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면책 사유 없는 양벌규정이 왜 책임주의에 비추어 문제로 되었는지를 묻는다. 헌법재판소 2005헌가10 결정요지가 책임주의를 기준으로 양벌규정을 판단한 방식을 읽고, 심사 대상이 된 양벌규정과 종업원 행위에 묶인 법인, 면책 사유 결여의 문제를 차례로 놓는다. 요지가 쓴 판단 방식을 거쳐 결정이 남긴 경계에서 범위를 맺는다.
4.1심사 대상이 된 양벌규정
경의 행위가 두 조문 가운데 어디에 놓이든, 종업원의 위반을 이유로 영업주를 함께 벌하는 규정을 이 사건에서는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이 물음에 답하기 전에,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이 실제로 심사한 양벌규정이 무엇인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심사 대상의 범위를 특정하는 일은, 이 결정의 결론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가르는 출발점이 된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은 심사 대상을 먼저 명시하고 있다. 그 결정이 다룬 첫 번째 쟁점은 "종업원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양벌조항으로서 개인인 영업주에게도 동일하게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의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6조 중 제5조에 의한 처벌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형사법상 책임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적극)"라는 것이다(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 이 인용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소재와 성격을 함께 밝힌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6조 중 제5조에 의한 처벌 부분이고, 그 내용은 종업원의 위반행위에 대해 개인인 영업주에게 동일한 법정형을 부과하는 양벌조항이다. 법정형은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적혀 있다.
같은 결정은 심사 대상에 관한 논의를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으로 선언되는 과정까지 확장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이 함께 밝힌 두 번째 사안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해 위헌선언을 하면서 위헌주문에 대한 이유에 있어 재판관들의 의견이 상이한 사례"라는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문제 되는 방식에는 두 가지 층위가 있음을 이 인용은 보여준다. 하나는 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가 형사법상 책임원칙에 맞서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그 위헌 선언이 어떤 이유로 뒷받침되는지이다. 위헌이라는 견해가 위헌심판의 정족수를 넘으면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헌으로 선언되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다루는 사안의 범위는 그 조항을 설명하는 재판관들의 의견에서 확인된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 중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해 "종업원의 업무 관련 무면허의료행위가 있으면 이에 대해 영업주가 비난받을 만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영업주도 처벌하도록 규정"한다고 밝힌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언이 바라보는 행위는 종업원의 업무 관련 무면허의료행위이고, 그 행위가 있으면 영업주가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와 무관하게 처벌이 따라온다. 이 인용이 밝힌 것은 그러한 구성이다. 여기에 요지에 없는 조문 번호나 다른 적용 법령을 더하는 것은 이 결정의 심사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 된다.
다섯째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언상 범위와 해석의 문제가 분명하게 갈리는 점도 지적되어야 한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 중 앞서 든 재판관들의 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언상 의미와 달리 "종업원의 범죄행위에 대해 영업주의 선임감독상의 과실(기타 영업주의 귀책사유)이 인정되는 경우"라는 요건을 추가하여 해석하는 것은 "문리해석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으므로" 전한다. 선임감독상의 과실이라는 요건을 끼워 넣는 읽기가 문언에 머무르지 못한다는 점이 이 인용에서 분명해진다. 이런 전제에서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 중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의견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법정형에 나아가 판단할 것 없이, 형사법의 기본원리인 ‘책임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이끈다. 책임의 유무를 묻지 않는다는 점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제로 지목된 지점이다.
마지막으로, 앞서 확인한 심사 대상과 합성 사례의 거리를 남겨두어야 한다. 합성 사례에서 경의 행위는 고객 계좌를 이용한 시세조종 주문이고, 그 행위에 대한 회사의 책임이 문제 된다. 그러나 위 결정이 심사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언상 종업원의 업무 관련 무면허의료행위를 다룬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경의 행위와 회사에 대한 책임의 근거로 그대로 놓일 수 있는지, 위 결정에 적힌 문장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미정인 내부 절차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미정으로 남는다.
