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시간의 경과와 법정이라는 자리가 2차 증거 판단의 사정으로 다루어지는 방식을 살핀다. 자백의 신빙성 자체를 평가하지 않고, 절차 위반과의 연결이 약해지는지의 문제만 다룬다.
9.12차 증거 판단의 출발점
고지와 조력을 둘러싼 앞의 논의를 넘겨받아, 석 달의 시간과 법정이라는 자리가 2차 증거에 어떤 값을 갖는지 묻는 자리에 이르렀다. 이 물음에 답하는 틀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관한 2008도11437 판결에서 이미 그려져 있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구체적 정황을 판시사항 [2]로 다루면서 몇 가지 예를 들었다. 거기에는 석방, 변호인의 조력, 시간의 경과, 그리고 공개된 법정에서의 진술이 함께 놓여 있다. 이 틀 위에서 이 장의 기준을 세운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2차적 증거를 배제하는 원칙과 그 예외의 틀을 먼저 밝혔다. 위법하게 수집된 1차 증거에서 파생된 2차 증거마저 원칙적으로 쓸 수 없고, 다만 예외적으로 쓸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 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예외의 문을 여는 평가는 절차 위반의 성질과 파생 증거에 이르는 경로를 함께 살핀 뒤에야 비로소 이루어진다.
그 평가에 쓰는 요소들도 같은 판결이 제시한다. 먼저 1차 증거 수집의 위반을 둘러싼 사정을 살피고, 이어서 파생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새로 생긴 사정을 더 본다.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인과의 흐름이 끊겼는지에 무게를 싣는다.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이 두 단계가 이 장에서 네 증거를 각각 따질 때 쓰는 순서가 된다.
인과가 희석되거나 끊겼다고 볼 만한 정황은 판시사항 [2]에서 예로 나온다. "최초 자백 이후 구금되었던 피고인이 석방되었다거나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은 가운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자발적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는 사정, 최초 자백 외에도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도 물적 증거나 증인의 증언 등 2차적 증거 수집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정, 증인이 그의 독립적인 판단에 의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소환을 받고 임의로 출석하여 증언하였다는 사정 등은 통상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만한 정황에 속한다." 여기서 변호인의 조력과 시간의 경과는 자백이 다시 나오는 자리에 함께 놓이고, 증인의 출석은 장부와 분리된 출처를 묻는 항목에 놓인다.
바로 이 예들이 이 사례의 네 증거에 곧장 대응한다. 경의 법정 자백은 석 달이 흐른 뒤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나왔고, 신의 증언은 장부라는 물건과는 별도의 경로를 가질 수 있다. 판시사항 [3]은 그런 자리에 놓인 진술을 실제로 어떻게 보았는지를 보여 준다. "제1심 법정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은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최초 자백 이후 40여 일이 지난 후에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으면서 공개된 법정에서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고, 피해자의 진술은 법원의 적법한 소환에 따라 자발적으로 출석하여 위증의 벌을 경고받고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예외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2차적 증거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그 판결에서 법정 진술은 시간과 조력, 그리고 공개된 자리라는 조건 아래 놓였다.
다만 이 사례에서 확정된 것은 없다. 압수영장에 그 창고가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경의 자백과 장부 기재가 겹치는 범위, 신의 증언이 장부 밖에서 나온 것인지 모두 미정이다. 미정인 채로 남은 이 사실들이 각 증거의 가치를 가른다. 그러므로 네 증거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는 판단의 결론이 아니라, 위 판결의 틀 위에서 각각 확인해 가야 할 물음으로 둔다. 이 장은 그 물음을 시간과 자리의 관점에서 푼다.
9.2위법 압수와 파생 진술
2차적 증거의 판단 틀을 세운 데서 나아가, 이제는 그 틀을 지금의 사실 관계에 놓아 보아야 한다. 수사관은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사무실 옆 창고에서 회계 장부를 압수했고, 곧이어 그 장부를 경에게 보여 주어 수사 단계에서의 자백을 끌어냈다. 이 장부와 그 장부를 본 뒤의 자백이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이 절의 질문이다.
