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제218조가 정하는 임의제출과 유류물 압수의 문언을 읽는다. 제218조가 놓인 자리, 소유자·소지자·보관자의 명칭, 임의제출의 문언과 유류물 압수의 문언, 그 구분을 차례로 모아 요건 문언을 정리한다. 임의성의 증명 방법과 제출 범위의 한계는 뒤의 장에서 다룬다.
5.1제218조가 놓인 자리
제216조와 제217조가 나눈 자리를 밝히고 나면, 다음에 놓인 조문이 무엇을 다루는지 물어야 한다. 이 장에서 읽을 자리는 형사소송법 제218조이다. 그 자리를 읽기 전에 앞선 조문들과 나란히 놓아 둔다.
임의제출 물건의 압수에 관한 제218조의 문언은 다음과 같다. 형사소송법 제218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이 조문이 지칭하는 물건에는 두 가지가 함께 놓여 있다. 하나는 유류한 물건이며, 다른 하나는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이다.
그 앞 자리에 놓인 형사소송법 제216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강제처분)는 어느 경우에 영장 없이 처분을 할 수 있는지를 정한다. 제216조 제1항은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 할 수 있는 처분을 열거하며, 그 열거의 한 항목으로 "체포현장에서의 압수, 수색, 검증"이라고 적는다. 제218조가 압수의 한 경로로 두는 유류물과 임의제출 물건은 이 체포현장의 처분과 나란히 놓인다.
그렇게 놓인 자리를 형사소송법 제217조는 나누어 맡는다. 제217조의 조문은 이 자료에서 인용할 수 없다. 다만 체포·구속 시의 신체·소지물·보관물 수색은 제217조가 맡는다고 앞 장에서 읽었다. 그에 비해 제218조는 유류물과 임의제출 물건이라는 두 갈래를 압수의 한 경로로 적어 둔다.
다음으로 검증의 경우를 놓아 본다.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은 검증을 압수, 수색과 함께 다루며 그 요건을 정한다. 검증의 경우에 요구되는 긴급성과 사후 영장 청구의 문언은 제216조 제3항에 놓여 있다.
이 장면에서 기는 긴급체포된 조사실에서 휴대전화 제출 동의서에 서명했다. 제218조는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압수의 한 경로로 정한다. 여기서 '임의로 제출한'이라는 문언은 그 제출이 어느 조건에서 있었는지를 묻는다. 체포 당시의 처지와 동의서의 문구가 미정으로 남아 있으므로, 그 제출이 이 조문의 '임의로 제출한'에 해당하는지는 자료가 정하지 못한 채 남는다.
제218조가 놓인 자리는 이와 같다. 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의 한 갈래로서, 유류물과 임의제출 물건이라는 두 물건을 함께 다룬다. 이 물건들이 체포현장에서의 압수 수색 검증과 어떻게 나누어 맡아지는지는 앞 조문의 문언에 달려 있다. 이제 그 문언이 부르는 주체의 명칭을 읽을 차례이다.
5.2소유자·소지자·보관자의 명칭
제218조의 문언이 물건을 내놓는 사람을 어떻게 부르는지 살핌으로써, 임의제출의 주체를 가리키는 명칭의 자리를 확인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압수의 대상과 제출의 주체를 하나의 문장에 함께 적고 있다.
그 문장은 압수할 수 있는 물건을 두 갈래로 적는다. 첫째 갈래는 유류한 물건이고, 둘째 갈래는 임의로 제출한 물건이다. 이 가운데 임의제출의 갈래에 쓰인 주체의 명칭이 무엇인지, 조문은 다음과 같이 밝힌다. 형사소송법 제218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 이 인용에서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이라는 부분이 임의제출의 주체를 가리키는 자리이다.
조문은 이 주체를 한 명칭으로 한정하지 않고, 소유자·소지자·보관자를 나란히 적고 있다. 세 명칭은 쉼표로 이어져 있고, 그 앞에는 소유자, 그 뒤에는 보관자가 놓여 있다. 나열된 명칭의 수가 셋이라는 사실과, 그 셋이 한 문장 안에서 나란히 놓여 있다는 사실이 이 문언이 확인해 주는 전부이다.
임의제출의 갈래와 유류의 갈래에 쓰인 주어는 서로 다르다. 유류의 갈래는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으로 적히고, 임의제출의 갈래는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으로 적힌다. 한 문장 안에서 두 갈래의 주어가 갈리는 것이다. 이 갈림은 문언의 자리에서만 확인되는 사실이며, 두 갈래의 주어가 각각 어떤 자격을 뜻하는지에 대해서는 이 문장이 답하지 않는다.
