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법이 어떤 법령에 대하여 입법예고를 요구하고 어떤 경우를 빼 두는지를 묻는다. 예고의 대상이 되는 규범과 제정·개폐의 시점, 미리 알리는 의무의 내용을 차례로 살피고, 예외 자리의 열거 구조와 특별 규정·긴급의 사유·실익·위임과 기타 사유를 읽는다. 예고의 방법, 기간, 의견 처리는 이어지는 장에서 다룬다.
2.1예고 대상이 되는 규범
미리 알리는 절차에 무엇이 걸려 있는지 표시한 데서 나아가, 그 절차가 붙는 규범의 종류를 조문이 적어 둔 낱말로 한정해 본다. 행정절차법 제41조 제1항은 예고 의무가 생기는 경우를 이렇게 적는다. "법령등을 제정·개정 또는 폐지(이하 “입법”이라 한다)하려는 경우에는 해당 입법안을 마련한 행정청은 이를 예고하여야 한다." 이 문장에서 예고 대상의 범위를 가르는 낱말은 "법령등"이다. 그리고 의무를 지는 주체는 예고 대상을 정하는 낱말과는 다른 자리에서 "해당 입법안을 마련한 행정청"으로 적혀 있다.
그렇다면 "법령등"이 어떤 규범을 가리키는지가 이 사례에서 우선 물어야 할 자리이다. 그런데 조문은 이 낱말을 본문에서 풀어 쓰지 않고 곧바로 "제정·개정 또는 폐지"라는 행위의 모습으로 넘어간다. 이 의안은 국회에 접수된 한 건이고, 신구조문대비표에 적힌 변화는 '14일'이 '7일'로 줄고 '할 수 있다'가 '하여야 한다'로 바뀐 것으로 나타난다. 제41조 제1항의 낱말에 이 변화를 겹쳐 놓으면, 조문상 '개정'에 해당하는지는 이 문장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이 의안이 "법령등"에 드는 규범을 다루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그 낱말의 범위를 넓히지 않는 한도에서, 제1항이 예고 대상으로 적어 둔 것은 제정·개정·폐지의 세 행위를 겪는 "법령등"이다. 이 셋 밖의 규범을 예고 대상으로 만들어 넣을 자리는 이 조문에 없다. 의안의 신구조문대비표에 기간과 의무 표현의 변경이 적혀 있는 것은, 그 규범이 어느 쪽인지를 가르는 근거이지 그 자체로 예고 대상에 넣는 근거는 아니다. 이 사례에서 예고 대상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한편 제1항은 예고 의무를 정하면서 바로 뒤에 단서를 둔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고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예고 대상에 든 규범이라도 이 단서의 다섯 경우에 들면 예고를 생략할 수 있다. 이 의안의 제안 이유란에는 '절차의 신속'이라고만 적혀 있고, 누구의 준비 시간이 줄어드는지 적힌 자리는 비어 있다. 그래서 단서의 어느 호에 해당하는지는 이 기록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대상이 되는 규범과 예고를 생략할 수 있는 경우를 나누어 읽고 나면, 그 대상이 생기는 때가 남는다. 제41조 제1항은 그 때를 "제정·개정 또는 폐지(이하 “입법”이라 한다)하려는 경우"로 적는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의안이 이 셋 가운데 어느 때에 드는지, 따라서 예고 대상이 되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여기까지의 관찰은 규범의 범위를 조문의 낱말로 묶는 작업이며, 그 변화로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부담을 지는지는 판단하지 않는다.
2.2제정과 개폐의 시점
규범의 종류를 가른 뒤에는 그 규범을 다루는 시점을 물어야 한다. 예고 의무가 언제 생기는지, 행정절차법 제41조 제1항은 “법령등을 제정·개정 또는 폐지(이하 “입법”이라 한다)하려는 경우에는 해당 입법안을 마련한 행정청은 이를 예고하여야 한다”라고 적어 두었다. 여기에 등장하는 시점은 셋이다. 제정, 개정, 폐지가 그것이며, 셋을 묶어 조문은 “입법”이라 부른다. 그러므로 예고 의무는 이 셋 가운데 어느 하나를 하려 할 때 생긴다.
