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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자유와 법률 연구: 공개 연구의 보호 범위 · 제41권 · 제14장 · 초판

제14장 남는 물음과 재검토 조건

남아 있는 물음을 어떤 조건 아래 다시 보아야 하는가?

분량
약 2,200단어 · 9분
자료
조문 2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4.1남은 쟁점과 재검토의 자리
  3. 14.2기업명 표기와 공공의 이익
  4. 14.3판결 데이터 분석의 한계
  5. 14.4자동화 분석 공개의 틀
  6. 14.5재검토의 조건과 남은 결론
  7. 다룬 법령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기업명을 밝힌 통계적 비평의 공공의 이익 요건, 판결 데이터로 법관과 재판부의 경향을 분석하는 연구의 한계, 자동화된 법률 분석의 공개를 어느 틀로 다룰지를 남은 쟁점으로 놓는다. 확정된 기준을 새로 세우지 아니하고, 재검토의 조건과 남은 결론을 밝히는 것으로 맺는다.

14.1남은 쟁점과 재검토의 자리

삭제 요구와 고소가 연구를 제한할 수 있는 범위를 살핀 데서 나아가, 이 사례에서 아직 확정되지 않은 세 쟁점을 나누어 적어 보고자 한다. 첫째는 무가 글에 쓴 기업명 표기가 어느 범위까지 허용되는지이고, 둘째는 양형 비평의 분석 방법이 남이 따를 수 있게 재현 가능한지이며, 셋째는 삭제 요구와 고소가 무의 연구에 실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이다. 세 쟁점 모두 무가 확정판결 30건의 판결문을 모아 형량과 판단 근거를 나눈 글에 관한 것이나, 그 글의 법적 평가와는 구별되어 살핀다.

우선 이 사례의 성격을 가늠하기 위해 위축의 한계에 관한 기준을 다시 떠올린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삭제 요구와 고소가 연구 활동을 제한하는 수단으로 작용하는 범위는 언제나 위 규정의 문언에 매인다. 그러므로 이 사례에서 미정으로 남은 사실이 무엇인지 밝히는 일이 선행하고, 그 사실이 확인된 뒤에 비로소 위 규정과의 관계를 물을 수 있다.

다음으로, 무의 글이 학문적 표현의 보호 범위에 놓이는지를 가늠하는 잣대는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에서 확인된다. 그 판결은 학문적 표현행위를 “기본적 연구윤리를 위반하거나 해당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 학문적 과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행위의 결과라거나, 논지나 맥락과 무관한 표현으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학문적 연구를 위한 정당한 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다(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 그러나 같은 판결은 연구자가 “연구 주제의 선택, 연구의 실행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타인의 명예를 보호하고, 개인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며, 사생활의 비밀을 보호하는 것을 소홀히 하여서는 안 된다”고도 하였다(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 이 두 문장은 이 사례의 판단 틀을 이루지만, 그 판단은 기업명 표기의 범위라는 쟁점이 미정으로 남아 있는 한 확정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확정된 기준을 새로 세우지 않고서 남은 자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은 학문적 표현을 명예훼손의 사실의 적시로 평가할 때 “학문적 표현을 그 자체로 이해하지 않고, 표현에 숨겨진 배경이나 배후를 섣불리 단정하는 방법으로 암시에 의한 사실 적시를 인정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고, “해당 표현이 학문의 자유로서 보호되는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무의 글에 담긴 기업명 표기와 양형 비평이 위 판결이 말하는 보호의 영역에 놓이는지, 아니면 별도의 평가가 필요한지 판단하려면 기업명 표기의 범위, 분석 방법의 재현 가능성, 삭제 요구와 고소가 연구에 준 영향이 각각 밝혀져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그 세 가지가 미정으로 남아 있으므로, 이 사례가 명예훼손의 성립이나 법률사무의 취급에 해당한다는 법적 평가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14.2기업명 표기와 공공의 이익

그렇다면 남은 쟁점 가운데 기업명을 밝힌 연구 글의 공개 범위를 어디까지 두어야 하는지, 공공의 이익이라는 말이 이 글에서 어떤 구실을 하는지가 다음 물음이다. 무가 공개한 글이 실제 사건의 기업명을 그대로 적은 통계적 비평이라면, 그 표기 자체가 타인의 권리를 건드리는지 묻는 자리가 남는다.