조사실에서 긴급체포된 기가 임의제출 동의서에 서명한 장면을 이 문언에 견주어 본다. 동의서에 서명한 기는 이 문장의 어느 명칭에 놓이는지가 문제이다. 휴대전화 1대 및 저장된 전자정보 일체라는 인쇄된 제출 범위에 서명한 사람은 문언상 소유자에 놓이는지, 소지자에 놓이는지, 보관자에 놓이는지가 가려져야 할 자리이다.
그러나 조문은 소유자·소지자·보관자의 뜻이나 자격 요건을 적고 있지 않다. 명칭이 셋으로 적혀 있다는 사실만이 확인될 뿐이다. 그러므로 이 문언으로는 세 명칭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세울 수 없다. 문언에 없는 해석 기준을 만들어 넣는 것은 이 자료가 밝힌 범위를 넘는 일이다.
체포 당시의 처지, 인쇄된 문구를 읽었는지,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는지, 제출 범위를 설명받았는지는 미정이다. 압수된 전자정보의 범위와 목록의 교부 여부 역시 미정이다. 미정인 사정들은 이 명칭들이 문장에 놓인 자리를 확인하는 데에서 갈라져 나간다. 명칭의 자리는 문언으로 정해지지만, 그 명칭에 어느 사람이 놓이는지는 이 문장 밖의 사실로 남는다.
이 장면의 관찰들은 이 문언의 명칭 자리에 견주는 재료로만 놓인다. 임의성이나 적법성이라는 평가는 확정된 것이 아니며, 그 평가의 결론 역시 이 명칭의 나열에서 도출되지 않는다. 조문이 세 명칭을 병렬로 적어 두었다는 사실이 이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한계이다.
5.3임의제출의 문언
명칭이 적힌 자리를 확인한 뒤에는 그 명칭이 서술어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읽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적어 두었다. 이 문언이 무엇을 무엇에 붙여 적고 있는지가 확인되는 범위다. 문언이 적어 놓은 자리를 따라 읽을 때, 제출이라는 행위와 압수라는 처분이 한 문장 안에 나란히 놓여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제218조의 문언은 제출의 앞에 "임의로"를 둔다. 이 낱말이 제출이라는 행위에 부수되어 있고, 그 행위의 주체가 소유자·소지자·보관자임을 문언이 함께 밝힌다. 문언이 제출의 동기를 묻거나 동의서의 형식을 요구하는 대목은 보이지 않는다. 서명의 방식이나 문서의 이름을 문언이 함께 적어 두지도 않았다. 따라서 문언의 자리만으로는 동의서라는 서류의 존재를 요건으로 적은 것으로 읽을 수 없다.
동사도 함께 읽어야 한다. 위 문언이 받는 행위는 "제출한" 것이다. 문언은 주체가 물건을 내놓는 모습을 제출로 적고 있고, 그 제출된 물건을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라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이었다. 이 구절은 임의제출의 경우 압수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음을 적는 것으로 읽힌다. 여기서 문언이 둔 조건은 제출의 임의성 하나이고, 별도의 사유를 적어 두지 않았다. 압수의 시점이나 장소를 한정하는 말도 이 문장에는 없다.
제218조의 문언은 물건에 대해서만 적는다.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형사소송법 제218조)이라는 표현이 앞뒤로 나란히 놓여 있고, 둘 다 물건이다. 문언에 전자정보나 저장된 자료라는 낱말은 들어 있지 않다. 물건이라는 낱말이 무엇을 담는지에 대해서도 문언은 더 밝히지 않았다. 제출된 물건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그 안의 내용을 따로 꺼내어 보는 것이 같은 물건의 처리인지에 대하여 문언이 놓은 말은 없다.
이 사례에서 기는 조사실에서 임의제출 동의서에 서명했고, 그 서명을 둘러싼 체포 당시의 처지나 인쇄된 문구의 열람 여부는 미정이다. 동의서의 서명을 둘러싼 다른 사실, 곧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는지와 제출 범위를 설명받았는지도 미정이다. 미정인 사실들은 임의성의 평가에 관해 판단하기 전에 확인되어야 할 재료로 남는다. 문언이 임의로라는 낱말을 두었으나, 이 낱말이 이 사례의 어느 사실에서 채워지는지는 문언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이 문언은 확인의 대상을 적어 두고 확인의 방법까지 적고 있지 않다.
