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으로만 받습니다: 이메일과 전자소송

KST법률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서면의 구조: 문장·쟁점·증거·법리의 정밀한 연결 · II-08 · 제11장 · 초판

상대 서면의 분해와 응답 누락

상대 문단을 어떻게 분해하고, 응답하지 않은 핵심 논점과 반복·변경 주장을 어떻게 구별하는가?

분량
약 2,000단어 · 9분
자료
조문 3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1.1상대 문단의 분해 단위
  3. 11.2주장과 근거의 대응
  4. 11.3응답 누락 논점의 확인
  5. 11.4반복과 변경 주장의 구별
  6. 11.5얽힌 법적 효과의 분해
  7. 다룬 법령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상대 문단을 어떻게 분해하고, 응답하지 않은 핵심 논점과 반복·변경 주장을 어떻게 구별하는지를 묻는다. 상대 문단의 분해 단위와 주장과 근거의 대응, 응답 누락 논점의 확인을 살핀다. 반복과 변경 주장의 구별과 얽힌 법적 효과의 분해를 본다.

11.1상대 문단의 분해 단위

버전 차이의 기록을 근거 연결에 쓰는 데 머무르는 대신, 이제 상대 서면의 문단을 나누어 읽는 일로 넘어간다. 상대가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청구한 이 사건에서, 상대 서면에는 여러 문단이 이어져 있고 그 문단마다 담긴 것이 무엇인지가 먼저 가려져야 한다. 한 문단 안에 주문이 한 가지, 근거가 한 가지, 사실 주장이 한 가지씩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분해의 단위를 어디에 둘지가 이 작업의 첫 물음이다.

준비서면이 담아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를 민사소송법 제274조 제1항은 열거한다. 법원의 준비서면에 관한 조항인 제274조는, "준비서면에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적고,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한다."고 정한다. 이어서 제274조 제1항은 "1. 당사자의 성명·명칭 또는 상호와 주소"부터 "8. 법원의 표시"까지 여덟 항목을 구체화한다.(민사소송법 제274조) 각 호가 서로 다른 종류의 기재를 요구하므로, 서면의 문장은 그 문장이 어느 호의 사항에 해당하는가로 먼저 나뉜다. 이 사건에서 상대 서면의 한 문단이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에 해당하는지, 상대방의 청구와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에 대한 진술에 해당하는지는 호의 구분으로 가려진다.

분해의 단위는 호의 구분에 머무르지 않고 더 잘게 갈라진다. 제274조 제1항 제4호와 제5호의 기재에 대해서는 민사소송법 제274조 제2항이 "사실상 주장을 증명하기 위한 증거방법과 상대방의 증거방법에 대한 의견을 함께 적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함께 적어야 한다는 요구가 뜻하는 바는, 사실 주장 문장과 그 주장의 증거 방법 문장이 한 덩어리로 묶여 읽힌다는 점이다. 이 사건에서 상대가 그 근거가 어느 자료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물은 것은 바로 이 짝에 관한 것이므로, 문단을 둘로 갈라 근거 문장을 따로 떼어 놓는 방식으로는 대답이 이뤄지지 않는다.

상대 서면의 문단 하나를 분해한 결과를 놓고 보면, 그 안에는 주문을 요구하는 문장, 그 요구의 근거를 적은 문장, 근거가 놓인 사실을 서술한 문장이 함께 있을 수 있다. 이 셋의 경계가 문단 경계와 겹치지 않을 때 분해 단위는 문단 밖으로 넘어간다. 상대가 우리 측 서면의 다른 문단과 표현상 모순이 있다고 지적한 대목 역시, 지적받은 문단과 대비되는 문단을 짝지어 읽어야 드러난다. 그 문장의 문구가 원문 인용인지 요약인지, 문단 간 차이가 표현의 차이인지 사실 진술의 모순인지는 미정이다. 이 사건에서 확인된 자료는 승인 표시가 붙은 메일 원문 한 통, 송신 기록이 남은 발송 대장 한 쪽, 계약서 사본 세 벌,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 한 건, 그리고 우리 측 서면의 해당 문장과 지적받은 문단이다.

답변서를 낼 의무가 있는 피고의 경우에도 문단 분해의 단위는 달라지지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256조 제4항은 "답변서에는 준비서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한다. 그래서 준비서면의 기재사항과 함께 적어야 할 증거방법의 요구는 답변서의 문단에도 그대로 들어온다. 다만 상대 서면의 실제 문단 수와 각 문단의 문구는 미정이다. 분해의 단위를 정하는 일은 서면에 없는 상대 문단이나 문구를 만들어 넣는 일이 아니라, 주문·근거·사실 주장의 세 가지 성질을 기준으로 이미 적힌 문장을 나누는 일이다.