4.2책임주의가 제시한 기준
심사 대상이 된 양벌규정의 대상을 확인한 데서 나아가, 이제 그 규정을 뒤흔든 기준이 무엇인지가 문제 된다. 이 기준은 다수 의견이 두 갈래로 제시한 책임주의이며, 각 갈래가 지적하는 결함은 서로 성격이 다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언은 종업원의 업무 관련 무면허의료행위가 있으면 영업주의 귀책 여부를 따지지 않고 처벌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이에 대해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의견은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종업원의 업무 관련 무면허의료행위가 있으면 이에 대해 영업주가 비난받을 만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영업주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문언상 명백한 의미와 달리 “종업원의 범죄행위에 대해 영업주의 선임감독상의 과실(기타 영업주의 귀책사유)이 인정되는 경우”라는 요건을 추가하여 해석하는 것은 문리해석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으므로, 결국 위 법률조항은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법정형에 나아가 판단할 것 없이, 형사법의 기본원리인 ‘책임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책임주의에 반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 이 의견은 원문에 없는 과실 요건을 보태어 읽는 것 자체가 문리해석을 벗어나며, 그렇게 읽지 않는 한 제3자의 범죄를 그대로 책임 없는 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생긴다고 본다. 이 점은 경이 낸 시세조종 주문에 대해 E증권이 어떠한 귀책 사유를 갖는지 묻지 않고 법인을 벌하는 규정을 상정할 때에도 그대로 사려되어야 할 기준이다.
한편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송두환의 의견은 다른 길로 같은 결론에 닿는다. 이들은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에서 "일정한 범죄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법률조항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범죄에 대한 귀책사유를 의미하는 책임이 인정되어야 하고, 그 법정형 또한 책임의 정도에 비례하도록 규정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언상 종업원의 범죄에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는 영업주에 대해서도 그 처벌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사 위 법률조항을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 있는 영업주만을 처벌하는 규정으로 보더라도, 과실밖에 없는 영업주를 고의의 본범(종업원)과 동일하게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이라는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그 책임의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운 법정형을 규정하는 것이므로, 두 가지 점을 모두 고려하면 형벌에 관한 책임원칙에 반한다"고 밝힌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 책임주의는 여기서 귀책사유의 존부와 법정형의 비례라는 두 가지 요구로 펼쳐진다. 이 사건에서 경의 개인적 책임과 회사의 귀책이 각각 어디까지 확인되는지, 나아가 회사에 부과될 제재가 그 책임의 정도에 걸맞은지는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이 두 견해는 결함을 보는 지점이 달라도, 범죄에 대한 귀책사유 없이 형벌을 가하는 것이 두갈래 모두에 있어 책임주의에 어긋난다는 데에서 모인다. 그 결과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이라는 데 여덟 명이 모여 위헌 심판의 정족수를 넘자, 재판소는 위헌 선언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 즉, 어느 한쪽 견해의 논거에만 기대지 않아도 이 규정의 결함은 책임주의라는 기준에 비추어 확인된다.
한편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은 같은 조문을 다르게 읽는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언상 자신의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의 ‘위반행위’가 있는 영업주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일관된 대법원 판례와 같이 ‘영업주의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문언해석의 범위 내에서 허용되는 합헌적 법률해석이라 할 것이고, 이를 전제로 할 때에 위 법률조항은 책임주의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며, 국민건강이라는 보호법익의 중대성과 영업주라는 지위에 대한 비난가능성 등에 비추어 보면, 영업주의 선임감독상 과실의 죄책은 직접 행위자와 동등하게 평가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영업주에게도 종업원과 동일한 법정형을 규정하였다고 하여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나 책임과 형벌의 비례성원칙에 위반된다고도 볼 수 없다"는 취지이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 선임감독상 과실을 읽어 넣을 수 있다는 이 견해와 그 보충이 문리해석을 넘는다는 다수 견해가 갈리는 지점에, 양벌규정이 어떻게 읽히는가에 따라 책임주의에 부합하는지가 달라진다.
