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위법에서 비롯된 다음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할 때 고려할 사정으로 판결이 든 항목들을 읽고 정리한다. 위반 사정의 무게는 앞의 원칙과 예외의 형량에서 다룬 것으로 두고, 이 장은 1차 증거와 끼어든 사정 사이의 연결에 집중한다.
7.1다음 증거로 넘어가는 물음
앞 장이 절차 위반 수집 증거 자체의 증거능력 문제를 마무리한 뒤에도, 그 증거에서 비롯된 다른 증거를 어떻게 다룰지가 남는다. 이 물음에 답할 틀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와 2008도11437 판결이 함께 놓는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선언한다. 이 문언은 1차 증거뿐 아니라 그 다음 증거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게 한다. 2008도11437은 바로 그 점을 규율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우선 원칙과 예외를 이렇게 세운다.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 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이 사례에서는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창고에서 회계 장부를 압수한 뒤 그 장부에서 비롯된 자백과 증언이 문제이므로, 1차 증거 자체의 적법성보다 다음 증거의 허용 가능성을 물어야 한다.
그 물음은 어떤 순서로 두느냐가 관건이다. 같은 판결은 판단의 흐름을 이렇게 정한다.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여기서 말하는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은 바로 경의 자백과 신의 증언이 장부 없이도 수집되었을지 여부에 관한 기준이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물어야 할 것은 네 가지다. 먼저 장부 압수가 절차 조항을 얼마나 벗어났는지, 다음에 경의 수사 단계 자백이 장부에 얼마나 의존했는지, 다시 석 달 뒤 법정 자백이 그 자백에서 벗어났는지, 그리고 신의 증언이 장부 바깥에서 나왔는지이다. 판결이 예시한 정황 가운데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은 가운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자발적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는 사정"과 "증인이 그의 독립적인 판단에 의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소환을 받고 임의로 출석하여 증언하였다는 사정"은 경의 법정 자백과 신의 법정 증언을 각각 평가할 때 함께 살펴야 할 조건이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한 가지 미정으로 남는 점이 있다. 창고 압수영장에 그 장소가 빠진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가 겹치는 범위, 신의 증언이 장부 밖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정들이 채워지기 전에는 네 증거 각각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를 확정할 수 없다.
7.22차적 증거가 놓인 자리
앞에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와 2008도11437이 묻는 물음을 세웠으니, 이제 그 판결이 어떤 증거를 2차적 증거로 놓고 판단하는지 살필 차례이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다루는 틀을 먼저 세우면서, 2차적 증거에 적용할 원칙을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2차적 증거는 위법하게 수집된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획득한 증거를 가리키며, 그 지위는 1차적 증거와 같은 원칙 아래 놓인다.
나아가 그 판결은 2차적 증거를 모으는 과정의 사정까지 살펴야 한다고 적는다.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할 때 검토할 범위를 가르는 문언으로,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이 문장에 따르면 2차적 증거의 자리는 1차적 증거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자리만이 아니며, 그 증거가 모여지는 경로에서 새로 생긴 사정이 함께 놓인 자리이다. 2차적 증거가 어떤 경로를 거쳐 나왔는지는 이 사례에서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판결이 놓아 둔 자리만을 토대로 삼는다.
그 자리에 어떤 증거가 놓이는지는 판결이 든 예에서 확인된다. 수사기관이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받은 자백을 기초로 다시 수집한 증거들 가운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제1심 법정에서의 피고인의 자백은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최초 자백 이후 40여 일이 지난 후에 변호인의 충분한 조력을 받으면서 공개된 법정에서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고, 피해자의 진술은 법원의 적법한 소환에 따라 자발적으로 출석하여 위증의 벌을 경고받고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예외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2차적 증거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라고 정리하였다. 이 예에서 2차적 증거의 자리에는 법정에서 이루어진 자백과 진술이 함께 놓였고, 물적 증거에 관한 판단은 이 예의 문언에 담기지 않았다.
이 사례로 돌아오면, 수사관이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창고에서 회계 장부를 압수한 뒤 그 장부를 경에게 보여 주어 수사 단계의 자백이 나왔고, 경은 석 달 뒤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법정에서 다시 자백하였으며, 장부에 이름이 기재된 거래 상대방 신은 법정에서 증언하였다. 압수영장에 그 장소가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경의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 내용이 겹치는 범위, 신의 증언이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는 미정이다. 그러므로 압수한 장부와 그 장부를 본 뒤 이루어진 수사 단계의 자백, 법정에서의 두 번째 자백, 그리고 신의 증언이 각각 1차적 증거인지 2차적 증거인지는 판결이 놓아 둔 자리에 놓고 보아야 할 문제로 남는다. 이 네 증거 각각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는 확정된 법적 평가가 아니다.
