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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T법률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판정 대장: 다축 판단 기록의 설계 · 제43권 · 제12장 · 초판

단서를 지우지 않는 규칙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같은 단서를 왜 그대로 남겨 두어야 하는가?

분량
약 2,2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0 · 판결 2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2.1두 요약이 갈라진 자리
  3. 12.2단서어의 원문 대조
  4. 12.3단서를 남긴 기록 형식
  5. 12.4지웠을 때 생기는 차이
  6. 12.5다시 만들 수 있는 기록
  7.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두 요약이 갈라진 자리를 다시 놓고, 단서어를 지우지 않고 적는 규칙을 세운다. 단서어의 원문 대조, 단서를 남긴 기록 형식, 지웠을 때 생기는 차이, 다시 만들 수 있는 기록을 차례로 살핀다.

12.1두 요약이 갈라진 자리

구절을 붙인 분류가 같은 기록을 다시 만들 수 있는지를 살핀 끝에, 이제 두 요약이 어느 문장에서 갈라졌는지 그 자리를 확인한다. 이 글은 어느 요약이 옳은지를 가리지 않는다. 기록이 갈린 지점만을 표시하여, 다음에 할 원문 대조의 범위를 정한다.

두 요약이 붙인 문장은 모두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요약에서 나왔다. 판결은 수사기관이 무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뒤에도 무관정보를 지우지 않고 보관하는 경우를 두고,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문장은 보관이라는 사정을 전제한 뒤 곧바로 위법이라는 서술에 이르며, 그 사이에 별도의 단서어를 놓지 않았다. 같은 판결의 판시사항도 이 쟁점을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경우, 무관정보 부분에 대한 압수가 위법한지 여부(적극) 및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거나 피고인 등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한 경우, 위법성이 치유되는지 여부(소극)"라는 형태로 함께 제시하였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판시사항은 보관이라는 조건과 위법이라는 결론을 붙여 놓았을 뿐, 그 사이에 다른 요건을 더하거나 사정을 가늠하라는 말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한쪽 기록은 그 서술을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위법이라는 뜻으로 적었다. 참여권은 앞서 인용한 문장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 표현이다. 권리를 요건으로 삼는 방식은, 위법이라는 결론에 이르는 길에 참여권이 충족되었는지를 먼저 살피라는 규칙으로 읽힌다. 다른 쪽 기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이라는 뜻으로 적었다. 사정을 형량하는 것으로 읽히는 이 표현은, 보관이라는 사정을 전제로 하면서도 곧바로 위법을 선언하기 전에 다른 사정을 한 번 더 살피라는 형량으로 읽힌다. 두 표현은 모두 위법이라는 결론에 이르는 길에 조건을 더한 것이다. 두 기록 가운데 어느 쪽의 단서어가 판결문에 있는지, 이에 대한 확인은 미정으로 남는다.

이 갈라짐의 성격을 가늠하려면, 같은 판결이 다른 장면에서 단서어를 붙여 서술한 방식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증거배제의 예외에 관하여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밝힌다. 여기에는 "예외적인 경우라면"이라는 단서어가 원문에 놓여 있다. 앞서 인용한 무관정보 보관에 관한 문장에는 그러한 단서어가 붙어 있지 않다. 같은 판결 안에서 단서어가 붙는 자리와 붙지 않는 자리가 나뉘어 있으므로, 요약의 단서어가 원문에서 비롯한 것인지 요약자가 덧붙인 것인지는 문장마다 따로 대조하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요약의 끝에 붙인 구절도 마찬가지다. 무관정보 보관에 관한 문장은 위법이라는 서술과 치유되지 않는다는 서술을 함께 놓는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판시사항도 이 쟁점을 한 덩어리로 묶어 제시할 뿐, 요건을 늘어놓는 규칙인지 사정을 종합하는 형량인지에 대한 이론적 성격을 밝히지 않는다. 같은 판결이 2차적 증거의 판단에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곳(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사정을 종합하는 형량을 요구하는 자리에 해당한다. 이와 나란히 놓고 보면, 무관정보 보관에 관한 문장이 어느 쪽에 서 있는지를 읽는 일은 요약의 단서어를 원문과 맞춰 보는 일과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 판결이 세운 기준을 어느 쪽으로 읽어야 하는지는, 여기서 정하지 않는다.