제정은 규범이 처음 생기는 때를 말한다. 조문이 쓴 낱말은 “제정”이다(행정절차법 제41조). 기존의 자리가 비어 있었고 그 자리를 새 규범이 채우려 할 때, 예고 의무는 그 마련한 행정청에 생긴다. 의안 한 건이 접수되었고 그 안에 조문이 새로 적혔다면, 신구조문대비표에 적힌 첫 자리가 이 경우에 드는지를 살피는 일부터 시작한다. 다만 대비표가 "14일"에서 "7일"로, "할 수 있다"가 "하여야 한다"로 바뀐 것으로 적혀 있는 이 의안은 새로 생기는 자리가 아니라 기존의 낱말을 고치는 자리에 가깝다.
개정은 기존 규범의 내용을 바꾸는 때이다. 같은 조문이 “개정”이라고 적어 둔 경우가 그것이다(행정절차법 제41조). 앞에서 본 대비표의 두 줄이 다루는 변화는 기간의 길이를 줄이고 선택적 표현을 의무로 바꾸는 일이다. 그 줄이 제정이 아니라 개정에 든다면 예고 의무는 행정청이 입법안을 마련하려 할 때 생긴다. 그러나 대비표에는 기간이 ‘14일’에서 ‘7일’로 줄어드는 자료만 있고, 누구의 준비 시간이 그 변화로 줄어드는지 적힌 자리는 비어 있다.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으므로 그 자리는 미정으로 남는다.
폐지는 규범이 없어지는 때이다. 조문은 “폐지”를 같은 호흡으로 놓고 세 경우를 묶었다(행정절차법 제41조). 예고 의무가 생기는 시점을 이렇게 세 가지로 한정한 것은 중요한 뜻을 가진다. 규범의 내용을 읽는 자, 시행일을 세는 자, 경과규정을 적용하는 자처럼 절차를 함께 거치는 자리 가운데 제정·개정·폐지에 들지 않는 것은 예고 의무를 만드는 자리로 끌어올릴 수 없다. 의안이 접수되었어도 그 자체로 예고 의무가 곧 생기는 것은 아니며, 의안의 성격이 세 경우 가운데 어느 것인지에 따라 갈린다.
한편 제1항은 예고하지 아니할 수 있는 경우를 단서로 두고 있다. 행정절차법 제41조 제1항은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고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적힌 뒤 다섯 호를 놓았다. 그 첫 호는 “신속한 국민의 권리 보호 또는 예측 곤란한 특별한 사정의 발생 등으로 입법이 긴급을 요하는 경우”라고 되어 있다(행정절차법 제41조). 제안 이유란에는 절차의 신속이라고만 적힌 이 의안이 그 첫 호에 드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다(행정절차법 제41조). 다만 절차의 신속이라는 글자가 곧 첫 호의 “긴급을 요하는 경우”와 같은 뜻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 두 표현이 같은 자리에 놓인 것은 아니다.
결국 이 의안이 예고의 대상이 되는지는 그 조문의 변화가 제정·개정·폐지 가운데 어느 시점에 놓이는지에 달려 있다. 제41조 제1항이 예고 의무를 만드는 때로 적어 둔 것은 그 셋뿐이며, 그 밖의 절차는 이 자리에 넣지 않는다. 예고 기간의 길이, 의견을 내는 절차의 모양, 시행일과 경과규정의 정함은 이 자료 안에서 정해진 바 없다. 여기까지 읽어 얻은 것은 예고 의무의 발아점을 세 시점으로 가르는 것뿐이며, 그 변화로 누구에게 이익이 오고 누구에게 부담이 가는지는 미정이다.
