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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의 경계와 책임: 기관·행위·불이익·구제 · II-12 · 제3장 · 초판

사건 당시 규범과 권한 행사의 적정성

문제 행위 당시에 적용되던 규범이 무엇이고, 그 행사가 권한 안에서 적정하게 이루어졌는가?

분량
약 2,4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5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3.1사건 당시 규범의 확정
  3. 3.2권한 유무와 근거의 표시
  4. 3.3목적의 본연성과 부정 목적
  5. 3.4재량 행사의 기준
  6. 3.5기본원칙에 비춘 적정성
  7. 3.6위법성 판단과 구제의 출발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문제 행위 당시에 적용되던 규범이 무엇이고, 그 행사가 권한 안에서 적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묻는다. 사건 당시 규범의 확정과 권한 유무·근거의 표시를 나누어 살핀다. 목적의 본연성과 부정 목적, 재량 행사의 기준, 기본원칙에 비춘 적정성을 검토한 뒤 위법성 판단과 구제의 출발로 넘긴다.

3.1사건 당시 규범의 확정

근거의 층위와 권한 연결을 정리한 끝에 남는 물음은, 문제의 행위가 있던 시점에 실제로 어떤 규범이 적용되었는지이다. 사건 당시의 규범을 확정하는 작업은 조사의 근거 규정과 기본원칙을 함께 읽는 데서 시작한다.

먼저 조사 자체가 허용되는 범위를 정하는 규정을 확인하여야 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5조는 "행정기관은 법령등에서 행정조사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행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다만, 조사대상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실시하는 행정조사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행정조사기본법 제5조)고 정한다. 따라서 이 사안에서 조사가 실시된 근거는 당시에 시행되던 법령등인지, 아니면 자발적 협조에 기한 조사인지 그 성격부터 가려내야 한다.

조사가 실시된다고 하더라도 그 행사가 기본원칙에 맞았는지 별도로 살펴야 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1항은 "행정조사는 조사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실시하여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선언한다. 같은 조 제6항은 "행정기관은 행정조사를 통하여 알게 된 정보를 다른 법률에 따라 내부에서 이용하거나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래의 조사목적 이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고 덧붙인다. 기관이 우리 측에 자료 제출을 요구한 목적이 인용된 근거 규정이 정한 목적과 같은지, 요구된 자료가 그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 안에 드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 당시의 규범을 확정할 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원문에 적혀 있지 않은 규범을 임의로 끌어오면 안 되고, 문제가 된 행위 이후에 새로 정해진 기준을 소급하여 적용 근거로 삼아도 안 된다. 통지 서면에 표시된 결정 이유가 어떤 시점의 어떤 규정에 대응하는지, 그 대응 관계가 사건 당시 기준으로 성립하는지는 미정이다. 반대 자료가 검토되었는지, 절차에서 통지와 의견 제출이 언제 있었는지도 함께 밝혀져야 한다.

이렇게 확정한 규범과 그 기본원칙이 이후의 대조 작업에서 기준선이 된다. 자료가 있고 형식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사건 당시 규범에 부합하는 권한 행사를 곧 뜻하지는 않는다. 어떤 불이익이 어떤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 기관 책임과 담당자 개인의 책임을 나눌 근거가 무엇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므로 남겨 둔다.

3.2권한 유무와 근거의 표시

사건 당시의 규범을 확정했으면, 이제 통지 서면에 적힌 권한의 표시가 그 규범과 어떻게 맞닿는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이 문제는 서면의 형식적 완결성이 아니라, 적힌 각 항목이 실제 권한의 요건과 대응하는지를 견주는 데서 출발한다.

권한의 존재 여부를 판단할 때는 무엇보다 그 행사가 법령의 근거에 서 있는지를 묻는다. 행정조사기본법 제5조는 조사 권한의 출발점을 다음과 같이 못 박는다. "행정기관은 법령등에서 행정조사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행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다만, 조사대상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실시하는 행정조사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행정조사기본법 제5조). 이 조문은 근거 없는 행정조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한편, 자발적 협조에 기한 조사만을 예외로 둔다. 따라서 통지 서면에 적힌 조사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서면의 표시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서면에는 기관·직위·명의·인용 규범이 각각 다르게 적혀 있다. 이러한 표시의 불일치는 곧 무권한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항목이 권한의 근거와 대응하는지를 밝히지 않은 채로는 권한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 가령 내부 기준이 인용 규범으로 적혀 있다면, 그 내부 기준 자체가 제5조가 말하는 "법령등"에 해당하는지가 별도로 확인되어야 한다. 이에 관한 판단은 미정으로 남는다.

