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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수집증거 배제: 2차 증거와 인과관계 단절 · 제24권 · 제13장 · 초판

억지와 진실 사이의 형량

배제 법칙은 무엇을 위해 어떤 증거를 포기하도록 요구하는가?

분량
약 2,900단어 · 12분
자료
조문 2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3.1배제 법칙의 규범적 근거
  3. 13.2전원합의체가 그은 기준선
  4. 13.3위반의 정도와 수사기관의 의도
  5. 13.4억지와 진실 발견의 형량
  6. 13.5포기 요구가 남기는 자리
  7. 다룬 법령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위법 수사의 억지와 실체 진실의 발견이라는 두 가치가 형량되는 구조를 분석하고, 수사기관의 의도와 위반의 정도가 갖는 무게를 판결요지에 실린 범위에서 정리한다. 파생 증거의 독립 발견이라는 주장의 요건은 확정하지 않고 마지막 장으로 남긴다.

13.1배제 법칙의 규범적 근거

형량의 대상만을 남겨 두고 나아가면, 이윽고 그것은 증거의 능력을 가르는 규범에 부딪힌다. 배제 법칙은 무엇을 지키려는 것인지, 그 근거를 적어 둔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문장을 차례로 읽어 보아야 한다.

우선 헌법은 적법한 절차를 체포·구속·압수·수색에 대한 요구로 분명히 밝혀 두었다. 대한민국헌법 제12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선언한다(대한민국헌법 제12조). 압수는 적법한 절차를 거칠 것을 헌법이 직접 요구하는 강제 처분이다. 그러므로 영장에 적지 않은 장소에서 장부를 압수한 행위는 그 요구를 벗어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사정에 해당한다.

헌법은 나아가 영장의 제시를 요구하면서도 그 요구의 시점과 사유에 예외를 둔다. 같은 조 제3항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다만, 현행범인인 경우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도피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때에는 사후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한다(대한민국헌법 제12조). 이 단서는 사후 영장을 허용할 뿐 영장의 기재 범위를 넘는 압수를 허용하지는 않으므로, 기재되지 않은 창고에서의 압수가 이 단서로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수사 과정에서 우연히 열린 자백의 문에 관해서도 헌법은 침묵하지 않는다. 제12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못 밑고, 제7항은 "피고인의 자백이 고문·폭행·협박·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의 방법에 의하여 자의로 진술된 것이 아니라고 인정될 때 또는 정식재판에 있어서 피고인의 자백이 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일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거나 이를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고 정한다. 자백은 그 얻어진 경위에 따라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없도록 헌법이 직접 한계를 긋고 있다. 압수한 장부를 보여 주고 나서 수사 단계에서 이끌어낸 경의 자백이 이 한계에 걸리는지 여부는, 그 자백이 자의로 진술된 것인지에 관한 판단을 요구한다.

헌법이 요구하는 적법한 절차의 틀 안에서, 형사소송법은 그 절차를 어긴 증거의 자격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제308조의2(위법수집증거의 배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한다. 이 조문이 금지하는 것은 절차를 어기고 모은 자료를 재판의 증거로 삼는 일이며, 그 금지의 사유는 자료의 내용이 아니라 수집의 경로에 있다.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창고에서 압수한 회계 장부가 이 조문의 문언에 걸리는 것은 바로 그 경로 때문이다.

이상의 두 근거를 함께 놓고 보면, 배제 법칙이 지키려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진다. 헌법은 국민의 신체의 자유와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지 않을 권리를 적법한 절차의 요구 안에 두고, 형사소송법은 그 절차를 어긴 증거를 쓰지 못하게 한다. 이 법칙의 규범적 근거는 증거의 신빙성이 아니라 국가가 증거를 모으는 방식의 적법성에 놓여 있다. 압수한 장부, 그 장부를 보고 한 자백, 석 달 뒤 법정의 자백, 거래 상대방의 증언, 이 네 가지가 각각 어떤 규범의 평가를 받을지는 적법한 절차의 요구가 어디까지 미치는지에 달려 있다. 그 미치는 범위의 기준선을 어디에 그을 것인지는 판례가 밝힌 바에 따라 살펴볼 일이다.