먼저, 절차 위반으로 수집한 증거에서 나온 파생물의 취급 원칙을 확인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그 원칙과 예외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위 판결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함을 전제로,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를 위반하여 수집한 증거를 기초로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임을 판시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창고에서 압수한 장부가 절차를 벗어나 수집된 1차적 증거라면, 그 장부를 근거로 얻은 경의 자백은 원칙상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기 어렵다.
다만 같은 판결은 그 원칙의 예외를 아래와 같이 넓게 열어 두고 있다.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 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이 예외를 경의 자백에 적용할지 여부는, 아래에서 살펴볼 사정들에 대한 판단을 거쳐야 비로소 정해진다. 그 판단이 아직 끝나지 않은 점을 분명히 해 둔다.
이 예외의 판단 기준도 같은 판결이 제시한다. "따라서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펴야 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창고가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은 이 목록의 요소에 해당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내용이 확정되어 있지 않다. 같은 판결은 나아가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고 덧붙인다. 장부를 보여 주고 자백을 받아낸 방식이 바로 이 '수집 과정'에 놓여 있으며, 그 인과가 희석되었는지는 지금 단계에서 단정할 수 없다.
이 사례에서 유일하게 확인된 사실은 수사관이 장부를 경에게 보여 주었고, 경이 그 뒤 수사 단계에서 범행을 자백했다는 점이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이 2차적 증거를 인정할 정황으로 예시한 사정 가운데, 이 사례와 겹쳐 보이는 대목이 아래와 같이 있다. 위 판결은 "예컨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단지 수사기관의 실수일 뿐 피의자의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적이고 기술적인 증거확보의 방법으로 이용되지 않았고, 그 이후 이루어진 신문에서는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여 잘못이 시정되는 등 수사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었다는 사정, (…) 최초 자백 외에도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도 물적 증거나 증인의 증언 등 2차적 증거 수집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정 (…) 등은 통상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만한 정황에 속한다"고 판시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그러나 이 사례의 자백은 진술거부권 고지의 문제가 아니라 압수 절차의 문제에서 나왔고, 자백 내용이 장부 기재와 겹치는 범위도 미정이다. 따라서 이 예시가 그대로 채용될 수 있는지는 판단이 미정이다.
경의 자백이 1차적 증거인 장부에서만 나온 것인지, 아니면 장부와 무관한 다른 자료에서도 함께 나온 것인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위 판결이 "최초 자백 외에도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도 물적 증거나 증인의 증언 등 2차적 증거 수집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정"을 예시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만일 자백이 장부에 기대지 않은 독립적인 근거에서 비롯되었다면 판단의 실마리는 달라진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지금은 그 겹치는 범위가 미정이므로, 경의 수사 단계 자백을 2차적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열린 채로 남는다.
9.3석 달의 시간이 갖는 무게
위법한 1차적 증거에서 파생한 진술을 어떤 조건에서 배제하지 않을지 가늠하는 기준 가운데, 시간의 흐름이 자리하는 곳을 따로 떼어 살필 필요가 있다. 합성 사례에서 경은 수사 단계의 자백을 한 뒤 석 달이 지난 법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다시 자백했다. 그 석 달이라는 간격만으로 앞선 절차 위반의 영향이 씻겼다고 말할 수 있을지가 이 자리의 질문이다.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할 때 법원이 함께 살펴야 하는 사정을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이렇게 열거한다. "따라서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펴야 한다.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여기서 시간이 놓이는 자리는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에 속한다. 시간 경과는 그 자체로 독립된 배제 기준이 아니라, 위반과 새로 수집된 증거 사이의 인과관계가 얼마나 옅어졌는지를 가늠하는 한 요소다.
