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통지·의견·청문 등 절차에서 무엇이 확인되어야 하고, 결정 이유가 실제 자료와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를 묻는다. 절차 확인 항목을 나누어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의 확인 대상을 살핀다. 결정 이유와 자료의 대응, 서면 방식과 명의의 확인을 거쳐 세 판례의 절차 항목과 경계를 검토한다.
4.1절차 확인 항목 나누기
판단의 순서를 정하면 이제 절차 사안에서 무엇을 먼저 확인할지 나눌 차례이다. 통지 서면에 기관과 직위, 명의와 근거, 결정 시점이 각각 다르게 적혀 있다면, 이 항목들을 처분의 사전 통지와 처분의 이유 제시 조항에 비추어 읽어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21조는 처분의 사전 통지에서 필요한 사항을 일곱 가지로 정한다. 당사자가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처분의 제목과 당사자의 성명 또는 명칭과 주소이며, 이어서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가 적혀 있는지를 살핀다(행정절차법 제21조). 이 사례에서 통지 서면에 기재된 규범과 내부 기준이 각각 다르다면, 어느 것이 처분의 법적 근거인지 통지 자체로는 구별되지 않는다.
사전 통지에서 확인해야 할 또 하나의 축은 의견 제출 절차이다. 같은 조항은 "제3호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과 함께 "의견제출기관의 명칭과 주소", "의견제출기한"을 통지 사항으로 둔다(행정절차법 제21조). 통지 서면에 적힌 기한이 언제이고 의견 제출 기회가 실제 어느 시점에 열렸는지는 이 항목들에 견주어 확인해야 한다. 다만 제21조제4항은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나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통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단서를 둔다. 통지가 생략되었다면 그 사유가 알려졌는지도 같은 조항의 뒤쪽에서 확인해야 한다(행정절차법 제21조).
처분이 이미 내려진 뒤에는 근거와 이유의 제시가 다음 확인 항목이 된다. 행정절차법 제23조는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예외로는 신청 내용을 모두 그대로 인정하는 처분, 단순·반복적이거나 경미한 처분,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열려 있다(행정절차법 제23조). 사안의 통지 서면에 명시된 결정 이유가 어느 근거에 맞추어 제시되었는지는 이 조문의 틀 안에서 읽힌다.
제23조제2항은 예외에 해당한 경우에도 "행정청은 제1항제2호 및 제3호의 경우에 처분 후 당사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는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고 부가한다. 이 사례에서 요청과 그에 따른 이유 제시가 있었는지는 미정이다. 확인 항목을 위와 같이 나누었다고 해서 권한 행사의 적정성이 곧 뒤따르는 것은 아니며, 기관 책임과 담당자 개인의 책임을 가를 근거도 여기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통지 서면의 기재가 형식을 갖추었다는 사실과 그 행사가 적법하다는 판단은 별개로 남는다.
4.2사전통지의 확인 대상
확인 항목을 나눈 데 이어, 이제 통지 서면에서 무엇이 먼저 확인되어야 하는지를 사전 통지의 법적 요건에 견주어 살핀다.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은 통지하여야 할 사항을 일곱 가지로 적시한다. "행정청은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당사자등에게 통지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제21조)는 문장이 그 출발점이다. 이 규정은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대하여 "처분의 제목", "당사자의 성명 또는 명칭과 주소",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제3호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의견제출기관의 명칭과 주소", "의견제출기한",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통지의 내용으로 정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두9349 판결). 사례의 통지 서면에 기관·직위·명의·규범·내부 기준·시점이 각각 다르게 적혀 있다면, 그 표기들이 각 호의 어느 사항에 대응하는지가 먼저 가려져야 한다.
확인의 순서는 조문의 배열을 따른다. 대법원 2000. 11. 14. 선고 99두5870 판결은 같은 규정을 인용하면서,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1] 밝힌다. 이 사례에서 통지에 표시된 결정 이유가 위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는 미정이다. 대응 관계가 확인되기 전에는 통지 서면의 형식이 갖추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사전 통지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없다.
