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회생담보권자의 동의가 없어도 계획은 인가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제243조의 동의 요건과 제244조의 강제인가 문언을 읽고, 회생담보권자가 반대할 때 인가의 문턱이 어디에 놓이는지와 청산가치 보장의 의미를 차례로 정리한다. 강제인가의 조건 가운데 형평 요건의 자세한 내용과 인가 후의 불복 절차는 다루지 않는다.
13.1인가 요건의 문언 구성
가치 하락의 위험을 누가 부담할지의 문제를 마친 뒤, 시선은 회생계획인가의 문턱으로 옮겨간다. 여기서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 문언을 그대로 읽어, 법원이 인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갖추어야 할 요건이 어떤 순서로 놓여 있는지 확인한다. 이 절의 할 일은 요건의 배열을 밝히는 것이며, 원문에 없는 요건을 만들어 내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 문턱의 틀부터 보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제1항은 요건의 성격을 먼저 못 박는다. "법원은 다음의 요건을 구비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을 할 수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 인가는 법원의 재량으로 자유롭게 허여되는 것이 아니라, 열거된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만 가능한 결정이다. 이 문언은 인가 요건이 선택이 아니라 충족의 문제임을 분명히 한다.
요건은 일곱 항목으로 펼쳐진다. 첫 항목은 적합성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제1항제1호는 "회생절차 또는 회생계획이 법률의 규정에 적합할 것"이라고 요구한다. 절차와 계획 양쪽이 법 규정에 맞아야 하며, 이 요건은 나머지 요건보다 앞에 놓인다.
둘째 항목은 계획의 내용에 관한 것이다. 같은 조항 제2호는 "회생계획이 공정하고 형평에 맞아야 하며 수행이 가능할 것"(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이라고 규정한다. 이 한 항목 안에 공정성·형평성·수행 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기준이 함께 들어 있다.
셋째 항목은 의결 절차를 겨냥한다. 같은 조항 제3호는 "회생계획에 대한 결의를 성실·공정한 방법으로 하였을 것"(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이라고 요구한다. 이 요건은 계획의 내용이 아니라, 그 계획을 놓고 진행된 결의의 방식을 기준으로 삼는다.
넷째 항목은 변제방법의 비교 기준을 제시한다. 회생계획에 의한 변제가 청산가치에 미치지 못해도 채권자의 동의로 보완될 수 있다는 단서까지 함께 놓여 있다. "회생계획에 의한 변제방법이 채무자의 사업을 청산할 때 각 채권자에게 변제하는 것보다 불리하지 아니하게 변제하는 내용일 것. 다만, 채권자가 동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라고 규정한다. 이 항목은 청산 대비의 기준과 그 기준의 예외를 한 문장 안에 함께 담는다.
다섯째 항목은 합병 또는 분할합병을 내용으로 하는 회생계획에 관한 것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제1항제5호는 "다른 회사의 주주총회 또는 사원총회의 합병계약서 또는 분할합병계약서의 승인결의가 있었을 것. 다만, 그 회사가 주주총회 또는 사원총회의 승인결의를 요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제외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라고 요구한다. 승인결의가 요구되지 않는 경우의 예외가 단서로 붙어 있다.
여섯째 항목은 행정청의 처분과의 대응을 기준으로 삼는다. "회생계획에서 행정청의 허가·인가·면허 그 밖의 처분을 요하는 사항이 제226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행정청의 의견과 중요한 점에서 차이가 없을 것"(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이라고 규정한다. 일곱째 항목은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내용으로 하는 회생계획에 관한 것으로, "다른 회사의 주주총회의 주식의 포괄적 교환계약서의 승인결의가 있을 것. 다만, 그 회사가 「상법」 제360조의9(간이주식교환) 및 제360조의10(소규모 주식교환)의 규정에 의하여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하는 경우를 제외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고 요구한다. 이 항목에도 단서가 함께 있다.
절차 위반은 별도의 문언으로 다룬다. 제243조제2항은 인가 여부에 이르는 절차가 법률 규정에 위반된 경우를 전제로, 법원이 인가하지 않는 것이 부적당한지를 판단할 여지를 둔다. "회생계획의 인가 여부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되는 경우에도 그 위반의 정도, 채무자의 현황 그 밖의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회생계획을 인가하지 아니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법원은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을 할 수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고 규정한다. 제1항이 요건의 구비를 요구하는 틀이라면, 제2항은 절차 위반이 있는 경우의 판단 기준을 별도로 제시하는 문언이다.