결국 이 결정이 제시하는 기준은, 법인이나 영업주를 처벌하려면 그에게 범죄에 대한 귀책사유가 있어야 하고, 부과되는 형벌은 그 책임의 정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E증권에 이 기준을 적용하려면 경의 시세조종과 회사의 귀책 사유가 어느 선에서 확인되는지, 그리고 회사에 대한 제재가 그에 걸맞은지가 각각 밝혀져야 하는데, 경보 미조치 기록만으로는 그 결론이 아직 열려 있다.
4.3종업원 행위에 묶인 법인
책임 없는 자에게 형벌을 가할 수 없다는 기준을 세운 뒤에는, 그러한 기준이 양벌규정의 구조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필 차례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법인이 종업원의 행위에 묶여 처벌되는 방식이다. 법인 자신이 직접 행위자로 나타나지 않아도, 종업원의 위반행위 하나만으로 처벌의 문이 열리는 구조가 문제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에서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의 의견은 이 구조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종업원의 업무 관련 무면허의료행위가 있으면 이에 대해 영업주가 비난받을 만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영업주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 법인에 대응하는 영업주가 비난받을 만한 일을 했는지를 묻지 않고 종업원의 행위만으로 처벌이 성립하는 구조가 여기에 담겨 있다.
나아가 그 결정은 문언에 조건을 덧붙이는 해석이 허용되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의 같은 의견은 조건 추가 해석을 배제한 까닭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그 문언상 명백한 의미와 달리 "종업원의 범죄행위에 대해 영업주의 선임감독상의 과실(기타 영업주의 귀책사유)이 인정되는 경우"라는 요건을 추가하여 해석하는 것은 문리해석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으므로, 결국 위 법률조항은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법정형에 나아가 판단할 것 없이, 형사법의 기본원리인 '책임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책임주의에 반한다"(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 이에 따르면 양벌규정의 문언에 선임감독상의 과실 같은 귀책사유 요건이 보이지 않는 한, 법원이 그 요건을 새로 만들어 넣어 법인의 처벌을 제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른 재판관들도 같은 구조를 다른 각도에서 확인한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에서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송두환의 의견은 처벌 가능성과 법정형의 두 가지 점을 함께 지적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언상 종업원의 범죄에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는 영업주에 대해서도 그 처벌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사 위 법률조항을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 있는 영업주만을 처벌하는 규정으로 보더라도, 과실밖에 없는 영업주를 고의의 본범(종업원)과 동일하게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이라는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그 책임의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운 법정형을 규정하는 것이므로, 두 가지 점을 모두 고려하면 형벌에 관한 책임원칙에 반한다"(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 법인의 책임 근거가 종업원의 행위에 매여 있는 한, 귀책사유가 없어도 처벌의 문이 열리고, 귀책사유가 인정되어도 그 죄책이 종업원과 같은 무게로 평가된다는 문제가 뒤따른다.
다만 이 구조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있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에서 재판관 이동흡의 반대의견은 합헌적 법률해석의 가능성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언상 자신의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의 '위반행위'가 있는 영업주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일관된 대법원 판례와 같이 '영업주의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문언해석의 범위 내에서 허용되는 합헌적 법률해석이라 할 것이고"(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 문언의 테두리 안에서 선임감독상의 과실을 요건으로 보아도 무방하다는 견해이며, 그렇게 읽으면 책임주의와 충돌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E증권에서 경이 시세조종 주문을 낸 사건을 이 구조에 견주어 보면, 법인인 E증권의 처벌 여부는 경의 행위를 어떤 경로로 돌릴 것인지에 묶여 있다. 회사가 준법감시 매뉴얼을 비치하고 교육을 실시해 이수 명단을 보관한 사실만으로는, 경의 주문이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처리되었는지가 확인되어야 비로소 법인의 귀책사유 유무를 따질 수 있다. 경보가 열한 차례 있었으나 조치 기록이 없다는 사정 역시, 준법감시인이 경보를 보고받았는지, 회사가 경보 이후 어떤 내부 점검을 했는지가 미정인 한 어떤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법인의 처벌이 종업원의 행위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그 행위가 법인의 어떤 절차와 보고 관계를 거쳐 법인의 귀책사유로 연결되는지는 아직 열려 있다.
