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으로만 받습니다: 이메일과 전자소송

KST법률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영장주의의 경계: 임의제출과 동의의 진정성 · 제23권 · 제9장 · 초판

남의 정보가 담긴 매체

다른 사람의 정보가 담긴 매체를 제3자가 낼 때 무엇이 문제인가?

분량
약 2,500단어 · 11분
자료
조문 1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9.1제출자와 정보 주체의 분리
  3. 9.2제218조의 임의제출
  4. 9.3권한 없는 제출의 쟁점
  5. 9.4제출 권한과 정보 주체
  6. 9.5남의 정보가 담긴 매체
  7. 9.6다음 장에 넘긴 경계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다른 사람의 정보가 담긴 매체를 제3자가 낼 때 무엇이 문제인지 묻는다. 제출자와 정보 주체를 분리하여 2009도10092의 다른 문장에서 제218조의 임의제출과 권한 없는 제출의 쟁점을 읽는다. 전자정보의 선별과 참여권은 제22장에서 따로 살핀다.

9.1제출자와 정보 주체의 분리

물건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밝힌 뒤에는, 낸 사람과 정보가 담긴 사람을 분리하여 바라보는 문제를 놓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물건을 임의로 제출할 수 있는 주체를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로 한정하여 규정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의 문언은 이렇다.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이 문언에 따르면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는 물건은 유류된 물건과 임의로 제출된 물건으로 나뉘고, 임의 제출의 경우 그 제출자가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여야 한다. 나아가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은 그 한정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 아래와 같이 말한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은 제218조의 문언을 인용한 뒤, 그 한정을 어긴 압수의 결과를 판시한다. 그 판시는 이렇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를 위반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경우, 그 ‘압수물’ 및 ‘압수물을 찍은 사진’은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고,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선언한 영장주의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 위 판례가 도출한 결론은, 물건을 낼 수 있는 주체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물건 자체에 대한 증거능력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결론은 제출자가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 한하여 오는 것이므로, 낸 사람과 정보가 담긴 사람이 다른 장면에서는 낸 사람이 적법한 제출자인지 판단하는 것이 먼저 완료되어야 한다.

이 판시에는 두 가지 점이 함께 놓여 있다. 우선 제출자를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로 한정하는 요건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하는 허용 범위를 가르는 조건이다. 나아가 그 조건을 어긴 압수물과 그 압수물을 찍은 사진은 유죄 인정의 증거로 쓰일 수 없다는 결과가 뒤따른다. 따라서 남의 물건을 스스로 내어주는 행위만으로 그 물건이 적법하게 압수된 것이 되지는 않는다. 아울러 그 판시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증거로 쓰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없다고 하였으므로, 사후의 동의로 앞서 흐트러진 요건을 메우는 것은 위 판례의 문장에 담기지 않았다.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인지 여부는 정의된 것이 아니라 미정이다.

이 구분은 남의 정보가 담긴 매체를 넘기는 장면에서 특히 무게가 실린다. 매체를 내는 사람은 손에 들고 있는 자일 수 있고, 매체에 저장된 전자정보가 담긴 사람은 다른 사람일 수 있다. 이 장면에서 매체를 낼 수 있는 자격과 정보가 담긴 사람이 겹치는지 아닌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제출자와 정보 주체가 다른 경우에 관하여 판단의 출발점은, 형사소송법 제218조가 한정한 자격을 충족하는 사람이 그 물건을 임의로 제출하였는지 묻는 것이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은 채 넘어가면,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것인지조차 정리되지 않은 채 남는다.

이 점을 앞에 놓인 장면에 대조하면 어떠한 자리가 남는지 가려진다. 긴급체포된 기는 조사실에서 휴대전화를 내면 빨리 끝난다는 말을 듣고 임의제출 동의서에 서명하였으며, 그 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범위에 관한 문구가 인쇄되어 있었다. 체포 당시의 구체적 처지나 설명 여부 등은 미정으로 남아 있다. 기가 그 전화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인지, 아니면 제3자의 정보까지 함께 담긴 매체를 내는 것인지 역시 미정으로 남아 있으며, 확정되지 않은 것은 확정된 것으로 놓지 않는다. 확정되지 않은 채 남은 처지는 이 자리에서 채워 넣을 몫이 아니라 판단의 재료로 놓인 관찰에 지나지 않는다.

나아가 그렇게 한정한 자격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물건은 영장없이 압수된 것일 수 없다는 것이 앞의 판례가 남긴 쟁점의 자리다. 그 판례가 그 증거를 쓸 수 없다고까지 말한 범위는 제218조의 문언을 출발점으로 삼은 데에서 나온 것이므로, 이 자리에서 문언에 담긴 요건을 더하거나 덜어내어 옮길 것은 아니다. 이 판단은 제218조의 문언에서 출발하므로, 문언에 담긴 요건을 더하지 않는 범위에서 다음으로 넘겨야 한다.

