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직원이 낸 주문이 법인의 처벌로 이어지는 경로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모티브 장면을 놓고 제도의 존재와 제도의 작동이 어떻게 갈라지는지를 가르며, 행위자 처벌이 묻는 것과 법인 처벌이 묻는 것을 나눈다. 이어서 양벌규정이라는 별도 경로와 기록이 남기지 않은 것을 차례로 살핀다.
1.1직원의 행위와 법인의 책임
모티브 사례에서 경이 낸 주문이 드러나자 E증권의 처벌이 함께 거론되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한 가지 물음이 아니다. 경의 시세조종 주문이 개인의 위반행위를 이루는지, 그리고 회사가 그 때문에 함께 벌금형을 받아야 하는지는 나누어 따져야 할 경로의 문제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바로 그 나눔을 전제로 법인의 책임을 별도로 규정한다.
경이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행위를 하였다면 그를 처벌하는 문제와 법인에 벌금형을 과하는 문제는 동시에 열린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의 양벌규정은 그 두 경로를 한 조문 안에 담는다. 그 조문은 "법인(단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443조부터 제446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 즉 행위자에 대한 처벌과 법인에 대한 과벌이 함께 규정되어 있다.
다만 이 사례에서 경이 제443조부터 제446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였는지는 자료가 확정하지 않는다. 그의 주문이 시세조종에 해당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확정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경의 행위가 양벌규정의 전제를 충족하는지 여부를 열어 둔 채, 그 전제가 충족될 때 법인이 어떤 경로로 책임을 지는지만 살핀다.
E증권이 이미 갖춘 조치들은 이 나눔의 두 번째 쪽, 곧 회사의 방지 의무와 연결된다. 회사는 준법감시 매뉴얼을 비치하고 연 2회 교육을 실시해 이수 명단을 보관하였다.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은 같은 기간 열한 차례 경보를 냈다. 그러나 경보에 대해 조치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사실들이 모여도 곧 법인의 확정 손해나 경의 고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의 주문이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처리되었는지, 준법감시인이 경보를 보고받았는지, 회사가 경보 이후 어떤 내부 점검을 했는지는 미정이다. 이 미정의 사실들은 잠시 열려 두어야 한다. 앞서 인용한 단서의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가 무엇을 뜻하는지 판단하려면, 이 사실들이 먼저 확정되어야 한다. 미정인 사실을 앞세워 회사의 방지 의무 이행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
1.2행위자 처벌이 묻는 것
행위자와 법인의 물음이 둘로 갈라진 뒤, 이 문단은 경에게 그의 주문만을 묻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는 위반행위를 한 행위자를 먼저 다룬다. 그 조문이 위반행위의 처리 방식을 어떻게 정하는지 보자. "법인(단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443조부터 제446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 이 인용에서 행위자를 벌하는 문장과 법인에 벌금형을 과하는 문장은 나란히 놓여 있다.
그렇다면 행위자를 벌하는 데에는 무엇이 놓이는지를 따로 살핀다. 위 인용은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라는 대목에서 행위자 처벌의 자리를 앞에 둔다. 경이 시세조종 주문을 냈다는 사실은 그의 행위에 관한 것이고, 회사의 대응이 어땠는지는 그 행위 바깥의 일이다. 경이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주문을 처리했는지, 준법감시인이 경보를 보고받았는지, 회사가 경보 이후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주문을 처리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밝혀지지 않은 사정을 경의 행위 내용으로 끌어들이면 그의 책임 범위가 그만큼 앞당겨진다.
한편 행위자 처벌의 문구에는 단서가 달려 있다. 위 조문의 단서는 법인 또는 개인의 주의와 감독에 관한 것이고, 이는 행위자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와는 구별되는 쟁점이다. 경의 주문이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처리되었는지가 미정인 채로 남는 동안, 행위자에 대한 물음은 그가 어떤 주문을 냈는지에 머문다. 회사가 연 2회 교육을 실시해 이수 명단을 보관한 사실, 준법감시 매뉴얼을 비치한 사실은 회사 쪽의 준비에 관한 것이다. 이 사정들이 경의 행위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
결국 행위자를 처벌하는 경우에 물어야 하는 것은 그가 행한 위반행위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가 정한 바처럼 위반행위를 한 행위자를 벌하는 자리는 그 행위에 놓인다. 경의 고의나 회사의 확정 손해는 확인되지 않았고, 행위자 처벌의 문턱을 앞당기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행위자에 대한 물음이 이렇게 서는 동안 법인에 대한 물음은 별도의 자리를 요구한다.