4.4면책 사유 결여의 문제
면책 사유 없는 양벌규정이 종업원의 행위에 법인의 처벌을 묶는 구조를 확인한 데서 나아가, 이제 그 구조가 책임주의와 충돌한 지점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 충돌은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에서 다루어졌다. 그 결정은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6조 중 제5조에 의한 처벌 부분, 즉 종업원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영업주까지 처벌하는 양벌조항이 형사법상 책임원칙에 반하는지 여부를 쟁점으로 삼았다. 여기서는 그 결정이 면책 사유를 두지 않은 조항을 어떻게 보았는지만 확인한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에서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목영준은 면책 사유가 없는 조항을 문언 그대로 읽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종업원의 업무 관련 무면허의료행위가 있으면 이에 대해 영업주가 비난받을 만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영업주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문언상 명백한 의미와 달리 “종업원의 범죄행위에 대해 영업주의 선임감독상의 과실(기타 영업주의 귀책사유)이 인정되는 경우”라는 요건을 추가하여 해석하는 것은 문리해석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으므로, 결국 위 법률조항은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법정형에 나아가 판단할 것 없이, 형사법의 기본원리인 ‘책임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시는 면책 사유를 규정에 두지 않은 경우, 법원이 과실 요건을 꿰어 넣어 보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본다. 다시 말해 책임주의에 부합하게 만드는 요건을 조문 밖에서 찾아낼 수 없다는 것이 이 사례의 쟁점이다.
같은 결정에서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조대현,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송두환은 귀책사유와 법정형의 비례를 함께 놓고 보았는데, "일정한 범죄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법률조항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범죄에 대한 귀책사유를 의미하는 책임이 인정되어야 하고, 그 법정형 또한 책임의 정도에 비례하도록 규정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언상 종업원의 범죄에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는 영업주에 대해서도 그 처벌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사 위 법률조항을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 있는 영업주만을 처벌하는 규정으로 보더라도, 과실밖에 없는 영업주를 고의의 본범(종업원)과 동일하게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이라는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그 책임의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운 법정형을 규정하는 것이므로, 두 가지 점을 모두 고려하면 형벌에 관한 책임원칙에 반한다."고 판시하였다. 앞 의견이 문언 해석의 한계를 문제 삼았다면, 이 의견은 문언을 좁게 읽더라도 법정형이 책임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별도로 지적한 것이다. 두 의견은 길이 다르지만, 면책 사유 없는 양벌조항이 책임주의에 어긋난다는 결론에서는 만난다.