2.3미리 알리는 의무의 내용
제정과 개폐의 두 경우에 예고 의무가 붙는다고 본 뒤에 남는 물음은, 그 의무가 행정청에 무엇을 요구하는가이다. 행정절차법 제41조 제1항은 예고의 때와 함께 예고의 모습을 한 문장에 적어 두었다. 제정·개정·폐지의 세 경우를 묶어 "입법"이라 부른 조항은, 의무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법령등을 제정·개정 또는 폐지(이하 “입법”이라 한다)하려는 경우에는 해당 입법안을 마련한 행정청은 이를 예고하여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41조). 이 문장이 가리키는 의무의 주체는 입법안을 마련한 행정청이며, 의무의 대상은 마련된 입법안 그 자체이다. 예고의 주체를 '입법을 하는 기관'으로 넓게 적지 않고 '입법안을 마련한 행정청'으로 좁혀 적었다는 점이 문장의 모습에서 드러난다. 의무가 붙는 일은 권고나 선택이 아니라 '하여야 한다'는 요구로 표현되어 있다. 다만 제1항 단서에서 예외의 자리를 따로 두고 있기에, 모든 입법에 예고가 뒤따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다음에 놓인 문구가 의무의 방향을 더 가다듬는다. 같은 항은 예고의 결과를 두고 일반인이 그 내용을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행정절차법 제41조). 이 문구는 행정청이 형식을 끝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일반인이 내용에 다가설 수 있게 하라는 요구로 읽힌다. 예고의 상대는 특정한 이해관계자가 아니라 일반인이다. 여기에 주목하면 예고의 성격이 선언이 아니라 공지에 가깝다는 점이 드러난다. 행정청 안에서 합의를 끝낸 내용을 알려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밖에 있는 일반인이 읽고 판단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을 요구하는 것이다. 의안이 접수되어 신구조문대비표에 '14일'이 '7일'로, '할 수 있다'가 '하여야 한다'로 바뀐 사실이 적혀 있더라도, 그 사실이 누구의 준비 시간을 줄이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앞서 보았듯 예고 의무는 이 사실 자체를 일반인이 볼 수 있게 하는 데서 시작한다.
다만 이 문구에서 예고의 방법을 가로되 세로로 정해 끌어내지는 않는다. 조항이 요구하는 것은 '알 수 있도록'이라는 결과의 방향뿐이고, 관보에 실을지, 인터넷에 올릴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두어 알게 할지에 대해서는 행정절차법 제41조 제5항이 "입법예고의 기준·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고 되돌려 보낼 뿐이다. 방법의 값을 제1항 안에서 찾아보아야 할 자리가 조항의 구성으로 막혀 있다는 뜻이다. 예고 기간이 얼마여야 하는지, 이 의안이 예고의 대상인지, 대리인 없는 신청인이 의견을 낼 수 있는지는 이 조문에 놓여 있지 않다. 그러한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으므로 그 값은 미정으로 남는다.
의무의 내용을 문구에 묶어 두어 읽는 까닭은, 이 문구에서 그 이상을 꺼내면 관찰이 해석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제1항이 적은 것은 예고하여야 한다는 의무와 일반인이 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요구이다. 여기에 예고 기간의 최저값이나 의견제출 절차의 모양을 더해 넣는 것은 조문이 담지 않은 것을 담는 일이 된다. 이 사례의 의안에서 기간이 줄고 의무 표현이 바뀌었다는 사실은 조문의 변화로 적혀 있을 뿐이다. 누구의 준비 시간이 줄어드는지가 적힌 자리는 비어 있으므로, 그 공백을 채운 값 역시 미정으로 남는다.
이 기록은 조항의 문구를 읽어 얻은 관찰을 담은 것이다. 제1항이 예고 의무의 주체와 대상, 그리고 일반인이 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만을 적어 두었다는 사실, 이로써 기간의 구체적 값이나 방법의 선택이 이 항에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확정된 손해나 고의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조항별 영향 분석을 시작하기 위한 재료를 모은 것으로, 예고 의무가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문구의 범위 안에서 밝히는 데 그친다. 그 범위 안에서 확인된 것은 '미리'가 적힌 시점의 방향과 '알 수 있도록'이 적힌 결과의 방향이다. 두 방향이 가리키는 구체적인 수치와 절차는 이 항의 문구 밖에서 정해질 일로 남는다.
2.4예외 자리의 열거 구조
예고 의무의 내용을 넓게 읽었으므로, 이제 그 의무가 미루어지는 자리를 좁혀 살핀다. 행정절차법 제41조 제1항은 예고의 의무를 원칙으로 적고 난 뒤, 예고를 하지 아니할 수 있는 경우를 따로 적어 두었다. 그 자리를 읽을 때는 각 호의 문구를 끼워 맞추지 않고 적힌 채로 두는 일이 중요하다.