이 물음에 답하기 전에 학문적 표현이 법의 보호를 받는 범위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은 학문적 표현행위의 정당성 요건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학문적 표현행위는 기본적 연구윤리를 위반하거나 해당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 학문적 과정이라고 보기 어려운 행위의 결과라거나, 논지나 맥락과 무관한 표현으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학문적 연구를 위한 정당한 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 이 기준에서 기업명 표기가 논지와 무관한지 여부는 그 글의 통계적 비평이 논증하는 범위와 떼어 놓고 판단할 수 없다.

같은 판결은 연구자가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단계까지도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연구자들은 연구 주제의 선택, 연구의 실행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타인의 명예를 보호하고, 개인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며, 사생활의 비밀을 보호하는 것을 소홀히 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 무가 확정판결문에 적힌 기업명을 그대로 옮겼더라도, 발표 단계에서의 명예 보호는 여전히 살펴야 할 요건으로 남는다. 다만 이 요건이 기업명을 반드시 익명으로 바꾸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면 기업명 표기가 곧 명예훼손의 사실 적시에 해당하는지도 분명히 갈라야 한다. 앞서 본 판결은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사실에 관한 발언이 보도, 소문이나 제3자의 말을 인용하는 방법으로 단정적인 표현이 아닌 전문 또는 추측의 형태로 표현되었더라도, 표현 전체의 취지로 보아 사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사실의 적시로 인정하여 왔다"(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고 정리하면서도, 학문적 표현을 다룰 때는 "학문적 표현을 그 자체로 이해하지 않고, 표현에 숨겨진 배경이나 배후를 섣불리 단정하는 방법으로 암시에 의한 사실 적시를 인정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고 덧붙인다. 확정판결의 사실을 모아 양형이 일관되지 않았다고 적은 글은 그 자체로 드러난 사실의 나열이며, 글에 숨은 뜻을 짐작하여 사실 적시를 넓히는 해석은 이 판결이 허용하지 않는 자리에 놓인다.

한편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공공의 이익이 제한의 사유로 내세워질 때조차 제한은 법률로만 가능하고, 자유의 본질적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 이 조문이 기업명 표기를 금지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무는 어떤 사건도 수임하지 않았고 대가를 받은 바 없다. 삭제 요구와 고소가 연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분석 방법의 재현 가능성과 기업명 표기의 범위를 어떻게 두어야 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기업명을 밝힌 글의 공공적 가치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무엇인지도 남는 물음으로 남는다. 공공의 이익이라는 요건을 명예훼손의 성립 요건으로 새로 세우지 않은 채, 학문적 표현의 정당성과 사실 적시의 범위를 구분하는 자리를 지키는 것이 이 관찰의 자리를 정하는 방식이다.

14.3판결 데이터 분석의 한계

기업명 표기의 공공적 이익이 남은 물음으로 남은 데에서 나아가, 확정판결문을 모아 재판부의 경향을 밝히는 연구는 그 수집 대상과 공개 방식에서 또 하나의 쟁점을 놓는다. 연구자가 형량 자료를 모으고 나열하는 행위를 개인정보의 처리와 나란히 읽을 수 있는지, 그리고 분석 결과의 재현 가능성 관찰이 곧 수집과 제공의 적법성을 가리는지가 그 물음이다.

개인정보의 범위와 처리 행위의 성질에 관하여 대법원 2016. 8. 17. 선고 2014다235080 판결은 먼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을 넓게 놓고,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수집·보관·처리·이용 등의 행위는 모두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는 개인의 신체, 신념, 사회적 지위, 신분 등과 같이 개인의 인격주체성을 특징짓는 사항으로서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일체의 정보이고, 반드시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 정보에 국한되지 아니하며 공적 생활에서 형성되었거나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까지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형량을 나열한 글에 실린 판결문의 사실과 사건번호가 이 범위에 드는지 여부는 그 글이 무엇을 식별하게 만드는지에 달렸다.

이미 공개된 정보를 다루는 행위의 적법성 기준에 관하여 같은 판결은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인지는 공개된 개인정보의 성격, 공개의 형태와 대상 범위, 그로부터 추단되는 정보주체의 공개 의도 내지 목적뿐만 아니라, 정보처리자의 정보제공 등 처리의 형태와 정보제공으로 공개의 대상 범위가 원래의 것과 달라졌는지, 정보제공이 정보주체의 원래의 공개 목적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므로 판결문에 담긴 사실이 공적 영역에 형성된 것이라도, 수집한 범위와 공개한 대상이 원래의 공개와 같은지 별도로 살펴야 한다.