두 기록은 석 달 뒤 다른 사건의 검토에서 서로 다른 결론의 근거로 인용되었다. 그 인용이 판결문의 어느 문장을 범위로 삼았는지, 뒤 사건의 결론이 어떤 구절에 기대었는지 역시 미정이다. 여기 적은 것은 관찰된 사실의 나열이다. 어떤 요약이 옳은지에 대한 결론은,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처럼 보류되어야 한다. 지금 확인된 것은 두 요약이 갈라진 자리가 같은 판결의 같은 문장을 두고 생겼다는 점이며, 그 문장에 단서어가 있었는지는 아직 열려 있다.

12.2단서어의 원문 대조

갈라진 자리를 표시한 뒤에는, 두 기록이 붙인 단서어 가운데 어느 것이 판결문에 실제로 있는지 읽어 두어야 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판결요지는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 이외의 것을 다룰 때의 한계를 이렇게 적고 있다.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저장매체 자체를 외부로 반출하거나 하드카피·이미징 등의 형태로 복제본(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을 만들어 외부에서 그 저장매체나 복제본에 대하여 압수·수색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 이외에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문장은 원칙을 세우면서 그 문장 자체에는 단서를 달지 않았다. 한쪽 기록에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위법이라는 뜻으로 적힌 구절은 이 문장에 대응하는 표현을 찾기 어렵다. 다른 쪽 기록이 단서어로 삼은 표현 역시 여기에는 들어 있지 않다.

그 판결이 단서를 두는 자리는 따로 있다. 우연히 발견한 무관정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하여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이 적는다. "그러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유관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으로서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단서어는 "그러나"와 "경우라면", "경우에 한하여"에 놓여 있다. 이 자리에 놓인 조건은 추가 탐색의 중단과 별도 영장이다.

위법한 수집이 된 뒤에 사정이 바뀌어도 그 효력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이 판결은 분명히 적는다.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사후의 영장 발부나 증거 사용 동의를 단서로 삼을 수 없다는 뜻이다. 뒤 사건에서 인용된 문장이 어느 것인지는 아직 미정이나, 적어도 다른 쪽 기록이 붙인 단서어는 이 판결요지의 어느 문장에도 붙어 있지 않다.

대조의 상대편으로,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의 판결요지는 단서어를 달리 놓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09조 제1항이 "채무자의 행위가 부인된 경우 상대방이 그가 받은 급부를 반환하거나 그 가액을 상환한 때에는 상대방의 채권은 원상으로 회복된다."라고 정한 뒤, 이 판결은 회복되는 채권의 범위를 이렇게 한정한다. "이 조항의 문언과 취지에 비추어 보면, 부인에 의해 회복되는 상대방의 채권은 부인된 행위의 직접 대상이 된 채권에 한정되지 않고 그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보증채권이나 보험금채권 등 다른 채권도 포함될 수 있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 "한정되지 않고"와 "포함될 수 있다"가 이 문장의 단서어다.

이 판결요지가 마지막으로 적는 문장에도 조건이 놓여 있다. "이러한 경우 어음금 지급행위가 부인되어 어음소지인인 상대방이 어음금을 반환한 때에는 채무자회생법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소멸했던 어음상 채권이 회복되고 어음상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원인채권도 회복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 반환의 시점이 회복의 관건이다. 이렇게 두 판결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놓고 보면, 두 기록 가운데 어느 쪽의 단서어가 원문에 있는지 하는 물음은 여전히 미정이다. 여기서 확인한 것은 인용된 문장과 그 문장이 놓인 자리이며, 그 단서어가 뒤 사건에서 어떤 결론을 이끄는지는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12.3단서를 남긴 기록 형식

이에 두 기록에 석 달 뒤 다른 사건의 검토가 뒤따랐고, 같은 판결이 서로 다른 결론의 근거로 불려 나갔다면, 이제 남은 일은 기록 형식을 세우는 것이다. 요약문에 실린 문장 자체만으로는 단서어의 출처와 자리를 가눌 수 없다. 그러므로 원문에 있는 단서어와 그 문장이 판결문의 어느 자리에 놓였는지를 함께 적어 두는 형식이 요구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판결요지 [1]은 전자정보의 무관정보 처리에 관한 기준을 제시한다. 요지에서 "그러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유관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으로서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문장은 앞 문장이 선언한 원칙에 "그러나"로 이어지는 단서어를 두고, 그 단서에 "경우에 한하여"의 제한을 다시 얹는다. 이 문장이 판결요지 [1]의 첫째 단락에 놓여 있음을 함께 적어 두면, 원칙과 예외가 한 단락 안에서 맞닿아 있음이 드러난다.