13.2전원합의체가 그은 기준선

배제 법칙의 근거를 헌법과 형사소송법에서 읽어 낸 뒤 남은 물음은, 그 근거를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물음에 답하면서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과 그 예외의 구조를 한 판결에 담아 내놓았다. 그 구조를 차분히 들여다보면, 앞서 읽은 근거들이 무엇을 지키려는지 구체적인 윤곽을 얻게 된다.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결요지는 먼저 배제의 원칙을 선언한다.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근간을 규정한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규범력이 어떻게 담보되어야 하는지에 관하여, 다수의견은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다.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하여 압수수색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근간을 선언한 헌법과 이를 이어받아 실체적 진실 규명과 개인의 권리보호 이념을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절차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규범력은 확고히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그 자체로 유죄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다수의견은 이 원칙의 지향점이 수사기관의 위법한 압수수색을 억제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데 있음을 분명히 한다. 같은 판결에서 다수의견은 그 대응책을 이렇게 적시한다. "수사기관의 위법한 압수수색을 억제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은 이를 통하여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압수로 얻은 물건뿐 아니라 그 물건에서 이차적으로 이어져 나온 증거에 이르기까지, 원칙은 그 범위를 넓게 잡는다.

다수의견은 그러나 원칙을 예외 없이 관철하지는 않는다.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정당한 형벌권의 실현 역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 절차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중요한 목표이자 이념이므로, 형식적으로 보아 정해진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라는 이유만을 내세워 획일적으로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것 역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한 취지에 맞는다고 볼 수 없다. 여기서 배제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이 서로 부딪힌다. 다수의견은 이 두 요청을 조화시키기 위하여 예외를 허용하는 길을 열어 둔다. 다만 그 길은 좁고 조건이 까다롭다. 같은 판결의 다수의견이 예외의 요건을 적은 대목은 이렇다.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 볼 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기준을 우리 사례에 적용하면, 수사관이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창고에서 회계 장부를 압수한 경위와 그로 인하여 침해된 권리의 범위가 모두 검토 대상이 된다. 다만 그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예외가 성립할지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

2차적 증거에 관하여도 다수의견은 같은 구조를 따른다. 같은 판결의 다수의견은 2차적 증거에 관하여 이렇게 덧붙인다. "이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증거 수집과 2차적 증거 수집 사이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2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외적인 경우에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압수된 장부를 보고 벌어진 수사 단계의 자백, 석 달 뒤 법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이루어진 자백, 그리고 장부에 이름이 오른 거래 상대방의 법정 증언이 각각 장부와 어떤 인과 관계를 맺는지가 쟁점이 된다. 다만 그 인과 관계가 희석되었는지 단절되었는지는 앞서 말한 대로 미정이다.

이와 다른 견해를 낸 별개의견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법관 양승태, 김능환, 안대희의 별개의견은 그 출발점을 이렇게 적는다. "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압수물의 증거능력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법절차의 요청과 실체적 진실규명의 요청을 조화시키는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 이는 다수의견과 같은 출발점에서 서지만, 기준의 무게 중심을 달리 둔다. 별개의견은 다수의견의 기준에 대하여 이렇게 지적한다. "그런데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기준은 그 취지가 분명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으로 위법수집증거의 배제원칙을 선언함으로써 자칫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라는 형사 사법의 또다른 목표의 달성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지나치게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다." 별개의견이 내놓는 판단 기준은 이렇다. "법원이 그 증거수집 절차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절차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그 증거수집 절차의 위법사유가 영장주의의 정신과 취지를 몰각하는 것으로서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해야 할 만큼 중대한 것이라고 인정될 경우에는 그 증거능력을 부정하여야 하고, 그 위법 사유가 이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두 견해가 나란히 놓고 보면, 어느 쪽도 위법한 압수를 무조건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위법의 중대성을 어느 지점에서 긋느냐에 따라 배제의 폭이 달라진다.

이 판결이 그어 놓은 기준선의 자리는 이와 같다. 증거의 증거능력은 압수절차가 위법하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인정되거나 자동으로 부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법원은 절차 조항의 취지, 위반의 내용과 정도, 구체적인 경위와 회피 가능성, 보호되는 권리의 성질과 침해 정도, 피고인과의 관련성,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 우리 사례의 네 증거, 곧 압수된 장부, 수사 단계의 자백, 법정에서의 재자백, 거래 상대방의 증언은 각각 이 기준 위에 놓여 검토되어야 하며, 채택 여부는 지금으로서 미정으로 남는다.