무엇이 근거로 적혀 있는지와 그 근거가 실제로 권한을 구성하는지는 구별되어야 한다. 서면에 법령의 조문이 인용되어 있고 인용 형식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그 인용된 규범이 문제 행위의 시점에 적용 가능했고 그 규범이 해당 권한을 규정하고 있었음까지 뜻하지 않는다. 사건 당시 규범의 확정 작업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사건 이후에 새로 정해진 기준을 당시의 근거로 끌어올 수는 없다.

따라서 다음에 놓인 질문은 서면 표시와 근거 규범의 대응 관계가 조사 절차에서 언제 통지되었고 언제 의견이 제출되었는지이다. 이 절차적 시점과 반대 자료의 검토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자료가 있고 형식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권한 행사의 적정성이 확인되는 것은 아니며, 기관 책임과 담당자 개인의 책임을 나눌 근거 역시 이 표시 대조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3.3목적의 본연성과 부정 목적

근거의 표시를 대조한 뒤에는 행사된 권한이 본래 목적 안에서 쓰였는지를 살펴야 한다. 같은 행위가 목적상 정당하더라도 수단이 목적에 비추어 과한지, 수단의 크기가 목적이 겨냥하는 이익을 넘어선지는 별도로 살필 문제이다. 이 점은 행정기본법 제10조(비례의 원칙)가 행정작용에 요구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이다. 그 조문은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하고 적절할 것",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칠 것", "행정작용으로 인한 국민의 이익 침해가 그 행정작용이 의도하는 공익보다 크지 아니할 것"을 각각 요구한다(행정기본법 제10조). 이 세 가지는 목적 달성의 유효성, 수단의 최소성, 이익 형량의 형평을 나누어 묻는다. 따라서 통지에 적힌 사유가 목적 달성에 유효한 수단인지는 따로 논할 필요가 있으며, 그 수단이 필요한 최소한도에 머무는지도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아울러 그로 인한 불이익과 의도하는 공익의 크기를 함께 놓고 보아야 한다. 이 사례에서 쟁점이 되는 통지와 자료 제출 요구가 세 호의 어느 한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지는, 그 행위가 겨냥한 행정목적과 실제 수단의 비례 관계를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말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자료가 말한 기준과 이 사례의 적용을 나누어 읽어야 한다.

목적의 본연성은 비례 원칙 가운데 유효성 요건과 맞닿아 있다.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인지를 묻기 전에, 그 행정목적이 당초 정해진 것과 같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목적 달성에 유효한 수단이라도 그 목적이 달성되어야 할 목적과 다르다면 비례성의 판단은 출발점에서 어긋난다.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두47659 판결에서 판결요지는 그 대목을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1항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밝혔다. "세무공무원은 적정하고 공평한 과세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세무조사를 하여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두47659 판결) 이 판시는 조사가 본래 목적과 다른 목적을 위하여 쓰이는 경우를 별도로 금지한다. 이 사례에서 통지 서면이 제시하는 사유와 자료 제출 요구의 범위가 본래 목적의 범위 안에 있는지, 그 밖의 다른 목적을 겨냥했는지는 판시가 정한 대목과 나란히 놓고 확인할 문제이다. 다만 판시가 명시한 부정한 목적의 경우에 속하지 않는다고 하여 다른 동기를 따로 추정해 넣을 수는 없다.

판결요지가 다루는 목적 범위를 넘어서지 않으려면, 판시가 둔 조건을 인용에서 빼지 말아야 한다. 같은 판결의 판결요지는 조사 적법 요건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 조항은 세무조사의 적법 요건으로 객관적 필요성, 최소성, 권한 남용의 금지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법치국가원리를 조세절차법의 영역에서도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자체로서 구체적인 법규적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두47659 판결) 판시는 적법 요건을 객관적 필요성, 최소성, 권한 남용의 금지로 나열한다. 이 나열은 행정기본법 제10조가 세 가지로 나눈 기준과 대응하는 면이 있다. 객관적 필요성은 유효성 및 적절성과, 최소성은 필요한 최소한도와, 권한 남용의 금지는 이익 형량의 형평과 나란히 읽힌다. 그렇다고 두 규범이 같은 문장을 띤 것은 아니다. 이 사례에서 통지 서면의 명의와 인용 규범이 대조된 뒤에도, 그 행사가 객관적 필요성을 갖췄는지, 최소한도에 머물렀는지, 권한 남용에서 벗어났는지는 각각 따로 확인해야 한다.