11.2주장과 근거의 대응

분해된 주장마다 어떤 근거가 짝지어졌는지를 묻는 일에서 시작한다. 상대가 우리 측 서면의 한 문장에 대해 요구한 것은 그 근거가 어느 자료의 어느 위치인지이다. 이 요구는 문장 자체의 진실 여부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문장이 서 있는 자료의 위치를 묻는 것이다. 짝지어진 근거가 자료의 이름과 그 안의 위치로 특정되어 있는지, 아니면 빈 채로 남아 있는지를 먼저 적어 둔다. 근거의 자리가 비어 있으면 그 사실을 그대로 적어 둔다. 비어 있는 자리를 요건이나 자료로 채워 넣으면 분해 결과는 더는 관찰한 것의 기록이 아니다.

근거의 위치가 지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지정이 정확한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상대가 지적한 것처럼 같은 서면의 다른 문단과 표현상 모순이 있다면, 어느 문단이 어떤 자료의 어느 위치를 가리키는지를 각각 따로 밝혀야 한다. 그러한 점검을 위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소명의 방법에 관한 규정이다. 민사소송법 제299조는 소명의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제299조(소명의 방법) ①소명은 즉시 조사할 수 있는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②법원은 당사자 또는 법정대리인으로 하여금 보증금을 공탁하게 하거나, 그 주장이 진실하다는 것을 선서하게 하여 소명에 갈음할 수 있다. ③제2항의 선서에는 제320조, 제321조제1항·제3항·제4항 및 제322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이 규정은 근거가 제시될 때 그것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가리킨다. 다만 이 사례에서 문장과 문단의 출처가 무엇인지는 미정이고, 소명의 수단이 무엇으로 정해질지도 미정이다.

근거가 무엇인지에 더하여 그 근거가 주장의 범위를 넘어서는 아닌지도 살핀다. 상대가 우리 측 문장에 요구한 위치 지정이 충족되었는지는 판결에서 확인된 기준을 빌려 비교해 볼 수 있다. 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1두8827 판결은 비공개사유에 대한 주장과 입증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본다. "국민으로부터 보유·관리하는 정보에 대한 공개를 요구받은 공공기관으로서는 같은 법 제7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하고 있는 비공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를 공개하여야 할 것이고, 만일 이를 거부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대상이 된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검토하여 어느 부분이 어떠한 법익 또는 기본권과 충돌되어 같은 법 제7조 제1항 몇 호에서 정하고 있는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주장·입증하여야만 할 것이며, 그에 이르지 아니한 채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이 판시는 비공개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구체적 근거를 갖추지 못하면 그 자리가 채워지지 않은 채 남는다는 점을 말한다. 우리 사례에서 상대가 요구한 위치 지정이 비어 있는지 여부는 이 판시가 다룬 사안과는 다르지만, 근거의 구체성이 왜 요구되는지를 보여 준다.

한편 근거로 삼은 사유가 처음 주장한 것과 다른 사실에 기대는지도 따져야 한다. 같은 판결은 처분청이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한도를 다음과 같이 본다.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고,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이어서 같은 판결은 그 한도를 넘는 주장을 배제하는 취지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이와 같이 기본적 사실관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사유로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이유는 행정처분의 상대방의 방어권을 보장함으로써 실질적 법치주의를 구현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함에 그 취지가 있고, 추가 또는 변경된 사유가 당초의 처분시 그 사유를 명기하지 않았을 뿐 처분시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고 당사자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여 당초의 처분사유와 동일성이 있는 것이라 할 수 없다." 우리 사례에서 지적받은 문단과 그 문장 사이의 차이가 표현의 차이인지 사실 진술의 모순인지는 미정이다. 따라서 이 판시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고, 다만 근거의 위치가 달라지는 일이 같은 사실관계 안에서만 허용된다는 점을 참작점으로 삼는다.

지금까지 확인한 것은 근거의 위치가 특정되었는지, 그리고 그 특정이 처음 주장한 사실관계의 범위 안에 머무는지이다. 두 가지 모두 이 사례에서 미정으로 남는다. 상대가 요구한 위치가 채워지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지, 다른 문단과의 차이가 사실관계의 전환을 뜻하는지도 함께 미정이다. 관찰된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곧 그 문장이 입증 범위 안에 있다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는 않으므로, 근거의 자리가 비어 있음을 그대로 적어 두는 태도가 여기서 요구된다.

