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준법감시인의 임면과 직무가 내부통제를 어떻게 움직이게 하는지를 묻는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가 그리는 준법감시인을 읽어 임면 절차, 그 임면이 만드는 지위, 직무 범위와 그 직무를 떠받치는 지위를 차례로 살핀다. E증권에서 점검을 맡는 자리가 어느 쪽인지를 사례에 놓아 본다.
8.1제25조가 그리는 준법감시인
준법감시 매뉴얼과 교육이수 기록, 그리고 열한 차례의 경보만으로 법인의 책임을 확정할 수 없다는 결론은 준법감시인이라는 자리를 둔 규정이 따로 정하는 바를 확인하는 작업으로 이어진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는 이 자리를 어떤 직무와 절차로 묶고 있는지를 한 조문 안에 모아 놓았다. 먼저 조문 전체의 골격을 읽고, 그중 임면·직무·지위의 구분을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직무의 총괄에 관한 대목부터 보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은 준법감시인을 "내부통제기준의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내부통제기준을 위반하는 경우 이를 조사하는 등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하 “준법감시인”이라 한다)을 1명 이상 두어야 하며" 규정한다. 이 문언은 점검과 조사의 직무를 적시하면서도 그 절차와 방법의 구체적 내용은 규정하지 않고 있다. 경의 시세조종 주문에 관한 점검이 어떠한 형태로 이루어져야 하는지는 이 항의 문언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같은 조항은 보고의 길도 함께 열어 둔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은 "준법감시인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조사결과를 감사위원회 또는 감사에게 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보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한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사결과를 언제 누구에게 보고할지는 준법감시인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 경보 조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사정이 곧 이 판단의 결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임면의 부분을 살피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2항은 "금융회사는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 중에서 준법감시인을 선임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다만 같은 항 단서는 "자산규모, 영위하는 금융업무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회사 또는 외국금융회사의 국내지점은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가 아닌 직원 중에서 준법감시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하여 예외를 둔다(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회사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확인된 사실만으로 정해지지 않으며, 이는 미정으로 남는다.
선임의 절차와 보장에 관한 대목은 조문 후단에 이어진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3항은 "금융회사(외국금융회사의 국내지점은 제외한다)가 준법감시인을 임면하려는 경우에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해임할 경우에는 이사 총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한다. 같은 조 제4항은 "준법감시인의 임기는 2년 이상으로 한다"고 정하고(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5항은 "금융회사는 준법감시인을 제2항 단서에 따라 직원 중에서 선임하는 경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간제근로자 또는 단시간근로자를 준법감시인으로 선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덧붙인다(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끝으로 보수와 평가에 관한 대목을 보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6항은 "금융회사는 준법감시인에 대하여 회사의 재무적 경영성과와 연동하지 아니하는 별도의 보수지급 및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운영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은 직무의 수행 내용 자체가 아니라 준법감시인의 지위 보장을 정하고 있다. 제25조가 임면 절차와 임기, 보수 기준까지 함께 두면서 준법감시인의 독립성을 제도화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며, 경의 건에서 회사가 이 각 항의 요구를 어느 범위에서 충족했는지는 별도로 밝혀져야 한다.
8.2준법감시인의 임면 절차
제25조가 준법감시인의 지위에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넘겼는지 살핀 데서 이어져, 이제 그 조문이 정한 임면 절차를 차례로 확인한다. 이 절차는 선임의 주체와 방법, 임면의 의결 요건, 임기로 나뉘어 있다.
먼저 선임의 자격을 정하는 조항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2항은 선임할 사람의 신분을 한정하며 "금융회사는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 중에서 준법감시인을 선임하여야 한다. 다만, 자산규모, 영위하는 금융업무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회사 또는 외국금융회사의 국내지점은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가 아닌 직원 중에서 준법감시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르면 선임의 기본 자리는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이며, 예외적으로 일정한 금융회사와 외국금융회사의 국내지점은 직원 가운데서 뽑을 수 있다. 경이 어느 범주에 속하는지는 여기서 정해진 바가 없다.
