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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의 경계와 책임: 기관·행위·불이익·구제 · II-12 · 제9장 · 초판

반대 자료·정당한 권한 행사와 책임의 공백

반대 자료와 정당한 권한 행사라는 설명을 어떻게 다루고, 책임이 특정되지 않는 지점은 어디로 남는가?

분량
약 2,700단어 · 12분
자료
조문 2 · 판결 3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9.1불이익을 낳은 행위의 특정
  3. 9.2정당한 권한 행사라는 설명
  4. 9.3반대 자료의 검토 여부
  5. 9.4재량 판단 기준과 불이익
  6. 9.5책임이 특정되지 않는 지점
  7. 9.6먼저 검토할 구제의 순서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반대 자료와 정당한 권한 행사라는 설명을 어떻게 다루며, 책임이 특정되지 않는 지점은 어디로 남는지를 묻는다. 불이익을 낳은 행위의 특정과 정당한 권한 행사라는 설명, 반대 자료의 검토 여부를 차례로 살핀다. 재량 판단 기준과 불이익의 관계를 검토한 뒤 책임이 특정되지 않는 지점과 먼저 검토할 구제의 순서를 정리한다.

9.1불이익을 낳은 행위의 특정

기관 책임과 구상의 관계를 규정한 조문을 읽고 나면, 그 책임을 묻기 전에 어떤 행위가 불이익을 낳았는지 밝히는 일이 먼저 남는다. 같은 거래를 다룬 기관이 보낸 통지 서면에는 기관·직위·명의·규범과 내부 기준·결정 시점이 각각 다르게 적혀 있다. 여기서 사전통지와 의견제출의 결함이 처분의 적법성에 어떻게 걸리는지 두 판결의 [1] 쟁점으로 나누어 읽는다.

먼저 99두5870의 [1] 쟁점은 결함이 있을 때 위법이 되는 조건을 묻는다. 대법원 2000. 11. 14. 선고 99두5870 판결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4항, 제22조 제1항 내지 제4항을 인용하여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다른 법령 등에서 필요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되,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서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다면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고 판시한다. 따라서 통지와 의견 제출 기회를 주지 않은 침해적 처분은,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위법하다는 기준이 이 사례에 놓인다.

그 판결의 [1] 쟁점 제목은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서 당사자에게 행정절차법상의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한 경우, 그 처분이 위법한 것인지 여부(한정 적극)"이다. 괄호 안의 표기만으로 결론 내용을 재구성하지 않고, 다만 제목이 다루는 쟁점이 침해적 처분의 사전통지·의견제출 결함과 위법 여부임을 확인한다. 통지에 표시된 결정 이유가 사건 당시의 규범·내부 기준과 어떻게 대응하는지, 절차에서 통지와 의견 제출이 언제 있었는지, 반대 자료가 검토되었는지는 미정이다.

같은 결함의 측면에서 2011두30687의 [1] 쟁점은 구 행정절차법 아래의 기준을 제시한다. 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은 "구 행정절차법(2012. 10. 22. 법률 제114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 제4항, 제22조에 의하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해야 하고, 다른 법령 등에서 필수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되,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아니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고 판시한다. 두 판결은 같은 결함을 다루지만, 이 판결의 [1] 쟁점 제목은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구 행정절차법에서 정한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은 경우, 처분의 적법 여부(원칙적 소극)"로 적혀 있다. 여기에서도 괄호 표기만으로 이유와 결론을 지어내지 않고, 그 제목이 처분의 적법 여부를 쟁점으로 삼고 있음을 확인하는 데 그친다.

이 사례에서 통지 서면이 가리키는 결정이 처분에 해당하는지, 어떤 불이익이 어떤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는 미정이다. 다만 사전통지와 의견제출의 결함이 처분의 위법으로 이어지는 두 판결의 기준에 비추어 보면, 불이익을 낳은 행위를 특정하는 일은 통지에 적힌 기관·직위·명의를 하나로 모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행위가 침해적 처분인지, 그 처분에 대해 통지와 의견 제출 기회가 있었는지로 나아간다. 자료가 있고 형식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곧 권한 행사의 적정성이나 법적 책임의 성립을 뜻하지는 않는다. 반대 자료가 검토되었는지, 어떤 구제 경로를 먼저 검토할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9.2정당한 권한 행사라는 설명

전 단위에서 불이익을 낳은 행위를 사전통지와 의견제출의 결함에 비추어 가렸다면, 이제 그 행위가 내세우는 정당한 권한 행사라는 설명을 확인할 차례이다. 이 설명은 통지 서면에 적힌 규범과 내부 기준에 기대고 있으므로, 그 근거가 법문과 어떻게 맞닿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권한 행사의 정당성은 무엇보다 평등의 원칙을 넘어서야 성립한다. 그 경계를 규정한 행정기본법 제9조는 다음 문장으로 적혀 있다. "제9조(평등의 원칙) 행정청은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조문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을 금지하므로, 같은 거래를 다룬 데서 비롯된 불이익이 우리 측에만 적용되었다면 그 사유가 서면에 무엇으로 밝혔는지 읽어야 한다.

