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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주의의 경계: 임의제출과 동의의 진정성 · 제23권 · 제12장 · 초판

인쇄된 문구와 범위의 특정

동의서에 인쇄된 '전자정보 일체'는 제출 범위를 어디까지 특정하는가?

분량
약 2,000단어 · 9분
자료
조문 1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2.1제218조의 문언과 압수 근거
  3. 12.2임의제출자의 의사와 범위
  4. 12.3인쇄된 문구의 증명력
  5. 12.4범위의 특정과 제출 목록
  6. 12.5특정의 경계와 남은 쟁점
  7. 다룬 법령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동의서에 인쇄된 '전자정보 일체'가 제출 범위를 어디까지 특정하는지를 묻는다. 제218조의 문언과 2021도11170의 기준에 대어, 임의제출자의 의사와 범위, 인쇄된 문구의 증명력, 범위의 특정과 제출 목록을 차례로 살핀다. 임의성 자체의 판단은 앞 장에서 다루었고, 배제의 결과는 뒤 장으로 남겨 둔다.

12.1제218조의 문언과 압수 근거

범위 한계와 미결 문제가 남긴 물음에 답하려면, 우선 그 압수를 뒷받침하는 법문의 테두리를 살펴보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제목을 "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로 하여, 사법경찰관이 압수영장 없이 물건을 확보할 수 있는 경로를 적는다. 그 문언의 구체적 내용을 먼저 옮긴다.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르면,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

위 인용은 압수의 대상이 되는 물건을 유류한 물건과 임의로 제출한 물건으로 나누어 적고 있다. 전자는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고, 후자는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이다. 이 사례에서 기가 서명하여 내놓은 것은 후자의 경로에 놓인다. 앞서 확인한 범위의 불분명함은 그 경로 안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제218조가 압수 대상의 제출 주체를 적는 방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유류한 물건에 대하여 조문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을 들고, 임의로 제출한 물건에 대하여는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를 든다. 이 두 표현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으나 같은 낱말로 적혀 있지 아니하다. 조문이 적어 놓은 지위를 임의로 바꾸거나 줄여 읽을 수는 없으므로, 기가 어느 지위에서 휴대전화를 내놓았는지는 문언이 정한 범위 안에서 가려지는 문제로 남는다.

임의로 제출한 물건에 관한 조문의 요건을 한 가지씩 놓고 보면, 먼저 물건이 소유자·소지자·보관자 중의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제출한 것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그 제출이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어야 한다. 조문은 이 두 가지 외의 요건을 그 문장 안에 담지 아니하고 있다. 미정으로 남은 체포 당시의 처지나 설명의 유무는 이 문언이 요구하는 요건의 충족 여부를 가리는 자료로 놓일 뿐이다.

문언을 읽을 때 제218조가 적지 아니한 항목을 확인하는 일도 중요하다. 제218조는 제출의 범위를 특정하여야 한다거나 제출 목록을 작성하여 교부하여야 한다는 문언을 담지 아니하고, 범죄 혐의와의 관련성 요건을 두지도 아니한다. 이러한 한정을 그 압수의 근거로 삼으려면 제218조 문언 밖의 근거가 요구된다. 그런데 여기에 놓인 자료가 제시하는 것은 제218조의 문언뿐이며, 이 문언만으로는 그러한 근거를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례의 압수가 제218조의 문언 안에 들어가는지를 판단하려면, 먼저 기의 제출이 임의로 제출한 물건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확보된 전자정보가 그 제출한 물건 안에 한정되는지가 분명히 되어야 한다. 인쇄된 문구의 범위 표기와 책상 위 목록의 지위는 그 판단의 재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제218조가 적어 놓지 아니한 요건을 새로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이에 관한 사실관계는 미정으로 남아 있고, 그 평가의 재료로 놓인 관찰에 지나지 않는다.