같은 판결의 판결요지 [2]는 절차 위반 증거의 배제 원칙과 그 예외를 다룬다. 2차적 증거의 배제 원칙을 받는 문장으로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문장에서 단서어 "다만"은 앞 문장이 세운 원칙에 예외를 여는 자리를 표시하고, 이어지는 "경우라면"은 예외의 성립 조건을 촘촘히 묶는다. 이 문장이 판결요지 [2]의 둘째 단락에 위치함을 함께 적으면, 원칙과 예외의 대립 구도가 한 단락에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두 문장에 관한 한, 단서어는 판단의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로만 옮겨 적는다. 앞 문장이 세운 원칙을 뒤집는 방향인지, 예외의 문턱을 높이는 방향인지에 대한 해석은 이 기록 형식 안에 넣지 않는다. 다만 판결요지의 어느 단락에, 어느 문장에 단서어가 붙어 있는지를 함께 적어 둠으로써, 뒤 사건의 검토에서 그 문장이 인용될 때 인용된 범위가 원문의 어디까지인지 가눌 수 있게 한다.

단서를 남기는 기록 형식은 요약문에 단서어를 통째로 옮기고, 그 문장이 놓인 자리를 함께 밝히는 것으로 충분하다. 여기에 원문에 없는 단서를 더하거나, 있는 단서를 다른 말로 바꾸어 적는 일은 그 형식 밖의 일이다. 어느 요약이 옳은지, 어느 쪽의 단서어가 원문에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이 형식이 다루지 않는다. 남은 것은 두 요약 가운데 어떤 문장이 이 판결의 말을 제대로 옮겼는지를, 옮겨 적은 문장과 판결요지 원문을 견주어 확인하는 일이다.

12.4지웠을 때 생기는 차이

그러면 단서어를 지운 요약과 남긴 요약이 어떤 자리에서 갈라지는지를 두 요약 가운데 어느 쪽이 원문에 가까운지 판단하지 않은 채로 살펴보기로 한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의 판결요지에는 두 개의 쟁점이 함께 놓여 있다. 그 판결요지는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해 어음을 배서·양도한 경우, 어음금이 지급되어 어음상 채무가 소멸하면 원인채무도 함께 소멸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어음금 지급행위가 부인되어 어음소지인인 상대방이 어음금을 반환한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소멸했던 어음상 채권이 회복되고 어음상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원인채권도 회복되는지 여부(적극)"라고 적고 있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 같은 판결요지의 문장 안에서 전반부의 쟁점과 후반부의 쟁점은 '및 이때'라는 말로 이어진다.

한쪽 기록에는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위법이라는 뜻이 옮겨져 있고, 다른 쪽 기록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이라는 뜻이 옮겨져 있다. 두 표현 가운데 어느 쪽에 단서어가 들어 있는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다만 두 요약이 놓인 자리를 함께 적는 형식에 따르면, 뒤의 사건에서 인용된 범위가 이 판결문의 어느 문장인지도 아직 확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두 요약의 글자 차이가 어떤 문단에서 생겨난 것인지가 아니라, 두 요약이 각각 어떤 문장을 요약한 것으로 둔 것인지를 표시해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판결요지의 문장에서 "및 이때 어음금 지급행위가 부인되어 어음소지인인 상대방이 어음금을 반환한 경우"라는 부분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은 어음금이 지급되어 어음상 채무가 소멸하면 원인채무도 함께 소멸한다는 내용이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 이 부분은 앞의 쟁점을 다루는 자리에 놓여 있다. 그 자리에 들어 있는 말을 지우고 남은 문장만으로 뒤의 사건을 검토하면, 검토자는 이 판결이 어음금 지급행위가 부인된 경우까지 다루었다는 사실을 함께 읽지 못한다.