13.3위반의 정도와 수사기관의 의도

적법절차 위반의 유무만으로 증거능력이 자동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이제 남은 것은 예외 인정을 좌우할 사정의 평가 기준이다.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 사정을 열거하면서, 판단의 관점을 이렇게 밝힌다.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 볼 때" 어느 쪽으로 평가할지가 정해진다. 이 사례에서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사무실 옆 창고의 회계 장부를 압수한 행위를 평가하려면, 위반이 보호 절차의 어느 지점을 건드렸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다수의견은 이 열거에서 '위반의 내용 및 정도'를 앞자리에 두고, 그 평가가 기준선이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즉 위반이 적법절차의 실질을 침해하지 않은 수준에 머무는지가 배제 여부를 갈라 놓는다. 창고 압수에서 위반이 선을 넘었는지는, 압수영장이 그 장소를 다루지 않은 경위와 그 장부가 영장 집행 범위 밖에 놓여 있었던 정도를 확인한 뒤에야 판단할 수 있다.

그 경위 가운데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수사관의 인식과 의도이다. 위 인용이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에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를 함께 두고 있는 까닭은, 같은 위반이라도 영장의 한계를 알면서도 벗어났는지의 여부가 적법절차 실질 침해의 무게를 바꾸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사관이 창고의 존재를 압수 당시에 알았는지, 영장에 그 장소가 빠진 경위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의도의 유무를 지금 단정하면 곤란하다.

별개의견 역시 같은 요소를 평가에 넣되, 판단의 문턱을 다르게 본다. "법원이 그 증거수집 절차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절차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그 증거수집 절차의 위법사유가 영장주의의 정신과 취지를 몰각하는 것으로서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해야 할 만큼 중대한 것이라고 인정될 경우에는 그 증거능력을 부정하여야 하고, 그 위법 사유가 이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기준에서는 위반의 정도가 영장주의의 정신을 몰각할 만큼 중대한지가 관건이 된다.

이 판결의 다른 대목은, 위반의 정도를 형식으로 판정한 심리가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를 보여 준다. "피고인측에서 검사가 제주지사실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 수집한 증거물이 적법절차를 위반하여 수집한 것으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다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장된 위법사유 중 영장에 압수할 물건으로 기재되지 않은 물건의 압수, 영장 제시 절차의 누락, 압수목록 작성·교부 절차의 현저한 지연 등으로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였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충분히 심리하지 아니한 채 압수절차가 위법하더라도 압수물의 증거능력은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은 위법하다고 한 사례." 사안은 달라도,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물건을 압수한 주장에 대해서는 실질 침해 여부를 심리해야 한다는 점이 공통으로 드러난다.

이 사례에서 창고 장부가 영장 범위 밖에 있었던 정도와 수사관의 인식은 미정으로 남는다. 따라서 그 압수가 적법절차의 실질을 침해했는지, 그리고 위반의 내용과 의도가 배제를 면할 만큼 가벼운지는, 남은 사실이 확인된 뒤에 별개의견의 중대성 기준과 나란히 놓고 살펴야 한다.

13.4억지와 진실 발견의 형량

의도와 위반의 정도를 형량에 불러들이면, 결국 그 형량은 무엇을 위하여 무엇을 포기하는 판단인지 묻게 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배제의 근거를 한 문장에 담아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선언한다. 이 선언 뒤에 놓인 목적을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은 두 갈래로 밝힌다. 다수의견은 먼저 적법절차 편에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고 하였다. 이 선언이 억지의 측면을 담당한다.

억지가 도달하려는 지점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같은 판결은 "수사기관의 위법한 압수수색을 억제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은 이를 통하여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고 하였다. 위법 수사의 결실을 압수물에 그치지 않고 그에 기초한 파생물까지 걷어내는 것이야말로 억제의 실효성을 담보한다는 취지이다. 이 사례의 사무실 옆 창고에서 압수한 회계 장부가 그 압수물에 해당한다면, 그 장부를 보고 한 자백은 장부에 기초하여 얻은 2차적 증거로 놓인다. 배제의 힘이 두 증거에 함께 미치는 셈이다.

그러나 배제는 무한정이 아니다. 같은 다수의견은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정당한 형벌권의 실현도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 절차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중요한 목표이자 이념이므로, 형식적으로 보아 정해진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라는 이유만을 내세워 획일적으로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것 역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한 취지에 맞는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고 전제한다. 진실 규명이라는 목표가 배제의 획일적 적용을 막는다. 여기서 형량이 시작된다. 억지를 위하여 버리는 것은 유죄 인정의 증거이고, 지키려는 것은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이며, 그 사이에서 조화를 본다.

조화의 문턱은 예외의 요건으로 구체화된다. 판결은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고 본다. 형량의 저울추는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위반 경위와 회피 가능성, 보호되는 권리나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피고인과의 관련성,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 인과관계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를 함께 본다. 이 사례에서 압수영장에 그 장소가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은 바로 이 저울추에 놓이는 사정이며, 앞서 의도를 확정할 수 없었던 대목이 형량에도 그대로 미정으로 남는다.