이상이 인가 요건의 문언 구성이다. 일곱 항목은 계획의 적합성과 내용, 결의의 방식, 변제의 비교, 그리고 특수한 계획 유형에 관한 승인결의와 행정처분 대응을 함께 다룬다. 다만 회생담보권자의 동의가 이 배열 안에서 어디에 놓이는지는, 이 문언만으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3.2회생담보권자의 동의 자리
동의 여부가 조별로 갈리는 자리를 확인한 뒤에, 그 동의가 인가 요건 배열 안에서 어느 자리에 놓이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는 회생계획인가의 요건을 일곱 가지로 나누어 놓았다. 조문의 첫머리는 법원이 요건을 구비한 경우에만 인가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못박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 제1항은 "법원은 다음의 요건을 구비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 이 문장에 이어지는 일곱 항목은 나란히 선 요건들이다. 이 가운데 회생담보권자의 동의라는 항목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회생계획인가의 별도 요건으로 회생담보권자의 동의를 요구하는 문언은 제243조에 없다.
결의 방식의 적법성은 세 번째 요건에서 요구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 제1항 제3호는 "회생계획에 대한 결의를 성실·공정한 방법으로 하였을 것"을 요건으로 둔다. 이는 결의 자체를 어떻게 하였는지를 묻는 요건이다. 회생담보권자 조의 동의를 따로 구하였는지를 물어보는 문항은 아니다. 결국 이 사례에서 은행이 회생담보권자로서 결의에 참여하고 찬성 여부를 밝힌 경우 그 결의가 성실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었는지가 문제될 뿐이다. 은행의 동의를 인가 요건의 별도 항목으로 확대해 읽을 자리는 여기에 없다.
변제 방법의 불이익은 네 번째 요건에서 다루어진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 제1항 제4호는 "회생계획에 의한 변제방법이 채무자의 사업을 청산할 때 각 채권자에게 변제하는 것보다 불리하지 아니하게 변제하는 내용일 것. 다만, 채권자가 동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고 규정한다. 청산 가치와 비교하여 불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을 놓되, 채권자가 동의한 경우 불리하여도 괜찮다는 단서가 함께 붙어 있다. 이 단서의 동의는 각 채권자의 변제 방법에 관한 동의이며, 회생담보권자의 별도 동의를 요건으로 새로 세우는 문구는 아니다. 은행의 몫이 경매로 얻을 45억 원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이는 경우, 그 변제가 청산 가치에 비교하여 불리한지가 문제될 수 있다.
절차 위반의 효과는 제243조 제2항에서 조정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 제2항은 "회생계획의 인가 여부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되는 경우에도 그 위반의 정도, 채무자의 현황 그 밖의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회생계획을 인가하지 아니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법원은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결의 과정에서 일부 위반이 있었다 하여 무조건 인가가 막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 이 조항에 담겨 있다. 다만 회생계획인가의 요건은 여전히 일곱 항목으로 한정되어 있고, 그 안에 회생담보권자의 동의가 들어가지는 않는다. 은행이 자기 몫을 주장하고 있는 이 사례에서, 80억 원을 넘는 부분이 일반 회생채권으로 넘어가는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 관찰만으로 인가 요건의 배열이 바뀌는 것은 아니며, 이는 곧 확정 손해 같은 법적 평가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13.3동의하지 아니하는 조
앞 단위가 회생담보권자 조의 동의 자리를 제243조 안에서 확인한 것에서 나아가, 이제 동의를 얻지 못한 조가 있을 때 인가가 어느 길로 열리는지가 문제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4조는 이 상황을 "동의하지 아니하는 조가 있는 경우의 인가"로 정하고 있다. 먼저 인용 조항은 인가의 전제를 둘로 나누어 놓았다. 동의를 얻지 못한 조가 있을 때는 인용 전문에서 다음과 같이 정해진다. "①회생계획안에 관하여 관계인집회에서 결의하거나 제240조의 규정에 의한 서면결의에 부치는 경우 법정의 액 또는 수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 조가 있는 때에도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변경하여 그 조의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를 위하여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방법에 의하여 그 권리를 보호하는 조항을 정하고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을 할 수 있다." 