9.2제218조의 임의제출

제출자가 정보 주체와 갈리는 장면을 확인한 뒤, 제218조가 영장 없는 압수를 어느 표현으로 허용하는지 조문의 문구에서 읽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에 관하여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문구는 피의자나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과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나란히 둔다.

조문의 표현에서 먼저 드러나는 것은 제출한 사람의 지위다. 임의로 제출한 물건의 주어는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다 (형사소송법 제218조).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고 함께 적혀 있으나, 임의제출의 요건으로는 소유자·소지자·보관자의 제출이 문구에 놓여 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 기가 조사실에서 동의서에 서명하고 휴대전화를 내밀었으므로, 기는 그 물건의 소유자로서 제출한 사람에 해당하는지를 우선 살핀다.

제218조가 요구하는 것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이라는 표현에서 확인되는 제출의 임의성이다. 그 표현은 사법경찰관이 물건을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는 두 갈래의 근거 중 하나로 놓여 있으며, 다른 갈래는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다 (형사소송법 제218조). 즉 조문은 물건을 받는 방법으로 유류와 임의제출을 함께 적고, 임의제출에는 소유자·소지자·보관자의 제출이라는 주체 조건을 덧붙인다 (형사소송법 제218조).

조문에 "임의로 제출한"이라는 표현 외에 별도의 요건을 적은 단서는 없다 (형사소송법 제218조). 임의제출을 받을 때 작성할 문서나 설명할 사항, 교부할 목록을 조문은 요구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218조). 따라서 동의서의 인쇄된 제출 범위를 기가 읽었는지,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는지, 제출 범위를 설명받았는지는 제218조의 문구에 적힌 요건이 아니다. 그 사정은 모두 미정으로 남아 있으며, 조문은 그에 대한 답변을 담고 있지 않다.

체포 당시의 구체적 처지와 조사실의 분위기 역시 제218조의 문구에 적힌 요건이 아니다. 조문은 제출자의 처지나 수사기관의 말을 요건으로 적지 않고,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했다는 사실만을 적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 이에 조사실에서 휴대전화를 내면 빨리 끝날 것이라는 말을 기가 들은 장면은 조문의 요건 판단에 관한 자료에 그치며, 제218조의 문구만으로 임의성이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동의서에 인쇄된 '휴대전화 1대 및 저장된 전자정보 일체'의 제출 범위와, 조사실 책상 위에 놓였던 제출 목록 종이는 제218조의 문구에 나타난 요건과 구별된다. 조문은 물건을 제출받아 압수할 수 있다는 점만을 정하고, 그 물건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범위를 따로 한정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218조). 압수된 전자정보 중 어느 범위가 범죄 혐의와 관련되는지, 목록이 기에게 교부되었는지는 모두 미정이며, 제218조는 이에 대하여 추가 요건을 정하고 있지 않다.

9.3권한 없는 제출의 쟁점

임의제출 요건을 문구에서 읽은 뒤에 남는 물음은, 제출자가 제218조가 적어 놓은 자격에 들지 않을 때 어떻게 되는지이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의 판결요지가 바로 이 물음을 다룬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정한다. 조문이 적어 놓은 제출 주체의 자격은 유류한 물건의 발견자와, 소유자·소지자·보관자 세 사람 가운데 적어도 한 사람에 해당하는 임의 제출자이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의 판결요지는 권한 있는 자격에 들지 않는 사람이 낸 물건을 압수하는 경우의 결과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위 판결요지는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을 위반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경우 그 '압수물' 및 '압수물을 찍은 사진'은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고,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선언한 영장주의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고 전한다. 이 판시는 조문이 적은 세 자격 가운데 어느 것에도 닿지 않는 제출자가 낸 물건을 영장 없이 받아 적은 압수를 다룬다. 그 결과는 압수물 자체와 그 사진물 모두 유죄 인정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판시는 이 결론이 주는 뜻을 한층 넓힌다. 권한 없는 제출에서 비롯한 압수는, 수사와 재판 당사자가 나중에 증거 사용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살려지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증거 사용 동의가 이 압수물을 구제하지 못한다는 조건까지 함께 적혀 있다. 이 판시가 적어 놓은 요건과 결과의 범위 밖에 있는 판단은 이 판시로 확정할 수 없다.

기가 새벽에 긴급체포된 뒤 조사실에서 임의제출 동의서에 서명한 장면에 이 판시를 놓고 보면, 물어야 할 첫 가지가 남는다. 체포 당시에 기가 제218조가 적어 놓은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 가운데 어느 자격에 해당하는지가 미정이다. 동의서에 휴대전화 1대와 저장된 전자정보 일체를 제출 범위로 삼는 인쇄 문구가 있었다는 관찰만으로는, 제출자가 권한 있는 자격에 들었는지가 채워지지 않는다.