이 사례에서 동의서에는 휴대전화 한 대와 그 안에 저장된 전자정보 전부가 제출 범위라고 인쇄되어 있었다. 문언이 제출한 물건에 대해 그 범위를 적는 방식을 두지 않았으므로, 인쇄된 제출 범위와 제218조의 문언 사이의 관계는 문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휴대전화 한 대가 물건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문언이 막아 놓은 것은 없으나, 그 안의 전자정보가 같은 문언의 물건인지에 대하여 문언이 답해 놓은 것도 없다. 제출 목록이 적힌 종이가 책상 위에 있었고 목록의 교부 여부도 미정이므로, 그 목록이 문언의 어디에 놓이는지도 정해져 있지 않다. 압수된 전자정보 중 어느 범위가 범죄 혐의와 관련되는지도 미정으로 남아, 문언이 적은 물건의 한계와 이 사례의 범위가 어디서 만나는지는 판단의 재료가 모인 뒤에야 다루어질 문제이다.
5.4유류물 압수의 문언
임의제출 문언이 무엇을 어떻게 받는 것으로 적혀 있는지를 읽고 난 뒤, 같은 조문의 나머지 절반에 놓인 유류물 압수의 문언을 읽어 둔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는 물건을 나열하면서, 그 앞머리에 유류한 물건을 먼저 적어 놓았다. 그 문언은 다음과 같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이 인용은 조문 전체를 옮긴 것으로, 유류물과 임의제출물이 한 문장 안에서 병렬로 놓여 있음을 드러낸다. 이 사례에서 조사실 책상 위의 제출 목록과 휴대전화가 어느 쪽에 놓이는지가 곧 이 문언의 문제가 된다.
그 문언에서 유류물에 붙는 수식어는 "유류한"이라는 한 낱말뿐이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라고 적으면서, 유류한 물건에 관하여 발견의 주체나 발견의 장소, 발견의 시점을 추가로 적어 두지 않았다. 조문이 유류물에 덧붙인 요건이 이 문언에 그대로 적힌 한, 그 밖의 요건을 이 문언에서 확정하기는 어렵다. 새벽에 긴급체포된 기에게서 압수된 물건이 유류물인지는 이러한 문언의 범위 안에서 판단할 재료로 남는다.
그 문언은 유류한 물건 앞에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라고 적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유류물의 발견 대상이 피의자인지 그 밖의 사람인지를 구분하지 않고 둘 다를 포섭하였다. 이 인용은 유류물이 누구에게서 발견되었는지가 조문상으로는 구분 요소로 적혀 있지 않음을 보인다. 따라서 기 본인에게서 발견된 물건과 조사실의 다른 자리에서 발견된 물건을 그 문언만으로 나눌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 문언은 유류한 물건에 대하여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적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압수의 실행에 필요한 사유나 승인 절차를 같은 문장 안에 적어 두지 않았다. 이 인용이 유류물 압수의 허용 문구라면, 그 허용의 범위는 이 문언에 적힌 표현으로 한정되어 읽힌다. 기가 임의제출 동의서에 서명한 장면에서 휴대전화의 인계가 유류물의 압수에 해당하는지는, 이 문언에 적힌 요건만으로 확정되지 아니한 채로 남는다.
유류물과 임의제출물은 이 문언 안에서 "나"로 이어져 나열되어 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라고 적혀, 두 물건이 한 압수 권한의 대상으로 함께 놓여 있음을 보인다. 그렇다고 하여 두 물건의 구분 기준이 이 문언 안에 따로 적혀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례에서의 동의서 인쇄 문구와 조사실의 제출 목록이 어느 범주의 재료인지는, 유류물 압수의 문언만으로는 정해지지 않은 채 남는다.
5.5제출과 유류물의 구분
제218조의 문언이 유류물과 임의제출 물건을 한 문장에 나란히 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를 가르는 문언상의 자리는 어디인지가 다음 질문이 된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물건을 얻는 경로를 두 가지로 적어 두었다. 그 하나가 유류물이고 다른 하나가 임의제출이다. 유류물에 관하여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8조)는 문장이 그 압수를 규정한다. 이 문장은 압수 대상을 문자 그대로 물건에 한정한다. 이는 조사실 책상 위에 놓인 종이나 기의 휴대전화처럼 눈에 보이는 물체가 문언상의 대상에 해당함을 뜻한다.
같은 조문이 임의제출을 적을 때는 행위자를 구체적으로 적어 둔다.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형사소송법 제218조)이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제출자가 소유자이거나 소지자이거나 보관자인 경우에 한하여 이 문언이 적용된다. 기가 휴대전화를 내놓은 행위가 이 표현에 놓이는지 여부는 기가 당시 그 휴대전화를 지니고 있었는지에 달렸고, 그 처지에 관한 관찰은 미정으로 남아 있다.