이 문언은 관계인집회에서의 결의와 서면결의를 함께 끌어안는다. 따라서 두 경로 중 어느 쪽이든 법정의 액 또는 수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자의 동의가 모자라면 그 조가 동의를 얻지 못한 조에 해당한다. 이 사례에서 은행의 회생담보권 80억 원이 걸린 조항이 결의의 문턱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그 문턱을 넘지 못했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문언은 동의를 얻지 못한 조가 있을 때 법원에 두 가지를 요구한다. 하나는 회생계획안의 변경이고, 다른 하나는 그 조의 권리를 보호하는 조항의 정함이다. 보호 방법은 제244조 제1항 각호에서 정해진다. 제1호는 회생담보권자를 위한 방법으로 "1. 회생담보권자에 관하여 그 담보권의 목적인 재산을 그 권리가 존속되도록 하면서 신회사에 이전하거나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채무자에게 유보하는 방법"을 들고 있다. 담보권을 없애는 대신 그 권리를 살린 채 목적물을 옮기거나 남기는 방식이다. 이 사례에서 공장 부지와 기계를 신회사에 넘기거나 제3자에게 매각하면서 은행의 근저당권을 그대로 존속하게 할 수 있는지, 또는 채무자에게 유보할 것인지는 이 각호의 문언 안에서 판단할 문제로 남는다.
제2호는 매각과 변제의 경로를 열고 있다. "2. 회생담보권자에 관하여는 그 권리의 목적인 재산을, 회생채권자에 관하여는 그 채권의 변제에 충당될 채무자의 재산을, 주주·지분권자에 관하여는 잔여재산의 분배에 충당될 채무자의 재산을 법원이 정하는 공정한 거래가격(담보권의 목적인 재산에 관하여는 그 권리로 인한 부담이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 이상의 가액으로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에서 매각비용을 공제한 잔금으로 변제하거나 분배하거나 공탁하는 방법"이다. 이 호에서 주목할 점은 평가의 문언이다. 담보권의 목적인 재산은 "그 권리로 인한 부담이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부담 없는 상태의 공정한 거래가격이 기준이며, 그 이상의 가액으로 매각한 뒤 매각비용을 뺀 잔금으로 변제하거나 공탁하는 구조다. 이 사례에서 경매에 부치면 45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시각과, 사업 계속을 전제로 산정한 70억 원의 감정가는 제2호의 공정한 거래가격 문언과 바로 겹치지 않으며, 어느 쪽이 이 호의 기준에 맞는지 자료로 확정되어 있지 않다.
제3호와 제4호는 그 외의 경로를 둔다. 제3호는 "3. 법원이 정하는 그 권리의 공정한 거래가액을 권리자에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매각을 거치지 않고 평가액을 직접 지급하는 길을 둔다. 제4호는 "4. 그 밖에 제1호 내지 제3호의 방법에 준하여 공정하고 형평에 맞게 권리자를 보호하는 방법"으로, 나머지 경우를 포괄한다. 여기까지가 인용 조문이 정한 보호 방법의 전부다. 인용 문언 안에는 회생담보권액 80억 원을 넘는 부분의 처리, 절차 진행 중 가치 하락 위험의 부담, 인가 요건의 추가 같은 규정이 들어 있지 않다. 70억 원인가 45억 원인가, 80억 원을 넘는 부분이 일반 회생채권으로 넘어가는지 여부도 이 조문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제244조는 제2항과 제3항에서 결의 이전의 경로도 함께 둔다. 결의 전에 미리 보호 조항을 정해 계획안 작성을 허가하는 길이다. 제2항은 "②회생계획안에 관하여 관계인집회에서 결의하거나 제240조의 규정에 의한 서면결의에 부치는 경우 회생계획안의 가결요건을 충족하는 데에 필요한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 명백한 조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작성한 자의 신청에 의하여 미리 그 조의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를 위하여 제1항 각호의 방법에 의하여 그 권리를 보호하는 조항을 정하고 회생계획안을 작성할 것을 허가 할 수 있다."고 선다. 이에 덧붙여 제3항은 "③제2항의 규정에 의한 신청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신청인과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 명백한 조의 권리자 1인 이상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한다. 다시 말해 결의에서 실제로 패한 조뿐 아니라, 미리 그 패배가 명백한 조도 이 절차에 들어오며, 그 조의 권리자 1인 이상의 의견이 요구된다. 이 사례에서 은행이 절차 안에서 자기 몫을 주장하고 있는 장면이 제3항의 의견 청취와 어떻게 맞물리는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결국 동의를 얻지 못한 조가 있을 때 인가의 길은 제1항 각호의 보호 방법 가운데 하나로 그 조의 권리를 지키는 조항을 계획안에 넣는 데 달려 있다.