아울러 그 판결은 "단지 정보처리자에게 영리 목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정보처리 행위를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판단에는 "정보주체가 공적인 존재인지, 개인정보의 공공성과 공익성, 원래 공개한 대상 범위, 개인정보 처리의 목적·절차·이용형태의 상당성과 필요성, 개인정보 처리로 침해될 수 있는 이익의 성질과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익을 비교할 것을 요구했다. 무가 어떤 사건도 수임하지 않았고 대가를 받은 바 없다는 사정이 여기에 닿기는 하나, 그것만으로 결과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정보처리를 막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하므로"라는 평가가 그 판결의 사안에서 나온 것임을 함께 두어야 한다.

헌법 제37조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법률로 제한하는 경우에도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하면서 제한의 조건을 함께 적었다. 판결 데이터를 모으는 연구의 공개가 이 경계 안에서 논의될 수 있는지는, 기업명 표기의 범위와 분석 방법의 재현 가능성, 삭제 요구와 고소가 연구에 준 영향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판결문의 사실관계를 정리하여 양형의 흐름을 보여주는 관찰이 곧 개인정보 처리의 적법이라는 평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재현 가능성에 관한 관찰은 분석의 적법성 결론을 대체하지 않는다.

14.4자동화 분석 공개의 틀

분석 결과를 사건번호와 함께 공개한 행위가 자동화된 도구를 거친 것이라 하여 변호사법의 벌칙 아래 놓이는지, 그 틀을 먼저 가려야 한다. 무가 어떤 사건도 수임하지 않았고 대가를 받은 바 없다는 사정은 이미 확인된 것이므로, 남는 것은 그 글을 낸 행위가 제109조가 적시하는 취급에 해당하는지이다.

변호사법 제109조는 그 구체적 요건을 법률사무의 취급과 알선으로 정하고 있다. 그 조문에 따르면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또는 제3자에게 이를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하게 할 것을 약속하고 다음 각 목의 사건에 관하여 감정·대리·중재·화해·청탁·법률상담 또는 법률 관계 문서 작성,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이러한 행위를 알선한 자”를 처벌한다(변호사법 제109조). 이 인용에서 요건은 두 갈래로 겹쳐 있다. 대가의 수수나 약속이 먼저 성립하고, 이어 특정 사건에 관한 법률사무의 취급 또는 알선이 뒤따른다. 무에게서 대가가 없었다는 사실은 앞 갈래가 채워지지 않았음을 가리키며, 그러므로 뒤 갈래를 따로 살필 여지가 남지 않는다.

그 뒤 갈래에 해당하는지의 판단도 요건을 새로 보태지 않은 채 조문이 적시한 범위 안에서만 이뤄져야 한다. 이 글은 확정판결 30건의 판결문을 모아 형량과 판단 근거를 나열한 것이고, 사건의 수임이나 대리의 형을 취한 것이 아니므로, 조문이 적시한 감정·대리·중재·화해·청탁·법률상담 중 어느 것에 놓이는지도 자료가 확정해 주지 않는다. 이 관찰이 곧 법률사무의 취급이라는 법적 평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벌칙 조문이 나아가 명시하는 사건의 범위도 함께 살핀다. 제109조 제1호는 각 목에서 “소송 사건, 비송 사건, 가사 조정 또는 심판 사건”부터 “그 밖에 일반의 법률사건”까지 나열한다. 무가 모은 대상이 확정판결에 이른 형사사건의 판결문이라 하여, 그 글을 낸 행위가 곧 나열된 목의 어느 하나에 관한 취급이 되는 것은 아니다. 목의 구분은 조문이 정한 사건의 범위를 가르는 표지일 뿐, 그 자체로 처벌 요건을 이루지 않는다.

이 틀의 한계는 헌법이 정한 제한의 조건과도 맞닿는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선언한다. 벌칙 조문의 요건이 채워지지 않은 사안에 그 벌칙을 확장 적용하는 것은 법률로 정한 제한의 범위를 넘는 일이므로, 자동화 분석 공개의 논의는 조문이 그어 둔 선 안에서만 전개된다.

따라서 자동화된 법률 분석의 공개를 어느 틀에서 다룰 것인가는 제109조의 벌칙 요건이 성립한 뒤에야 비로소 열리는 물음이다. 무가 법률사무를 취급했다는 평가가 확정된 바 없고, 그 글이 변호사법의 벌칙 아래 놓인다고 단정할 근거도 확인되지 않았다. 삭제 요구와 고소가 연구에 준 영향을 관찰한 것이 그 평가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며, 그 글이 명예훼손의 성립이라는 다른 쟁점에 어떻게 놓이는지도 여기서 다루지 않은 채 남겨둔다.