사전 통지에는 예외가 있다. 같은 조 제4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통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 예로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법령등에서 요구된 자격이 없거나 없어지게 되면 반드시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하는 경우에 그 자격이 없거나 없어지게 된 사실이 법원의 재판 등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증명된 경우",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든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두9349 판결). 99두5870 판결도 예외의 범위를 좁게 본다.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1]는 결론이 그것이다. 사례에서 통지가 이루어졌다면 예외의 해당 여부는 문제의 중심이 아니다. 대신 그 통지가 제1항 각 호의 내용을 실제로 담았는지가 확인 대상이 된다.
또한 통지가 생략된 경우에는 사유의 고지가 뒤따른다. 제6항은 "제4항에 따라 사전 통지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 당사자등에게 통지를 하지 아니한 사유를 알려야 한다. 다만, 신속한 처분이 필요한 경우에는 처분 후 그 사유를 알릴 수 있다"(행정절차법 제21조)고 정한다. 이 사례에서는 통지 서면이 존재하므로 생략 사유의 고지 문제가 직접 발생하지는 않는다. 다만 통지에 표시된 기관·직위·명의·시점이 제1항 각 호의 어느 항목에 관한 것인지가 가려지지 않았고, 그 결정 이유와 사건 당시 기준의 대응 관계도 미정이다. 따라서 확인의 대상은 통지가 있었는지의 사실에 머무르지 않고, 통지의 내용이 처분의 사전 통지에 요구되는 사항을 각각 충족하는지에 이른다. 이 확인은 절차 사실의 확인에 그치며, 처분의 위법 여부에 관한 결론은 다음 문제로 남긴다.
4.3의견 제출의 확인 대상
사전통지에서 확인한 사실이 정리된 뒤에 남는 것은 의견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가이다. 의견 제출의 기회가 언제 누구에게 주어졌고, 제출된 자료 가운데 반대되는 내용이 검토되었는지를 가리는 일은 의견청취의 근거 조항에서 출발한다. 이는 앞서 본 통지 서면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 자리다.
행정절차법 제22조는 처분의 종류에 따라 청문·공청회·의견제출을 나누어 두고,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대해서는 의견제출의 기회를 요구한다. 그 제3항은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 제1항 또는 제2항의 경우 외에는 당사자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라고 정한다(행정절차법 제22조).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청구한 해지와 손해 배상이 당사자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미정이고, 그에 따라 어느 의견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도 함께 미정이다.
의견 절차 자체를 생략할 수 있는 경우도 함께 두어 두었는데, 같은 조 제4항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제21조제4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와 당사자가 의견진술의 기회를 포기한다는 뜻을 명백히 표시한 경우에는 의견청취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행정절차법 제22조). 따라서 통지에 적힌 사유가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에 따라 확인할 대상이 달라진다. 통지 서면에 적힌 표시만으로 당사자가 기회를 포기했는지는 미정이다.
사안의 쟁점으로 돌아가면, 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은 침해적 행정처분을 앞둔 사전통지와 의견제출을 함께 다룬다. 그 사안에서 판례는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구 행정절차법에서 정한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은 경우, 처분의 적법 여부(원칙적 소극)"를 쟁점으로 삼았다(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 이는 어느 자료를 언제 받았는지, 반대 자료를 누가 보았는지를 정해 주는 판단이 아니라, 의견 제출의 기회 자체가 있었는지를 물은 것이다.
같은 판결의 판시에 따르면, 구 행정절차법은 "다른 법령 등에서 필수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되,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아니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 이 사례에서 통지 서면에 적힌 결정 이유가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그 자리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 판결은 이어 "공무원 인사관계 법령에 의한 처분에 관한 사항이라 하더라도 전부에 대하여 행정절차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처분이나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처분의 경우에만 행정절차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공무원 인사관계 법령에 의한 처분’에 해당하는 별정직 공무원에 대한 직권면직 처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하였다(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 어떤 불이익이 어느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가 미정인 이 사례에서는, 절차가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는 사정이 무엇인지도 함께 확인해야 할 대상으로 남는다.
따라서 의견 절차에서 확인할 대상은 의견 제출의 기회가 언제 어떻게 주어졌는지, 제출된 자료 가운데 반대되는 자료가 검토되었는지, 생략의 사유가 적힌 것이 그 사유에 맞는지의 세 가지로 갈린다. 각각은 통지 서면의 표시와 실제 절차의 기록 사이에서 대응 관계를 찾아야 하고, 이 사례에서 그 대응 관계는 미정이다. 자료가 있고 형식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의견 절차가 적정하게 이루어졌다고 보지는 않는다.