조문은 예외의 문을 어디서 여는지 분명히 밝힌다. 행정절차법 제41조 제1항은 "법령등을 제정·개정 또는 폐지(이하 “입법”이라 한다)하려는 경우에는 해당 입법안을 마련한 행정청은 이를 예고하여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고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적는다(행정절차법 제41조). 이 문장에서 "하여야 한다"는 예고의 의무를 세우고, "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그 의무를 벗어날 수 있는 자리를 표시한다. 이 사례의 의안이 여기 적은 원칙에 놓이는지 예외에 놓이는지는 미정이다.
예외의 자리는 하나가 아니라 다섯으로 적혀 있다. 제41조 제1항 제1호는 "신속한 국민의 권리 보호 또는 예측 곤란한 특별한 사정의 발생 등으로 입법이 긴급을 요하는 경우"로 적고, 제2호는 "상위 법령등의 단순한 집행을 위한 경우"로 적는다. 제3호는 "입법내용이 국민의 권리·의무 또는 일상생활과 관련이 없는 경우"로 적고(행정절차법 제41조), 제4호는 "단순한 표현·자구를 변경하는 경우 등 입법내용의 성질상 예고의 필요가 없거나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로 적으며(행정절차법 제41조), 제5호는 "예고함이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로 적는다(행정절차법 제41조). 다섯 문구는 각각 다른 사유를 담고 있다.
이 문구들이 각 호의 사유임을 잊으면, 이 사례의 관찰을 한 가지로 뭉개기 쉽다. 신구조문대비표에 기간이 '14일'에서 '7일'로 바뀌고 '할 수 있다'가 '하여야 한다'로 바뀐 사실은 단순한 자구 변경인지 여부와는 별개의 물음이며, 그 내용이 국민의 권리·의무와 무관한지 여부와도 별개의 물음이다. 사유를 하나로 줄이면 실제로 어느 호가 문제인지를 가리는 일이 사라진다.
각 호의 문구에서 새로운 사유를 만들지도 않아야 한다. 조문에 적힌 다섯 사유의 바깥에 예고를 생략할 여섯째 사유를 세우는 것은 열거 구조와 어긋난다. 반대로 제4호가 담은 "예고의 필요가 없거나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까지 제1호의 긴급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적힌 문구를 옮겨 놓는 일이 아니다. 어느 호의 요건이 충족되는지는 이 자리에서 정하지 않고, 요건이 각각 따로 있다는 사실만 남긴다.
따라서 예외의 자리는 원칙의 문을 여는 다만 뒤에, 다섯 호로 나뉘어 놓여 있다. 이 사례의 의안이 어느 호에 닿는지, 그리고 예고를 생략할 수 있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다만 예외의 자리를 읽을 때는 각 호의 요건을 서로 섞지 않고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하다.
2.5특별 규정과 긴급의 사유
예외의 자리를 나눈 뒤에 남는 물음은 각 자리마다 무엇을 묻는지이다. 제2항 제1호가 긴급의 사유를 먼저 둔 까닭부터 살핀다. 행정절차법 제41조 제1항 제1호는 "신속한 국민의 권리 보호 또는 예측 곤란한 특별한 사정의 발생 등으로 입법이 긴급을 요하는 경우"로 적는다. 이 호는 긴급의 까닭을 둘로 나누어 적고 있다. 하나는 국민의 권리를 신속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예측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생긴 경우이다.
이 기록의 의안은 기간을 '14일'에서 '7일'로 줄이고 '할 수 있다'를 '하여야 한다'로 바꾼다. 제안 이유란에는 '절차의 신속'이라고만 적혀 있다. 위 조문이 말하는 '신속한 국민의 권리 보호'와 이 의안이 적은 '절차의 신속'이 같은 뜻인지는 이 자리에서 적지 않았다. 누구의 준비 시간이 줄어드는지가 비어 있듯이, 긴급을 요한다는 판단의 근거도 미정이다.