이어서 선임과 해임의 의결 방식을 나누어 보아야 한다. 같은 법률 제25조 제3항은 임면의 결정 기관과 의결 요건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금융회사(외국금융회사의 국내지점은 제외한다)가 준법감시인을 임면하려는 경우에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해임할 경우에는 이사 총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선임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는 것으로 충분하고, 해임은 그보다 높은 찬성 요건을 요구한다. 외국금융회사의 국내지점은 이 의결 요건의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
임기는 조문이 직접 정한 사항이다. 제25조 제4항은 "준법감시인의 임기는 2년 이상으로 한다."고 선언한다. 임기의 시작과 종료를 세는 구체적 기준이나 연임의 방식은 여기서 더 다루어지지 않는다. 제2항 단서에 따라 직원 중에서 선임하는 경우에도 제5항은 "금융회사는 준법감시인을 제2항 단서에 따라 직원 중에서 선임하는 경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간제근로자 또는 단시간근로자를 준법감시인으로 선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제한을 둔다. 그밖에 제6항은 보수와 평가에 관해 "금융회사는 준법감시인에 대하여 회사의 재무적 경영성과와 연동하지 아니하는 별도의 보수지급 및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운영하여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상의 조문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 준법감시인의 임면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다. 어떤 이사가 선임에 관여했는지, 해임 사유로 무엇이 거론되었는지, 임기와 보수 기준이 어떻게 정해졌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제25조가 정한 임면 절차의 틀은 선임의 주체와 의결 요건, 임기의 최저 기준까지를 제시한다. 이 틀 안에서 회사의 내부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별도로 확인할 일이다.
8.3임면이 만드는 지위
선임과 해임의 절차를 배분한 뒤에는, 그 절차가 준법감시인에게 주는 자리의 성격을 따로 읽어야 한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는 준법감시인을 정하는 조항에서 그 지위에 붙는 요건과 보장을 함께 둔다. 여기에는 조문이 정한 것만 담겨 있으며, 독립성의 요건이나 보장 사항을 이 밖으로 확장할 근거는 두지 않는다.
먼저 준법감시인은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의 신분에서 맡는 자리를 기본으로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금융회사는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 중에서 준법감시인을 선임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이어서 "다만, 자산규모, 영위하는 금융업무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회사 또는 외국금융회사의 국내지점은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가 아닌 직원 중에서 준법감시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예외를 둔다. 이는 선임 가능한 신분을 둘로 나누어 둔 것이며, 어떤 경우에 어느 쪽이 적용되는지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에 맡긴다.
임면의 방식도 그 지위에 그대로 닿는다. 같은 조 제3항은 "금융회사(외국금융회사의 국내지점은 제외한다)가 준법감시인을 임면하려는 경우에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해임할 경우에는 이사 총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정한다. 해임에 이사 총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요구한 것은, 선임보다 무거운 문턱을 두어 임면을 둘러싼 이사회 결정의 성격을 가르는 장치이다.
지위를 뒷받침하는 것은 임기와 보수의 기준이다. 같은 조 제4항은 "준법감시인의 임기는 2년 이상으로 한다"고 정하고, 제6항은 "금융회사는 준법감시인에 대하여 회사의 재무적 경영성과와 연동하지 아니하는 별도의 보수지급 및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운영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임기의 최저 기간과 보수·평가 기준의 분리는 준법감시인이라는 자리가 회사의 경영성과와는 다르게 다뤄져야 함을 조문에 박아 둔 것으로 읽힌다.
직원 중에서 선임하는 경우에만 붙는 조건도 따로 있다. 같은 조 제5항은 "금융회사는 준법감시인을 제2항 단서에 따라 직원 중에서 선임하는 경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간제근로자 또는 단시간근로자를 준법감시인으로 선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 이는 선임 대상을 넓힌 예외의 지위에만 붙는 제한이다.