12.2임의제출자의 의사와 범위

압수의 근거가 되는 사유와 대상을 형사소송법 제218조의 문언에서 확인한 데서 나아가, 이제는 임의제출자의 의사가 압수의 범위를 어디까지 가르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은 이 물음에 답하면서 제출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의 기준을 제시한다. 그 판시는 다음과 같다.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하는 사람이 거기에 담긴 전자정보를 지정하거나 제출 범위를 한정하는 취지로 한 의사표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확인되지 않은 제출자의 의사를 수사기관이 함부로 추단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하면서, "수사기관이 제출자의 의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특정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와 그렇지 않은 전자정보가 혼재된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받은 경우, 그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정보 전부가 임의제출되어 압수된 것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라고 판시한다. 이 판시는 매체의 임의제출과 매체 안 전자정보의 제출을 같은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기의 조사실에 놓였던 제출 목록은 제출 범위를 한정하려 한 흔적으로서, 이 판시가 말하는 의사를 확인할 자료 가운데 하나로 놓인다. 다만 그 목록이 기에게 교부되었는지는 미정이다.

제출 범위가 특정되지 않은 경우에 압수의 대상을 무엇으로 삼을지가 이어지는 문제이다. 그 해답으로 판시는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하여 압수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고 밝힌다. 여기서 둘의 요소가 함께 요구된다. 첫째는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의 관련이고, 둘째는 그 혐의를 증명할 최소한의 가치이다. 이 기준은 제출자의 의사가 넓이를 알 수 없을 때 채워 넓이는 규칙이지, 의사를 대신 정해 주는 규칙이 아니다.

관련성이 어느 범위까지 미치는지도 판시가 밝힌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때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에는 범죄혐의사실 그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것은 물론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고 하면서, "그 관련성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의 경위, 임의제출의 과정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되고, 범죄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고 판시한다. 넓게 보아 간접증거나 정황증거에 이른다고 하더라도, 그 관련은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에서만 인정된다는 점이 함께 주어진다. 동종·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는 문이 열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의 경우 압수된 전자정보 가운데 어느 범위가 범죄 혐의와 관련되는지는 위의 두 요소와 관련성의 한정을 거쳐 판단할 일이 남는다. 이와 같은 판단의 재료로 체포 당시의 구체적 처지, 기가 인쇄된 문구를 읽었는지,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는지, 제출 범위를 설명받았는지가 놓이나, 그 사실들은 미정이다. 자료가 확인해 주지 않는 사정을 확정된 것으로 채우지 않는 한, 기의 의사에 따른 압수의 대상과 범위는 미정의 상태로 남는다.

결국 임의제출자의 의사와 압수의 범위는 서로 다른 두 층위에서 만난다. 먼저 의사를 엄격하게 해석하여 제출 범위를 확인하려 애쓰고, 확인이 끝내 되지 않을 때에만 범죄혐의사실과의 관련과 증명 가치라는 한정된 기준을 적용한다. 그 의사를 수사기관이 추단하는 일은 판시가 막아 둔 자리이며, 이 기준은 바로 이 장면의 평가가 따라야 할 자리에 놓인다.

12.3인쇄된 문구의 증명력

임의제출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한지 가르는 자리에 서면, 동의서에 미리 인쇄된 문구가 제출자의 의사를 얼마나 보여 주는지 묻게 된다.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은 제출 범위를 특정하는 의사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구현하고자 하는 적법절차, 영장주의, 비례의 원칙은 물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및 재산권의 보호라는 관점에서 정보저장매체 내 전자정보가 가지는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하는 사람이 거기에 담긴 전자정보를 지정하거나 제출 범위를 한정하는 취지로 한 의사표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확인되지 않은 제출자의 의사를 수사기관이 함부로 추단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인쇄된 문구를 제출자가 실제로 받아들였는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

동의서에 '휴대전화 1대 및 저장된 전자정보 일체'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문구가 기의 의사표시가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제출자의 의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는지를 함께 살핀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제출자의 의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특정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와 그렇지 않은 전자정보가 혼재된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받은 경우, 그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정보 전부가 임의제출되어 압수된 것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 인쇄 문구가 제출 범위의 전부를 설명한 셈이 될지는, 조사실에서 기의 의사를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지에 달려 있다.