시간이 어떤 모습으로 함께 놓이는지는 같은 판결이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정황 가운데 한 대목에서 확인된다. "최초 자백 이후 구금되었던 피고인이 석방되었다거나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은 가운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자발적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는 사정"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만한 정황에 속한다. 이 문장이 시간을 다루는 방식에 유의할 만하다.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라는 표현은 석방, 변호인의 조력, 자발성과 나란히 놓인다. 시간은 이들과 떨어져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 자백이 앞선 위반에서 벗어나 다시 나왔다는 평가를 뒷받침한다.
같은 판결이 제시한 예시 가운데 또 하나는 시간의 경과와 절차의 시정을 함께 묶는다.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단지 수사기관의 실수일 뿐 피의자의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적이고 기술적인 증거확보의 방법으로 이용되지 않았고, 그 이후 이루어진 신문에서는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여 잘못이 시정되는 등 수사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었다는 사정"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이 그것이다. 여기서는 흐른 날 수보다 위반의 성격과 이후 절차가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무게 중심을 이룬다. 이에 비추어 합성 사례에서 창고 압수의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이 미정인 상태를 되돌아보면, 위반의 내용과 정도를 가늠할 근거가 아직 채워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합성 사례로 돌아와 정리하면, 경의 법정 자백이 석 달 뒤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이루어졌다는 사정은 판결이 들은 정황에 방향으로는 닿아 있다. 그러나 그 정황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만한 무게를 갖는지는 경의 수사 단계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가 겹치는 범위, 그 자백이 장부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와 같은 미정 사항을 채운 뒤에야 비로소 판단할 수 있다. 석 달이라는 기간 자체가 낱개의 근거가 되어 결론을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9.4법정이라는 자리의 절차
석 달의 시간을 절차 위반의 영향이 희석되었는지를 가늠하는 한 사정으로 살펴보았다면, 이제는 경이 법정에서 다시 자백한 자리가 고지 의무가 놓인 절차 맥락 안에서 어디에 놓이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경의 법정 자백은 수사 단계의 자백과 분리된 자리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이루어졌으나, 그 근원이 된 장부의 수집이 절차를 따르지 않았으므로 2차적 증거의 문제는 빠져나가지 않는다. 이 자리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기 전에, 우선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기준을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에서 그대로 확인해 두어야 한다. 그 판결은 2차적 증거를 기초로 삼은 원칙과 그 예외를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 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펴야 한다.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이 기준을 이 사례에 비추면,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창고에서의 장부 압수는 1차적 증거 수집에 관한 사정이고, 경의 법정 자백은 그 장부를 기초로 이루어진 2차적 증거에 관한 사정이다.
법정에서의 자백이 이 사례에서 지니는 특징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자리에서 석 달 뒤 다시 이루어졌다는 데 있다. 이와 같은 자백을 두고 같은 판결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만한 정황을 다음과 같이 들었다. 예컨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단지 수사기관의 실수일 뿐 피의자의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적이고 기술적인 증거확보의 방법으로 이용되지 않았고, 그 이후 이루어진 신문에서는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여 잘못이 시정되는 등 수사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었다는 사정, 최초 자백 이후 구금되었던 피고인이 석방되었다거나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은 가운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자발적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는 사정, 최초 자백 외에도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도 물적 증거나 증인의 증언 등 2차적 증거 수집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정, 증인이 그의 독립적인 판단에 의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소환을 받고 임의로 출석하여 증언하였다는 사정 등은 통상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만한 정황에 속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여기에 열거된 정황 가운데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은 가운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의 자발적이고 동일한 내용의 자백은, 경의 법정 자백과 형상이 겹친다.