본래 목적을 벗어난 행사의 법적 효과를 판결요지는 이렇게 밝힌다. "따라서 세무조사가 과세자료의 수집 또는 신고내용의 정확성 검증이라는 본연의 목적이 아니라 부정한 목적을 위하여 행하여진 것이라면 이는 세무조사에 중대한 위법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이러한 세무조사에 의하여 수집된 과세자료를 기초로 한 과세처분 역시 위법하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두47659 판결) 판시는 본연의 목적과 부정한 목적을 나누고, 부정한 목적에 이른 경우에 중대한 위법사유가 있다고 본다. 아울러 그 조사에 의하여 수집된 자료를 기초로 한 후속 처분도 위법하다고 이었다. 이 사례에서 어떤 불이익이 어떤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 기관 책임과 담당자 개인의 책임을 나눌 근거가 무엇인지는 아직 미정이다. 다만 본연의 목적을 벗어난 행사에 이르렀다면 그 행사에 수반한 자료의 취득과 이후 결정까지 함께 살피지 않을 수 없다.

판결요지는 왜 남용과 오용을 막아야 하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세무조사가 국가의 과세권을 실현하기 위한 행정조사의 일종으로서 과세자료의 수집 또는 신고내용의 정확성 검증 등을 위하여 필요불가결하며, 종국적으로는 조세의 탈루를 막고 납세자의 성실한 신고를 담보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더라도 만약 남용이나 오용을 막지 못한다면 납세자의 영업활동 및 사생활의 평온이나 재산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과세권의 중립성과 공공성 및 윤리성을 의심받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두47659 판결) 판시는 조사가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을 먼저 인정하고 나서, 남용과 오용이 막히지 않을 때 생기는 결과를 함께 적는다. 그 결과로 납세자의 영업활동, 사생활의 평온, 재산권의 침해를 꼽고, 과세권의 중립성과 공공성, 윤리성에 대한 의심까지 나아간다. 이 사례에서 자료가 있고 형식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권한 행사의 적정성이나 법적 책임의 성립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판단의 출발점은 통지 서면에 표시된 사유가 본연의 목적과 어떻게 맞닿는지를 적어 놓은 대목이다. 그 대목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결정 이유에서 확인해야 하며, 표시된 사유와 사건 당시 기준의 대응 관계, 의견 제출의 시기, 반대 자료의 검토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구제 경로로 무엇을 먼저 검토할지도 이 대목에서 확정되지 않는다.

3.4재량 행사의 기준

부정한 목적의 배제 여부를 살핀 뒤에는, 행위의 내용이 재량의 영역에 속한다면 그 재량이 어떤 기준에 따라 행사되었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행정기본법은 재량이 있는 처분의 기준을 명시한다. 「행정기본법」 제21조는 "행정청은 재량이 있는 처분을 할 때에는 관련 이익을 정당하게 형량하여야 하며, 그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이 기준은 두 가지를 나누어 놓았다. 하나는 관련 이익의 형량이고, 다른 하나는 재량권 범위의 준수이다. 통지 서면에 표시된 결정이 재량의 영역에 속하는지 여부는 미정이며, 이에 대한 자료는 제공되지 않았다.

관련 이익의 형량은 무엇을 형량 대상으로 삼았는지를 묻는 문제이다. 비례의 원칙은 형량의 방향을 가리키는데, 「행정기본법」 제10조는 "행정작용은 다음 각 호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선언하면서, "1.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하고 적절할 것", "2.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칠 것", "3. 행정작용으로 인한 국민의 이익 침해가 그 행정작용이 의도하는 공익보다 크지 아니할 것"을 요구한다(행정기본법 제10조). 형량이 유효성, 필요성, 침해 최소성과 균형을 이루었는지에 관한 자료는 제공되지 않았고, 결정 이유에 어느 이익이 등장하는지도 미정이다.