판결이 예로 든 것은 법정에서 임의로 이루어진 피고인의 자백과 피해자의 진술에 관한 것이며, 그 예의 사정은 이 사례의 사정과 같지 않다. 이 사례의 장부와 수사 단계의 자백, 그리고 법정의 자백과 증언이 판결이 놓아 둔 자리의 어디에 놓이는지는, 압수영장에 그 장소가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자백과 장부 기재가 겹치는 범위, 신의 증언이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부가 확정되어야 정해진다. 2차적 증거가 놓인 자리는 이렇게 1차적 증거에서 이어지는 경로와 그 경로에서 새로 생긴 사정으로 구성되고, 이 사례의 네 증거는 그 자리에 놓인 채 판단을 기다린다.
7.3판결이 든 사정 항목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가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취지를 세우면서, 2차적 증거는 그 예외의 테두리 안에서 검토된다고 한 전제는 2008도11437이 판단의 출발점으로 삼은 자리이다. 이 판결이 내세운 검토의 축은 1차적 증거 수집에 얽힌 사정과, 그 증거를 밑에 두고 2차적 증거를 다시 모으는 과정에서 새로 생긴 사정의 두 갈래로 나뉜다. 여기서는 그 두 갈래에서 판결이 실제로 적어 놓은 사정 항목만을 하나씩 짚어 간다.
우선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1차적 증거 수집과 얽힌 사정을 폭넓게 열거하면서 그 범위를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펴야 한다"고 적었다. 여기에 네 가지 축이 놓여 있음이 드러난다. 절차 조항이 지키려던 것이 무엇이며 그 위반이 얼마나 무거운지, 그 위반이 어떤 경위로 생겼고 애써 피할 수 있었는지, 보호 대상인 권리나 법익이 무엇이고 피고인에게 어떤 무게로 닿는지, 그리고 위반과 증거 수집 사이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마지막으로 수사관이 무엇을 알았고 무엇을 노렸는지가 그것이다.
이 항목들을 합성 사례에 옮겨 보면 의문이 남는 자리는 분명하다.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장소에서 회계 장부를 압수한 행위가 어떤 내용과 정도의 절차 위반인지, 애초에 영장에 그 사무실 옆 창고를 적어 넣을 수 있었는지, 영장의 요건이 지키려던 권리나 법익이 장부의 보관 장소와 어떻게 맞닿는지, 압수영장 요건의 위반과 장부 확보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수사관이 그 장소가 영장에 없는 것을 알았는지가 앞 판결의 항목에 따라 물어야 할 자리이다. 다만 판결은 이 항목들에 무슨 답이 어디에 놓이면 되는지를 정해 주지 않으므로, 위반의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이 미정으로 남은 이상 판단의 방향을 미리 적어 두지 않는다.
이어 판결은 1차적 증거를 토대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새로 생긴 사정까지 끌어오면서 그 자리를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판결이 중심으로 삼은 것은 1차적 증거와 다음 증거 사이 인과관계가 옅어졌는지 끊어졌는지이다. 그 연결의 줄이 어디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따로 묻지 않고, 항목의 자리만을 확인하는 데 그친다.
이 항목의 범위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대목이 판결의 다음 문장에 있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이 예로 든 사정은 "예컨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단지 수사기관의 실수일 뿐 피의자의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적이고 기술적인 증거확보의 방법으로 이용되지 않았고, 그 이후 이루어진 신문에서는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여 잘못이 시정되는 등 수사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었다는 사정, 최초 자백 이후 구금되었던 피고인이 석방되었다거나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은 가운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자발적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는 사정, 최초 자백 외에도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도 물적 증거나 증인의 증언 등 2차적 증거 수집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정, 증인이 그의 독립적인 판단에 의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소환을 받고 임의로 출석하여 증언하였다는 사정 등은 통상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만한 정황에 속한다"는 것이다. 수사기관의 실수와 의도의 구별, 잘못의 시정, 석방과 변호인 조력, 시간의 경과와 자발성, 독립된 자료의 존재, 증인의 소환과 임의 출석이 한 자리에 놓인다.