이처럼 임면의 방식이 만드는 지위는 조문이 적어 둔 요건과 보장의 범위 안에 머무른다. 이사회 의결과 의결 정족수, 임기의 최저 기간, 보수·평가 기준, 선임 가능한 신분의 구분이 그 전부이다. E증권이 준법감시인을 어떻게 임면했는지, 그 임면이 이 지위의 요건과 어떻게 맞닿았는지에 관해서는 미정이다. 조문이 정하지 않은 독립성의 요건이나 보장 사항을 새로 세울 필요는 없다.
8.4준법감시인의 직무 범위
임면이 자리의 성격을 규정한 것이라면, 이제 그 자리가 맡은 일이 무엇인지가 문제로 남는다. 준법감시인의 직무 범위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에서 정해진다. 그 앞부분은 금융회사가 두어야 할 사람을 "내부통제기준의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내부통제기준을 위반하는 경우 이를 조사하는 등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하 "준법감시인"이라 한다)을 1명 이상 두어야 하며"라고 묘사한다(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이 문장은 직무의 중심이 점검과 조사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점검은 준수 여부를 살피는 일을, 조사는 위반이 확인된 뒤 그 내용을 밝히는 일을 가리킨다.
같은 항은 업무의 성격에 관한 표현도 함께 담고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은 점검과 조사를 "등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것으로 묶는다. 따라서 준법감시인의 일은 두 가지에 그치지 않고, 내부통제 관련 업무 전반을 이끌어가는 자리로 놓인다. 다만 조문이 그 업무의 항목을 따로 늘어놓지는 않으므로, 총괄의 구체적인 내용을 조문만으로 확정하기는 어렵다.
같은 항은 준법감시인에게 보고의 권한도 함께 부여한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은 "준법감시인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조사결과를 감사위원회 또는 감사에게 보고할 수 있다"고 정한다. 보고가 의무가 아니라 권한으로 놓인다는 점이 이 사례에서 중요하다. 경의 시세조종 주문 사실과 관련하여 회사 내부에 어떤 보고가 오갔는지가 미정으로 남아 있으므로, 이 권한이 실제로 행사되었는지는 여기서 단정할 수 없다. 조사결과가 보고의 대상으로 지목된다는 점도 함께 읽힌다. 즉 보고는 조사로 확인된 내용을 감사위원회 또는 감사에게 전하는 형태로 상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준법감시인이 맡은 업무가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이 낸 경보의 처리까지 포함하는지가 문제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은 내부통제기준의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을 조사하는 업무를 총괄한다고만 정한다. 경보의 처리 절차나 판단 기준은 이 조문에서 따로 정해지지 않았다. 경보가 곧 내부통제기준의 위반을 뜻하는 것도 아니고, 경보가 조사의 개시를 요구하는 것으로 조문에 적혀 있지도 않다. 따라서 경보 열한 차례에 대한 조치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준법감시인의 직무 범위가 어디까지였는지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준법감시인이 직무를 수행할 때 무엇을 근거로 삼는지도 이 조문의 문구에서 읽힌다. 점검의 대상은 내부통제기준의 준수 여부이고, 조사의 계기는 그 기준의 위반이다(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이 사례에서 회사는 준법감시 매뉴얼을 비치하고 연 2회 교육을 실시해 이수 명단을 보관했다. 이는 회사가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고 운영한 흔적이다. 다만 이 매뉴얼의 내용과 경보 처리에 관한 규정이 있었는지는 미정이다. 매뉴얼이 무엇을 정했는지가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그 기준을 근거로 한 점검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
이상에서 밝힌 준법감시인의 직무 범위는 점검·조사의 총괄과 조사결과의 보고에 관한 것이다. 경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의 판단 기준이나 처리 절차는 이 범위 안에서 따로 정해진 바 없다. 이 사례의 열한 차례 경보와 조치 기록의 부재는, 직무 범위가 무엇인지와는 별개의 질문으로 남는다. 경보가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처리되었는지, 준법감시인이 경보를 보고받았는지가 미정인 이상, 조문이 정한 점검과 조사가 이 사례에서 어떻게 행사되었는지도 함께 미정으로 둔다.