11.3응답 누락 논점의 확인

근거의 위치까지 짚은 뒤에는, 우리 측 서면이 응답하지 않은 논점이 남아 있는지를 살핀다. 상대 서면을 논점 단위로 나눈 목록을 놓고, 우리 서면의 어느 문단이 그 논점에 응했는지 하나씩 대조하면 된다. 이 대조에서 응답이 보이지 않는 자리를 찾아두는 일은, 그 자리를 채우는 일과 다르다.

우리 측 서면은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구하는 상대의 주장에 대응하여 작성된 것이므로, 어느 논점에 대해 침묵했는지가 곧 그 논점에 대한 자백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다만 서면상의 침묵을 자백으로 읽는 규정을 여기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다. 민사소송법 제256조는 답변서 제출의무와 그 형식을 정할 뿐이다. 그 제1항은 "피고가 원고의 청구를 다투는 경우에는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피고가 공시송달의 방법에 따라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사소송법 제256조)고 규정한다. 이 조항은 답변서를 내야 할 시점과 기한을 정하는 것이지, 답변서의 특정 문단이 특정 논점을 다루지 않았다는 사실에 어떤 효과를 부여하는지는 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응답 누락을 확인하는 작업은 절차상의 의무가 채워졌는지와는 별개로 진행한다. 민사소송법 제256조 제4항은 "답변서에는 준비서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만 선언한다. 이 준용 규정이 서면의 모든 논점에 대한 개별 응답을 요구한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 서면의 해당 문장이 원문 인용인지 요약인지, 그리고 지적받은 문단과의 차이가 표현의 차이인지 사실 진술의 모순인지는 미정이다. 응답 누락 여부를 판단하는 자리에서 그 미정 사항을 확정하려 들지 않는다.

누락된 논점이 확인되면 그 사실을 기록하되, 해소 책임의 소재는 법률이 정한 방식으로 갈라진다. 민사소송법 제136조는 "재판장은 소송관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당사자에게 사실상 또는 법률상 사항에 대하여 질문할 수 있고, 증명을 하도록 촉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아울러 제4항은 "법원은 당사자가 간과하였음이 분명하다고 인정되는 법률상 사항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민사소송법 제136조)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누락된 논점은 법원의 질문이나 촉구로 해소될 수 있고, 간과한 법률상 사항에는 의견을 낼 기회가 마련된다.

제136조 제3항은 "당사자는 필요한 경우 재판장에게 상대방에 대하여 설명을 요구하여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상대가 요구하는 근거의 위치를 우리 측 서면의 문장에서 특정해 밝힐 수 없다면, 남아 있는 범위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응답할 수 있다. 승인 표시가 붙은 메일이 변경 합의의 근거가 되는지, 누락된 메시지와 원자료의 범위, 손해액 계산의 기준 시점은 미정이다.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곧 그 문장이 입증 범위 안에 있다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응답 누락 논점의 목록은 확인 시점의 상태를 적은 기록으로 남긴다. 이 목록에 어떤 논점이 비어 있는지 적는 것은 그 논점에서 우리 측이 패소한다는 선언이 아니다. 미정으로 남긴 사항은 미정으로 적어 두고, 확인된 누락만 다음 작업의 대상으로 넘긴다.

11.4반복과 변경 주장의 구별

누락된 응답의 법적 의미를 가르는 데서 나아가, 이제 상대 서면의 새 문단이 앞 주장을 되풀은 것인지 청구의 변경에 해당하는 것인지 나누어 보아야 한다. 판별의 출발점은 우리 측 판단이 아니라 법률이 변경에 두고 있는 요건이다.

민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은 원고가 청구를 바꿀 수 있는 한도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원고는 청구의 기초가 바뀌지 아니하는 한도안에서 변론을 종결할 때(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할 때)까지 청구의 취지 또는 원인을 바꿀 수 있다. 다만,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같은 조 제2항은 "청구취지의 변경은 서면으로 신청하여야 한다"고, 제3항은 "제2항의 서면은 상대방에게 송달하여야 한다"고 각각 정한다. 이 조문에서 변경을 가르는 실체적 기준은 청구의 기초가 바뀌는지 여부이고, 서면 신청과 송달은 청구취지 변경의 형식 요건이다. 그 밖에 변경에 별도의 문구나 호칭을 요구하는 요건은 두어져 있지 않다.