문제는 기가 그 인쇄된 문구를 읽었는지 여부이다. 이 사정은 미정이며, 따라서 기가 문구를 읽었거나 그 문구의 내용에 동의한 것으로 전제할 수 없다. 대법원이 확인되지 않은 제출자의 의사를 추단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이상, 인쇄 문구가 서류에 놓여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기의 의사가 특정 범위에 모아졌다고 볼 근거는 마련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이어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의 기준을 제시한다. "전자정보를 압수하고자 하는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와 거기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임의제출의 방식으로 압수할 때, 제출자의 구체적인 제출 범위에 관한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인해 임의제출자의 의사에 따른 전자정보 압수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이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하여 압수의 대상이 된다." 이 문장은 '전자정보 일체'라는 문구로 범위가 특정되지 않은 채 남는 경우, 압수 대상이 좁혀지는 방향으로 기준이 세워짐을 보여 준다.

제출 범위를 한정하는 의사를 엄격하게 읽어야 한다는 대법원의 태도에 비추어 보면, 인쇄된 문구는 그 자체로 제출 범위의 한계를 보여 주는 증거가 아니라 제출자가 그 문구를 알고 있었는지를 밝혀야 할 대상에 가깝다. 기가 인쇄 문구를 읽었는지, 제출 범위를 설명받았는지,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는지가 모두 미정이므로, 인쇄 문구의 증명력은 이 단계에서 확정되지 않고 남는다.

12.4범위의 특정과 제출 목록

앞 절이 인쇄된 문구의 증명력을 다룬 데 이어, 이번에는 조사실 책상 위에 놓인 제출 목록과 범위 설명의 유무가 범위 특정의 정도를 어떻게 가르는지 살핀다. 제출 범위가 '휴대전화 1대 및 저장된 전자정보 일체'로 인쇄된 동의서에 기가 서명한 장면에서, 목록이 마련된 사실과 목록이 기에게 교부되었는지 여부는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진다. 특히 미정으로 남은 사정을 어느 한쪽 사실로 확정하지 않은 채, 관찰된 사정만으로 그 구실을 정리해야 한다.

범위의 특정이 문제되는 까닭은 형사소송법 제218조가 정하는 임의제출 압수의 틀에 있다. 그 조문은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이 문언은 제출자가 스스로 내놓은 물건을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는 권한의 근거를 제시하며, 제출자의 의사를 거쳐야 하는 임의제출 방식의 전제를 함께 보여 준다. 제출의 대상과 범위가 의사를 통해 특정되지 않으면 그 권한의 경계도 함께 흔들린다.

제출 목록이 범위의 특정에서 차지하는 자리에 대해서는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이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다. 그 판결은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하는 사람이 거기에 담긴 전자정보를 지정하거나 제출 범위를 한정하는 취지로 한 의사표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확인되지 않은 제출자의 의사를 수사기관이 함부로 추단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힌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 이 기준에 비추면, 책상 위에 제출 목록이 놓여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제출 범위가 특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목록은 제출자가 그 내용을 알고 범위를 한정하는 의사로 받아들인 경우에만 범위 특정의 자료가 된다.

판결은 나아가 확인 의무의 불이행에 따른 결과를 다음과 같이 분명히 한다. "수사기관이 제출자의 의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특정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와 그렇지 않은 전자정보가 혼재된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받은 경우, 그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정보 전부가 임의제출되어 압수된 것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고 말이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 조사실에 목록이 준비되어 있었는지는 확인이 용이했는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뿐, 실제로 설명이 있었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기에게 제출 범위가 설명되었는지가 미정인 이상, 확인 의무가 이행되었다거나 이행되지 않았다는 어느 쪽으로도 나아가지 않는다.