그런데 법정이라는 자리를 절차의 맥락에서 읽기 위해서는, 진술거부권 등의 고지를 요구하는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의 문언을 함께 두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1항은 고지의 시점과 내용을 이렇게 정한다.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 각 호의 사항은 일체의 진술을 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것, 진술을 하지 아니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아니한다는 것, 진술을 거부할 권리를 포기하고 행한 진술은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 신문을 받을 때에는 변호인을 참여하게 하는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이 고지 의무는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의 사법경찰관에게 놓여 있고, 그 고지가 말하는 곳은 법정이라는 자리까지 미리 겨냥하여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이 사례에서 수사관이 경에게 장부를 보여 주고 자백을 받은 단계가 이 고지 의무의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경의 법정 자백이 이 고지의 맥락 안에서 어떻게 놓이는지는 미정이다.
나아가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제2항은 고지에 이은 절차를 이렇게 요구한다. "사법경찰관은 제1항에 따라 알려 준 때에는 피의자가 진술을 거부할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행사할 것인지의 여부를 질문하고, 이에 대한 피의자의 답변을 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 이 경우 피의자의 답변은 피의자로 하여금 자필로 기재하게 하거나 사법경찰관이 피의자의 답변을 기재한 부분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고지는 알려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피의자의 권 행사 여부에 관한 답변을 조서에 남기는 형식까지 이어진다. 경의 수사 단계 자백이 이 형식을 거쳤는지 여부는 미정이고, 법정에서의 자백은 이 조문이 정한 신문의 자리를 벗어난 곳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 형식의 문제와는 별개의 자리에 놓인다.
같은 판결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자백을 기초로 한 2차적 증거 가운데 법정진술을 다룬 사례에서 그 자리를 이렇게 보았다. 강도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고인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아니한 채 강도범행에 대한 자백을 받고, 이를 기초로 여죄에 대한 진술과 증거물을 확보한 후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여 피고인의 임의자백 및 피해자의 피해사실에 대한 진술을 수집한 사안에서, 제1심 법정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은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최초 자백 이후 40여 일이 지난 후에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으면서 공개된 법정에서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고, 피해자의 진술은 법원의 적법한 소환에 따라 자발적으로 출석하여 위증의 벌을 경고받고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예외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2차적 증거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판결이 법정진술에 주목한 자리는 변호인의 조력과 공개된 법정에서의 임의성이다.
그러므로 이 사례에서 경의 법정 자백을 2차적 증거로 볼 때, 그 자백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공개된 법정에서 이루어진 점은 위 판결이 법정진술에 대하여 지적한 자리와 겹친다. 다만 이 사례에서 압수영장에 그 장소가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경의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 내용이 겹치는 범위는 미정이다. 고지 의무의 새로운 위법 기준을 세우지 않고 그 의무가 놓인 절차 맥락만을 밝힌다면, 경의 법정 자백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자리에서 다시 이루어진 자백이라는 점에서 2차적 증거의 판단이 놓일 자리를 가진다. 그 자백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는 확정된 법적 평가가 아니며, 이 사례의 남은 사정과 함께 판단되어야 한다.
9.5독립된 출처의 증언
법정이라는 자리에서 다시 쌓인 절차를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과 함께 읽고 나면, 그 자백에 붙은 다른 증거의 출처가 남는다. 장부에 이름이 기재된 신의 법정 증언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가 2차 증거 판단에 놓이는 자리를 다음 문제로 잡는다.
자백이 법정에서 다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장부 자체가 절차를 위반하여 수집된 증거이면, 장부와 나란히 놓인 다른 증거는 모두 2차적 증거의 검토 대상이 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그 원칙과 예외의 틀을 먼저 제시한다. 위 판결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원칙을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하였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여기서 2차적 증거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수집된 증거를 가리키며,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가 될 수 없다.
그러나 2차적 증거를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예컨대 (…) 최초 자백 외에도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도 물적 증거나 증인의 증언 등 2차적 증거 수집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정, 증인이 그의 독립적인 판단에 의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소환을 받고 임의로 출석하여 증언하였다는 사정 등은 통상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만한 정황에 속한다"고 판시하였다. 신의 법정 증언은 장부에 이름이 기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장부를 기초로 수집된 2차적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증언의 출처가 장부 밖의 독립된 자료인지, 장부를 본 데서 파생된 것인지에 따라 놓이는 자리가 달라진다.