그러면 제출의 상대인 유류물은 무엇인가. 제218조는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라 적었을 뿐 유류의 방식이나 시기를 더 쓰지 않았다. 이 문언은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의 제출과 나란히 서면서 대조를 이룬다. 한쪽은 의도 없이 남겨진 물건이고 다른 쪽은 보유자가 내놓은 물건이라는 점에서, 제출 여부가 두 범주를 가르는 문언상의 재료가 된다.
그와 같은 구분이 압수의 절차상 결과에 대해서도 제218조의 문장 안에서 비롯되는지를 살핀다. 두 범주는 같은 문장 안에 있고 같은 문언이 그 압수를 영장 없이 할 수 있다고 열거한다. 이는 영장 없이 할 수 있다는 표현이 유류물과 임의제출에 공통으로 붙는다는 뜻이다. 다만 유류물과 임의제출을 나눈 뒤에도 제218조가 그 둘에 서로 다른 조건을 더 보태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이 문언만으로는 각 범주마다 별도의 요건이 생긴다고 읽을 수 없다.
이와 별개로 다른 조문이 영장 없는 압수를 둔 자리를 함께 확인한다. 형사소송법 제216조는 체포 시 필요한 처분을 열거하면서 "체포현장에서의 압수, 수색, 검증"을 두었다. 이 조문은 제218조가 쓴 유류나 제출의 구분을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두 조문 사이의 관계는 다음에 모아 읽을 문언의 문제로 남긴다. 여기서 확정되는 것은 제218조가 유류물과 임의제출을 문장 안에서 구분해 두었다는 사실뿐이다.
5.6요건 문언의 모음
제218조의 유류물과 임의제출 물건의 문언을 마주한 뒤, 이제 그 요건의 조각들을 한 자리에 모아 제216조와 나란히 놓는 일이 남는다. 유류물과 임의제출의 구분이 문언상 어디에 놓이는지를 살폈다면, 이어서는 그 문언이 실제로 무엇을 요구하는지 그 문장의 부분들을 헤아려 볼 차례이다.
먼저 임의제출의 경우 제218조는 제출자의 자격을 적어 놓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문장은 제출자를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로 한정하여 적고, 제출의 시점을 "임의로 제출한"이라는 표현으로 묶는다. 따라서 이 조문의 요건 문언은 제출자의 자격, 임의로 제출한 것임,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는 세 가지를 한 문장 안에 나란히 놓는다.
다음으로 제218조가 유류물에 붙이는 조건은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라는 구절이다. 이 구절은 앞서 살핀 대로 임의제출의 경우와 나란히 놓이는데, 유류물 쪽에는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의 자격을 붙이지 않는다. 그 대신 "피의자 또는 그 밖의 사람이 유류한"이라는 소유 관계의 문구가 물건 앞에 놓인다. 이 대목이 앞 단위에서 확인한 유류물과 임의제출의 구분선이고, 그 구분선의 양쪽에 각각 다른 요건 문언이 놓여 있다.
그런가 하면 제216조는 영장 없이 할 수 있는 강제처분의 목록을 놓고 그 사유와 범위를 적는다. 형사소송법 제216조는 "①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2·제200조의3·제201조 또는 제212조에 따라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없이 다음 각 호의 처분을 할 수 있다"고 열고, 그중 제2호는 "체포현장에서의 압수, 수색, 검증"이라 적는다. 이 문언은 체포 또는 구속과 결부된 경우에 필요한 때라는 조건과 체포현장이라는 장소의 한정을 함께 놓는다.
같은 조 제1항제1호의 단서는 그 사유의 한계를 다시 적는다.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제1호는 "다만, 제200조의2 또는 제201조에 따라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의 피의자 수색은 미리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때에 한정한다"고 덧붙인다. 비록 이 단서가 직접 붙는 대상은 피의자 수색이지만, 이는 영장 없는 처분이 긴급성이라는 조건과 맞물려 있음을 보여 준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은 범행 장소에서의 긴급한 경우를 따로 적는다. 제216조 제3항은 "범행 중 또는 범행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법원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없이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사후에 지체없이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문언은 시기, 장소, 긴급성의 요건과 함께 사후 영장이라는 뒤이은 의무를 함께 놓는다.
이렇게 모아 놓고 보면 제218조의 요건 문언은 제출자의 자격과 임의로 제출한 것임에 모이고, 제216조의 요건 문언은 체포 또는 구속과의 결부, 체포현장이라는 장소, 그리고 필요한 때라는 사유에 모인다. 두 조문의 문장은 각기 다른 요건들을 품고 나란히 놓여 있다. 합성 사례에서 기가 서명한 동의서의 제출 범위나 동의의 임의성에 관한 평가는, 이 자리에 모아 놓은 요건 문언들이 그 재료를 무엇을 향해 두는지 가리킬 뿐 그 충족 여부를 미리 정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