 한다"(행정소송법 제23조). 소명은 신청인이 그 이유를 밝히는 것으로 족하며, 상대방의 반박을 듣는 절차가 함께 열려야 한다는 뜻은 이 문장에 담겨 있지 않다. 이 사례에서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주장하는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됐더라도, 접수 사실만으로 진술 절차가 생겨나지는 않는다.
결정을 내리는 법원의 지위도 조문에서 확인된다. "취소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처분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본안이 계속되고 있는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에 의하여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이하 “집행정지”라 한다)를 결정할 수 있다"(행정소송법 제23조). 결정의 주체는 본안이 계속되고 있는 법원이고, 신청에 의한 경우와 직권에 의한 경우가 함께 열려 있다. 다만, 결정할 수 있다고 한 이상 법원이 정하는 방식에 대하여 조문이 별도의 절차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
한편 진술을 들어야 하는 경우를 함께 놓고 본다.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결정에서 당사자의 진술을 반드시 들어야 하는지에 관하여 제23조는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다. 이 사례에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고 있고,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아직 제출되지 않았더라도, 그 문서와 누락 자료의 존재만으로 진술 절차가 열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되지는 않는다.
조문이 정하지 않은 사정을 만들어 넣지 않는다는 전제는, 진술의 방식과 공개의 범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집행정지 결정에서 누가 어떤 자료를 볼 수 있는지, 또는 비밀을 지켜야 할 의무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제23조에서 찾을 수 없다. 이 사례에서 금액과 표현의 기준이 되는 서면이 무엇인지, 누락 자료가 채워질 때 다시 열 문서가 무엇인지가 미정으로 남아 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변론 없이 하는 결정과 진술을 듣는 판단은 서로 다른 자리에 놓인다. 소명이 있는 신청에 대하여 법원이 결정할 수 있는 경우를 제23조가 적어 놓은 반면, 진술을 들어야 하는 경우를 같은 조문이 정하고 있지 않다. 이 사례에서 보류할 절차와 그 시점이 미정으로 남는 것은, 그 구분이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며,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9.5중지를 다시 여는 경로
변론 없이 하는 결정과 진술의 구분을 확인한 뒤에는, 중지를 정한 뒤에 절차를 다시 여는 경로가 조문에 어떻게 마련돼 있는지를 살펴보는 문제로 나아간다. 행정소송법 제23조가 집행정지를 「결정할 수 있다」로 두고 변경의 여지를 특정한 문언으로 두지는 않지만, 취소를 전제로 한 신청과 달리 이미 정한 집행정지의 귀속을 다루는 조항이 있어 그 문언을 확인한다. 여기에서는 조문이 열어 둔 경로만을 읽고, 정지·중지 이후의 판단에 재량의 기준을 새로 붙이지 않는다.
먼저 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불복 경로를 확인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는 제5항에서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집행정지의 결정 또는 기각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할 수 있다. 이 경우 집행정지의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에는 결정의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다.」(행정소송법 제23조)고 정한다. 이 조문은 집행정지 결정과 기각 결정에 대하여 각각 즉시항고를 허용하면서, 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만을 두고 그 집행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 즉시항고라는 경로가 열려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의 결론을 이룬 것은 아니며, 이 사례에서 양쪽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된 뒤 어느 시점에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는 미정이다.
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진 뒤의 절차 속행과 관련하여 준용되는 조항도 확인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는 제6항에서 「제30조제1항의 규정은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집행정지의 결정에 이를 준용한다.」고 정한다. 제30조제1항의 내용은 여기에 인용된 바 없어 그 문언을 옮기지 않는다. 다만 준용이라는 형식으로 집행정지의 결정에 다른 조항이 적용된다는 구조가 마련돼 있다는 점만이 확인된다.
그 다음으로 회생절차에서 다른 절차의 중지를 다루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조를 확인한다. 이 조는 제5항에서 「법원은 회생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리인이나 제140조제2항의 청구권에 관하여 징수의 권한을 가진 자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중지한 절차 또는 처분의 속행을 명할 수 있으며, 회생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담보를 제공하게 하거나 제공하게 하지 아니하고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중지한 절차 또는 처분의 취소를 명할 수 있다. 다만, 파산절차에 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조)고 정한다. 이 문언은 중지한 절차 또는 처분에 대하여 속행을 명하는 경로와 취소를 명하는 경로를 나란히 두고, 그 요건을 각각 회생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는 때와 회생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로 구분하며, 파산절차에 관하여는 취소를 명하는 경로를 두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누락 자료가 채워질 때에 다시 열 문서가 무엇인지, 보류할 절차와 그 시점이 무엇인지에 관하여는 미정으로 남는다.