1.3법인 처벌이 묻는 것
행위자가 어떤 책임을 지는지를 묻는 자리와 법인이 처벌받는 근거를 묻는 자리는 겹치지 않는다. 전자가 개인의 행위에 관한 문제였다면, 후자는 법인이라는 조직에 별도로 부과되는 책임의 근거를 묻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는 두 책임을 놓고 함께 다루되, 그 문언은 두 대상이 서로 다른 처벌의 근거 위에 놓임을 분명히 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는 법인의 대리인이나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443조부터 제446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한 경우에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라고 정한다. 이 문언은 법인의 처벌 근거를 행위자의 처벌과 나란히 두면서도 그 대상과 적용 조문을 구분한다. 경의 시세조종 주문이 그 업무에 관하여 이루어졌다면 법인 처벌의 전제에 관한 문언은 충족되지만, 그 문언 자체가 법인의 벌금형을 자동으로 정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조문은 법인의 면책 사유로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단서를 둔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 이 단서는 법인이 처벌되는 경우가 그 단서의 충족 여부라는 별도의 판단을 요구함을 보여준다. E증권이 준법감시 매뉴얼을 비치하고 연 2회 교육을 실시해 이수 명단을 보관한 사실과, 같은 기간 열한 차례 경보를 냈으나 그 조치 기록이 발견되지 않은 사실이 함께 놓여 있으나, 이들 사실이 단서의 충족 여부를 바로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경의 주문이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처리되었는지, 준법감시인이 경보를 보고받았는지, 회사가 경보 이후 어떤 내부 점검을 했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의 단서는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요구할 뿐이므로, 그 구체적 판단에 필요한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지금 단서의 충족 여부를 결론지을 수 없다. 같은 이유로 법인의 확정 손해나 경의 고의를 법인 처벌의 요건처럼 끌어들일 자리도 이 조문에서 찾을 수 없다.
법인이 처벌되는 경우가 행위자의 처벌과 다른 근거를 요구한다는 구분은 이 사례에서 그대로 적용된다. 경 개인에 대한 판단과 E증권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요건 위에서 서야 하며, 한쪽의 결론이 다른쪽을 대신하지 않는다. E증권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는지는 단서의 요건에 따라 판단할 문제로 남는다.
1.4양벌규정이라는 별도 경로
법인 처벌에 필요한 근거를 따로 둔 뒤에, 자본시장법은 그 근거를 양벌규정에서 찾는다. 경의 시세조종 주문이 위반행위로 밝혀진다면, 회사에 대한 처벌은 경의 행위를 그대로 회사의 행위로 돌리는 방식이 아니라 별도의 경로를 거친다. 그 경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 양벌규정이 이렇게 말한다. "법인(단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443조부터 제446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 이 문장은 처벌의 주체를 둘로 나눈다. 하나는 위반행위를 한 행위자이고, 다른 하나는 그 행위자가 속한 법인 또는 개인이다. 행위자가 먼저 벌을 받는 것과 별개로,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이 과해진다. 이에 따르면 경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벌금형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되면, 경 자신이 처벌되는 것과 별개로 회사에도 같은 조문의 벌금형이 과해진다.
다만 그 경로는 무한정 열려 있지 않다. 같은 조인 자본시장법 제448조는 단서에서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고 둔다. 회사가 위반행위를 막기 위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벌금형이 과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단서가 회사의 방어가 열리는 지점이며, 여기서의 주의와 감독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별도로 살필 문제이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이지, 직원의 고의나 회사의 확정 손해가 아니다. 다시 말해 이 경로는 경의 속셈이나 회사가 입은 손해를 회사 처벌의 요건으로 끌어들이지 않는다. 조문의 문언은 행위자의 범죄를 법인의 범죄로 바꿔 적지 않는다. 대신 행위자와 법인을 나란히 처벌하는 구조를 택한다. 그 구조에서 법인의 처벌은 행위자의 행위를 근거로 삼되, 단서에 따라 달라진다. 경의 주문이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처리되었고 준법감시인이 경보를 보고받았는지, 회사가 경보 이후 어떤 내부 점검을 했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 사실들이 모여도 곧 법인의 확정 손해나 경의 고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서 나눈 두 물음 가운데 법인 처벌이 묻는 물음은 양벌규정의 문구 안에서 자리를 잡고, 그 문구를 읽는 방식과 판단 요소는 다음 장에서 다루기로 한다.
1.5제도의 존재와 작동
양벌규정의 단서가 요구하는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E증권이 실제로 어떻게 갖추고 있었는지 따져보려면, 제도가 선언된 것과 그 제도가 움직인 것을 나누어 살펴야 한다. 회사는 준법감시 매뉴얼을 비치하고 연 2회 교육을 실시해 이수 명단을 보관하였다. 이 사실만으로는 교육의 내용이나 이수자의 범위가 밝혀지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매뉴얼과 교육이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에 한정해 둔다.