행정기본법 제12조는 신뢰보호의 원칙을 두 항에 나누어 정한다. 제1항은 신뢰 보호의 원칙적 의무와 그 예외를 함께 둔다. "① 행정청은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에 대한 국민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보호하여야 한다." 이 항은 권한 행사를 하면서도 이미 형성된 신뢰를 헤아릴 의무를 놓지 않으므로, 거래가 진행되는 동안 무엇이 우리 측에 보장되는 듯했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같은 조 제2항은 권한이 오래 행사되지 않았을 때의 경계를 그린다. "② 행정청은 권한 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하여 국민이 그 권한이 행사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권한을 행사해서는 아니 된다. 다만,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이 항의 단서까지 함께 봐야 하는 까닭은, 예외 사유가 통지 서면에 무엇으로 제시되었는지가 그 설명의 무게를 가르기 때문이다.

통지 서면에는 어떤 기관이 어떤 직위의 명의로, 어느 규범과 내부 기준에 따라 언제 결정했는지가 각각 다르게 적혀 있다. 그 기재들이 위 두 원칙과 대응하는지, 표시된 결정 이유가 사건 당시 기준에 맞는지는 미정이다. 자료가 있고 서면 형식이 갖추어졌다는 사실이 권한 행사의 적정성을 곧 뜻하지 않는다.

9.3반대 자료의 검토 여부

정당한 권한 행사라는 설명이 규범과 내부 기준에 맞춰졌는지를 살핀 뒤에는, 통지 서면에 적힌 결정 이유와 자료 제출 요구의 목적이 서로 맞닿는지가 남는다. 이 물음에 답하려면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가 밝힌 행정조사의 기본원칙을 함께 놓고 본다. 그 조문은 조사 범위와 목적의 한계를 이렇게 정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1항은 "행정조사는 조사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실시하여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하여 조사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선언한다. 이 선언은 조사 범위가 조사 목적에 묶여 있음을 뜻하며, 그 목적을 넘는 요구가 왔는지를 따지는 잣대가 된다.

같은 조항은 조사 목적에 맞는 대상 선정과 중복 조사의 배제까지 요구한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2항은 "행정기관은 조사목적에 적합하도록 조사대상자를 선정하여 행정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3항은 "행정기관은 유사하거나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는 공동조사 등을 실시함으로써 행정조사가 중복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덧붙인다. 여기서 대상 선정의 적합성과 중복 방지는 별개의 과제로 놓인다. 같은 거래를 다룬 기관의 요구가 다른 조사와 겹치는지, 그 대상이 조사 목적에 맞는지는 각각 따져 보아야 한다.

조사의 성격에 관한 원칙도 결정 이유를 읽는 방향을 정해 준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4항은 "행정조사는 법령등의 위반에 대한 처벌보다는 법령등을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밝힌다. 따라서 자료 제출 요구가 준수를 이끄는 쪽에 서 있는지, 아니면 이미 정해진 불이익을 뒷받침하는 쪽에 서 있는지가 물음이 된다. 이 구분은 요구에 담긴 표현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조사로 얻은 정보의 취급에는 조문이 분명한 경계를 긋는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5항은 "다른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행정조사의 대상자 또는 행정조사의 내용을 공표하거나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금지하고, 제6항은 "행정기관은 행정조사를 통하여 알게 된 정보를 다른 법률에 따라 내부에서 이용하거나 다른 기관에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래의 조사목적 이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한다. 두 항이 함께 두는 예외와 한정을 빼놓고 읽으면, 정보 이용의 범위가 넓어진다. 같은 거래를 다룬 기관의 요구에 어떤 자료가 오갔는지, 그 자료가 원래 목적 밖으로 쓰였는지에 관한 사실은 미정이다.

이 원칙들을 통지 서면에 놓고 보면, 반대 자료가 검토되었는지가 별도의 쟁점으로 선다. 제4조는 조사의 범위·대상·성격·정보 이용을 각각 다루지만, 반대 자료에 대한 검토가 있었음을 요건으로 명시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하여 자료가 제출되었거나 서면 형식이 갖추어졌다는 사실만으로 반대 자료의 검토가 있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형식의 완비는 검토의 흔적을 대신하지 않는다. 통지에 표시된 결정 이유와 반대 자료가 놓인 자리는 미정의 상태에 있다. 구제 경로의 순서도 여기서 정해지지 아니한다.