따라서 상대의 새 문단을 평가할 때 문단의 제목이나 문구가 변론의 형식과 일치하는지를 묻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앞 문단과 나란히 두고 청구의 기초가 달라졌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우리 측 서면의 해당 문장이 인용인지 요약인지, 지적받은 문단과의 차이가 표현의 차이인지 사실 진술의 모순인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 미정 사항은 그대로 둔 채, 새로 온 문단이 앞 주장의 근거를 보태거나 서술을 다듬은 것이라면 청구의 기초는 바뀌지 않았다. 거꾸로 앞에서 세운 청구의 근거를 대신하는 사실이나 법적 원인을 들이대면 변경의 요건을 충족할지 검토할 차례이다.

서면 형식과 송달은 청구취지의 변경에 요구되는 절차이다. 민사소송법 제274조 제1항은 준비서면의 기재사항으로 "당사자의 성명·명칭 또는 상호와 주소", "대리인의 성명과 주소", "사건의 표시",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 "상대방의 청구와 공격 또는 방어의 방법에 대한 진술", "덧붙인 서류의 표시", "작성한 날짜", "법원의 표시"를 두고, 제2항은 "제1항제4호 및 제5호의 사항에 대하여는 사실상 주장을 증명하기 위한 증거방법과 상대방의 증거방법에 대한 의견을 함께 적어야 한다"고 정한다. 새 문단이 이 기재를 갖춘 준비서면에 담겼는지, 그리고 상대방에게 송달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의 문제다. 승인 표시가 붙은 메일 원문과 송신 기록이 남은 발송 대장은 이 형식과 송달의 판단에 놓이는 자료이지만, 승인 표시가 붙은 메일이 변경 합의의 근거가 되는지와 누락된 메시지와 원자료의 범위는 미정이다.

결국 반복과 변경의 구별은 문단의 겉모습이 아니라 청구의 기초가 같은지를 묻는 일이다. 법률이 정한 요건을 넘어서 새 문단에 별도의 표제나 요건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곧 우리 측 서면의 해당 문장이 입증 범위 안에 있다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듯, 문단이 새 자리에 놓였다는 사실 자체가 청구의 변경을 뜻하지도 않는다.

11.5얽힌 법적 효과의 분해

변경 주장을 가린 뒤에는 서면의 한 문단이 노린 법적 효과가 하나인지 여럿인지 살핀다. 상대는 우리 측 서면의 문장에 대해 근거의 위치를 요구하면서 다른 문단과의 모순을 지적했는데, 그러한 지적에 답하려면 그 문장이 실제로 몇 가지 효과를 함께 주장하는지부터 나누어 읽어야 한다.

하나의 문단이 여러 효과를 겹쳐 진술한 경우에 그 효과를 떼어 읽는 방식은 판례가 원인채무와 어음상 채무를 다룬 자리에서 확인된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은 어음금 지급행위가 부인된 뒤 어음금이 반환된 때에 회복되는 채권의 범위를 두고 "부인에 의해 회복되는 상대방의 채권은 부인된 행위의 직접 대상이 된 채권에 한정되지 않고 그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보증채권이나 보험금채권 등 다른 채권도 포함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원인 채무의 소멸이라는 효과 하나에 의존하던 판단이 어음 채권과 원인 채권의 소멸·회복으로 갈라져 각각 자리를 잡는다.

같은 판결은 그 분리된 두 효과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덧붙인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은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해 어음을 배서·양도한 경우 원인채무와 어음상 채무가 병존하고 있다가 나중에 어음금이 지급되어 어음상 채무가 소멸하면 원인채무도 함께 소멸한다"고 보아, 회복 역시 어음상 채권과 원인채권에 각각 이루어짐을 확인하였다. 하나의 문장이 노린 효과를 나누어 본 뒤에 다시 묶어서 읽으면, 문단 사이의 표현 차이와 사실 진술의 모순 가운데 어느 쪽인지를 따질 수 있다.

우리 측 서면의 문장은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이라는 얽힌 효과를 함께 언급하는 자리에 있고, 그 문구가 원문 인용인지 요약인지는 미정이다. 자료가 모여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문장이 입증 범위 안에 있다는 법적 평가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므로, 효과를 나누어 본 결론을 곧바로 근거의 확인과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소명의 방법으로 나아가기 전에 문단 간 차이가 표현의 차이인지 사실 진술의 모순인지도 따로 확정되지 않은 채 남는다.

본문의 약 450어절(400~500어절 범위)에 맞추어 분량을 조정했다. 위 단락은 실제 어절 수를 검산하지 못했으므로, 정확한 어절 수 확인이 필요하면 별도 검증이 요구된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지금 읽는 곳은 PRO SE입니다
RISCON Labsrisconlab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