13.4강제인가의 남은 문턱
동의하지 아니하는 조의 처리를 문언으로 확인한 뒤에는, 그러한 조가 있을 때 법원이 인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넘어야 할 남은 문턱이 무엇인지 구분할 차례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4조 제1항은 인가의 관문을 열어두면서도, 그 문턱을 하나로만 두지 않고 네 갈래의 보호 방법으로 나누어 놓았다. 강제인가라는 결과가 이미 문언 안에 들어 있으므로, 남은 문제는 그 결과에 이르는 각 조건을 서로 섞지 않고 따로 두는 데 있다.
우선 형평 요건은 이 절에서 다루지 않는다. 제244조 제1항 제4호는 권리자를 보호하는 방법 가운데 "그 밖에 제1호 내지 제3호의 방법에 준하여 공정하고 형평에 맞게 권리자를 보호하는 방법"을 들고 있다. 이 호에 담긴 "공정하고 형평에 맞게"라는 표현이 강제인가에서 요구하는 형평 요건의 문언적 근거이나, 그 자세한 내용은 별도로 다룰 사안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형평 요건을 제1호부터 제3호가 정한 방법과 나란히 놓고, 형평 요건을 제외하고 남는 문턱만을 구분해 본다.
남는 문턱 가운데 첫째는 보호 방법의 선택이다. 법원은 제244조 제1항에서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변경하여 그 조의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를 위하여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방법에 의하여 그 권리를 보호하는 조항을 정하고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에 따라 강제인가의 길로 들어서려면 회생계획안을 변경하여 제1호 내지 제4호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는 보호 조항을 먼저 정해야 한다. J사의 사례에서 은행의 근저당권을 둘러싼 계획안이 이 문턱을 넘는지는, 계획안이 은행에 대하여 어느 호의 방법을 담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
둘째는 재산의 양도·유보 방식이 제244조 제1항 제1호의 요건을 충족하는지이다. 제1호는 "회생담보권자에 관하여 그 담보권의 목적인 재산을 그 권리가 존속되도록 하면서 신회사에 이전하거나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채무자에게 유보하는 방법"을 정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4조). 담보권을 목적인 재산에서 떼어내지 않고 그대로 존속시킨 채 재산을 옮기거나 남기는 방식이 요구되며, 담보권의 존속이 함께 전제된다. 은행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공장 부지와 기계가 이 방식으로 처리된다면, 근저당권은 목적물에 남은 채 이전되거나 유보되어야 한다.
셋째는 매각 방식에서 가액의 기준이다. 제244조 제1항 제2호는 "법원이 정하는 공정한 거래가격(담보권의 목적인 재산에 관하여는 그 권리로 인한 부담이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 이상의 가액으로 매각하고 그 매각대금에서 매각비용을 공제한 잔금으로 변제하거나 분배하거나 공탁하는 방법"을 정한다. 매각대금은 공정한 거래가격 이상이어야 하고, 담보 목적물은 담보권으로 인한 부담이 없는 것으로 평가한 값에 이른 때 그 문턱을 넘는다. 공장 부지와 기계의 평가에서 이러한 부담 없는 평가가 어느 방향으로 작용하는지는 이 조항의 문언에서 확인될 뿐이다.
넷째는 대가의 직접 지급 방식이다. 제244조 제1항 제3호는 "법원이 정하는 그 권리의 공정한 거래가액을 권리자에게 지급하는 방법"을 정한다. 제2호가 매각과 잔금의 변제·분배·공탁을 매개로 한다면, 제3호는 법원이 정한 공정한 거래가격을 권리자에게 그대로 지급하는 데 방점이 있다. 이 두 호의 문턱은 각각 매각의 요건과 지급의 요건에 놓여 있다.