9.4재량 판단 기준과 불이익

반대 자료가 검토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은, 결국 그러한 검토를 거친 뒤 내려진 처분이 재량의 범위를 넘었는지라는 더 큰 물음에 닿는다. 2007두6946 판결은 그 물음에 답하기 위하여 어떤 기준을 세웠는지를 살펴보고, 그 기준이 이 사례의 불이익과 어떻게 견주어지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은,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다. 판례는 재량 일탈·남용의 판단 기준에 대하여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따르면 불이익은 저 혼자 무게를 지니지 않고, 위반행위의 내용과 공익 목적을 함께 놓고 형량할 때 그 무게가 드러난다.

같은 판결은 처분기준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도 기준을 제시하였다.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은 그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대하여,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고,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위 처분기준에 적합하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내부 기준에 부합한다는 사실만으로 적법함이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준이 아무런 작용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 사례의 통지 서면에는 어떤 기관이 어떤 명의로 어떤 규범과 내부 기준에 따라 결정했는지가 각각 다르게 적혀 있다. 그렇다면, 서면에 적힌 내부 기준이 하나의 문서인지 여럿인지, 그 기준이 당시의 관계 법령과 어떻게 맞닿는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통지에 표시된 결정 이유가 당시의 규범과 내부 기준에 제대로 대응하는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판례가 요구하는 비교·형량은 그 대응 관계가 확인된 뒤에야 시작될 수 있다.

판례의 판단 기준은 제재적 행정처분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 쟁점이 다루지 않은 종류의 처분에 그 기준을 그대로 옮겨 놓는 것은 앞선 절이 경계한 것과 같은 오류에 빠지는 일이다. 이 사례에서 어떤 불이익이 어떤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 그리고 그 불이익이 계약 해지의 결과인지 경제적 손해 청구의 결과인지, 기관 통지에서 온 것인지도 미정이다. 그러므로 이 사례에 적용할 판단 기준의 선택 자체도 남은 과제이다.

재량 판단은 불이익의 크기를 홀로 재는 일이 아니라, 위반행위의 내용과 공익 목적과 나란히 놓고 형량하는 일이다. 서면 형식이 갖추어지고 내부 기준이 인용되었다는 사실은 그 형량의 재료가 될 뿐, 형량의 결론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이 사례에서 판단 기준이 어느 범위까지 미치는지, 그리고 어떤 불이익이 어느 행위에서 온 것인지는 확인된 사실이 늘어날 때 비로소 가려질 것이다.

9.5책임이 특정되지 않는 지점

재량 판단 기준을 옮겨 본 지점에서 나아가, 이제는 서면에 각각 다르게 적힌 기관·직위·명의·결정 주체를 두고 기관 책임과 담당자 책임이 실제로 갈리는 자리를 묻는다. 그 자리를 가르는 데에 앞서, 권한 행사의 적정성과 그에 따른 책임을 나누는 데 참고할 규범을 하나만 놓아둔다. 행정기본법 제12조(신뢰보호의 원칙)는 행정청의 권한 행사와 그 보류의 한계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① 행정청은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에 대한 국민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보호하여야 한다. ② 행정청은 권한 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하여 국민이 그 권한이 행사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권한을 행사해서는 아니 된다. 다만,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행정기본법 제12조) 이 조는 행정청의 신뢰 보호 의무와 그 예외를 정하면서도, 책임이 어느 주체에게 귀속되는지는 직접 정하지 아니한다.

이 사례에서 통지 서면에는 어떤 기관의 어떤 직위가 어떤 명의로, 어느 규범과 내부 기준에 따라 언제 결정했는지가 각각 다르게 적혀 있다. 서면이 갖추어져 있고 자료가 제출되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권한 행사의 적정성이나 법적 책임의 성립을 뜻하지 아니한다. 서면의 표기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결정의 귀속을 가르는 데에 필요한 사실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통지에 표시된 결정 이유가 인용한 자료와 사건 당시 기준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미정이다. 따라서 기관 책임과 담당자 개인의 책임을 나눌 근거가 무엇인지는 지금 단계에서 정해진 바 없다.

같은 거래를 다룬 기관이 우리 측에 불리한 내용을 통지하고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해 왔으므로, 절차에서 통지와 의견 제출이 언제 있었는지에 따라 책임의 소재가 달라질 수 있다. 행정기본법 제12조 제1항은 행정청이 국민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보호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단서로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예외로 둔다. 이 사례에서 통지 이전에 어떤 신뢰가 형성되었는지, 그 신뢰가 이 조항이 보호하는 범위에 드는지, 예외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반대 자료가 검토되었는지도 미정이다. 반대 설명은 검토되었는지 여부가 밝혀지기 전에는 제쳐 두어서는 아니 된다.