4.4결정 이유와 자료의 대응
의견 절차의 확인 대상을 나눈 데 이어, 이번에는 결정 이유가 인용한 자료와 사건 당시의 기준이 서로 맞물리는지를 어떻게 확인하는지가 문제이다. 행정절차법 제23조는 처분의 이유 제시 의무와 그 예외를 함께 두고 있다. 같은 조 제1항은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예외로는 "신청 내용을 모두 그대로 인정하는 처분인 경우", "단순·반복적인 처분 또는 경미한 처분으로서 당사자가 그 이유를 명백히 알 수 있는 경우",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든다(행정절차법 제23조). 세 예외는 모두 이유 제시를 미루거나 면하는 사정일 뿐, 근거와 이유의 실질을 대신하지 못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이유 제시가 미루어진 경우를 다시 거둔다. "행정청은 제1항제2호 및 제3호의 경우에 처분 후 당사자가 요청하는 경우에는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하였으므로, 예외 사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의 요청이 있으면 근거와 이유를 밝혀야 한다(행정절차법 제23조). 이 통지 서면이 어느 예외에 해당하는지, 또는 예외에 해당하지 않아 처음부터 근거와 이유를 제시했는지는 미정이다.
이 사례에서 통지 서면에 적힌 결정 이유가 어느 규범과 내부 기준에 근거한 것인지는 그 자체로 확인할 대상이다. 서면에 근거가 적혀 있다는 사실이 곧 그 근거가 사건 당시의 기준과 대응한다는 뜻은 아니다. 결정 이유에 인용된 자료가 어떤 것이었고 그 자료가 사건 당시의 어떤 판단 기준에 맞물렸는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그 대응 관계가 미정인 자리를 정리되지 않은 사실로 채우면, 확인의 대상과 확인된 사실이 뒤섞인다.
이유 제시의 형식과 서면의 기재는 처분의 방식 규정에서 따로 살핀다.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다른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서로 하여야 하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전자문서로 할 수 있다"라고 하면서, 전자문서로 할 수 있는 경우로 "당사자등의 동의가 있는 경우"와 "당사자가 전자문서로 처분을 신청한 경우"를 든다. 서면이 문서인지 전자문서인지에 따라 이유 제시의 증적도 달라지므로, 이 통지가 어느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처분을 하는 문서에는 그 처분 행정청과 담당자의 소속·성명 및 연락처(전화번호, 팩스번호, 전자우편주소 등을 말한다)를 적어야 한다"라고 정한다(행정절차법 제24조). 이 기재 요건은 서면에 어떤 기관이 어떤 직위의 이름으로 서명했는지를 적는 데 그치지 않고, 결정 이유와 근거를 특정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실마리이기도 하다. 다만 서면에 기관과 직위가 각각 다르게 적혀 있다는 사실만으로 결정 이유의 근거 연결이 정리된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확인의 순서는 정해져 있다. 먼저 결정 이유에 인용된 자료를 특정하고, 그 자료가 사건 당시의 기준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대조하며, 이어 서면이 제24조의 형식을 갖추었는지를 본다. 그 대응 관계가 미정인 자리는 미정으로 남겨 두고, 기관 책임과 담당자 개인의 책임을 나눌 근거도 이 자리에서 확정하지 않는다. 자료가 있고 서면의 형식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권한 행사의 적정성이나 법적 책임의 성립을 뜻하지 않는다.
4.5서면 방식과 명의의 확인
형식을 갖춘 서면이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부터 확인하면, 이 사례에서 통지 서면의 기재가 그 요건과 어떻게 맞닿는지 읽어낼 수 있다. 행정절차법 제24조는 처분의 문서 기재 사항을 이렇게 정한다. "처분을 하는 문서에는 그 처분 행정청과 담당자의 소속·성명 및 연락처(전화번호, 팩스번호, 전자우편주소 등을 말한다)를 적어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24조) 통지 서면에 적힌 기관명과 직위, 담당자 표시는 이 요구에 부응하는지 살펴볼 자리다. 서면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는 확인할 수 있으나, 적힌 표시가 실제 결정 주체와 일치하는지는 이 기재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행정절차법 제24조는 서면과 전자문서의 허용 범위도 구분한다. 같은 조 제1항은 처분의 기본 방식을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다른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서로 하여야 하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전자문서로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전자문서가 허용되는 경우로 "당사자등의 동의가 있는 경우"와 "당사자가 전자문서로 처분을 신청한 경우"를 든다. (행정절차법 제24조) 이 사례에서 통지가 어느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는 서면 자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었는지와 별개로, 서면에 표시된 명의가 누구의 명의인지, 어떤 직위를 내세웠는지는 각각 읽어 두어야 한다. 명의와 직위의 표시는 그 자체로 권한 행사의 적정성을 뜻하지 않기 때문이다.