재량권의 범위는 결정 권한의 경계와 관련된다. 앞서 검토한 권한 근거와 다르게,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는 별개의 하자로 거론된다. 통지 서면이 적은 기관·직위·명의·규범·내부 기준의 대응 관계가 이 범위의 판단에 무엇을 줄지 역시 미정이다. 형식에 표시된 항목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재량권 범위의 준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통지에 표시된 결정 이유와 사건 당시 기준의 대응 관계, 그리고 반대 자료의 검토 여부는 형량과 범위 판단의 서류상 근거가 된다. 그 대응 관계가 확인되었는지, 반대 자료가 실제로 검토되었는지는 미정이다. 자료가 있고 형식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권한 행사의 적정성이나 법적 책임의 성립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재량 행사의 적정성을 말하려면 관련 이익의 형량과 재량권 범위의 준수를 나누어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이 확인의 결과는 각각 미정으로 남는다.

3.5기본원칙에 비춘 적정성

규범이 행사에 적용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하더라도, 행사가 적정하게 이루어졌는지는 별도로 살피어야 한다. 조사목적과 수단의 비례부터 살피기 위하여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1항은 권한 행사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한정한다. "행정조사는 조사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실시하여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규정은 행사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 권한의 유무를 넘어서, 조사목적과 행사 범위가 서로 맞는지를 묻도록 요구한다. 기관은 이 사안에서 왜 조사가 필요한지, 그리고 제출을 요구한 범위가 그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인지에 대한 자료를 함께 내야 한다.

조사대상의 선정도 같은 기준에서 점검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2항은 "행정기관은 조사목적에 적합하도록 조사대상자를 선정하여 행정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이 사안에서 우리 측이 조사대상으로 선정된 경위와, 통지에 기재된 조사목적 사이의 대응은 미정이다. 그러므로 기관은 같은 거래를 다루면서 우리 측만 조사대상으로 삼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하며, 거래의 성격이나 관련 참여자의 범위가 어떤 근거로 좁혀졌는지도 함께 밝혀야 한다.

조사가 중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요구도 행사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3항은 "행정기관은 유사하거나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는 공동조사 등을 실시함으로써 행정조사가 중복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이 사안에서 같은 거래를 다룬 기관이 하나인지 여러 기관인지, 그리고 그 기관 안에서 어떠한 경위로 별도의 조사나 자료 제출 요구가 이루어졌는지는 미정이다. 그러므로 같은 거래를 두고 중복 요구가 있었는지부터 확인하여야 하며, 만일 중복 요구가 있었다면 공동조사 등으로 이를 줄여야 하였는지도 함께 검토된다.

조사의 방향이 처벌보다 준수 유도에 맞추어져야 한다는 점도 적정성 판단에서 빠지지 않는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4항은 "행정조사는 법령등의 위반에 대한 처벌보다는 법령등을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정한다. 이 사안에서 통지 서면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그리고 그 통지에 표시된 결정 이유가 어떤 규범을 가리키는지에 대한 대응은 미정이다. 그러므로 통지의 내용과 제출 요구가 처벌을 겨냥한 것인지, 준수를 유도하는 것인지를 나누어 보아야 하며, 기재된 사유가 처벌 쪽에 가까웠다면 그 사유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함께 제시되었는지 따져야 한다.

비밀 유지와 정보 이용의 한계 역시 행사의 적정성과 떼어 놓을 수 없다. 같은 법 제4조 제5항은 "다른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행정조사의 대상자 또는 행정조사의 내용을 공표하거나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정하며, 같은 조 제6항은 "행정기관은 행정조사를 통하여 알게 된 정보를 다른 법률에 따라 내부에서 이용하거나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래의 조사목적 이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 이 사안에서 통지의 발신 명의와 담당 직위가 서로 다르게 기재된 점은, 어떤 정보가 어느 단계에서 누가 다루었는지 드러나지 않게 만든다. 그러므로 정보가 원래의 조사목적 안에서만 이용되었는지부터 확인하여야 하며, 그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채 형식만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로 적정성이 입증되지는 않는다. 조사근거의 존재도 행사의 적정성과 구분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5조는 "행정기관은 법령등에서 행정조사를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행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 다만, 조사대상자의 자발적인 협조를 얻어 실시하는 행정조사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한다. 이 사안에서 자료 제출 요구가 이 단서에 해당하는 협조에 의한 것인지, 근거 규정에 따른 것인지는 미정이다. 결국 권한의 유무와 행사의 적정성이 서로 다른 검토 항목이라는 점이 분명해지며, 서면에 기재된 형식 요소만으로 그 항목이 충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6위법성 판단과 구제의 출발