긴급의 사유와 나란히 둔 자리는 다른 법령등의 특별한 규정이다. 다만 이 행정절차법 조문은 그 자리를 열어 두지 않았다. 뒤의 각 호가 '상위 법령등의 단순한 집행', '입법내용이 국민의 권리·의무 또는 일상생활과 관련이 없는 경우'를 차례로 이어 갈 뿐이다. '다른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라는 문구는 이 조문에서 찾을 수 없다. 이 문구가 들어갈 자리는 미정이다. 그러므로 이 기록에서 그 자리를 대신 채울 법령등의 이름이나 조문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
두 사유의 구분만으로 예고의 기간이나 방법이 정해지는 것도 아니다. 행정절차법 제41조 제5항은 예고 기준과 절차의 정함을 위임하기로 적는다. 그 위임의 문구는 "입법예고의 기준·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이다 (행정절차법 제41조). 예고를 하지 아니할 수 있는 사유가 무엇인지 정하는 일과, 예고를 하기로 한 뒤 그 기간과 방법을 정하는 일은 서로 다르다. 이 의안이 예고의 대상인지, 예고 기간이 얼마가 되는지는 위 두 사유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예고의 방법이 어느 모양으로 정해질지도 이 자리에서 정할 수 없다.
긴급의 사유를 넓게 읽어 예고를 건너뛸 자리를 늘리는 것도, 좁게 읽어 예외를 좁히는 것도 이 자리에서 단정할 수 없다. 조문이 적은 사유의 문구를 그대로 둔 채로, 이 의안이 그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미정으로 남긴다. 다만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조문의 변화와 절차의 모양이며, 그 변화로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부담을 지는지도 미정이다.
2.6실익과 위임과 기타 사유
특별 규정과 긴급의 사유를 살핀 뒤에 남는 것은 제2항의 나머지 자리이다. 이제 그 자리를 차례로 읽되, 조문이 적지 않은 판단 기준을 보태지 않고 그대로 둔다.
제2항은 예고의 실익이 없는 경우와 위임된 사항, 그리고 그 밖의 사유로 세 자리를 적어 두었다. 그러나 행정절차법 제41조의 조문에는 그러한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제1항은 예고를 하지 아니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경우를 열거하고, 제2항은 그 자체가 이미 삭제된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삭제된 조항의 문구를 현재의 판단 기준처럼 읽을 수는 없다.
자료로 삼는 행정절차법 제41조의 신구 대비에서 제2항은 "② 삭제 <2002. 12. 30.>"로만 남아 있다(행정절차법 제41조). 삭제된 조항의 사유를 하나씩 다시 꺼내어 해석하는 일은 이 자리의 일이 아니다. 예고의 실익이 무엇을 뜻하는지, 위임된 사항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그 밖의 사유에 무엇이 남는지에 대해서는 조문이 남긴 문장이 없으므로 답할 말도 없다.
의안의 신구조문대비표에는 기간이 '14일'에서 '7일'로, '할 수 있다'가 '하여야 한다'로 바뀐 것으로 적혀 있다. 제안 이유란에는 '절차의 신속'이라고만 쓰여 있고, 누구의 준비 시간이 줄어드는지 적힌 자리는 비어 있다. 이 사실만으로는 삭제된 제2항의 사유 가운데 어느 것과 견주어야 하는지 가릴 수 없다. 실익의 유무나 위임의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자료에 놓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제41조 제1항이 현재 남긴 예외 사유는 다섯 호이다. "1. 신속한 국민의 권리 보호 또는 예측 곤란한 특별한 사정의 발생 등으로 입법이 긴급을 요하는 경우"부터 "5. 예고함이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이르기까지(행정절차법 제41조), 각 호는 예고를 하지 아니할 수 있는 경우를 스스로 적고 있다. 이 사례에서 의안이 이 다섯 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지는 미정이다. 제2항에 적혔던 실익이나 위임 같은 사유를 이 다섯 호의 사이에 끼워 넣는 일은 조문이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삭제된 제2항의 자리를 놓고 새로 판단 기준을 세우지 않는 쪽으로 읽기를 멈춘다. 이 기록에 남는 것은 조문의 자리가 비어 있다는 관찰이며, 그 변화로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부담을 지는지도 미정이다. 이 의안이 입법예고의 대상인지, 예고 기간은 얼마로 되는지, 대리인 없는 신청인이 의견을 낼 수 있는지, 시행일과 경과규정이 어떻게 정해질지도 함께 미정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