긴급이나 경미한 사안에서는 서면이 아닌 방법이 허용되는데, 그 경우에도 문서 제공이 요구된다. 같은 법 제24조 제2항은 이렇게 정한다. "제1항에도 불구하고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하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는 말, 전화, 휴대전화를 이용한 문자 전송, 팩스 또는 전자우편 등 문서가 아닌 방법으로 처분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당사자가 요청하면 지체 없이 처분에 관한 문서를 주어야 한다." (행정절차법 제24조) 통지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문서 제공 요청이 있었는지는 미정이다. 서면에 어떤 형식이 갖추어졌다는 사실만으로 그 적정성을 확정할 수 없다는 점이 이 대목에서 분명해진다.
행정절차법 제21조는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의 사전 통지 사항을 열거한다. "① 행정청은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당사자등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1. 처분의 제목 2. 당사자의 성명 또는 명칭과 주소 3.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4. 제3호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5. 의견제출기관의 명칭과 주소 6. 의견제출기한 7. 그 밖에 필요한 사항" (행정절차법 제21조) 이 사례에서 통지 서면에는 어떤 기관이 어떤 명의로, 어느 규범과 내부 기준에 따라 언제 결정했는지가 각각 다르게 적혀 있다. 어떤 기재가 이 열거 사항에 대응하는지, 결정 시점이 통지의 어느 항목에 담겼는지는 서면의 기재를 그대로 대조해 확인할 일이다. 서면에 적힌 결정 이유가 인용한 자료와 사건 당시 기준의 대응 관계는 앞선 확인에서와 같이 미정으로 남는다.
사전 통지는 "미리" 해야 하며, 의견 제출의 기회가 통지에 함께 담긴다.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4호가 통지 사항으로 요구하는 "제3호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이 바로 그것이다. 이 사례에서 절차상 통지와 의견 제출이 언제 있었는지는 미정이다. 서면에 어떤 기재가 들어 있다는 사실과, 그 기재가 실제로 당사자에게 도달해 의견 제출의 기회로 이어졌는지는 별개의 확인 대상이다.
결국 서면 방식과 명의의 확인은 서면이 갖춘 형식과 거기 적힌 표시를 읽는 일에서 시작한다. 이 사례에서 어떤 불이익이 어떤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 기관 책임과 담당자 개인의 책임을 나눌 근거가 무엇인지는 미정이다. 서면이 존재하고 형식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절차의 적정성이나 법적 책임의 성립으로 확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의 경계로 분명히 해 둔다.
4.6세 판례의 절차 항목과 경계
형식이 갖추어진 기재와 서면의 명의를 확인한 데서 멈추지 않고, 이어서 절차에서 무엇을 확인할 것인지, 그리고 앞서 이은 이유와 자료의 연결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가려야 한다. 세 판례는 침해적 처분에 앞선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의 기회를 함께 다루지만, 그 확인 대상과 한계는 각각의 쟁점에서 드러난다. 먼저 대법원 2000. 11. 14. 선고 99두5870 판결은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은 경우의 법적 근거를 조문에서 확인한다. 그 판결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4항, 제22조 제1항 내지 제4항에 의하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다른 법령 등에서 필요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되,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서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다면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고 밝힌다(대법원 2000. 11. 14. 선고 99두5870 판결). 이 인용은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의 기회를 확인 항목으로 삼되, 예외의 성립은 처분의 성질과 사유의 상당성에서 따로 살펴야 함을 뜻한다.