8.5직무를 떠받치는 지위
직무 범위가 내부통제 총괄에 놓인다고 본 데서 나아가, 이번에는 준법감시인이 회사 안에서 어떤 지위에 서는지 묻는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은 준법감시인을 맡는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적어 놓았다. 같은 법 제25조 제2항은 "금융회사는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 중에서 준법감시인을 선임하여야 한다. 다만, 자산규모, 영위하는 금융업무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회사 또는 외국금융회사의 국내지점은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가 아닌 직원 중에서 준법감시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 이 선임 기준이 준법감시인의 지위를 첫손에 가른다.
준법감시인은 원칙적으로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 가운데서 뽑히고, 예외적으로만 직원 가운데서 뽑힐 수 있다. 즉 준법감시인의 자리는 대개 이사회 구성원의 자리와 겹친다. 다만 위 조문의 단서가 어떤 경우에 직원 선임이 열려 있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 지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까지 자세히 밝히지는 않는다. 이 자리가 직무 수행 과정에서 이사회와 어떤 관계를 놓이는지는 바로 뒤의 임면 절차에서 이어진다.
임면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친다. 같은 법 제25조 제3항은 "금융회사(외국금융회사의 국내지점은 제외한다)가 준법감시인을 임면하려는 경우에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해임할 경우에는 이사 총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정한다. 이사회가 선임과 해임 모두에 관여하고, 해임에는 더 높은 찬성 요건이 붙는다.
임면이 이사회에 놓인 까닭에, 준법감시인이 점검 업무를 수행하는 자리 역시 이사회와 떼어 놓기 어렵다. 같은 법 제25조 제4항은 "준법감시인의 임기는 2년 이상으로 한다."고 정하고, 제6항은 "금융회사는 준법감시인에 대하여 회사의 재무적 경영성과와 연동하지 아니하는 별도의 보수지급 및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운영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임기와 보수가 재무적 성과에서 분리된 것은, 점검 직무가 경영 성과를 내는 일과 갈리어 서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준법감시인은 점검 결과를 감사위원회 또는 감사에게 보고할 수 있는데, 이 보고는 직무의 끝자락에 붙는다. 같은 법 제25조 제1항은 준법감시인을 "내부통제기준의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내부통제기준을 위반하는 경우 이를 조사하는 등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으로 두고, 이어 "준법감시인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조사결과를 감사위원회 또는 감사에게 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보고가 의무로 적혀 있지 않다는 점이 이 사례에서 그대로 남는다.
이 사례에서 E증권 준법감시인의 지위는 위 조문들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만 살핀다. 선임된 사람이 사내이사인지 업무집행책임자인지, 혹은 단서에 따른 직원인지에 따라 지위가 달라질 수는 있으나, 그 사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조문은 임면과 임기, 보수 기준만 정할 뿐, 직무를 수행한 뒤에 생기는 면책 효과나 책임 제한은 따로 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준법감시인이 이사회에 놓인 자리라는 점만으로 책임이 줄어들거나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8.6E증권의 점검 담당
직무와 지위가 이사회 아래 함께 놓인 뒤에도 남는 것은 그 직무를 실제로 맡은 사람을 가려내는 일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는 준법감시인을 누구 가운데서 뽑고 어느 자리에 두는지부터 적고 있다. 이 조문을 앞 단위의 지위 논의 위에 겹쳐 놓아야, E증권에서 점검을 담당한 이가 누구인지 따져 물을 수 있다.