속행이나 취소를 명한 뒤의 비용에 관하여도 같은 조가 정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조는 제6항에서 「제5항의 규정에 의하여 속행된 절차 또는 처분에 관한 채무자에 대한 비용청구권은 공익채권으로 한다.」고 정한다. 이 문언은 속행된 절차 또는 처분에 관한 비용청구권의 귀속을 공익채권으로 정할 뿐이며, 취소를 명한 경우의 비용에 관하여는 이 항에서 다루지 않는다.
이상의 조문은 정지·중지를 정한 뒤에 그 귀속을 바꾸는 경로를 각각의 문언으로 열어 둔다. 집행정지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라는 경로가 있고, 중지한 절차 또는 처분에 대하여는 속행을 명하거나 취소를 명하는 경로가 있으며, 준용의 형식으로 다른 조항이 적용되는 구조도 마련돼 있다. 다만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며, 이 사례에서 금액과 표현의 기준이 되는 서면이 무엇인지에 관하여는 미정이다.
9.6열지 않는 판단이 남기는 것
절차를 열지 않아도 판단은 끝나지 않는다. 다만 그 판단이 무엇을 남기는지는 조문이 정한 한계 안에서 읽어야 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는 취소소송의 제기가 본안 절차에 미치는 영향과 집행정지의 요건을 함께 두는데, 먼저 소 제기 자체의 효과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취소소송의 제기는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이는 소가 제기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절차가 열리거나 닫히지 않음을 뜻한다. 이 사례에서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되었다는 점만으로 어느 절차가 먼저 문제를 담당할지가 정해지지 않는 까닭이다.
정지가 허용되는 경우조차 법원이 여는 판단이 아니라 법원이 열지 않을 수 있는 판단이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은 집행정지의 결정 주체와 요건을 다음과 같이 둔다. "취소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처분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본안이 계속되고 있는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에 의하여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이하 “집행정지”라 한다)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처분의 효력정지는 처분등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을 정지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 "결정할 수 있다"는 표현은 정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뜻이며, 정지를 하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손해의 액수가 서로 다르게 적힌 자료가 함께 놓여 있어도, 정지 판단이 그 차이를 정리하거나 어느 쪽 금액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
행정소송법 제23조는 집행정지가 되지 못하는 사유도 함께 적는다. 제3항은 "집행정지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라고 하고, 제4항은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집행정지의 결정을 신청함에 있어서는 그 이유에 대한 소명이 있어야 한다." (행정소송법 제23조)라고 한다. 소명과 공공복리의 판단은 신청한 범위 안에서만 다루어진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어떻게 읽는지,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왜 아직 제출되지 않았는지는 이 판단에서 확인할 일이 아니다.
중지도 같은 결을 갖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2항은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을 때 중지되는 절차를 열거하고, 그 행위의 금지와 별도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다음 각호의 절차는 중지된다." 라고 선언한다. 이는 절차가 중지되는 사유를 규정한 것이지, 중지된 기간에 무엇이 사실이고 얼마가 손해인지를 정한 것이 아니다. 같은 조 제4항은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처분을 할 수 없거나 처분이 중지된 기간 중에는 시효는 진행하지 아니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조)라고 하여, 중지가 시간의 흐름에만 영향을 준다고 밝힌다.
절차를 열지 않은 판단은 그 자체로 남는다. 남는 것은 정지나 중지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어디까지 효력을 갖는지에 대한 읽기이다. 본안에서 사실을 어떻게 인정할지, 금액과 표현의 기준이 될 서면이 무엇인지, 누락한 자료가 채워지면 어떤 문서를 다시 열지에 관한 판단은 남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먼저 쟁점을 정할 절차, 다시 열 문서, 보류할 절차와 그 시점이 미정으로 남는 것은 판단을 유보해서가 아니라 판단할 문이 아직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과 그 자료가 법적 평가를 이루는 것은 서로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