같은 판결은 예외의 범위를 좁히는 태도도 보인다. 99두5870 판결은 행정청이 온천지구임을 간과하여 지하수개발·이용신고를 수리하였다가 행정절차법상의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한 채 그 신고수리처분을 취소하고 원상복구명령의 처분을 한 경우, 행정지도방식에 의한 사전고지나 그에 따른 당사자의 자진 폐공의 약속 등의 사유만으로는 사전통지 등을 하지 않아도 되는 행정절차법 소정의 예외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그 처분은 위법하다고 한 사례라고 요약한다. 이 사례의 비추어 보면, 사전 고지나 약속과 같은 선행 사정이 통지와 의견 제출의 절차 항목을 대신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절차 항목의 범위는 다른 판결에서 한층 분명해진다. 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은 공무원 인사관계 법령에 의한 처분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행정절차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범위를 다룬다. 그 판결은 구 행정절차법(2012. 10. 22. 법률 제114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2항 제9호, 구 행정절차법 시행령(2011. 12. 21. 대통령령 제233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3호의 내용을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행정절차법의 입법 목적에 비추어 보면, 공무원 인사관계 법령에 의한 처분에 관한 사항이라 하더라도 전부에 대하여 행정절차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처분이나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처분의 경우에만 행정절차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공무원 인사관계 법령에 의한 처분’에 해당하는 별정직 공무원에 대한 직권면직 처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밝힌다(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 이 인용은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을 확인할 때, 적용 배제의 범위가 처분의 성질과 준하는 절차의 유무에 달려 있음을 가리킨다.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의 예외 사유는 더 좁은 조건에서만 인정된다.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17두66602 판결은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3조 제2호에서 정한 “법원의 재판 또는 준사법적 절차를 거치는 행정기관의 결정 등에 따라 처분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어 처분에 따른 의견청취가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의 의미를 다룬다. 그 판결은 위 문구는 법원의 재판 등에 따라 처분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되면 행정청이 반드시 일정한 처분을 해야 하는 경우 등 의견청취가 행정청의 처분 여부나 그 수위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히고, 처분의 전제가 되는 ‘일부’ 사실만 증명된 경우이거나 의견청취에 따라 행정청의 처분 여부나 처분 수위가 달라질 수 있는 경우라면 위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대법원 2020. 7. 23. 선고 2017두66602 판결). 이 인용은 예외의 성립이 자료의 존재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사실의 증명 범위와 의견청취가 처분에 미치는 영향에서 갈림을 보여 준다.
같은 판결은 3차 조치명령의 사례에서 그 갈림을 구체화한다. 2017두66602 판결은 관할 시장이 갑에게 구 폐기물관리법 제48조 제1호에 따라 토지에 장기보관 중인 폐기물을 처리할 것을 명령하는 1차, 2차 조치명령을 각각 하였고, 갑이 위 각 조치명령을 불이행하였다고 하여 구 폐기물관리법 위반죄로 유죄판결이 각각 선고·확정되었는데, 이후 관할 시장이 폐기물 방치 실태를 확인하고 별도의 사전 통지와 의견청취 절차를 밟지 않은 채 갑에게 폐기물 처리에 관한 3차 조치명령을 한 사안에서, 3차 조치명령은 재량행위로서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3조 제2호에서 정한 사전 통지, 의견청취의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라고 요약한다. 이 사례의 비추어 보면, 유죄판결의 확정과 선행 조치명령에도 불구하고 3차 처분의 사유와 수위에 관한 의견청취가 빠졌다는 점이 절차의 확인 항목으로 남는다.
세 판례가 함께 짚은 절차 항목은 이른바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의 기회이며, 이 항목은 통지 서면의 기재와 명의 확인에서 이어진다. 다만 자료가 그 항목을 보여 주더라도, 절차 하자의 법효과나 처분의 위법 여부는 이 자리에서 판단하지 않는다. 어떤 불이익이 어떤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 기관 책임과 담당자 개인의 책임을 나눌 근거는 무엇인지, 구제 경로로 무엇을 먼저 검토할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나아가 통지에 표시된 결정 이유가 인용한 자료와 사건 당시 기준과 어떻게 대응하는지, 반대 자료가 검토되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절차 항목의 확인은 권한 행사의 적정성이나 법적 책임의 성립을 곧 뜻하지 않으며, 그 자리는 재량 판단의 범위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