한편 재판관 이동흡은 반대의견에서 문언을 책임주의에 맞게 읽을 여지가 남는다고 보았다. 그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언상 자신의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의 ‘위반행위’가 있는 영업주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일관된 대법원 판례와 같이 ‘영업주의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문언해석의 범위 내에서 허용되는 합헌적 법률해석이라 할 것이고, 이를 전제로 할 때에 위 법률조항은 책임주의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며, 국민건강이라는 보호법익의 중대성과 영업주라는 지위에 대한 비난가능성 등에 비추어 보면, 영업주의 선임감독상 과실의 죄책은 직접 행위자와 동등하게 평가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영업주에게도 종업원과 동일한 법정형을 규정하였다고 하여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나 책임과 형벌의 비례성원칙에 위반된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이 의견은 다수의견과 달리 문언해석으로 과실 요건을 읽어낼 수 있다는 전제에 선다. 그 전제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이 사례의 사실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이 사례에 놓아 보면, 면책 사유를 규정하지 않은 점은 곧 그 규정이 책임주의에 부합하는지를 가르는 문제로 이어진다. 회사가 준법감시 매뉴얼을 비치하고 교육을 실시한 사실만으로 경의 주문 처리 경로나 보고 관계가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경보 미조치의 의미 역시 미정이다. 이 사례에서 법인의 확정 손해나 경의 고의는 확인되지 않은 채로 남는다. 따라서 이 사례의 결론을 지금 적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확실한 것은, 면책 사유를 두지 않은 양벌규정이 법원의 해석으로 책임주의에 맞출 수 있는지 물은 것이 이 사례의 쟁점이며, 그에 대한 답은 문언해석의 한계와 법정형의 비례에서 각각 나뉘어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4.5요지가 쓴 판단 방식
면책 사유가 결여된 점에서 책임주의와 어긋난다는 지적에 이어, 헌법재판소가 그 충돌을 어떤 기준으로 판정했는지가 문제이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은 양벌조항의 위헌 여부를 책임주의에 비추어 다루었는데, 먼저 이 결정의 판시사항은 그 쟁점을 “1. 종업원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양벌조항으로서 개인인 영업주에게도 동일하게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의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6조 중 제5조에 의한 처벌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형사법상 책임원칙에 반하는지 여부(적극)”(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로 적었다. 이에 따라 살펴볼 것은 양벌조항이 다른 사람의 행위를 근거로 개인을 처벌할 수 있게 한 점이 형사법의 책임원칙을 넘어서는지이다.
네 재판관은 그 판단을 문언에서 시작한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에 따르면 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종업원의 업무 관련 무면허의료행위가 있으면 이에 대해 영업주가 비난받을 만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영업주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문언상 명백한 의미와 달리 “종업원의 범죄행위에 대해 영업주의 선임감독상의 과실(기타 영업주의 귀책사유)이 인정되는 경우”라는 요건을 추가하여 해석하는 것은 문리해석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으므로, 결국 위 법률조항은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법정형에 나아가 판단할 것 없이, 형사법의 기본원리인 ‘책임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하였다. 요건을 새로 보태는 해석은 문언을 벗어난다. 문언의 뜻을 그대로 두는 한 책임 유무를 묻지 않는 처벌이 된다.
나머지 네 재판관도 같은 출발점을 취한다. 다만 책임과 형벌을 함께 놓고 본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에 따르면 그들은 “일정한 범죄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법률조항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범죄에 대한 귀책사유를 의미하는 책임이 인정되어야 하고, 그 법정형 또한 책임의 정도에 비례하도록 규정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언상 종업원의 범죄에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는 영업주에 대해서도 그 처벌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사 위 법률조항을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 있는 영업주만을 처벌하는 규정으로 보더라도, 과실밖에 없는 영업주를 고의의 본범(종업원)과 동일하게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이라는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그 책임의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운 법정형을 규정하는 것이므로, 두 가지 점을 모두 고려하면 형벌에 관한 책임원칙에 반한다.”고 하였다. 이 판단은 설령 선임감독상의 과실만을 묻는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법정형이 책임에 비하여 무거운 점을 함께 본다.
이 사례와 관련하여 놓아둘 것은 법정형의 비례이다. 경의 주문 내력과 그 처리 절차가 확인되지 않는 현 시점에서 회사에 적용할 법정형의 무게를 따지는 일은 이 자리의 일이 아니다. 두 무리의 의견이 모두 문언에 근거하여 귀책사유를 요구한 데서 출발하는 점만이 여기서 확인된다.