형식을 갖춘 적정성의 검토를 넘어서면, 이제 어떤 불이익이 어떤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 판단하는 일이 남는다. 이 판단은 과거에 살핀 규범과 권한 행사의 요소들을 한 자리에 모으되, 자료에 담긴 판시사항의 구조에 맞추어 짜인다. 대법원은 이 구조를 세무조사와 그에 이은 과세처분의 관계에서 제시하고 있다.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두47659 판결은, 세무조사가 부정한 목적에 의한 것일 때 그에 의하여 수집된 과세자료를 기초로 한 과세처분이 위법한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다룬다. 그 판결은 먼저 세무조사의 적법 요건이 무엇인지를 밝힌다.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1항을 두고 이 판결은 "세무공무원은 적정하고 공평한 과세를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세무조사를 하여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옮기고 나서, 이 조항이 적법 요건으로 객관적 필요성·최소성·권한 남용의 금지를 규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설명은 세무조사라는 권한 행사가 단순히 형식과 시점만 갖추면 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이 정당하고 범위가 필요한 최소한에 머물며 남용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함께 충족해야 함을 뜻한다.

그 판결은 이어서 부정한 목적에 의한 조사가 어떤 법적 효과를 갖는지를 밝힌다. 즉 "세무조사가 과세자료의 수집 또는 신고내용의 정확성 검증이라는 본연의 목적이 아니라 부정한 목적을 위하여 행하여진 것이라면 이는 세무조사에 중대한 위법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이러한 세무조사에 의하여 수집된 과세자료를 기초로 한 과세처분 역시 위법하다."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위법성 판단은 두 단계로 이어진다. 앞의 조사 행위가 중대한 위법사유를 갖는지가 먼저이고, 그 조사에서 수집된 자료에 기초한 뒤의 처분이 위법한지가 다음이다. 판시사항은 전자의 판단 결과가 후자에게 미치는 효과를 함께 제시한다.

이 판시사항의 논거를 그 판결은 남용과 오용의 가능성에서 찾고 있다. 세무조사가 국가의 과세권 실현을 위한 행정조사로서 필요불가결한 기능을 수행하더라도, 남용과 오용을 막지 못하면 납세자의 영업활동과 사생활의 평온, 재산권이 침해되고 과세권의 중립성·공공성·윤리성이 의심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권한의 존재와 행사의 적정성이 별개임을 분명히 한다. 권한이 주어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행사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앞서 형식을 갖추었다는 사실이 적정성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한 검토와 같은 방향에서 확인된다.

이 구조를 이번 사건에 옮겨 놓으면, 통지 서면에 각각 다르게 적힌 기관·직위·명의·규범·내부 기준·시점이 뜻하는 바가 좁혀진다. 이런 표시들의 어긋남은 그 자체로 위법을 확정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으나, 어떤 불이익이 어떤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를 가르는 단서가 될 수 있다. 통지에 표시된 결정 이유가 인용된 규범과 사건 당시의 기준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절차에서 통지와 의견 제출이 언제 있었는지, 반대 자료가 검토되었는지는 각각 미정이다. 미정인 채로 남은 사실들은 위법성 판단의 첫 단계, 곧 불이익의 원인이 된 행위를 특정하는 데 필요한 요소로 남는다.

기관의 책임과 담당자 개인의 책임을 나눌 근거, 구제 경로 가운데 무엇을 먼저 검토할지도 이 자료의 범위 안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위법성 판단의 출발점은 명확하다. 자료가 있고 형식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곧 권한 행사의 적정성이나 법적 책임의 성립을 뜻하지는 않는다. 비례의 원칙이 행정작용에 요구하는 유효성·필요 최소성·이익 형량의 기준과, 재량행사의 기준이 관련 이익의 정당한 형량과 재량권의 범위 준수를 요구하는 기준은, 위법성 판단의 출발선을 넘어가는 시험대가 된다. (행정기본법 제12조)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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