이 사정들을 합성 사례에 대조하면 네 증거의 자리가 갈린다. 경의 수사 단계 자백에 대해서는 장부를 보여 준 뒤 이루어졌다는 사실만 정해져 있고 자백의 자발성과 경위는 미정이다. 석 달 뒤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법정에서 한 자백은 시간의 경과와 조력이라는 두 항목에 닿아 있으나, 그 자백이 장부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부는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거래 상대방 신의 법정 증언은 소환과 임의 출석, 증인의 독립성 항목에 겨누어지나, 그 증언이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가 미정으로 남아 항목을 채울 수 없다. 회계 장부 자체는 2차적 증거의 자리가 아니라 앞서 짚은 1차적 증거 수집 사정의 검토 대상이다.
결국 2008도11437이 든 사정 항목은 1차적 증거 수집의 경위·보호 대상·관련성·수사기관의 인식을 묻는 항목과, 2차적 증거 수집 과정에서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을 중심으로 한 항목의 두 줄로 정리된다. 판결이 적지 않은 사정을 목록에 더할 필요는 없고, 적힌 사정의 의미를 넓혀 읽을 근거 또한 이 판결에는 없다. 합성 사례에서 미정으로 남은 사실들이 채워지지 않는 한, 네 증거 각각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는 확정된 법적 평가로 나아가지 못한다.
7.41차 증거와의 연결
판결이 든 사정 항목을 정리하면서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판단은 절차 위반으로 수집된 1차적 증거에 선행하는 절차만 보아서는 끝나지 않는다고 앞에서 보았다. 그렇다면 1차적 증거와 그 뒤에 수집된 증거 사이의 연결이 어떤 기준으로 그어지는지가 남는다. 대법원은 그 기준을 인과관계의 희석 또는 단절에 두는데, 먼저 그 판단의 틀을 판결의 문구대로 놓아 보겠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단계에서 새삼 발생한 사정을 다루는 태도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이 문구는 1차적 증거에서 2차적 증거로 이어지는 사슬이 처음부터 끊어지거나 처음부터 이어지는 것으로 선다결정되지 않음을 뜻한다. 연결의 문제는 그 사슬 도중에 끼어든 사정을 두고 희석되었는지 단절되었는지를 중심으로 살피는 일로 좁혀진다.
이 판결은 그 살핌의 바탕을 앞서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펴야 한다"고 든 항목들에 둔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곧 뒤이은 사정에 의한 연결의 희석 여부는 앞선 절차 위반의 성격과 무관하게 논할 수 없다. 위반이 가볍고 의도가 없던 사안에서의 연결과, 보호 법익이 크고 인과관계가 밀접한 사안에서의 연결은 같은 이름으로 묶이더라도 같은 취급을 받지 않는다.
합성 사례의 네 증거를 이 틀에 놓으면, 질문은 각 증거가 어떤 1차적 증거에서 비롯되었는지, 그 사이에 끼어든 사정이 무엇이었는지에 놓인다. 수사관이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사무실 옆 창고에서 회계 장부를 압수한 뒤 경에게 그 장부를 보여 주어 수사 단계에서 경의 자백을 이끌어낸 경우, 압수영장의 기재 여부라는 1차적 증거 수집의 위반이 경의 자백으로 이어진 연결이 문제된다. 같은 장부가 석 달 뒤 법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다시 이루어진 경의 자백에, 그리고 장부에 이름이 기재된 거래 상대방 신의 법정 증언에 각각 어떠한 자리를 잡는지도 같은 방식으로 물어야 한다. 다만 압수영장에 그 장소가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경의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 내용이 겹치는 범위, 신의 증언이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이 사실들이 확정되지 않은 채로 어떤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거나 배제하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한편 판결은 1차적 증거 수집과의 관계와는 별개로, 2차적 증거가 수집되는 그 과정 자체를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본다고 하였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따라서 연결이 유지되느냐 끊어지느냐는 1차적 증거의 위법성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연결의 기준을 이와 같이 정함으로써, 이 판결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1차적 증거의 위법성에 따라 자동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7.5끼어든 사정의 작용
1차 증거와 다음 증거의 연결이 성립하는 것으로 읽힌 뒤에도, 두 증거 사이에서 일어난 일은 그 연결을 그대로 두지 않고 흔든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이 사이의 일을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이라 부르고, 이 사정들이 판단에 자리를 잡는 자리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끼어든 사정은 별도의 판단 항목이 아니라, 1차 증거와 다음 증거 사이의 인과관계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가르는 자료로 놓인다.