책임이 특정되지 않는 지점은, 서면에 적힌 기관·직위·명의·결정 주체의 표기가 서로 다르면서도 그 차이가 무엇을 뜻하는지 정리되지 않은 자리에서 생긴다. 이 사례에서는 어떤 불이익이 어떤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가 미정이고, 따라서 그 불이익에 대한 책임을 기관에 돌릴지 담당자 개인에게 돌릴지도 미정이다. 행정기본법 제12조 제2항은 권한 행사의 기회가 있음에도 장기간 행사하지 아니하여 그 권한이 행사되지 아니할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 권한을 행사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되,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예외로 한다. 이 사례에 이 항이 직접 적용되는지는 권한 행사의 기회와 그 보류의 사실이 확인되어야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자료가 있고 형식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만으로 권한 행사의 적정성이 확인되는 것은 아니며, 기관 책임과 담당자 개인의 책임이 갈리는 자리는 서면 표기의 차이를 설명하는 사실과 절차에서의 통지·의견 제출, 반대 자료의 검토 여부가 함께 놓여야 나타난다. 그 사실들이 확인되기 전까지 책임의 귀속은 미정으로 남는다. 이 미정은 무책임을 뜻하지 아니하고, 귀속의 근거를 아직 찾지 못한 상태를 뜻한다.

9.6먼저 검토할 구제의 순서

권한 행사의 적정성과 책임의 성립이 판명되지 않은 채 남은 자리에서, 어떤 구제를 먼저 열어 볼지의 순서가 문제로 남는다. 같은 거래를 다룬 기관이 보내 온 통지 서면에는 기관·직위·명의·결정 근거가 각각 다르게 적혀 있고, 대응 관계와 절차 경위는 미정이다. 이에 앞 장에서 책임의 지점이 갈라지지 않고 남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므로, 이제 그 공백을 절차의 결함과 판단 기준의 구체화에 따라 검토하는 차례가 된다.

절차의 결함은 우선 통지와 의견 제출의 유무에서 읽힌다. 대법원 2000. 11. 14. 선고 99두5870 판결은 침해적 행정처분에서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은 채 결여되었다면 그 처분이 위법함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서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다면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00. 11. 14. 선고 99두5870 판결). 이 판시는 우리 사안에서 통지 서면에 적힌 결정 이유와 별개로, 절차에서 통지와 의견 제출이 언제 있었는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함을 뜻한다.

같은 자리에서 예외의 범위도 좁혀 읽어야 한다. 위 판결은 예외가 좁게 허용된다는 점을 다음과 같은 사정에 적용한다. "행정지도방식에 의한 사전고지나 그에 따른 당사자의 자진 폐공의 약속 등의 사유만으로는 사전통지 등을 하지 않아도 되는 행정절차법 소정의 예외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그 처분은 위법하다고 한 사례"(대법원 2000. 11. 14. 선고 99두5870 판결). 이 사례에 비추어, 우리 사안에서 서면상의 사전 정황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통지와 의견 제출의 생략이 정당화되는지는 판단이 미정이다.

절차의 결함이 확인된 뒤에는 판단 기준이 다음 층위를 이룬다.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은 제재적 행정처분의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이 기준은 우리 사안에서 어떤 불이익이 어떤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가 특정되어야 판단이 가능함을 보여 준다.

내부 기준의 효력도 같은 자리에서 가늠된다. 위 판결은 처분기준의 대외적 구속력을 다음과 같이 한정한다.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고,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위 처분기준에 적합하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이 판시는 우리 사안에서 통지에 표시된 내부 기준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이 곧 권한 행사의 적정성을 뜻하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이러한 기준에 서면이 담은 내용을 대조할 때, 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은 사전통지와 의견 제출의 결여를 원칙적으로 다음과 같이 다룬다.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하면서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대법원 2013. 1. 16. 선고 2011두30687 판결). 예외의 범위에 관하여 위 판결은 적용 배제가 좁게 열려 있음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공무원 인사관계 법령에 의한 처분에 관한 사항이라 하더라도 전부에 대하여 행정절차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처분이나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 처분의 경우에만 행정절차법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법리는 '공무원 인사관계 법령에 의한 처분'에 해당하는 별정직 공무원에 대한 직권면직 처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정리하면, 먼저 살필 구제의 순서는 절차의 결함, 다음으로 판단 기준에 따른 불이익의 비교·형량, 그리고 내부 기준의 대외적 구속력의 한정으로 놓인다. 통지 서면의 형식이 갖추어졌다는 사실이 각 층위의 확인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반대 자료가 검토되었는지와 기관 책임·담당자 개인의 책임의 구분 근거는 미정으로 남는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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