한편 이 판시는 권한 있는 자가 낸 물건에 대해, 압수된 전자정보 중 어느 범위가 범죄 혐의와 관련되는지에 대한 판단을 담고 있지 않다. 조사실 책상 위에 제출 목록이 놓여 있었는지, 그 목록이 기에게 교부되었는지도 이 판시의 판시사항이 가리키는 바가 아니다. 따라서 권한 없는 제출의 쟁점은 제출 자격의 유무에서 갈리고, 그에 따른 증거 사용 금지는 압수물과 그 사진물에 미친다. 남은 사실은 미정으로 남아 있으며, 이 판시의 문구가 닿지 않는 평가는 이 판시 밖에서 판가름된다.

9.4제출 권한과 정보 주체

권한 없는 자의 제출이 적법한 압수의 길을 막는다는 결론에 이르자, 남은 것은 그 권한이 사람마다 어디에서 갈리는지 묻는 일이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은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관해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을 위반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경우 그 ‘압수물’ 및 ‘압수물을 찍은 사진’은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고,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선언한 영장주의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조문은 제출의 적법성을 세 가지 지위로 나누어 정하고 있다.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가 임의로 낸 물건만이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뜻이다. 세 지위 중 하나에 들지 않는 자가 낸 물건은 조문이 정한 압수의 길에 들어서지 못한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은 앞선 쟁점과는 다른 얼굴을 보인다. 이 판결은 형사소송법 제218조의 위반에 관해 "형사소송법 제218조를 위반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경우, 그 ‘압수물’ 및 ‘압수물을 찍은 사진’의 증거능력 유무(소극)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을 위반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경우 그 ‘압수물’ 및 ‘압수물을 찍은 사진’은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고,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선언한 영장주의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고 밝혔다. 이 문장은 조문이 정한 세 지위를 벗어난 자의 제출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말한다. 동시에 그 결과가 피고인 쪽의 사후 동의로 바뀌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이 판결이 남긴 대목은 결과의 성질이다. 압수물과 그 사진이 증거로 쓰이지 못하는 까닭은 제출 자체가 무효여서가 아니라, 조문이 정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제출이 영장 없는 압수를 정당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제218조가 요구하는 것은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의 임의적 제출이다. 그러므로 제출의 적법성은 제출한 사람이 셋 가운데 어디에 드는지와, 그 사람이 자발적으로 내놓았는지라는 두 물음 앞에 놓인다. 판결이 말한 사후 동의의 무력함은 이 두 물음이 넘어선 뒤에도 원상회복이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제는 그 세 지위가 매체 한 개 위에서 겹칠 때이다. 조사실에서 임의제출 동의서에 서명한 기는 휴대전화 한 대를 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전자정보는 기의 것만이 아닐 수 있다. 남의 정보가 담긴 매체라면 소유자와 정보 주체가 갈라진다. 제출 권한의 판단은 매체에 대한 지위에서 출발하고, 정보 주체의 지위는 그 안의 내용에 관한 문제로 남는다. 다시 말해 기가 휴대전화의 소유자이거나 소지자 또는 보관자에 든다면 형사소송법 제218조의 문구는 기의 제출을 가로막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여 기 밖의 정보 주체가 매체의 내용에 대해 같은 지위를 얻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경계를 여기서 확정하기는 어렵다. 기가 인쇄된 제출 범위의 문구를 읽었는지, 제출 범위를 설명받았는지,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는지는 미정이다. 압수된 전자정보 중 어느 범위가 범죄 혐의와 관련되는지도 미정이다. 제출 목록이 기에게 교부되었는지조차 미정이다. 미정으로 남은 사실들은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라는 세 지위 가운데 기가 어디에 드는지, 그리고 그 지위가 매체 바깥의 정보 주체에까지 미치는지를 가늠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남은 자료가 이 경계를 밝히지 못하면, 제출 권한의 문제와 정보 주체의 문제는 각자의 자리에 놓인 채로 남는다. 이 미정의 사실들이 채워질 때 비로소 정보 주체의 지위가 제출 권한의 판단에 어떤 뜻을 갖는지 말할 수 있다.

9.5남의 정보가 담긴 매체

권한 없는 자의 제출이 곧바로 증거 사용 불능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면, 그 권한이 미치지 않는 자의 정보까지 담긴 매체는 어디에서 경계를 긋는가가 이어지는 문제이다. 기가 내놓은 휴대전화에는 통신 내역이나 사진, 다른 이의 연락처가 함께 들어 있었다. 이 장면은 물건 하나가 여러 사람의 정보를 겹겹이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제출과 다르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조문에 이름을 올리는 자격은 소유자·소지자·보관자이다. 여기서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는 물건에 대한 관계를 가리키는 말이다. 조문이 매체에 담긴 정보의 주체를 별도로 들추지 않으므로, 정보를 대상으로 한 자격과 물건을 대상으로 한 자격은 같은 자리에 놓이지 않는다. 매체를 물리적으로 쥐고 있는 사람만으로 충분한지, 아니면 그 매체에 담긴 정보의 주체가 따로 있는지 여부는 이 조문이 직접 말하지 않는다.