먼저 정하는 것은 인원과 업무의 범위이다. 동법 제25조 제1항은 금융회사가 두어야 할 사람을 이렇게 묘사한다. "금융회사(자산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투자자문업자 및 투자일임업자는 제외한다)는 내부통제기준의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내부통제기준을 위반하는 경우 이를 조사하는 등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하 “준법감시인”이라 한다)을 1명 이상 두어야 하며, 준법감시인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조사결과를 감사위원회 또는 감사에게 보고할 수 있다." 내부통제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일은 이 사람에게 몰려 있다. 같은 항 뒷부분이 보고의 방향을 감사위원회나 감사로 가리키는 점은, 점검의 결과가 회사 안에서 어느 쪽으로 흐르는지 보여준다. E증권에서 열한 차례 경보가 났는데도 조치 기록이 없다는 사실은, 우선 이 점검 업무가 누구에게 배정되어 있었던 상황인지 묻는 문제로 되돌아간다.
점검을 맡을 사람을 고르는 범위는 좁다. 동법 제25조 제2항은 "금융회사는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 중에서 준법감시인을 선임하여야 한다. 다만, 자산규모, 영위하는 금융업무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회사 또는 외국금융회사의 국내지점은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가 아닌 직원 중에서 준법감시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원칙은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이고, 예외적으로 직원 가운데서 뽑을 수 있다. 이 예외가 어느 금융회사에 해당하는지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몫으로 남는다. E증권이 원칙의 쪽인지 예외의 쪽인지, 다시 말해 준법감시인이 사내이사 또는 업무집행책임자인지 직원인지는 미정이다. 경이 사내이사였다면 업무에 관여한 방식이 달라 보이겠지만, 자료가 이를 적고 있지 않으므로 그 자리를 단정할 수 없다.
임면의 방식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동법 제25조 제3항은 "금융회사(외국금융회사의 국내지점은 제외한다)가 준법감시인을 임면하려는 경우에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해임할 경우에는 이사 총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정한다. 앞서 본 지위 논의가 이사회와의 관계를 두고 벌어졌다면, 이 항은 그 관계가 실제로 작동한 자리를 절차의 형식으로 남긴다. 임면과 해임이 이사회를 거쳐야 하므로, E증권의 준법감시인이 누구였는지는 이사회 의사록에서 확인할 일이다. 그러나 준법감시인의 임기가 끝났는지, 바뀌었는지 역시 정해진 바가 없다.
그러면 질문이 하나로 모인다. 경의 시세조종 주문이 2024년 3월부터 6월 사이에 나온 동안, E증권의 내부통제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을 조사할 책임을 지닌 사람이 누구였는가. 준법감시인이라는 자리는 조문상 존재해야 한다. 문제는 그 사람이 어떤 지위에 있었고, 준법감시 매뉴얼 비치와 교육 이수 명단 보관,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의 경보 가운데 어느 것을 실제로 챙길 몫으로 넘겨받았는지이다. 회사가 매뉴얼을 비치하고 교육을 실시한 것과 경보가 열한 차례 난 것과 조치 기록이 없는 것은 각각 별개의 사실이다. 이 셋을 한 사람에게 모두 돌리려면 그 사람의 직무 범위와 보고 체계가 먼저 드러나야 한다.
이를 밝힐 근거는 아직 미정이다. 경이 어떤 내부 절차를 거쳐 주문을 처리했는지, 준법감시인이 경보를 보고받았는지, 회사가 경보 이후 어떤 내부 점검을 했는지가 모두 정해지지 않았다. 준법감시인이 경보를 보고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한, 경보 미조치가 곧 법인의 책임이나 경의 고의로 이어진다고 말할 수 없다. 회사가 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서 그 의무를 지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같은 자리에 놓이는 것은 아니며, 경의 주문이 법인의 확정 손해를 낳았다는 결론도 아직 자료가 떠받치고 있지 않다. E증권의 점검 담당이 누구인지는 이처럼 열려 있고, 그 자리를 가리지 못한 채 책임을 나눌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