그런데 이 사안에서 신의 증언이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확정된 출처가 없으므로, 위 판결이 판시한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라는 요건이 갖추어졌다고 전제할 수도 없고, 그 요건이 결여되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 사안에서 신의 증언이 독립된 출처에서 비롯되었는지는 판단 전에 남는 사실이다.
출처가 미정이더라도 판단에 놓이는 사정의 위치는 정해진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신의 증언이 장부에서 파생된 것으로 밝혀지면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한 종합 판단에 놓이고, 독립된 자료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지면 그 독립성이 인정되는 사정의 하나로 놓인다.
이 사안에서 네 가지 증거 각각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는 확정된 법적 평가가 아니다. 신의 법정 증언만을 떼어 놓고 보아도, 그 출처가 미정인 상태에서 독립성의 인정 여부도 미정으로 남는다. 확정할 수 있는 것은 판단의 자리뿐이다. 독립된 출처의 증언은 2차 증거 판단에서 증거능력을 인정할 만한 정황을 이루는 사정으로, 출처가 확정되어야 그 정황에 편입될지가 정해진다.
9.6사정의 종합과 남은 경계
신의 증언이 장부에서 비롯되었는지가 미정으로 남은 채로, 이제 이 장이 살핀 시간의 경과와 법정이라는 자리를 하나의 판단 틀 안에 놓아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하는 순서와 범위를 두 가지 층위로 나누어 밝힌다. 먼저 1차적 증거 수집에 얽힌 사정을 살피고, 그다음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새로 생긴 사정을 더한다는 것이다. 그 순서에 따르면 위법한 압수에서 나온 장부, 그 장부를 본 뒤 수사 단계에서 한 경의 자백, 석 달 뒤 법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한 경의 자백, 그리고 신의 법정 증언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놓인다.
1차적 증거 수집에서 살펴야 할 사정을 판결은 이렇게 열거한다. "따라서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펴야 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수사관이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창고에서 장부를 꺼내온 까닭과 그 장소를 영장에 넣지 않은 경위가 이 묶음 안에 든다. 다만 그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이 미정으로 남아 있어, 이 항목들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자리로 놓여 있다.
이어서 판결은 2차적 증거가 수집되는 과정의 사정까지 더할 것을 요구한다.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경이 장부를 본 뒤 수사 단계에서 범행을 자백한 것은 그 장부를 기초로 한 자백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석 달 뒤 법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다시 한 자백은 시간과 자리를 함께 바꾼다. 판결이 예로 든 정황 가운데 이 사례에 걸맞은 대목도 있다. "최초 자백 이후 구금되었던 피고인이 석방되었다거나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은 가운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자발적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는 사정 (…) 등은 통상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만한 정황에 속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다만 이 사례에서는 경의 석방 여부와 자백이 장부 기재와 겹치는 범위가 미정이므로, 위 예시가 곧바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신의 법정 증언에 대해서도 판결은 독립된 출처의 존재와 법정에서의 임의성을 함께 본다. "최초 자백 외에도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도 물적 증거나 증인의 증언 등 2차적 증거 수집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정, 증인이 그의 독립적인 판단에 의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소환을 받고 임의로 출석하여 증언하였다는 사정 등은 통상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만한 정황에 속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신이 법정에 나와 증언한 것은 후자의 조건에 든다. 그러나 신의 증언이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가 미정이므로, 전자의 조건은 아직 비어 있다.
결국 이 장이 정리한 자리는 판단의 순서와 범위일 뿐, 네 증거 각각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시간의 경과와 법정이라는 자리는 종합적으로 고려할 사정 가운데 두 가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사정이 이 사례에서 얼마만큼 작용할지는 남은 사실이 채워진 뒤에야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