정보 주체 문제를 건드리는 판례 문장이 있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은 형사소송법 제218조를 위반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경우의 증거능력을 다루면서, 그 증거능력 유무를 소극으로 보았다. 이 판례가 그어 놓은 기준선은 소유자·소지자·보관자의 제출 자격이며, 정보 주체의 동의라는 문제를 따로 확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판례 문장만으로는 매체에 담긴 남의 정보에 관한 동의가 제출 자체를 뒷받침하는지 여부를 읽어낼 수 없다.

따라서 기가 내놓은 휴대전화에 남의 정보가 섞여 있더라도 그 정보 주체의 동의 범위까지 지금 여기에서 자른다는 것은 자료가 말한 바 아니다. 판례 문장에서 확인되는 범위는 제출 자격의 결여와 그 증거 사용의 배제이며, 그 배제마저도 범죄 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의 선별 같은 후속 문제와는 구별된다. 정보 주체가 누구이고 그 동의의 지경이 어디인지에 관하여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 관찰은 제출 권한과 정보 주체가 서로 다른 질문이라는 점을 환기할 뿐이다.

결국 매체에 남의 정보가 담겨 있다는 사실은 제출 권한의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 뿐, 권한 없는 자의 제출이라는 이 장의 축을 새 것으로 대체하지 않는다. 제218조의 자격 문구와 판례의 증거 배제라는 두 층이 이 장면에서 겹친다. 남의 정보가 담긴 매체라는 관찰은 그 두 층 사이의 틈을 비추는 재료로만 남는다.

9.6다음 장에 넘긴 경계

제출 권한과 정보 주체의 분리가 압수의 적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의문으로 남는다면, 형사소송법 제218조가 요구하는 자격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해당 조문은 압수의 권한이 누구에게서 비롯되는지를 분명히 한다.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8조)라고 규정한다. 이 조문에 따르면,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는 물건은 유류된 물건이거나,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으로 한정된다. 이 장의 관찰에서, 매체의 소유자와 매체에 담긴 정보의 주체가 다른 경우 제출 권한의 근거가 되는 자격은 어느 쪽에 관한 것인지 의문으로 남는다.

그 자격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의 결과를 판례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은 제출 권한이 없는 자로부터의 제출을 다룬다. 그 판결은 "형사소송법 제218조를 위반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경우, 그 ‘압수물’ 및 ‘압수물을 찍은 사진’의 증거능력 유무(소극)"를 쟁점으로 삼는다. 그 판결 이유에서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을 위반하여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아닌 자로부터 제출받은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한 경우 그 ‘압수물’ 및 ‘압수물을 찍은 사진’은 이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고,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선언한 영장주의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도10092 판결). 이 판시에 따르면, 제출 권한이 없는 자로부터의 제출은 압수물과 그 사진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며, 그 결과는 사후의 동의로 치유되지 않는다.

이 관찰은 앞에서 확인한 제출 권한과 정보 주체의 분리와 맞물린다. 매체의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정보 주체와 다른 사람인 경우, 그가 제출에 동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조문이 요구하는 자격이 충족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이 장의 관찰 자료에는 제출자가 매체의 소유자·소지자·보관자에 해당하는지, 정보 주체의 관계에서 어떤 자격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한 사실이 확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한 사실이 미정인 채로, 자격의 충족 여부나 그에 따른 증거능력의 배제도 확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장에서 손에 넣은 것은 그러한 법적 평가의 결론이 아니라, 그 평가의 재료로 놓인 관찰이다. 즉, 매체에 담긴 정보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제출 권한의 근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찰, 그리고 제출 권한이 없는 자로부터의 제출이 영장 없는 압수의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판례가 그 관찰과 맞물린다는 사실이다. 이 장의 관찰이 그 자체로 임의성이나 적법성에 관한 확정된 판단을 이루지 않는 것은 앞서 확인한 바와 같다.

한편, 매체를 제출하였다는 것 자체가 그 안에 담긴 전자정보의 압수 범위에 관하여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이 장의 관찰이 답하지 않는다. 그 물음은 이 장의 관찰을 넘어서는 것이며, 확정된 자격 사실 없이 단정할 수도 없다. 이에 그 물음은 다음 장에 남겨진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지금 읽는 곳은 PRO SE입니다
RISCON Labsrisconlab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