반대의견은 다른 해석을 제시한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에 따르면 재판관 이동흡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언상 자신의 ‘업무’에 관하여 종업원의 ‘위반행위’가 있는 영업주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일관된 대법원 판례와 같이 ‘영업주의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문언해석의 범위 내에서 허용되는 합헌적 법률해석이라 할 것이고, 이를 전제로 할 때에 위 법률조항은 책임주의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며, 국민건강이라는 보호법익의 중대성과 영업주라는 지위에 대한 비난가능성 등에 비추어 보면, 영업주의 선임감독상 과실의 죄책은 직접 행위자와 동등하게 평가될 수도 있는 것이므로, 영업주에게도 종업원과 동일한 법정형을 규정하였다고 하여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나 책임과 형벌의 비례성원칙에 위반된다고도 볼 수 없다.”고 하였다. 문언이 과실의 존재를 전제로 읽힌다는 점에서 책임 유무를 무시하는 조항으로 보지 않는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의 판시사항은 “2.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해 위헌선언을 하면서 위헌주문에 대한 이유에 있어 재판관들의 의견이 상이한 사례”(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로 정리되어 있다. 같은 결론에 이르면서도 그 이유를 문리해석에서 찾느냐, 책임과 형벌의 비례에서 찾느냐가 갈렸다는 뜻이다. 경의 행위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논하기에 앞서, 양벌조항을 책임주의에 비추어 읽는 이 두 경로가 성립한다는 점만이 여기에서 확인된다.
4.6결정이 남긴 경계
책임주의를 양벌규정의 심사 기준으로 삼은 뒤 남는 물음은 이 결정이 법인과 개인의 면책을 어디까지 밀어 올렸는가이다. 헌법재판소 2007. 11. 29. 2005헌가10 결정은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6조 중 제5조에 의한 처벌 부분을 두고 다수 의견이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그 책임 유무를 묻지 않고 형벌을 부과함으로써, 법정형에 나아가 판단할 것 없이, 형사법의 기본원리인 ‘책임없는 자에게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는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보았다. 같은 사안을 두고 모인 의견은 영업주에게 비난받을 만한 행위가 있었는지를 묻지 않고 처벌하는 구조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이 결정이 세운 경계는 곧바로 법인의 면책 기준이 되지 않는다. 결정은 문리해석의 범위를 넘어서 요건을 더해 읽는 방식을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는데, 그 이유는 "종업원의 범죄행위에 대해 영업주의 선임감독상의 과실(기타 영업주의 귀책사유)이 인정되는 경우"라는 요건을 추가하여 해석하는 것이 "문리해석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 구절은 조항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가르친다. 회사가 어떤 감독을 하였는지를 따져 책임을 가리는 심사는 별개로 남는다.
같은 결정의 다른 의견도 경계를 넓히지 않는다. 다른 의견은 "일정한 범죄에 대해 형벌을 부과하는 법률조항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범죄에 대한 귀책사유를 의미하는 책임이 인정되어야 하고, 그 법정형 또한 책임의 정도에 비례하도록 규정되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이 사안에서 두 점을 함께 고려하면 책임원칙에 반한다고 보았다. 한편 반대 의견은 "‘영업주의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문언해석의 범위 내에서 허용되는 합헌적 법률해석이라 할 것이고"라는 전제를 놓지 않았다. 세 의견 모두 선임과 감독의 과실이 처벌의 축이 된다는 점에서는 갈라서지 않았다.
이 경계를 E증권의 사정에 그대로 맞출 수는 없다. 경이 2024년 3월부터 6월 사이 고객 계좌 여러 개로 시세조종 주문을 낸 사실과, 회사가 준법감시 매뉴얼을 비치하고 연 2회 교육을 실시해 이수 명단을 보관한 사실, 그리고 같은 기간 시스템이 열한 차례 경보를 냈으나 조치 기록이 발견되지 않은 사실이 함께 놓여 있다. 그러나 경의 주문이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처리되었는지, 준법감시인이 경보를 보고받았는지, 회사가 경보 이후 어떤 내부 점검을 했는지는 미정이다. 경보 조치 기록의 부재나 내부통제의 모습을 2005헌가10 결정의 판시에 대입하여 읽어 넣을 수는 없다.
결정이 세운 것은 조항을 책임 없이 적용할 수 없다는 선이다. 이 선이 법인의 주의와 감독을 어떻게 살필지, 그리고 남은 미정 사실이 그 판단에 어떤 무게를 놓을지는 아직 판단하지 않았다. 이 선만으로 E증권이 확정 손해를 입었거나 경이 고의로 주문을 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