반대로 판결요지의 후반부를 빼고 앞부분만 남기면, '어음금이 지급되어 어음상 채무가 소멸하면 원인채무도 함께 소멸하는지 여부(적극)'라는 물음만 남는다. 이 물음에 붙은 '및 이때'라는 말이 사라지면, 남은 문장은 두 쟁점이 함께 놓여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는다.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의 본문에서는 "이러한 경우 어음금 지급행위가 부인되어 어음소지인인 상대방이 어음금을 반환한 때에는 채무자회생법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소멸했던 어음상 채권이 회복되고 어음상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원인채권도 회복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설시한다. 이 문장은 어음금 반환을 조건으로 한 판단을 담고 있다. 조건에 해당하는 문구를 지운 요약은 이 문장에서 조건이 되는 부분을 함께 옮기지 않는 셈이 된다.

그런데 두 요약 가운데 어느 쪽의 단서어가 원문에 있는지, 그리고 이 판결이 세운 기준이 요건을 늘어놓는 규칙인지 사정을 종합하는 형량인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지금은 지웠을 때 생기는 차이를 자리 차이로만 적어 둘 수 있다. 판결요지의 문장에 놓인 조건을 지운 요약과 그대로 남긴 요약은, 같은 판결을 두고도 다른 범위의 판단을 끌어낸다. 이 차이를 요약자의 탓이나 판단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어느 문장에서 지웠는지를 함께 적어 두어야 한다.

12.5다시 만들 수 있는 기록

단서어의 유무를 기록 사이에서 견주어 본 뒤에는, 다른 사람이 같은 기록을 다시 만들 수 있는지를 살필 차례이다. 요약문이 판결문의 어느 문장에서 나왔는지를 밝혀 두지 않으면, 같은 판결을 놓고 두 사람이 각기 다른 기록을 남겼을 때 어느 쪽이 원문에 가까운지 되짚기 어렵다. 앞 단위에서는 단서어를 지운 요약과 남긴 요약이 갈라지는 자리를 보았는데, 이 갈림을 재현하려면 요약문마다 원문의 위치를 함께 적어 두어야 한다.

원문의 위치를 적는 첫 자리로는 조문의 인용이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09조 제1항에 관한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은 조항의 문언을 그대로 옮긴 뒤에 해석을 이어간다. 그 판결은 조항을 "채무자의 행위가 부인된 경우 상대방이 그가 받은 급부를 반환하거나 그 가액을 상환한 때에는 상대방의 채권은 원상으로 회복된다."라고 옮기고 있다. 이 문장을 원문 위치로 함께 적어 두면, 나중에 요약에서 조항의 요건 가운데 어느 낱말이 빠졌는지를 되짚을 수 있다.

판시의 문장에도 같은 방식으로 자리를 붙인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를 다루며 "수사기관으로서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라고 판시한다. 여기에는 "한하여"라는 단서어가 붙어 있다. 요약에서 이 낱말을 살리고 뺀 두 기록이 갈리는 자리는 바로 이 문장임을 함께 적어 둔다.

뒤 사건에서 인용된 범위가 판결문의 어느 문장인지, 그리고 그 인용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졌는지는 여기에서 확정하지 않는다. 두 요약 가운데 어느 쪽의 단서어가 원문에 있는지에 대한 답도 역시 판결문의 해당 문장에서 확인할 일이지, 요약문끼리의 우열로 정할 일이 아니다. 다만 판결문의 문장을 함께 적어 두지 않았다면 두 기록 가운데 어느 쪽에 원문의 단서어가 들어 있는지조차 가릴 수 없었을 것이다.

다시 만들 수 있는 기록이란 결국 다른 사람이 같은 원문에서 같은 자리를 찾아 같은 요약을 꾸릴 수 있도록 판결문의 문장과 요약의 자취를 함께 남긴 기록을 뜻한다. 이 장에서 정리한 규칙은 단서어를 지우지 말라는 한 가지로 모인다. 그리고 그 규칙을 지킬 수 있게 하는 것이 인용문의 원문 위치를 함께 적는 습관이다. 요약의 결론을 밝히는 일은 그 다음에 남는다.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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