설명이 없었거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될 규율도 판결에 제시되어 있다. 그 판결은 "임의제출자의 의사에 따른 전자정보 압수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이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하여 압수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한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 이는 목록의 교부 여부와 설명 여부가 미정인 장면에서도, 범위 특정이 결여되었을 때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아야 하는지를 가리킨다. 다만 압수된 전자정보 중 어느 범위가 범죄 혐의와 관련되는지는 별도로 판단할 사정으로 미정의 상태에 있다.

결국 목록의 존재 자체는 범위 특정의 완료를 뜻하지 않고, 목록의 교부와 범위의 설명이 함께 놓일 때 비로소 제출 범위가 특정되었다는 근거가 된다. 기에게 목록이 교부되었는지, 인쇄된 문구의 뜻이 설명되었는지가 확인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한, 범위의 특정은 미완성의 문제로 남는다. 이 사정들은 범위 특정의 정도를 판단하는 재료로 놓여 있을 뿐, 임의성이나 적법성에 관한 확정된 평가를 이루지 않는다.

12.5특정의 경계와 남은 쟁점

목록의 교부와 설명의 유무가 정해지지 않은 채로, 인쇄된 문구가 범위를 어디까지 특정하는지가 남는다. 형사소송법은 임의제출 물건의 압수를 허용하면서 범위의 한정에 관한 문언을 두지 않으므로, 제218조의 문언은 압수 자체의 허용을 가를 뿐이다.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압수의 방식을 정하지만, 제출된 전자정보의 경계를 스스로 가르지는 않는 것이다.

전자정보에 관하여 제출 범위의 경계를 세운 문헌은 대법원 판결이다.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은 범위 특정의 정도를 두고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하는 사람이 거기에 담긴 전자정보를 지정하거나 제출 범위를 한정하는 취지로 한 의사표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확인되지 않은 제출자의 의사를 수사기관이 함부로 추단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선언한다. 제출자의 의사표시는 엄격히 읽어야 하고, 수사기관이 이를 대신 헤아려 범위를 넓힐 수 없다는 원칙이 여기 있다.

같은 판결은 범위가 밝혀지지 않은 경우의 처리까지 밝힌다. "전자정보를 압수하고자 하는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와 거기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임의제출의 방식으로 압수할 때, 제출자의 구체적인 제출 범위에 관한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인해 임의제출자의 의사에 따른 전자정보 압수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이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하여 압수의 대상이 된다." 이 기준은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때의 대상 축소를 뜻한다. 제출된 전자정보 전부가 곧바로 압수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취지이다.

판결은 관련성의 범위와 한계까지 함께 밝힌다. "이때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에는 범죄혐의사실 그 자체 또는 그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한 범행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것은 물론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시간과 장소 등을 증명하기 위한 간접증거나 정황증거 등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다만 그 관련성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의 내용과 수사의 대상, 수사의 경위, 임의제출의 과정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인정되고, 범죄혐의사실과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사유만으로 관련성이 있다고 할 것은 아니다." 관련성은 개별적 연관관계로 한정되고, 유사 범행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기준에 '휴대전화 1대 및 저장된 전자정보 일체'라는 인쇄 문구를 대조하면, 문구가 인쇄되었는지와는 별개로 제출 범위의 한정 의사를 읽었는지가 관건이 된다. 인쇄된 문구를 봤는지, 제출 범위를 설명받았는지, 목록을 교부받았는지가 미정이므로 어느 범위가 특정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미정으로 남은 사정이 제출 범위를 가를 뿐, 인쇄 문구 자체가 범위를 확정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장면은 범위 특정의 경계를 묻는 문제로 남는다. 압수된 전자정보 중 범죄 혐의와 관련되는 범위와, 관련성을 판단할 재료로 무엇이 놓여 있는지가 남았다. 임의성의 판단과 증거배제의 결과는 이 자리에서 다루지 않는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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