끼어든 사정 가운데 어떤 것이 인과관계를 흐리게 하는지, 판결은 몇 가지를 짚어 보여 준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2차적 증거들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판단함에 참고할 만한 정황을 열거하면서, 판결은 "최초 자백 이후 구금되었던 피고인이 석방되었다거나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은 가운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자발적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는 사정, 최초 자백 외에도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도 물적 증거나 증인의 증언 등 2차적 증거 수집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정, 증인이 그의 독립적인 판단에 의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소환을 받고 임의로 출석하여 증언하였다는 사정 등은 통상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만한 정황에 속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고 들었다. 이에 따르면 자백이 뒤에 다시 나오는 사이에 놓인 시간의 흐름, 피고인의 신병 상태, 변호인의 조력, 그리고 자백과 별개인 자료나 사람의 개입은 모두 인과관계의 밀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읽힌다.
이 목록은 그 자체로 열려 있다. 판결은 "제반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고만 하였고, 열거된 사정이 몇 가지이어야 어떤 결론에 이르는지를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예컨대"로 시작하는 이 열거는 지나치게 일반화할 수 없고, 사정이 함께 겹친 뒤에 남는 판단의 여지는 사안마다 다르다. 이 사례의 쟁점 가운데 진술거부권의 고지와 변호인의 조력을 평가하는 일은, 앞서 본 연결의 성립을 이미 다룬 뒤에 별도로 살펴야 할 과제로 남겨 두었다.
합성 사례에서 끼어든 사정의 자리는 이와 다르지 않다. 압수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창고에서 회계 장부를 압수한 뒤 경에게 그 장부를 보여 주어 자백을 받았고, 석 달 뒤 법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다시 자백이 나온 사실은 그 사이 시간의 흐름과 변호인의 조력이 함께 들어온 경우다. 그러나 압수영장에 그 장소가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경의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 내용이 겹치는 범위, 신의 증언이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이 네 증거 각각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는 확정된 법적 평가가 아니다.
끼어든 사정은 1차 증거에서 다음 증거로 이어지는 인과관계를 흐리게 하거나 끊어 놓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어떤 사정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판단하려면, 이 사정들을 따로 떼어 하나씩 보아서는 안 되고, 앞서 본 절차 위반의 내용과 함께 두어 종합적으로 읽어야 한다.
7.6사정의 종합과 남은 사실
절차 위반을 둘러싼 사정들을 따로 떼어 보는 데서 나아가, 판결은 이 사정들이 서로 놓여 함께 판단되는 방식을 밝힌다. 앞 단위에서 연결의 고리를 가른 사정들을 살폈다면, 이제는 그 사정들이 한 자리에 모여 증거능력의 판단을 이끄는 모습을 읽어야 한다. 2008도11437 판결은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 거쳐야 할 사정의 범위를 제시한다.
먼저 1차적 증거 수집에 얽힌 사정들이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은 판단의 출발점을 이렇게 놓는다. "따라서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그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펴야 한다." 같은 판결은 이어서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 두 층위가 함께 놓여 판단을 이루며, 어느 한 사정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는다.
한편 이 판단이 원칙과 예외 사이에서 움직이는 자리임도 읽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위법수집증거의 배제)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한다. 2008도11437 판결은 그 문구를 기초로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고 밝힌다.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 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사정의 종합은 이 예외에 이르는지 가리는 작업에서 이루어진다.
그 예외에 이르는 구체적 정황으로 같은 판결이 든 사례들을 다시 마주한다. "예컨대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단지 수사기관의 실수일 뿐 피의자의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적이고 기술적인 증거확보의 방법으로 이용되지 않았고, 그 이후 이루어진 신문에서는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여 잘못이 시정되는 등 수사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었다는 사정, 최초 자백 이후 구금되었던 피고인이 석방되었다거나 변호인으로부터 충분한 조력을 받은 가운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음에도 다시 자발적으로 계속하여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하였다는 사정, 최초 자백 외에도 다른 독립된 제3자의 행위나 자료 등도 물적 증거나 증인의 증언 등 2차적 증거 수집의 기초가 되었다는 사정, 증인이 그의 독립적인 판단에 의해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소환을 받고 임의로 출석하여 증언하였다는 사정 등은 통상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만한 정황에 속한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11437 판결). 앞 단위에서 끼어든 사정으로 살폈던 고지, 조력, 시간의 흐름, 독립된 기초가 이 나열 안에 함께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합성 사례에서 살필 네 증거는 이 틀 위에 놓이지만, 그 자리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압수영장에 그 사무실 옆 창고가 기재되지 않은 경위와 수사관의 인식, 장부의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경의 자백 내용과 장부 기재 내용이 겹치는 범위, 신의 증언이 장부 외의 자료에서 비롯되었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미정인 사실이 채워지지 않은 채로 장부와 두 자백과 증언 각각의 증거능력과 채택 여부를 확정된 법적 평가로 적을 수는 없다. 따라서 남은 것은 이 사정들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은 채 놓여 있다는 사실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