14.5재검토의 조건과 남은 결론

자동화 분석의 공개를 벌칙 조문의 요건과 나란히 놓는 데서 그친다면, 남는 것은 이 쟁점들이 어떤 경우에 다시 논의되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다. 세 가지 관찰, 곧 기업명 표기의 범위와 분석 방법의 재현 가능성, 삭제 요구와 고소가 연구에 준 영향은 각각 다른 조건에서 다시 다루어져야 한다. 그 조건을 밝히는 일이 이 장의 남은 일이다.

우선 기업명 표기의 범위는 연구 결과 발표의 방식과 직결된다.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은 연구자가 연구의 전 과정에서 부담하는 책임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연구 주제의 선택, 연구의 실행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타인의 명예를 보호하고, 개인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며, 사생활의 비밀을 보호하는 것을 소홀히 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 이 판시는 연구 결과 발표의 방식이 연구의 한 부분으로서 평가됨을 분명히 한다. 판결문을 모아 기업명을 함께 적은 글도 그 발표 방식의 측면에서 다시 검토될 여지가 있다. 다만 기업명 표기를 어느 범위까지 허용하는지에 관한 기준은 이 판시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분석 방법의 재현 가능성은 학문적 과정에 해당하는지와 맞닿는다. 같은 판결은 학문적 표현행위의 성격을 "연구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고 학술적 대화와 토론을 통해 새롭고 다양한 비판과 자극을 받아들여 연구 성과를 발전시키는 행위로서 그 자체가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적 과정이며 이러한 과정을 자유롭게 거칠 수 있어야만 궁극적으로 학문이 발전할 수 있다"고 서술한다.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 분석 방법이 공개되어 다른 사람이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다면, 그 글은 비판과 검증을 받을 수 있는 상태에 놓인다. 이 판시는 그러한 공개를 학문적 과정으로서 존중할 필요를 말한다. 반대로 방법이 밝혀지지 않았을 때 어떤 평가가 내려지는지는 이 판시가 다루지 않았다.

삭제 요구와 고소가 연구에 준 영향은 표현의 평가와 증명책임의 문제로 이어진다. 삭제 요구는 글의 철회를, 고소는 형사 절차의 개시를 각각 뜻한다. 그런데 위 판결은 학문적 표현을 범죄의 사실 적시로 평가하는 데 신중할 것을 요구하면서, "학문적 표현을 그 자체로 이해하지 않고, 표현에 숨겨진 배경이나 배후를 섣불리 단정하는 방법으로 암시에 의한 사실 적시를 인정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다.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 연구자가 어떤 의도로 글을 썼는지를 추측하여 사실 적시를 인정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뜻이다. 삭제 요구와 고소가 어떤 의도로 이루어졌는지는 확정된 바 없고, 그 의도를 추측하여 연구의 평가를 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이 판시가 끝까지 지켜야 할 한계를 놓치는 것은 아니다. 같은 판결은 연구자가 부담하는 책임의 내용을 "따라서 연구자들은 연구 주제의 선택, 연구의 실행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타인의 명예를 보호하고, 개인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며, 사생활의 비밀을 보호하는 것을 소홀히 하여서는 안 된다"고 밝힌다.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7도18697 판결) 학문의 자유가 무제한이라는 뜻이 아니다. 헌법 제37조 제2항도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이 남는 범위 안에서만 제한이 가능하다는 원칙은 이 연구에 대한 평가에도 함께 놓인다.

이 장이 밝힌 것은 세 쟁점이 각각 어떤 조건에서 다시 논의되어야 하는지의 뼈대이다. 기업명 표기의 범위는 연구 결과 발표의 방식과 관련하여, 분석 방법의 재현 가능성은 학문적 과정에 해당하는지와 관련하여, 삭제 요구와 고소의 영향은 표현의 평가와 증명책임과 관련하여 다시 검토될 것이다. 그러나 삭제 요구와 고소가 있었다는 사실이 곧 명예훼손의 성립이라는 평가가 되는 것은 아니고, 분석 방법이 공개되었다는 사실이 곧 법률사무의 취급이라는 평가가 되는 것도 아니다. 변호사법 제109조의 요건은 위 판시의 기준과 나란히 놓일 뿐, 그 요건이 채워졌는지는 이 관찰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남은 결론은 이 쟁점들이 아직 열려 있다는 사실 그 자체이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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