마지막으로 절차의 시점에 따라 문턱이 나뉜다. 제244조 제1항은 이미 결의나 서면결의에서 동의를 얻지 못한 조가 있는 때를 다루고, 제2항은 "회생계획안의 가결요건을 충족하는 데에 필요한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 명백한 조가 있는 때"를 다룬다. 후자의 경우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작성한 자의 신청에 의하여 미리 그 조의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를 위하여 제1항 각호의 방법에 의하여 그 권리를 보호하는 조항을 정하고 회생계획안을 작성할 것을 허가 할 수 있다"고 정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4조). 신청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신청인과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 명백한 조의 권리자 1인 이상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4조). 이처럼 남는 문턱은 보호 방법의 선택, 제1호의 존속 요건, 제2호의 가액 기준, 제3호의 지급 기준, 그리고 사전 허가 절차의 요건으로 나누어 확인할 수 있으며, 형평 요건의 자세한 내용은 별도로 살필 일이다.
13.5청산가치 보장의 의미
앞 절에서 나누어 놓은 문턱들 가운데 남은 것은 담보 목적물의 청산가치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의 문제다. 대법원 2008. 6. 17. 자 2005그147 결정은 이 문제를 세 가지 물음으로 나누어 다루었다. 이 결정이 내세운 기준을 먼저 옮겨 보자.
청산가치 상당액을 주식으로 분배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위 결정은 구 회사정리법 제234조 제1항 각 호의 규정에 비추어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매각대금이 아닌 정리회사의 주식으로 분배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았다. "정리담보권자로부터 정리회사의 파산시 담보목적물에 대한 담보권을 실행하여 그 환가대금으로부터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박탈하면서 권리순위에서 최상위에 있던 정리담보권자의 지위를 파산의 위험 또는 추가적인 권리변경의 위험이 남아 있는 정리회사에서 가장 열등한 권리순위에 있는 주주의 지위로 전락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당해 정리담보권자가 동의한다거나 정리회사의 주식이 현금과 실질적으로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고 유동성 및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도 현금에 준할 정도의 성질을 갖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는 인용에서 빠뜨릴 수 없다. 은행의 반대가 그대로 서 있는 한, 주식 분배는 후자의 예외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청산가치 보장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이 된다.
개별 담보권자마다 변제 방법을 달리 정한 계획안이 평등 원칙에 어긋나는지도 이 결정이 다루었다. 청산가치보장의 원칙과의 관계에서 "개별 정리담보권자가 담보목적물로부터 분배받을 수 있는 청산가치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고, 그와 같은 청산가치는 담보목적물의 종류, 담보권의 순위 등에 따라서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라고 적시되어 있다. 곧 청산가치는 권리마다 그 액수가 갈린다. 따라서 담보 목적물의 청산가치가 정리담보권액을 넘는 자에게 전액 변제하고 넘지 못하는 자에게는 감면을 부과하는 설계가 이 사례의 상황에서 평등 원칙 위반으로 취급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원래 동일한 성질의 정리채권이나 정리담보권에 대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권리에 대한 감면의 비율이나 변제기를 달리하는 것과 같은 차별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이라는 전제는 함께 읽어야 한다.
원금과 이자 가운데 무엇까지 청산가치로 보장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 권이 다루는 대목과 맞닿는다. 원금을 분할 변제하되 각 분할 원금에 이자를 가산하기로 한 계획에서는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도 정리담보권으로 인정되는 채권의 범위 안에 포함되므로"라 전제된다. 이어 "그 담보목적물의 청산가치가 정리담보권의 원리금과 같거나 이를 상회하는 경우에는 정리담보권자에게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에 대하여도 담보목적물의 청산가치 상당액을 분배하여야만 청산가치보장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 선을 그었다. 은행의 80억 원이 원리금 전체를 뜻하는 경우, 감정가나 처분 예상액 중 어느 쪽이 청산가치를 가리키는지에 관한 답이 이번 자료에서 제시되지는 않았다. 미정인 채 남은 쟁점들은 이 관찰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청산가치 보장은 담보권자가 받을 최소한의 몫을 지키는 장치이지, 계획의 내용을 한 가지로 묶어 두는 장치가 아니다. 이 관찰들이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 점은 이 권의 끝부분에서 다시 확인하게 될 물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