자본시장법 제448조는 법인의 책임을 묻는 조건의 하나로 위반행위 방지를 위한 주의와 감독을 요구한다. 그 문언은 다음과 같다. "법인(단체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443조부터 제446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 이 단서는 제도의 마련 여부와 그 제도의 작동 여부가 함께 심사되는 지점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단서의 문언만을 확인하였고, 판단 요소의 구체화는 다음의 검토로 남긴다.
매뉴얼 비치와 교육 실시의 사실은 경의 시세조종 주문이 있었던 기간과 겹친다. 그러나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이 같은 기간 열한 차례 경보를 냈음에도 조치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제도가 경보를 내기까지 작동한 것과 경보 이후가 멈춘 것 사이의 간극이 모티브 사례의 중심에 놓인다. 이 간극이 주의와 감독의 게을리에 해당하는지는 이 사실만으로 단정되지 않는다.
경의 주문이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처리되었는지, 준법감시인이 경보를 보고받았는지, 회사가 경보 이후 어떤 내부 점검을 했는지는 미정이다. 미정인 사실을 준법감시 매뉴얼의 내용이나 경보 이후 점검의 부재로 메워 판단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경보 무조치의 기록이 없다는 사실과 경보에 대한 점검이 아예 없었다는 사실은 서로 다른 문제이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확정되는 것은, 제도가 존재했고 경보가 울렸으며 그 이후의 움직임이 기록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범위에 그친다. 이 사실들이 모여도 곧 법인의 확정 손해나 경의 고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1.6기록이 남기지 않은 것
제도가 비치되고 이수가 확인되었다는 결론에서, 그다음으로 남는 것은 기록이 채우지 못한 자리다. 회사는 준법감시 매뉴얼을 비치하고 연 2회 교육을 실시해 이수 명단을 보관했다. 그런데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이 같은 기간 열한 차례 경보를 냈음에도 조치한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기록의 유무가 무엇을 보이고 무엇을 비워 두는지 가를 필요가 있다.
이수 명단은 교육이 실시되었고 누가 이수했는지를 적는다. 그 명단은 교육의 존재를 증명한다. 그러나 이수 명단은 경보가 울린 뒤에 누가 무엇을 했는지를 말하지 않는다. 두 기록은 다루는 시점이 다르고, 남기는 사실도 다르다. 매뉴얼의 비치 사실 역시 같은 성질을 가진다. 매뉴얼이 무엇을 어떻게 규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비치 사실만으로 그 내용을 짐작할 수는 없다.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형식적 장치의 구비이지, 그 장치가 사례에서 어떻게 움직였는지가 아니다.
조치 기록의 부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사실이다. 그러나 부재가 곧 무조치의 확정은 아니다. 경보에 대해 조치한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실제로 아무 조치가 없었다는 사실은 서로 다른 문장이다. 전자가 확인된 것이고 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록이 남지 않은 까닭 역시 밝혀지지 않았다. 조치가 없었기 때문인지, 조치가 있었으나 남기지 않았기 때문인지, 기록이 다른 자리에 있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세 경우 중 어느 쪽인지에 따라 사실관계의 모습은 달라진다.
경의 주문이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처리되었는지, 준법감시인이 경보를 보고받았는지, 회사가 경보 이후 어떤 내부 점검을 했는지는 미정이다. 이 셋은 기록이 비워 둔 자리에 해당한다. 미정인 사실을 확인된 사실의 빈칸으로 메우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판단의 근거 자리에 들어앉게 된다. 경의 시세조종 주문이 확인되었다는 사실 역시 같은 주의를 요한다. 주문의 존재가 어떤 내부 통제를 거쳐 처리되었는지를 스스로 밝히지는 않는다. 이 사실들이 모여도 곧 법인의 확정 손해나 경의 고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는 법인의 책임을 다루는 조문에서, 그 책임이 벌하는 외에 과하는 형벌의 구조 안에 놓인다. 같은 조 단서는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48조). 이 단서는 방지 노력이 남긴 흔적을 문제 삼는 자리를 둔다. 다만 여기서는 그 자리가 어디에 놓이는지만을 확인하고,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의 판단은 다음 물음에 맡긴다.
이수 명단과 조치 기록의 부재는 그 자리와 맞닿는다. 이수 명단이 보여 주는 제도의 존재는 남는다. 조치 기록이 비워 둔 작동의 흔적은 남지 않는다. 이 둘을 합쳐 경의 고의나 법인 책임을 확정하는 것은, 확인된 사실과 미정인 사실을 한 자리에 섞는 일이다. 기록이 남기지 않은 것은 기록이 남기지 않은 채로 남는다. 그 빈자리를 무엇으로 읽을지는, 지금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