파생 증거에 이르면 형량의 초점은 한 가지로 좁아진다. 판결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증거 수집과 2차적 증거 수집 사이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2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외적인 경우에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고 하였다. 위법에서 파생로 이어진 실이 얼마나 끊어졌는지를 본다. 석 달 뒤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다시 한 자백, 그리고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 미정인 신의 법정 증언은 모두 이 인과의 희석이나 단절을 둘러싼 자리에 놓인다. 다만 그 단절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은 여기서 확정하지 않는다.

형량의 결과는 결국 억지를 위해 포기할 증거의 범위를 가르는 일이다. 앞서 본 대로 다수의견은 억제의 실효를 위하여 압수물과 그에 기초한 2차적 증거를 함께 유죄 인정의 증거에서 밀어내는 힘을 원칙으로 삼고,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목표가 부르는 예외를 조화의 문턱에서만 허용한다. 이 사례의 네 증거 가운데 어느 것이 그 문턱을 넘는지는 각 증거의 채택 여부에 관한 확정된 법적 평가가 아니므로 미정으로 남는다. 한편 별개의견은 "적법절차의 요청과 실체적 진실규명의 요청을 조화시키는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는 데서 출발하여, 다수의견의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으로 위법수집증거의 배제원칙을 선언함으로써 자칫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라는 형사 사법의 또다른 목표의 달성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지나치게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고 본다. 억지와 진실 사이의 형량을 두고 두 견해가 놓는 문턱이 다르다는 점이, 앞의 논의가 남기는 마지막 그림이다.

13.5포기 요구가 남기는 자리

형량이 멈춘 자리에서, 배제 대상의 범위가 어디까지 미치는지가 남는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한다. 이 문장은 위법하게 수집한 장부 자신과 그 장부에서 나온 자백에 함께 적용될 수 있다. 대법원은 파생 증거에 관하여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증거 수집과 2차적 증거 수집 사이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2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외적인 경우에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고 밝혔다. 따라서 경의 수사 단계 자백이 장부를 본 데서 비롯한 것이라면 배제의 범위에 들 수 있다. 다만 압수영장에 그 장소가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은 미정이다.

법정에서의 자백은 양상이 다르다. 경은 석 달 뒤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다시 말했다. 이 자백이 앞의 자백에 이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장부의 영향에서 벗어나 새로 형성된 것인지는 확인되어야 한다. 위 인용은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을 중심에 두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이 법정 자백의 출처를 가르는 일이 남는다.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가 겹치는 범위도 그 판단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신의 증언은 또 한 번의 연결 고리다. 장부에 이름이 적힌 거래 상대방이 법정에 섰다. 증언이 장부가 아니라 다른 데서 나온 것이라면 연결은 약해진다. 그러나 장부를 본 뒤의 증언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위 인용이 요구하는 관련 사정의 종합적 고려는 여기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증언의 근거가 무엇인지는 미정이다.

한편 절차 위반의 무게는 따져져야 한다. 대법원은 절차 위반이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를 배제의 기준으로 삼는다. 그 판단에 관하여는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살펴 볼 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고 밝힌다. 압수영장에 그 장소가 기재되지 않은 사정이 여기 어느 쪽에 들지는 그 경위와 인식이 확인되어야 한다. 그 사실이 정해지지 않은 채로 범위를 넓히거나 좁힐 수는 없다.

이와 함께 같은 판결의 별개의견은 "그 증거수집 절차의 위법사유가 영장주의의 정신과 취지를 몰각하는 것으로서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해야 할 만큼 중대한 것이라고 인정될 경우에는 그 증거능력을 부정하여야 하고, 그 위법 사유가 이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는 기준을 제시한다. 두 기준은 결을 달리하므로 어느 쪽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포기의 범위가 달라진다. 나아가 검찰이 그 장부를 포기하기로 선택한다면 증거능력의 판단에 나아가지 않은 채 남는 자리가 그만큼 넓어진다.

형량이 여기까지 오면, 무엇을 포기할지는 사실의 확인에 달려 있다. 위법 압수의 무게, 자백의 출처, 증언의 근거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한 범위는 열린다. 남은 사실들이 어떻게 정해지는지에 따라 경의 두 자백과 신의 증언이 어느 쪽에 놓일지가 갈린다. 이 결론은 확정된 평가가 아니라 열린 자리의 표시다.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지, 아니면 비워 둘지는 뒤에 남는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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